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달리미들의 '첫 울트라 완주' 최고 길라잡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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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륜희 작성일07-12-14 16:12 조회81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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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어느 일요일.
반달 시작 전에, 서울마라톤에서 울트라마라톤을 11/8 개최한다는 공지를 한다.
이제 겨우 달리기 3년차, 풀코스 경험 겨우 6번, 그것도 겨우 4시간 정도의 알량한 기록,
이런 내가 갑자기 울트라 100Km를 도전해 보고 싶어 진다.
홀로 달리미 족이니 누구에게 이야기도 못 꺼내 본다. 물론 옆지기에게도.
그러나 한번 머리 속에 들어 온 욕망은 이성적으로 아니다 싶어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일년에 두 번 대회 참가를 나름 기준으로 세워 두었는데,
이번 가을에는 춘마로 할 지 중마로 할지 고민이다.
올 한 해 반달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나름 열심히 가을 대회를 노려왔지 않았는가?
작년에 춘마로 했으니, 올해는 좀 편하게 중마로 참가해 볼까?
반달 63Km(32Km) 연습주 일정이 올라 온다. 중마 3주 전이라 딱 좋다.
1주일 빠른 춘마는 연습 일정 상으로 봐도 별로가 된다.
그러나 난 춘마를 신청하고 있다.
아직 울트라에 대한 마음을 정하지 못해 참가 신청도 안 한 상태에서.
결국 마음은 서울울트라 인가 보다.
춘마 기록은 포기다. 그냥 마지막 연습주로 생각하자.
이제서야 100Km 울트라 참가 신청 및 입금 한다.
우리 옆지기 아직도 모른다.
거금(?)을 내고 왜 울트라를 참가해야 하는지 사실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반달 63Km 연습주를 달려 본다.
천천히 뛰면 된다는 이장호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는 6분30초 페이스로 달려본다.
저 앞 6분 페이스로 모여서 달려나가시는 분들이 무척 부럽다.
사실 63Km도 처음이라 후반부가 기대(?)된다.
역시 50Km를 넘어서니 힘들다. 평균 속도가 7분대를 넘어 8분대를 접어든 것 같다.
7시간 20분. 첫 63Km 완주다.
내 뒤로 들어오시는 분은 3~4분 정도 밖에 없다.
그래도 마음은 날아갈 것 같다. 100Km도 가능할 것 같아서.
뭘 믿고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
차 몰고 춘천 마라톤을 가족 모두와 함께 가기로 한다.
울트라를 위해 일부러 보통 때 보다 10분 늦게 들어왔지만, 가족들이 함께 해서 기쁘다.
춘마 마치고 3일 정도 뒤.
아침에 일어날 때 발바닥이 아프다. 족저근막염 초기 인 듯.
연습량이 오버였나?
마지막 대비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첫 울트라 참가 자체가 물거품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짜증이 밀려온다.
마지막에 푹 쉬어 라는 신의 계시인가 보다.
2주 동안 수영만 열심히 한다.
대회 며칠 전부터는 통증이 없다. 정말 다행이다.
울트라 참가의 목적을 생각해 본다.
사람들이 왜 울트라에 심취하는지 알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 먼 거리를 즐기면서 달릴 수 있을까, 계속 감사의 마음을 품고 있을 수 있을까?
시험해 보고 싶다.
대회 당일 날 아침.
추울거라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오보가 되기를 바랬다.
그러나 바람까지 엄청나다.
그래도 비 안 오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
복장은 남 눈치 보다가 그냥 따뜻하게 이것저것 챙겨 입는다.
귀를 가리는 두꺼운 빵모자가 마음에 든다.
마음 속으로 나름 전체를 구상해 본다.
반환점까지 7분, 85Km까지 8분, 마지막까지9분. 13시간 완주.
사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완주가 목표이지 않았던가?
마음 편하게 즐겁게 달려보자.
고생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저분들의 고통을 참아가며 베풀어 주시는 노고가 있어 내가 이런 호사를 경험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눈가가 붉어진다.
내년에는 꼭 내가 저 자리에서 봉사하리라.
