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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이런 밉상인 녀석은 처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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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5-01-22 22:21 조회9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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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아침 햇살이 잘 퍼진 한강엔 간밤 냉기가 적당히 남아있어
따듯한 이불속의 온기로 한밤을 잘 보낸 표피가 놀라 긴장의 끈을
좀처럼 풀려 하지 않는다.

이 녀석은 참으로 웃기는 놈이다.
내가 가는 곳이면, 어느 곳이건 따라 나선다.
그렇다고, 애지중지하는 애완견도 아니고,
더구나 밥한끼, 땡전한푼 보태준적이 없는 그런 녀석이다.

그런대, 오늘도 녀석은 어김없이 나를 따라 나선다.

요즘은 으스스한 날씨라 걷옷을 투툼하게 차려입고
빵모자와, 군밤장수가 끼는 장갑과 찬바람을 막기위한
넓은 색안경까지 쓰고 나온다.

한강둔치에 다다라 무릅관절과 허리, 목, 기름치고
제자리뛰기를 하니 녀석은 어느새 내 뒤로 다가와
내가 차려입은 복장과 똑같은 모양을 하고는
내가 하는 대로 따라서 흉내를 낸다.

참으로, 오늘처럼 녀석이 밉상인적이 없다.

뒷발치기로 녀석의 콧잔등을 걷어 차내려 하니
내가 내지른 만큼 어김없이 훌쩍 떨어져 버린다.
한참동안 내지른 헛발질로 나의 호흡만 가빠온다.

어쩔수 없이...
오늘도 밉상인 녀석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동이 떠오르고 퍼진 곳을 향한다.

녀석은 참으로 영특한 놈이다.

찬바람, 한강의 칼바람을 마주치지 않으려 곧바로 내뒤를 따라온다.
녀석을 떨쳐내려고 속도를 내니 녀석은 더욱 더 끈질기게 따라온다.

냉기어린 앞바람에 허파가 익숙해져 호흡이 안정될 즈음,
녀석은 한층 더 선명해져 손가락의 움직임까지 흉내를 내며
내뒷쪽을 점령하고 한치오차 없이 나를 따라 붙는다.


두곳인가에 설치된 음수대에는 동파방지로 물맛 본지 오래된
꼬부라진 수도꼭지는 바짝말라 얼음꼬투리조차 달려있지 않다.

고드름! 고드름! 수정고드름! 각시방 영창에 달아놓아요!

우리집 초가지붕 고드름은 누런색갈을 하고 있지만,
면장댁 기와지붕 고드름은 투명하고 깨끗하여 먹음직 스럽다.
그러나, 우리집 고드름은 깡충뛰면 잡을수 있지만,
면장댁 고드름은 높은곳에 있어 그림에 떡이었다.

한여름 갈증은 정말로 참을수 없지만,
한겨울 갈증도 때로는 심하게 다가온다.

곰상인 녀석과 같이 방향을 돌리고 만다.

이때쯤, 녀석도 힘이 드는지 나의 밥이 되고 만다.
그러나,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지 머리만은 내어주지 않으려 기를 쓴다.

그러나 어찌하랴! 겨울 햇살이 잘 펴져 중천에 걸릴쯤,
어쩔수 없이 대가리마져 내게 내어주고 무수히 밟히고 또 밟힌다.

그래도, 이 밉상인 녀석은 참으로 대단한 녀석이다.

그렇게 허구헌날 내게 걷어차이고, 밟힌끝에 검은 멍이 온몸에 들었음에도
내일 아침이면 멍이 검은 그 몸을 한 채 또다시 나를 따라 나선다.

그리고 또다시 내뒤를 따라 나섰다가
죽도록 걷어차이고 밟히고 검은 멍이 또 들고 만다.

이 밉상인 녀석을 어찌 떨쳐낼지....
오늘도 이 밉상인 녀석을 집에 들여놓았으니...
내일도 이녀석과 함께 보낼 생각을 하니 가슴이....
그러나 어찌하랴!
내가 있고, 너가 있음이니...


2005. 01.22

천달사 김대현^^


덧글 : 정복이형! 배터지게...
아니, 앞날에 복터지는 일만있기를...
그리고, "소문난 쭈꾸미와 항아리 수제비"는,
찹쌀궁합 음식이라고 합띠다.
그넘만 먹으면, 떡뚜껍이 한마리는 영락없다카데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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