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혹서기 후기]"나는 내일을 향해 달린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영건 작성일07-08-20 10:48 조회427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Satisfaction last longer than the pain"
우리는 과연 과거를 위해서 달리는가...
아님 현재를 위해서 달리는가...
그것도 아님 미래를 위해서 달리는가...?
달리면서 무수히 되뇌이던 질문이다.
과거에 느꼈던 완주의 희열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
현재에 행복하기에 달리고 있는지,
미래에 finish line을 밟고 나서 느끼게 될 환희를 위해 달리는지...
분위기에 휩쓸려서 신청했던 혹서기 풀코스...
재미있는 대회라는, 가을 대회 준비에 적격이라는 말만 믿고 그냥 그렇게 신청했던 대회...
그 안에서 “달림”에 대한 새로움을 발견한다.
(D-10)
철인3종 대회에서 마지막 달리기 때 퍼져서 느꼈던 아쉬움들이 몸 속 깊이 남아있다.
아니...허벅지 구석구석에 통증으로 남아있다.
허나 우리 달림이들의 삶이 어찌 내 몸 컨디션대로만 움직이겠는가...
2주 후면 있을 혹서기 대회 일정이 내 마음을 압박한다.
"근전환, 근회복, 연습량, 몸상태...무리하지 말자, 완주하자, 즐기자..."
많은 단어들과 생각들이 머리 속에 맴돈다. 다시 차분히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다다음주면 풀코스에 나가야 하고...
그 때까지 내 몸 상태를 회복해야 하며, 일정량의 운동량을 확보해야 한다.
남아 있는 기간은 10일...
일단 잘 먹고, 대회 3일 전까지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달려야 하고, 주말에 LSD 한 번 정도는 해야 하고... 그래...그렇게 준비해 보자...
(그래도 마음속에서 이는 불안감은 감추기 힘들다. 금요일 체육대회 축구 예선, 토요일 마라톤 풀코스, 일요일 3km 수영대회...연속되는 일정이 부담스럽다.)
(D-6) : 혹서기 반달
훈련에 대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늘에서는 열심히 비가 오고,
“유비무환(우리끼리 하는 말로 비가 오면 환자가 없다는..ㅋ)”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환자는 넘쳐나고...
결국 1km도 못 달린 채 과천행이다...
몸은 여느 때보다 무겁기만 하다.
사실 정말로 몰랐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평지를 쭈쭈바를 빨면서 유유히 뛸 상상을 하고 있었던 내게...
혹서기 코스는 “충격” 그 자체였다.
“아니...어떻게 이 코스를 즐겁다고 얘기하면서 뛰지? 서로 신청하려고 안달이지?”
“내가 이상하거나, 사람들이 이상한 게 분명하다!!!”
훈련 부족 탓이겠지만, 언덕 코스 2회 왕복이 만만치 않다.
종아리 쪽에서는 계속 쥐가 날 기미가 보이고, 오르막 코스에서는 몸이 앞으로 가는지 뒤로 가는지 모르겠고...
남산 코스보다 두 배 정도는 힘든 코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도 준비 부족에 비하면 “1시간 55분”의 기록이 위안을 준다.
무엇보다도 간만에 해피런닝 사람들과 함께 뛸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힘을 준다.
덕분에 몸은 힘들어도, 얼굴은 계속 웃고 있다.
왕복 코스의 커다란 매력인 함께 뛰는 이들의 얼굴을 보고, 파이팅을 외칠 수 있다는 것...
“내가 가장 빨리 뛸 수는 없지만, 가장 즐거운 표정으로 뛸 수는 있지 않은가...!”
달리기를 마치고 굴뚝새 코치(?)님의 조언에 따라, 이번 혹서기의 목표는...
“걷지 않고 뛰기~!!”로 결정했다...
80%에 달하는 사람들이 걷는 대회라는데, 계속 뛴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목표가 아니겠는가!!!
간만에 해피님들과 함께 한 막걸리의 감미로운 맛이 입안에 맴돈다.
역시...
살아가는 행복은 “머리에서 오는 게 아니라, 혀끝에서 온다”는 생각을 해본다.