그리고 만나는 모든 자원봉사자들에게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기로 결심한다.
비록 완주지점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목소리가 작아지긴 했지만, 꼭 소리 내어 인사한다.
각오는 했지만 너무 춥다. 그것도 엄청난 맞바람.
얼마나 추운지 안양천 주로 반환점이 멀리 멀리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만 든다.
양재천, 안양천 주로는 따뜻한 남쪽 나라인 것 같다. 천국이 따로 없다.
겨우 반환점에 도착한다. 목표로 했던 7분 페이스는 약간 오버하는 듯.
전복죽 한 그릇 먹고, 또 한 그릇 얻어 먹는다.
맛있다. 너무 맛있다.
달리미의 마음을 너무 잘 아는 것 같다.
문 선배님 감사 드립니다.
죽 먹고, 신발 갈아신고, 옷 갈아 입고, 스트레칭 하고 18분만에 다시 출발.
온 몸이 삐꺼덕 거린다. 마치 기름칠이 안 된 녹슨 기계 같다.
지금까지는 리허설이고 이제부터가 진짜 즐거움(?)이다 라고 생각하니 씩 웃음이 지어진다.
맞은 편 앰블라스를 대동(?)하고 오는 작은 체구의 여자 일본인 마지막 주자가 보인다.
표정은 누구 보다 밝다.
당신이 챔피온입니다, 꼭 완주하시길.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 인사 해 본다.
그녀로부터 받은 영감에 나도 억지로 다시 한번 얼굴에 웃음을 지어본다.
80Km 지점. 자원봉사자 분께서 시간 넉넉하니 이제 포복으로 기어가도 완주 가능하다고 하시며 마음의 여유를 불어 넣어 주신다.
86.5Km 지점. 박영석 명예회장님께서 손수 인삼 젤리를 까서 입에 넣어 주신다.
오래 전 돌아가신 그리운 우리 할아버지 같다는 느낌이다.
15Km도 안 남았는데 이제는 속으로 하나-둘 하나-둘 구령을 붙여도 다리가 안 떨어진다.
걸어 보기도 한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13시간 안에 들어가는 것은 깨끗이 포기다.
못내 아쉽다.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분의 구령 소리가 나에게 구세주처럼 들린다.
참가하신 남자 분 개인 페메를 하는 듯 하다.
잠시 뒤에 따라 뛰어도 될 런지요? 용기를 내어 양해를 구해 본다.
흔쾌히 승낙 하시고 힘내라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려주신다.
노원 육상 연합회 소홍주 선배님, 그리고 이름을 여쭙지 못한 페메 선배님 정말 감사 드립니다.
가장 힘든 마지막 고비를 즐겁게 이분들과 함께 넘긴다.
4킬로 남겨 둔 지점의 언덕을 걸어서 올라갈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안도감.
이제 완주하는구나.
골인 지점 50m 지점의 코너를 돌아설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옆지기의 목소리.
이미 어둠이 내린 지라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그냥 허공에 손만 흔들어 본다.
내가 완주하는 모습을 옆지기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뿌듯해 진다.
어린 두 아들도 나와 있다.
아직 아빠가 뭘 했지는도 모르는 눈치다.
12시간 49분 38초.
나에게는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첫 울트라 완주 기록이다.
특별히 아픈 곳 없이 무사히 완주할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다.
울트라는 풀코스 마라톤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고통스러운 울트라가 어느 날 갑자기 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은 아마도 오늘의 즐거운 기억 때문일 것이다.
이 글 제목 ‘초보 달리미들의 '첫 울트라 완주' 최고 길라잡이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서울마라톤 반달 모임 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말을 하고 싶어서 대회 이전의 내용까지도 장황하게 적게 되었습니다.
울트라 도전의 꿈을 가지게 해 주었으며, 반달 참석으로 좋은 몸 상태와 자신감을 주었으며, 완벽에 가까운 대회운영으로 편안하게 달리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주자인 내가 얼마나 배려 받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강 100Km 코스 또한 초보들이 첫 도전하기에 최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다시 한번 자원봉사자 및 서울마라톤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반달 시작 전에, 서울마라톤에서 울트라마라톤을 11/8 개최한다는 공지를 한다.
