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선 조우, 함께 나눌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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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준호 작성일08-02-12 08:58 조회1,498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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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나 홀로 집에 남겨진 불쌍한 어린 소년이 텔레비전에 등장합니다. 초원의 누 떼처럼 엄청난 소년의 대가족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즐기기 위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혼란한 와중에 불쌍한 소년은 늘 혼자 남겨집니다.
혼자 남겨진 소년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고독에 잠겨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멋진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대신, 빈집을 털러 온 끈끈이파 도둑들로부터 집을 지키느라 고군분투합니다. 아주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이기는 합니다만, 나 홀로 집을 지키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역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여행을 떠나는 일입니다.
# 2.
불암산 자락 아래 다섯 식구 옹기종기 모여 사는 우리 집은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살림살이는 늘어나는 것이 없지만, 아이들 몸이 자라는 만큼 아이들의 공간이 늘어 갑니다. 이 달 말에는 궁여지책으로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지만 막둥이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게 되면 지금처럼 좁아진 공간을 또 실감하게 되겠지요. 그래도 얽히고 설켜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게 사람 사는 행복이리라 생각합니다.
서울서 내려온 자식들 다 떠나 버린 설날 후의 시골집은 사뭇 고요합니다. 바리바리 싸준 보따리에 부모님의 마음도 함께 싸 보내셨겠지만 끝내 자식들 떠나 보내는 서운함과 아쉬움, 그리움까지 담아 보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3.
오늘 아침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다가 제법 서늘한 바람을 피하려고 잠시 교회 건물 입구에 기대 서 있었습니다. 새벽기도회를 하는지 문득 찬송가 소리가 들려 옵니다. 혼자 부르는 노래, 어울림이 그리운 독창이었습니다. 부지런한 마라토너 한 분이 오늘도 새벽을 깨우며 달리기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불암산 자락으로 이사 오면서 새벽 출근길에 많이 본 사람이기는 하지만 내가 저를, 저가 나를 알지 못하는 저마다 홀로선 낯선 조우입니다.
일요일 아침이면 가끔 반달에 참가하러 반포에 갑니다. 저렴한 참가비도 매력적이기는 합니다만, 오히려 내가 알고 나를 아는 사람들이 있는 시공(時空)이 더 마음에 듭니다. 반달에서 만나 인사 나누던 분들 서울마라톤대회장에서도 뵙기를 기대합니다. 지난해에는 함께 비를 맞으면서 달렸는데, 올해는 함께 나눌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큽니다.
댓글목록
김우종님의 댓글
김우종 작성일
올해 서울 마라톤 울릉도 티겟은 소생에게 양보하소서... 이제 더이상 걷는듯 달린다는 신선비술로 민초들을 혹세무빈 하지 말고 날라고수의 반열에 올랐음을 솔직히 실토하시길 바랍니다.
허 이제는 제한시간 넘어서 들어오겠다고 하였더니
"헉 동마에서 울트라 뛰시오 ?"
이런말로 하수를 물먹이는 일이 없기를 정중히 진언 드립니다.
걷는듯 달리어야 하는 하수 올림......
김병욱님의 댓글
김병욱 작성일하수 봐조알통 날라도사 황매산 김우종님!!! 올해 우리 나무들의 계획을 아직 모르고 하는 말씀인가요? 정준호님이 거액의 빚을 내 이사간 기념으로 3.2일 서울마라톤대회 끝나고나서....잔듸밭에 막걸리난장이 펼쳐지고 <서울마라톤 스텝>들보다 더 늦게 자리를 파하는 것이 허필두님의 제안이란 것을 정녕 모른다고요? 한명당 막걸리 5병씩이니...내꺼까지 10병 준비해 주시오.
정준호님의 댓글
정준호 작성일
김우종 님 !
지난해 울릉도 여행 티켓을 따지 못한 것이 아직도 못내 서운하여 삼백예순날 하염없이 눈물흘렸었습니다. 울릉도 여행 티켓을 주는지 어쩐지는 대회요강을 읽어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으나,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따내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본인은 여전히 걷는 듯 달리는 신선비술을 연마하고 있으며, 아직 수련이 부족한 까닭에 지난 27일 중랑천대회에서는 수킬로미터를 달리지 못하고 걸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동마에서 울트라 뛰시는지 여쭤본 것은 귀하의 실력은 기본이 서브4인데, 서브5를 하신다기에 사뭇 궁금해서 드린 질문이었습니다. 이런 정황을 모르는 분들에게 경거망동하는 사람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바로잡습니다.
지리산 김병욱 님 !
지난해에는 김우종 도사님이 손수 준비한 비법수를 주셔서 잘 마셨으며, 주후에 영등포시장으로 이동해서 즐거운 음주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올해는 야외에서 난장을 벌인다니 기대가 됩니다. 모쪼록 이번 대회에서 서브3 달성하셔서 지리산님의 주력을 만천하에 뽐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명직님의 댓글
이명직 작성일
멋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