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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채성만 회장님과 두번째 골프를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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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남 작성일07-08-03 00:00 조회752회 댓글0건

본문

1.
요즘 서로 휴가 상태이기에
어제도 같이 골프를 쳤다.
나는 10분전에 도착하여 몸을 풀고
퍼팅도 연습해 보았다.
그 모습을 본 코치 선생님께서
배우려는 자세가 됐다며 칭찬을 했다.

다소 늦게 도착한 채 회장님과 나는
나란히 타석에 섰다.
왼손으로 클립을 쥐고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를 감싸 잡으며
다리는 구부정하게 오그리고
등을 바짝 펴고는
공에서 눈을 절대 떼지 말고
오른쪽으로 몸을 뒤튼 다음
딱, 치란다.
그 순간, 내 공은 구름보다 더 멀리
푸른 로켓포 날아가듯
포물선 한 줄 남겨 놓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장쾌했다. 장엄하기도 했다.
이 맛에 골프들을 치는 것일까!

나는 다시 몸을 낮춰 자세를 잡았다.
다리를 구부리고 팔을 펴고
클립을 바투 잡고 몸 비틀어
또 한방 날릴 요량으로...
그런데 앞에서 치던 이 양반은 코치에게
계속 꾸중을 듣고 있었다.
알고 보니 내 공이 허공을 가를 즘,
이 양반 공은 10cm 앞에서 꼬꾸라져
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내 공이 장쾌! 장엄하게 날아 갈 때
이 양반의 공은 양은 냄비처럼 찌그러져
발치에서 뒹굴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뿔싸!
나는 가만히 서서 보았다.

코치 선생님은 다시 목청을 높였다.
팔을 펴세요!
엉덩이를 뒤로 빼고 등을 펴세요.
아니, 등을 펴라니까요!
등 안 펴지세요?
골프는 우선 자세가 기본이에요.
자세 즉 폼이 나쁘면 골프는 평생 안 늘어요.
저분(나를 보면서..)은 기차게 잘 치시는데
왜 사장(채 회장님을 보면서.)님은 안 되세요.
자 다시 등을 펴고 팔을 쭉 뻗으세요.
내가 보기에도 채 회장님은 골프 자세가 아니었다.
바짝 웅크리어 고슴도치처럼 등 굽은 폼이
마라톤 폼으로는 어쩔지 모르겠으나
아무리 봐도 골프 폼은 아니었다.
코치 선생님은 다시 등을 탁탁 치며 주문했다.
자 긴장 푸시고 등 펴고 저분처럼 치셔야 합니다.
긴장과 고통으로 흐르는 등줄기 땀이
회색 유니폼 위로 배어 나왔다.
안쓰러웠다.

나는 두 번째 공을 때렸다.
힘을 빼고 단순히 허리 회전만을 이용하여
내려 친 볼이 맞는 순간
따~악!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사라지고 있었다.
단순히 허리회전과 유연한 팔의 힘만으로
툭, 밀어 쳤을 뿐인데 공은
첫타 보다 더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오! 저 창공의 황홀함이여!

그때서야 채 회장님은
코치의 등살에 엉거주춤 폼을 잡고
골프채를 돌렸다.
떡메 치듯, 규정도 없고 각도 없이
휙 돌긴 돌았다.
골프는 과학이라 했다.
그런데 그런 식의 후두루막두루 휘둘러 치기로
공이 맞을 리가 없었다.
예리한 각을 살려 휘둘러도
맞을까말까 하는 것이 골프일 텐데
저 떡메 폼에 공의 장쾌함이란
애초에 무리라 생각했다.

결과는 순식간에 또 벌어졌다.
코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조루 환자 그 물줄기처럼
또르르 굴러
발끝에 떨어지듯
떨어지는
공,
저 웬수같이 희디 흰
저렇게나 서글픈 중년의
조루여!

오! 슬픈 노스탤지어!


2.
우리는 샤워를 하고
인사도 없이
무뚝뚝하게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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