이제 겨우 달리기 3년차, 풀코스 경험 겨우 6번, 그것도 겨우 4시간 정도의 알량한 기록,
이런 내가 갑자기 울트라 100Km를 도전해 보고 싶어 진다.
홀로 달리미 족이니 누구에게 이야기도 못 꺼내 본다. 물론 옆지기에게도.
그러나 한번 머리 속에 들어 온 욕망은 이성적으로 아니다 싶어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일년에 두 번 대회 참가를 나름 기준으로 세워 두었는데,
이번 가을에는 춘마로 할 지 중마로 할지 고민이다.
올 한 해 반달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나름 열심히 가을 대회를 노려왔지 않았는가?
작년에 춘마로 했으니, 올해는 좀 편하게 중마로 참가해 볼까?
반달 63Km(32Km) 연습주 일정이 올라 온다. 중마 3주 전이라 딱 좋다.
1주일 빠른 춘마는 연습 일정 상으로 봐도 별로가 된다.
그러나 난 춘마를 신청하고 있다.
아직 울트라에 대한 마음을 정하지 못해 참가 신청도 안 한 상태에서.
결국 마음은 서울울트라 인가 보다.
춘마 기록은 포기다. 그냥 마지막 연습주로 생각하자.
이제서야 100Km 울트라 참가 신청 및 입금 한다.
우리 옆지기 아직도 모른다.
거금(?)을 내고 왜 울트라를 참가해야 하는지 사실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반달 63Km 연습주를 달려 본다.
천천히 뛰면 된다는 이장호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는 6분30초 페이스로 달려본다.
저 앞 6분 페이스로 모여서 달려나가시는 분들이 무척 부럽다.
사실 63Km도 처음이라 후반부가 기대(?)된다.
역시 50Km를 넘어서니 힘들다. 평균 속도가 7분대를 넘어 8분대를 접어든 것 같다.
7시간 20분. 첫 63Km 완주다.
내 뒤로 들어오시는 분은 3~4분 정도 밖에 없다.
그래도 마음은 날아갈 것 같다. 100Km도 가능할 것 같아서.
뭘 믿고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
차 몰고 춘천 마라톤을 가족 모두와 함께 가기로 한다.
울트라를 위해 일부러 보통 때 보다 10분 늦게 들어왔지만, 가족들이 함께 해서 기쁘다.
춘마 마치고 3일 정도 뒤.
아침에 일어날 때 발바닥이 아프다. 족저근막염 초기 인 듯.
연습량이 오버였나?
마지막 대비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첫 울트라 참가 자체가 물거품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짜증이 밀려온다.
마지막에 푹 쉬어 라는 신의 계시인가 보다.
2주 동안 수영만 열심히 한다.
대회 며칠 전부터는 통증이 없다. 정말 다행이다.
울트라 참가의 목적을 생각해 본다.
사람들이 왜 울트라에 심취하는지 알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 먼 거리를 즐기면서 달릴 수 있을까, 계속 감사의 마음을 품고 있을 수 있을까?
시험해 보고 싶다.
대회 당일 날 아침.
추울거라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오보가 되기를 바랬다.
그러나 바람까지 엄청나다.
그래도 비 안 오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
복장은 남 눈치 보다가 그냥 따뜻하게 이것저것 챙겨 입는다.
귀를 가리는 두꺼운 빵모자가 마음에 든다.
마음 속으로 나름 전체를 구상해 본다.
반환점까지 7분, 85Km까지 8분, 마지막까지9분. 13시간 완주.
사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완주가 목표이지 않았던가?
마음 편하게 즐겁게 달려보자.
고생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저분들의 고통을 참아가며 베풀어 주시는 노고가 있어 내가 이런 호사를 경험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눈가가 붉어진다.
내년에는 꼭 내가 저 자리에서 봉사하리라.
그리고 만나는 모든 자원봉사자들에게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기로 결심한다.