(D-3)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주로에서의 달리기 연습은 포기하고,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위에 오른다.
기계위에서의 반복적인 발놀림에 진저리가 나서, 10분 이상 올라 본 적이 없는 기계...
하지만 풀코스를 준비하는 주자에게 타협의 여지는 많지 않다.
막힌 실내 공간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달리니, 운동복은 어느새 땀범벅이 되어 있고,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은 양말을 따라 러닝화까지 물바다로 만들어 버린다.
50분을 뛰다가 옆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튀는 땀방울 땜에 속도를 늦춘다.
담엔 그냥 비 맞구 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며...
(D-1)
축구대회 예선...
대회장소가 대구 근처라 아침 일찍부터 운전사 노릇을 하곤, 2경기를 치루는 동안 내리쬐는 태양빛에 기진맥진 한다.
내일 마라톤 대회를 위해서 살살 뛰겠노라 다짐했건만...
점수를 내는 경쟁 경기에서 어찌 페이스 조절이 가능하겠는가...
결국 2승을 거두며 우리 문경팀은 본선에 진출했고, 나는 잔디밭에 다섯 번인가를 굴러야 했다.
무엇보다 경기 도중 상대팀의 깊은 태클로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심하게 났고, 본선 진출의 감동을 맘껏 즐기기엔 내일 있을 혹서기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어떻게든 몸을 풀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수영장에서 가벼운 수영으로 대회 전 날 밤을 떠나보낸다.
(D-Day)
회기역에서 첫 차를 눈앞에서 놓치더니, 결국 동대문에서 일행들이 타고 가는 전철에 올라타지 못했다.
왠지 불안한 느낌...
다음 전철에 황급히 몸을 싣고는 대회장으로 향한다.
내 두 다리가 잘 버텨줘야 할텐데...
오늘 나를 지탱해줄 두 다리를 힐끗 쳐다본다.
대회장에는 먼저 도착한 해피님들이 모여 있다.
간만에 보는 얼굴들...너무나 반가운 얼굴들이다.
1700명이라 했는데, 느낌상 3000명은 돼 보이는 많은 인파들...
몸도 마음도 무겁지만, “그래.. 걷지 말구 뛰자”는 마음속의 다짐이 메아리쳐 온다.
[1-cycle]
언덕 코스에 진입하기 전에는 무조건 “천천히..천천히..”를 외치며 뛰었다.
새벽까지 술과 지새운 민규형과 초반 레이스를 펼치다가 로드킹님과 합류한다.
해피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하는 일들...
많은 것들이 즐겁지만, 그 중에 백미는 “함께 달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
거칠어진 숨소리 사이사이에 전해지는 살아오고, 살아가는 이야기들...
이보다 진솔하고, 담백한 대화가 있을까...
[2-cycle]
주로에 슬슬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행히 내 몸에서는 이상신호가 나타나지 않았고, 급수대에서의 한 두잔의 음료로도 갈증이 해소된다.
반대편 주로에서 달리는 해피님들과의 마주침...
언덕을 힘들게 오른 후에 마주치는 해피 응원단들...
몸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엔돌핀을 불러 일으켜 준다.
[3-cycle]
그럭저럭 하프코스를 마무리 했지만, 남아 있는 거리 또한 하프코스다...
결코 쉽지 않은, 짧지 않은 거리이기에...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이 번 순환에서는 지금껏 차분히 뛰어준 내 몸을 위해 더위사냥을 선물할 계획이다.
아이스크림을 삼키면서 뛰는 기분을 만끽해 보리라...
덩어리로 들어와서는 입안에서 산산히 부서지며 내 몸 곳곳에 스며드는 아이스크림이 기를 돋워준다.
갈 때 보다 올 때가 더 멀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의 느낌일 뿐인가...
“오르막의 끝은 내리막의 시작이며, 내리막의 끝은 또 다른 오르막의 시작이다.”
[4-cycle]
이제 오르막에서는 걷는 사람이 태반이다.
내 다리도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걸어 갈 것만 같지만, 목표한 바가 있기에 무거워진 다리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작은 폭포들에 몸을 담구며 물살을 맞고 있는 이들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지금은 뛸 때다...
