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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사진자봉후기]나의 울트라 자봉은 아직도 계속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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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재훈 작성일07-11-24 11:30 조회1,0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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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산 한재훈입니다.
같은 일을하는 입장에서 사진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이 글을 적어 봅니다.

23:00(D-1)
나의 자원봉사의 시작은 하루전 부터 시작된다.
풀코스대회 참가할때 전날 바쁘게 준비했던것 이상으로 분주한것 같다.
많은분량의 촬영에 대비하여 배터리 여러개를 충전하고
카메라 가방에는 촬영할 장비하나하나 이상없는지 다시한번 점검하며 챙겨넣으며,
"어떤 배경으로 어떤 모습을 담을까?" 머릿속에 잠시 구상을해본다.

05:30
휴일의 달콤한 새벽시간을 뒤로한채 잠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히 우유한잔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사진자봉이 벌써 6주연속이기에 사실 아내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조심스레 나갈 채비를한다.
나의 1차목적지는 한강철교 부근이기에 아직 시간적인 여유는 있지만 일단 서둘러 출발한다.
강풍을 동반한 영하의기온이라는 예보에 두툼한 옷으로 중무장한탓인지 몸이 둔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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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50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63KM부문 반환지점에 도착하니 어둠이 채 가시지않았는데
벌써 자원봉사자분들이 분주하게 선수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계신다.
강바람이 심한걸보니 오늘 날씨가 심상치않을것같은 예감이든다.
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가길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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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5
추위에 발 동동구르면서 전방을 주시하면서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강대교 위로 장엄한 일출이 시작된다.
이시간에 여기에 나와있는자만이 볼 수 있는 특권이랄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일출의 장엄한 광경은 짧은시간이었고 순식간에 어둠을 물리치고 희망찬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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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7
저기 한강철교아래 강추위속의 매서운 칼바람을 가르고
싸이클의 선도아래 하얀 입깁을 내뿜으며 63KM부문에 이어 100KM부문 선두주자가 나타난다.
"사진자봉팀장님의 말씀대로 기록사진용도로 몇컷만 촬영할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도저히 그럴 수는 없을것 같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
달리는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고,
고통을 견디며 희망과 목표를위해 달리는 선수들의 얼굴을 보고있노라면
그 어느 누구든지 셔터를 누르지 않을수가 없을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셔터를 팍팍눌러본다.
좋은 구도를 위해 얼어붙은 콘크리트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그렇게 몇시간동안 힘차게 달려오는 주자와 바람,강물과 함께 그들을 렌즈속으로 담기 시작했다.

11:00
63KM반환점을 뒤로한채 당산대교부근으로 장소를 옮겨본다.
"정말 맞바람이 장난이 아니네!"
차가운 바람이 어찌나 강한지 정면을 주시하기가 힘들지경이다.
이 바람을 뚫고 100KM반환점을 향해 달려간 선수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주자들이 뒷바람의 영향인지 발걸음이 한결 가볍게 보인다.
아침도 굶은탓에 허기를 느껴 준비해온 간식으로 간단히 점심을 마무리해본다.
근처 매점에서 따끈한 컵라면 생각도 간절하지만
주자들이 띄엄띄엄 달려오는 탓에 자리를 뜰수없어 어쩔수가 없다.
"힘든 고통의 순간에도 카메라 앞에서 애써 미소를 짓는 선수들을 보라!"
어찌 내가 감히 그들을 외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을 주시하고 있노라면 순간 내가 달리는 주자가되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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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끝없는 기다림이 시작된다.
언제 선수가 카메라앞에 모습을 보이게될지 잠시라도 한눈을 팔수가 없다.
가끔씩 지나가는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
사이클을 타는 사람들,
산책하러 나오신분들이 있기에 적막함은 덜한것 같다.
또한 나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수고하십니다!"라는 한마디에
꽁꽁 얼어붙을것 같은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듯 하다.
하지만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쳐지나가고 해가 점점 멀어져가고있는데
내가 왜 이 차가운바닥에 이렇게 앉아 있는지 나에게 가끔씩 질문을 던져보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난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어 이자리에 있다"고
조용히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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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5
내가 제일 반가워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앰블런스의 호위를 받으며 마지막주자로 보이는 선수가 눈에 들어온다.
저렇게 마지막 주자로 달리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려만
지친 기색보다는 꼭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것 같다.
앰블런스에 타고계신 의료요원께서 마지막주자라고 내게 알려주신다.
저멀리 골인지점을 향해 달려나가는 마지막 선수의 뒷모습을 바라 보면서
무사완주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찰칵~ 한컷!
사진팀장님께 대회본부에 들르지않고 곧장 철수하겠다는 통화를 마친후 집으로 향한다.