비록 완주지점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목소리가 작아지긴 했지만, 꼭 소리 내어 인사한다.
각오는 했지만 너무 춥다. 그것도 엄청난 맞바람.
얼마나 추운지 안양천 주로 반환점이 멀리 멀리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만 든다.
양재천, 안양천 주로는 따뜻한 남쪽 나라인 것 같다. 천국이 따로 없다.
겨우 반환점에 도착한다. 목표로 했던 7분 페이스는 약간 오버하는 듯.
전복죽 한 그릇 먹고, 또 한 그릇 얻어 먹는다.
맛있다. 너무 맛있다.
달리미의 마음을 너무 잘 아는 것 같다.
문 선배님 감사 드립니다.
죽 먹고, 신발 갈아신고, 옷 갈아 입고, 스트레칭 하고 18분만에 다시 출발.
온 몸이 삐꺼덕 거린다. 마치 기름칠이 안 된 녹슨 기계 같다.
지금까지는 리허설이고 이제부터가 진짜 즐거움(?)이다 라고 생각하니 씩 웃음이 지어진다.
맞은 편 앰블라스를 대동(?)하고 오는 작은 체구의 여자 일본인 마지막 주자가 보인다.
표정은 누구 보다 밝다.
당신이 챔피온입니다, 꼭 완주하시길.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 인사 해 본다.
그녀로부터 받은 영감에 나도 억지로 다시 한번 얼굴에 웃음을 지어본다.
80Km 지점. 자원봉사자 분께서 시간 넉넉하니 이제 포복으로 기어가도 완주 가능하다고 하시며 마음의 여유를 불어 넣어 주신다.
86.5Km 지점. 박영석 명예회장님께서 손수 인삼 젤리를 까서 입에 넣어 주신다.
오래 전 돌아가신 그리운 우리 할아버지 같다는 느낌이다.
15Km도 안 남았는데 이제는 속으로 하나-둘 하나-둘 구령을 붙여도 다리가 안 떨어진다.
걸어 보기도 한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13시간 안에 들어가는 것은 깨끗이 포기다.
못내 아쉽다.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분의 구령 소리가 나에게 구세주처럼 들린다.
참가하신 남자 분 개인 페메를 하는 듯 하다.
잠시 뒤에 따라 뛰어도 될 런지요? 용기를 내어 양해를 구해 본다.
흔쾌히 승낙 하시고 힘내라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려주신다.
노원 육상 연합회 소홍주 선배님, 그리고 이름을 여쭙지 못한 페메 선배님 정말 감사 드립니다.
가장 힘든 마지막 고비를 즐겁게 이분들과 함께 넘긴다.
4킬로 남겨 둔 지점의 언덕을 걸어서 올라갈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안도감.
이제 완주하는구나.
골인 지점 50m 지점의 코너를 돌아설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옆지기의 목소리.
이미 어둠이 내린 지라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그냥 허공에 손만 흔들어 본다.
내가 완주하는 모습을 옆지기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뿌듯해 진다.
어린 두 아들도 나와 있다.
아직 아빠가 뭘 했지는도 모르는 눈치다.
12시간 49분 38초.
나에게는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첫 울트라 완주 기록이다.
특별히 아픈 곳 없이 무사히 완주할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다.
울트라는 풀코스 마라톤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고통스러운 울트라가 어느 날 갑자기 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은 아마도 오늘의 즐거운 기억 때문일 것이다.
이 글 제목 ‘초보 달리미들의 '첫 울트라 완주' 최고 길라잡이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서울마라톤 반달 모임 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말을 하고 싶어서 대회 이전의 내용까지도 장황하게 적게 되었습니다.
울트라 도전의 꿈을 가지게 해 주었으며, 반달 참석으로 좋은 몸 상태와 자신감을 주었으며, 완벽에 가까운 대회운영으로 편안하게 달리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주자인 내가 얼마나 배려 받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강 100Km 코스 또한 초보들이 첫 도전하기에 최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다시 한번 자원봉사자 및 서울마라톤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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