완주를 포기한 이들이 달림이들을 보면서, “더운데 뭐하러 완주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자기 합리화를 하기도 하지만...
중간에 멈춘 아쉬움은 본인에게 가장 크게 남을 것이라는 걸 잘 안다.
이번 순환에서는 “머리에 찬 물을 붓는 것”이 내 몸에 대한 포상이다.
머리에 부은 물이 온 몸을 타고 내려가면서 달궈져 있는 몸 구석구석을 식혀준다.
[5-cycle]
이제는 마지막 한 바퀴다.
지금 멈춰 서기엔 지금껏 달린 거리에 대한 애착이 너무 크다.
지금껏 해 온 대로 차근차근 밟아 나가자..!!
기운이 빠져 나가는 게 온 몸으로 느껴진다.
걷는 거나 뛰는 거나 속도 차이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걸으면 걸어 들어 가야할 것 같은 예감...
이번 순환은 말 그대로 “버티기”다.
음료대에 비치된 음료들을 배가 출렁거리지 않는 한 빠지지 않고 마신다...
그리고 달린다. 마신다...달린다...마시고, 달리고....
마지막 코스에 마지막 남은 쭈쭈바 하나를 억지로 얻어서-자봉단 분이 드시려고 챙겨둔 것을 사정하듯 얻어서-입에 물고는 마지막 오르막 코스를 내딛는다.
해피 응원단들이 보인다.
이제는 1km 밖에 안 남은 상황...
마지막 힘을 다해서 달린다.
발에 날개가 돋힌 듯 온 몸이 가벼워진다.
마치 1km 인터벌을 하듯 몸이 날아오른다.
이제 눈앞에 FINISH LINE이다.
속도를 줄이라는 안내자의 멘트가 귀에 맴돈다.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오랜 시간 나를 기다려 준 카메라를 향해 달려간다.
"걷지 말고, 뛰자”는 목표 달성과 함께 4:35:22초라는 기록을 남긴 추억할 만한 대회다.
달리면서 아주 많이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고 생각했건만, 그건 분명 완주 후의 기쁨을 위한 인내였을 것이다.
나는 뛴다...“내일을 향해서~”
우리는 과연 과거를 위해서 달리는가...
아님 현재를 위해서 달리는가...
그것도 아님 미래를 위해서 달리는가...?
달리면서 무수히 되뇌이던 질문이다.
과거에 느꼈던 완주의 희열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
현재에 행복하기에 달리고 있는지,
미래에 finish line을 밟고 나서 느끼게 될 환희를 위해 달리는지...
분위기에 휩쓸려서 신청했던 혹서기 풀코스...
재미있는 대회라는, 가을 대회 준비에 적격이라는 말만 믿고 그냥 그렇게 신청했던 대회...
그 안에서 “달림”에 대한 새로움을 발견한다.
(D-10)
철인3종 대회에서 마지막 달리기 때 퍼져서 느꼈던 아쉬움들이 몸 속 깊이 남아있다.
아니...허벅지 구석구석에 통증으로 남아있다.
허나 우리 달림이들의 삶이 어찌 내 몸 컨디션대로만 움직이겠는가...
2주 후면 있을 혹서기 대회 일정이 내 마음을 압박한다.
"근전환, 근회복, 연습량, 몸상태...무리하지 말자, 완주하자, 즐기자..."
많은 단어들과 생각들이 머리 속에 맴돈다. 다시 차분히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다다음주면 풀코스에 나가야 하고...
그 때까지 내 몸 상태를 회복해야 하며, 일정량의 운동량을 확보해야 한다.
남아 있는 기간은 10일...
일단 잘 먹고, 대회 3일 전까지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달려야 하고, 주말에 LSD 한 번 정도는 해야 하고... 그래...그렇게 준비해 보자...
(그래도 마음속에서 이는 불안감은 감추기 힘들다. 금요일 체육대회 축구 예선, 토요일 마라톤 풀코스, 일요일 3km 수영대회...연속되는 일정이 부담스럽다.)
(D-6) : 혹서기 반달
훈련에 대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늘에서는 열심히 비가 오고,
“유비무환(우리끼리 하는 말로 비가 오면 환자가 없다는..ㅋ)”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환자는 넘쳐나고...
