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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며 나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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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신석 작성일04-11-12 09:46 조회4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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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며 나를 돌아본다

살아가면서 뒤늦게 내 자신이 무척 이기적인 것을 발견하고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그 것도 그 순간이고 잘못을 반복하고는 한다.

우리나라 남자(가장)의 생애 주기로 50살 전후는 많은 힘든 일들이 따르게 마련이다. 우선 신체적으로 갱년기에 접어들어 여러 가지 성인 질병의 징후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생업과 관련된 직장과 전문 영역에서는 그 생산성이 떨어지고 젊은 후배들의 창의성과 시대의 요구 그리고 일에 대한 체력에서 밀리게 마련이다. 가정에서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자녀들에 대한 사교육비의 지출과 뜻대로 되지 않는 자녀들의 학업 성취도, 이런 일들은 자칫 부부 간의 성생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현실의 많은 일들로 인해 자칫 시기를 놓치게 된 자신의 노후 대책에 이르면 초조함으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받아 들이게 된다.

나는 이런 현실을 도피하려 직장 동료와 상사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잦은 술 자리, 분에 넘치는 골프 여행(새벽에 대전에서 경주까지 가서 18홀을 두 번 돌고 뒷풀이 후에 집에 돌아오면 자정이 넘기가 일쑤였다)으로 가정 문제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나쁜 것은 한꺼번에 터지게 마련이다. 건강은 악화되었고, 직장에서는 보직을 놓아야 했다. 가까운 이들의 타계가 꼬리를 이었다. 나는 우울증의 늪에 빠지면서 불면과 자살에 이르는 망집으로 하루를 보내야 했다.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투병 중인 내 모습에 오히려 모멸감에 떨며 칩거에 들어갔다.

이 때 주변의 권고로 시작한 것이 운동이었다. 처음에는 주말마다 산행을 하였으나 기대에 미치지 않아 아침 신문배달을 시작했다. 육체적으로 힘 들었고 잡념에 빠질 겨를을 주지 않을 수 있었다.
우울증 투약을 중단하게 되었고 체력이 향상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받아드리게 되었다.

1997년 가을. 체력은 나를 춘천마라톤대회 참가로 이어졌다. 아내의 모성애 본능이 강해 마라톤대회 참가에 늘 함께 할 수 있었다. 되돌아 보면 이 부분이 그나마 매우 다행스러웠다고 생각한다.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 나는 점점 달리기 훈련에 나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기 시작했다. 시간과 경제적인 지출, 이들은 내게서 그 동안 나와 가져왔던 대인관계와 생활태도를 소홀하게 하였다.

직장과 집에서 마라톤 인터넷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각종 대회 참가로 주말의 대회장 이동으로 정신적 육체적 휴식의 시간을 잃기 시작했다. 특히 대인관계에서 이전의 친인척과 동료 선후배들에서 달리는 친구들로 대치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정보의 수집도 달리기 일변도에 편중되어 재충전의 다양성을 잃기 시작했다.

아내가 그나마 방황하는 50대에 자기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는 나를 많이 이해해 주었기에 망정이지 자칫 주말 과부를 만들어 부부 간의 금슬이 깨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흔히들 운동을 하면서 운동의 순기능을 확대 해석하다 보면 자칫 일상적인 생활인의 자세를 잊어 버리고는 한다. 마치 운동이 인생사의 만능 해결사인 것 같은 착각과 안주에 머물기도 한다.
더군다나 전문적인 스포츠맨이 아닌 이상 우리는 생활인으로서 자기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운동하는 사람들의 집단에도 신문 사회면의 각종 부정적인 일들이 늘 있게 마련이다. 운동을 통해 그 부정적인 요인을 자기관리 차원에서 극복하고 순기능을 확대해 나갈 뿐인 것이다. 운동과 관련하여 생업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자칫 그 상업성에 아쉬울 때가 있지만 건전한 차원에서 승화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항차 마스터즈들은 전문 스포츠맨도 아니고 상업인도 아니기 때문에 자칫 일상을 소홀히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일이다.

수년 전에 아내와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산행에 나선 일이 있다. 많은 이들이 처음 대하는 일들이라 반갑고 조심스러웠지만 같은 운동을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쉽게 친근해 질 수 있었다. 문제는 뒷풀이 노래방에서 발생했다. 달리기를 하면서 내 자신도 몸매 관리와 행동 양식이 매우 개방적이듯이 여럿이 어울리다 보면 이성간의 대화나 행동이 자칫 도가 지나칠 때가 있게 마련이다. 물론 이 도라는 것도 지극히 주관적이긴 하겠지만. 나는 뒷풀이 모임에서 아내의 감시로 행동의 제약을 받아야 했다. 이 일로 인해 나는 각종 운동 모임의 참가를 통제 당해야 했다. 나 혼자 어울리면서 특히 이성간의 정도 이상의 대화와 몸짓에 의심 받을 짓을 하고 다니지 않았나 해서 이다. 그런 관점에서 내 아내가 민감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부부관계란 상대의 생각이나 관점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는 아내의 감시 없이도 자유롭게 내 한계를 조정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데도 말이다.

운동이 세상살이의 만능이 아니란 것을 자칫 잊기 쉽다. 운동 때문에 가정이 불편하고 생업이 어려워지고 인척관계가 소홀해지고 자신의 재충전에 소홀해진다면 차라리 운동하지 않음만 못한 것이다.

운동의 순기능을 표방하여 여기에 칩거하는 것은 마치 청소년기의 자위행위에 집착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현실도피와 역할기피인 것이다.

자기관리를 위해 운동을 한다면 이전 생활의 부정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보다 부지런해야 한다. 운동 하기 이전 보다 운동을 빙자하여 자기 역할을 게을리 하던가 가족이나 주변으로부터 불화를 초래한다면 자신의 운동 행태를 깊이 반성하고 바른 생활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이다.

오늘 아침 남의 이야기 하듯 내 자신을 돌아 보며 내가 운동으로 가족 특히 아내를 불편하게 하는 일은 없었나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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