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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물침대와 보약 한첩 > > 둘째녀석이 쥐불놀이 한다고 불깡통을 돌린 것도 아닌디 축축하게 만들었습니다.녀석이 만든 물침대(오줌) 위에서 늦잠을 푹 잤더니만 개운합니다. 보약한첩 든든히 먹은 셈. 물침대에 보약(숙면)이라....^^ 대보름 전야로서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 > 제가 사는 삼각산 기슭에 "냉골"이라고 불리는 계곡이 있습니다. 유난히 겨울이 춥다고 하는데 정말이지 섭섭치 않게 거센바람이 불어댑니다. 하얀 입김을 뿜으며 달려 보았습니다. 달리는 내내 까치집에도 갔다가 능선에도 숨었다가 때로는 나뭇가지 사이에 걸려 있는 휘영청 밝은 달이 졸졸 따라 다니더군요. 거의 꽉 찬 만달입니다. > > 불깡통 돌리며 추운줄도 모르고 논이며 밭이며 고무신 신고 동네방네 뛰 댕기던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되돌릴 수는 없으나 가끔 기억 저편에 그리움을 안고 자리잡은 과거의 모습을 꺼내 보곤 합니다. > > 불씨에 대한 옛날 이야기가 유난히 많은 것을 보면 "불놀이" 또한 "달리기"에 못지 않은 인간의 본능이 아닌 가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 > 어린 시절 ..옆집 할머니와 어머니는 불씨를 꺼트려 불씨 얻으러 다니다가 발생하는 여러 우여곡절의 구수한 <옛날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숱가마에서 불을 얻어 십리를 뛰어 왔다는 이야기 "" 옛날 옛날에는 동네마다 불씨를 지키는 집이 있었다는 등".큰녀석과 둘째녀석의 책 중에 전래동화를 보자면 옛날 옆집 할머니가 들려 주신 옛날 옛날 이야기가 간혹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 > 땅콩과 호두 까 먹고 몰래 몰래 귀밝이술을 홀짝 홀짝 마셔 보고 취하기도 한 기억들 있으시죠? > > "대보름날은 연을 날려 보내야 허는 거여!. 그리고 그 이후는 연을 날리지 않는 거여~" > > 당시는 뭔 이유인지는 잘 모르나 어른들은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훗날 그것이 액운을 보내는 것이라는 기원임을 알게 되었었지요. 뒷동산에 쪼르르 달려가 모두가 연을 날리고...날아가는 연이 애처로워 밤이 되도록 날려보내지 못하다가 소나무나 깨가중나무에 묶어 놓습니다. > > 여자아이들은 오곡밥 얻으러 가고 사내애들은 쥐불놀이하러 모입니다.관솔가지를 꺾어 허리춤에 매달고 옆동네 아이들과 흙던지기 패싸움도 하였습니다.논두렁마다 빠알간 불이 활활 타오르고.. 고무신이 타도록 논두렁을 뛰어 다녔던 시절.온 세상이 저희들 것인마냥 불꽃 위를 뛰어다니던 장난이 영웅의 모습처럼 느껴지곤 하였습니다.자정무렵 머리 위에 둥근달이 오르면.. 모두가 불깡통을 하늘에 던집니다.별똥별처럼 쏟아지는 불똥들은 요즈음의 폭죽처럼 화려합니다. > > 보름날 숨박꼭질과 불깡통 돌리던 어린시절과 지금의 세대는 많은 차이가 존재하지요.밤새 이슬을 맞고 앞산의 소나무에 걸려 있거나 논두렁에 떨어져 있는 꼬리연.가오리연.방패연을 볼 수 있는 우리 세대와 지금의 컴퓨터 세대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 > "아빠, 달 따줄 수 있어요?" > > "헐?" > > 물침대를 만든 장본인...둘째 녀석이 대보름날 저에게 선물로 요구한 물품(?)입니다. > > "걱정마!! 아빠가 내일 따다줄게" > >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뭔 재주로 달을 따다가 주겠습니까? 달 대신 은행과 호두나 몇개 따 왔다고 이실직고 해야겠군요. > > 이슬이 서리가 되어 하얀이불을 덮고 잠 잘 수 있는 꼬리연.방패연을 날려 본 기억이 언제인지? 지금도 구멍 뻥뻥 뚫린 불깡통을 돌려 보고 싶습니다만....마음 뿐이지요. 오늘도 둥근달을 친구로 냉골숲길을 달리며 대보름날의 풍경을 머리속으로나마 그려 보렵니다. > > 내일은 달리기 대신 아이들과 함께 화계사에서 열리는 <달집 태우기 >행사에 참여해 볼 까 합니다. 덩실 덩실 사물놀이에 맞춰 지신밟기도 하고^^액운도 보내고 > > 서울마라톤과 반달의 무궁한 발전도 기원하겠습니다. 반달 힘!!!!!! > > 삼각산 아래 사는 지리손 김병욱 올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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