결국 1km도 못 달린 채 과천행이다...
몸은 여느 때보다 무겁기만 하다.
사실 정말로 몰랐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평지를 쭈쭈바를 빨면서 유유히 뛸 상상을 하고 있었던 내게...
혹서기 코스는 “충격” 그 자체였다.
“아니...어떻게 이 코스를 즐겁다고 얘기하면서 뛰지? 서로 신청하려고 안달이지?”
“내가 이상하거나, 사람들이 이상한 게 분명하다!!!”
훈련 부족 탓이겠지만, 언덕 코스 2회 왕복이 만만치 않다.
종아리 쪽에서는 계속 쥐가 날 기미가 보이고, 오르막 코스에서는 몸이 앞으로 가는지 뒤로 가는지 모르겠고...
남산 코스보다 두 배 정도는 힘든 코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도 준비 부족에 비하면 “1시간 55분”의 기록이 위안을 준다.
무엇보다도 간만에 해피런닝 사람들과 함께 뛸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힘을 준다.
덕분에 몸은 힘들어도, 얼굴은 계속 웃고 있다.
왕복 코스의 커다란 매력인 함께 뛰는 이들의 얼굴을 보고, 파이팅을 외칠 수 있다는 것...
“내가 가장 빨리 뛸 수는 없지만, 가장 즐거운 표정으로 뛸 수는 있지 않은가...!”
달리기를 마치고 굴뚝새 코치(?)님의 조언에 따라, 이번 혹서기의 목표는...
“걷지 않고 뛰기~!!”로 결정했다...
80%에 달하는 사람들이 걷는 대회라는데, 계속 뛴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목표가 아니겠는가!!!
간만에 해피님들과 함께 한 막걸리의 감미로운 맛이 입안에 맴돈다.
역시...
살아가는 행복은 “머리에서 오는 게 아니라, 혀끝에서 온다”는 생각을 해본다.
(D-3)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주로에서의 달리기 연습은 포기하고,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위에 오른다.
기계위에서의 반복적인 발놀림에 진저리가 나서, 10분 이상 올라 본 적이 없는 기계...
하지만 풀코스를 준비하는 주자에게 타협의 여지는 많지 않다.
막힌 실내 공간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달리니, 운동복은 어느새 땀범벅이 되어 있고,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은 양말을 따라 러닝화까지 물바다로 만들어 버린다.
50분을 뛰다가 옆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튀는 땀방울 땜에 속도를 늦춘다.
담엔 그냥 비 맞구 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며...
(D-1)
축구대회 예선...
대회장소가 대구 근처라 아침 일찍부터 운전사 노릇을 하곤, 2경기를 치루는 동안 내리쬐는 태양빛에 기진맥진 한다.
내일 마라톤 대회를 위해서 살살 뛰겠노라 다짐했건만...
점수를 내는 경쟁 경기에서 어찌 페이스 조절이 가능하겠는가...
결국 2승을 거두며 우리 문경팀은 본선에 진출했고, 나는 잔디밭에 다섯 번인가를 굴러야 했다.
무엇보다 경기 도중 상대팀의 깊은 태클로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심하게 났고, 본선 진출의 감동을 맘껏 즐기기엔 내일 있을 혹서기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어떻게든 몸을 풀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수영장에서 가벼운 수영으로 대회 전 날 밤을 떠나보낸다.
(D-Day)
회기역에서 첫 차를 눈앞에서 놓치더니, 결국 동대문에서 일행들이 타고 가는 전철에 올라타지 못했다.
왠지 불안한 느낌...
다음 전철에 황급히 몸을 싣고는 대회장으로 향한다.
내 두 다리가 잘 버텨줘야 할텐데...
오늘 나를 지탱해줄 두 다리를 힐끗 쳐다본다.
대회장에는 먼저 도착한 해피님들이 모여 있다.
간만에 보는 얼굴들...너무나 반가운 얼굴들이다.
1700명이라 했는데, 느낌상 3000명은 돼 보이는 많은 인파들...
몸도 마음도 무겁지만, “그래.. 걷지 말구 뛰자”는 마음속의 다짐이 메아리쳐 온다.