16:40
집에 도착해서 딸아이가 반갑게 맞아주며하는 첫마디...
딸 : "아빠, 오늘은 몇장이나 찍으셨어요?"
나: "천 몇백장 될것 같은데..."
딸 : "왜 힘들게 그렇게 많이 찍어요? 아빠, 또 1주일동안 고생하시겠네."
나: "최대한 적게 찍은거란다. 700명쯤되니까 갈때 한번, 올때 한번씩만 찍어도 1400장이네!"
딸 : "....."
옆에서 몇년간 지켜보았던탓에 아이들도 이젠 도사가 다 되었나보다.
차가운 강바람때문인지 따뜻한곳에 들어오니 얼굴이 화끈거리기도하고,
몸이 더 무거워지는것 같아 잠시 휴식해본다.

21:00
사진에 대하여 궁금해할텐데 먼저 공지라도 해야된다.
찍어온 사진을 컴퓨터로 옮겨보니 예상했던대로 분량이 너무많은것 같다.
"이 많은 사진을 블로그에 언제다 올리지?" 생각만해도 막막하기만하다.
원본을 올리려면 하루 2~3시간씩 계산해도 꼬박 10일은 걸릴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1,300여장의 사진을 무작위로 올려놓으면 검색하는사람도 짜증날건 뻔하기에
배번호별로 정리해서 올려야되는데...
이 많은 사진을 한장한장 일일이 확인하면서 배번호별로 분류해보는데
정말 눈알이 튀어나올것 같이 힘들어진다.

D+4
매일 퇴근하여 저녁을 먹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는다.
사진서비스업체의 경우 데이터베이스화하여 한꺼번에 수만,수십만장의 사진을 올릴수 있지만
일일이 한장한장 올리다보니 너무 지루한 시간의 연속이다.
집에서의 편안한 휴식도없다보니 출근해서도 피곤이 가시질 않는것 같다.
드디어 4일째...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매일 몇시간씩 작업한탓에 축소한 사진들을 겨우 블로그에 모두 올려놓았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사진결과에 대하여
사진을 기대하고있을 분들에게 죄송함도 느껴지고, 또 한편으로는 나또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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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
편지수신함엔 원본요청 메일이 쌓이기 시작한다.
사진번호를 확인하며 오늘도 메일의 "보내기"버튼을 클릭하고 있다.
본인의 사진을 받아보고 그날의 힘들었던 기억을 회상하며
마음으로 다시 주로를 달리며 미소를 짓고 계실거란 생각에 작은 보람을 느끼면서...
이렇게 나의 울트라자봉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 글을 남기면서.....
최근 디카가 보급되면서 여기저기서 본인들의 사진을 쉽게 접하게되다보니
받는것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져있어 사진한장에 대한 고마움이
점점 퇴색되어가고 있는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라톤사진서비스업체인 마라톤메일은 물론,
사진자봉하신분들(세민정보고 선생님, 엽기천사 김태언님,
광화문마라톤클럽 회원분, 황경하님, 정하국님, 그외 여러분들)께도
고맙다는 답글 한줄 남겨드리면 어떨런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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