[1-cycle]
언덕 코스에 진입하기 전에는 무조건 “천천히..천천히..”를 외치며 뛰었다.
새벽까지 술과 지새운 민규형과 초반 레이스를 펼치다가 로드킹님과 합류한다.
해피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하는 일들...
많은 것들이 즐겁지만, 그 중에 백미는 “함께 달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
거칠어진 숨소리 사이사이에 전해지는 살아오고, 살아가는 이야기들...
이보다 진솔하고, 담백한 대화가 있을까...
[2-cycle]
주로에 슬슬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행히 내 몸에서는 이상신호가 나타나지 않았고, 급수대에서의 한 두잔의 음료로도 갈증이 해소된다.
반대편 주로에서 달리는 해피님들과의 마주침...
언덕을 힘들게 오른 후에 마주치는 해피 응원단들...
몸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엔돌핀을 불러 일으켜 준다.
[3-cycle]
그럭저럭 하프코스를 마무리 했지만, 남아 있는 거리 또한 하프코스다...
결코 쉽지 않은, 짧지 않은 거리이기에...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이 번 순환에서는 지금껏 차분히 뛰어준 내 몸을 위해 더위사냥을 선물할 계획이다.
아이스크림을 삼키면서 뛰는 기분을 만끽해 보리라...
덩어리로 들어와서는 입안에서 산산히 부서지며 내 몸 곳곳에 스며드는 아이스크림이 기를 돋워준다.
갈 때 보다 올 때가 더 멀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의 느낌일 뿐인가...
“오르막의 끝은 내리막의 시작이며, 내리막의 끝은 또 다른 오르막의 시작이다.”
[4-cycle]
이제 오르막에서는 걷는 사람이 태반이다.
내 다리도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걸어 갈 것만 같지만, 목표한 바가 있기에 무거워진 다리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작은 폭포들에 몸을 담구며 물살을 맞고 있는 이들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지금은 뛸 때다...
완주를 포기한 이들이 달림이들을 보면서, “더운데 뭐하러 완주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자기 합리화를 하기도 하지만...
중간에 멈춘 아쉬움은 본인에게 가장 크게 남을 것이라는 걸 잘 안다.
이번 순환에서는 “머리에 찬 물을 붓는 것”이 내 몸에 대한 포상이다.
머리에 부은 물이 온 몸을 타고 내려가면서 달궈져 있는 몸 구석구석을 식혀준다.
[5-cycle]
이제는 마지막 한 바퀴다.
지금 멈춰 서기엔 지금껏 달린 거리에 대한 애착이 너무 크다.
지금껏 해 온 대로 차근차근 밟아 나가자..!!
기운이 빠져 나가는 게 온 몸으로 느껴진다.
걷는 거나 뛰는 거나 속도 차이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걸으면 걸어 들어 가야할 것 같은 예감...
이번 순환은 말 그대로 “버티기”다.
음료대에 비치된 음료들을 배가 출렁거리지 않는 한 빠지지 않고 마신다...
그리고 달린다. 마신다...달린다...마시고, 달리고....
마지막 코스에 마지막 남은 쭈쭈바 하나를 억지로 얻어서-자봉단 분이 드시려고 챙겨둔 것을 사정하듯 얻어서-입에 물고는 마지막 오르막 코스를 내딛는다.
해피 응원단들이 보인다.
이제는 1km 밖에 안 남은 상황...
마지막 힘을 다해서 달린다.
발에 날개가 돋힌 듯 온 몸이 가벼워진다.
마치 1km 인터벌을 하듯 몸이 날아오른다.
이제 눈앞에 FINISH LINE이다.
속도를 줄이라는 안내자의 멘트가 귀에 맴돈다.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오랜 시간 나를 기다려 준 카메라를 향해 달려간다.
"걷지 말고, 뛰자”는 목표 달성과 함께 4:35:22초라는 기록을 남긴 추억할 만한 대회다.
달리면서 아주 많이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고 생각했건만, 그건 분명 완주 후의 기쁨을 위한 인내였을 것이다.
나는 뛴다...“내일을 향해서~”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