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 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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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4-10-05 15:47 조회50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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뜀 객
안녕하십니까.
서울
고덕 달림이
박 복진 입니다.
섬진강이라? 곡성이라? 그리고 심청이라?
그래서 왈, 곡성 심청 섬진강 마라톤이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을 가보자는 욕심과, 심청이 주는 아련한 고전적 냄새와
그리고 섬진강이 주는 뭔지 모를, 방금 빨아서 빨랫줄에 휘영휘영 널어놓은 하얀
광목 포 빨래 같은 덜 세련된, 담백함이 버무려져 있는 그 곳 곡성. 그래, 가보자!
지금 열차가 들어오고 있으니 승객 여러분은 한 걸음 물러 서 있으라! 라는 짜증나는
소음 수준의 지하철 스피커 소리, 승강기의 손잡이를 꼬옥 잡으라는 애정 없는 녹음된
방송, 죽어라고 현관 문짝에다 갖다 붙여대는 거머리 같은 학습지 ( 우리 집은 학습지
를 받을 만한 어린 학생이 없다 ), 동네 튀김 닭 집, 중국집 요리 스티커들의 잡다하니
현기증 나는 아파트 도시, 서울을 뒤로 하고,
토요일 오후 나는 간단한 뜀 꾼 군장을 갖추고서 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려오고 있는
고속도로를 달려 남녘으로, 남녘으로 내려간다. 마라톤을 찾아 괴나리 봇짐 하나를
어께에 둘러메고, 칼싸움을 찾아 검 하나 들고 삿갓 모자에 더부룩 턱수염 날리며
강 가 갈대숲을 바람처럼, 뱀처럼 움직이는 검객 흉내를 내며, 나 홀로 남녘으로 간다.
아-싸 하니 바람에 실린 파스 냄새를 찾아서, 비릿한 피 냄새를 찾아가는 검객 흉내를
내며 이 얼뜨기 서울 뜀 객은 간다.
금새 어둑해진 얕은 산 구릉 너머, 목 베인 장검 위에 마르다 만 인혈처럼 짙고 붉은
핏빛 같은 석양 노을은 이 얼뜨기 뜀 객의 검객 흉내에 기 막히는 장단을 보태준다.
......
섬진강에 아침이 밝았다.
내 컴퓨터 모니터 위, 옆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3M 메모 스티커보다 더 노오란 색이
들판 나락 논에 가지런히 예쁘장하게 널러져 있고, 그 위를 질 좋은 망사 같은 새벽안개가
널어놓은 홑이불처럼 얕으나 넓게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그 망사 홑이불 밑에 눈이
시리게 맑은 섬진강이 흐르고 있고,
나는 달린다. 강을 따라 달린다.
등 뒤 어께에서 가슴으로 장검 하나 달랑 메고 스사사삭! 갈대 숲 헤집고 강변으로 다가
가는 검객의 흉내를 내며 이 얼뜨기 서울 뜀 객, 숨소리 삼키며, 구비구비 섬진강
을 거슬러 모래톱 밟으며 바람처럼 간다. 마라톤이 달린다.
길 가 코스모스는 시집가는 날 새색시의 연지 곤지 색보다 더 곱다.
마을 동구 밖에 나와 박수 쳐 주는 할머니의 빛바랜 꽃무늬 몸빼 바지,
부끄럼 모르고 환하게 웃는 잇속에 달랑 하나 남은 앞 이빨.
할머니는, 할머니는 서울 얼뜨기 뜀 객의 눈물을 훔치는 재주가 있나보다.
뛰던 길 멈추고 나는 몸빼 할머니에 덥썩 안겼다. 그러자 하나 남은 앞 이빨 사이로
헛바람과 함께 마라토너 내 귀로 전달되는 할머니의 사랑,
“ 어여 가! 어여 가! 다들 버얼써 갔어! ”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은 바라보기가 미안 할 정도로 푸르렀다.
콧속의 날숨은 들숨 보다 더 상쾌해서 달리는 내 몸뚱이에 무자비한 질주 욕구를 쏟아
퍼 붓는다. 아, 섬진강 ! 내 조국 내 강토에 이렇듯 정토된 강과 들이 있었다니!
이렇듯 바라보기 조차도 아까운 하늘이, 들쉬기가 아까운 공기가, 먹지 않아도 배부른
너른 들이 있었다니....
너무나 아름다워 나는 이 순간이 탈취될까 두렵다.
누군가가 이 강산, 이 가을을 앗아갈까 무섭다.
아니, 이미 앗아갔었던 그 자들에게 분노의 활줄이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진다.
어깨에서 장검을 쑤욱 빼들고 있을지도 모를 침입자를 찾는다. 침략자를 찾아 두 눈을
번득인다. 눈이 시리게도 아름다운 내 조국, 내 강산을 유린했던 왜인의 잔당을 찾아
역사를 거슬러 쉬지 않고 달린다. 복수의 칼이 청명한 가을 햇살에 튀어오른 연어의
비늘처럼 번득인다. 왜놈들아 ! 여기가 어디라고, 이 땅이 어디라고 감히 쳐들어
왔더란 말이냐 ?? 니노옴이 정녕 이 토록 아름다운 이곳에 더러운 게다짝을 딛었더란
말이냐 ?
나 뜀 객은 달린다. 가을에 취해 역사의 비극에 취해 이성 잃고 달린다.
임진년 란을 피운 짐승 같은 왜인의 목을 향해 장검 들고 역사를 거슬러 달린다.
그 때도 내 조국, 내 강산은 이렇듯 아름다웠을 꺼다. 도깨비 뿔 같은 투구를 뒤집어
쓰고 금수만도 못한 훈도시 하나 달랑 차고 남해안을 상륙, 섬진강 이 물길을 따라
왜구는 말을 몰고 수레를 끌었을 꺼다. 거쳐 가는 동네마다 부녀를 유린하고, 수레를
끄는 백성은 바퀴에 깔리고 창검에 찔리고 왜구는 신이나면 검을 휘둘러 이 땅의 조선
백성 목을 베었을 것이다. 그리고 베인 조선백성의 목을 전리품으로 나무궤짝에 담아
굵은 소금을 뿌려 배에 실어 왜놈 포구로 노를 저었을 꺼다. 포로로 끌려가며 노젓는
동작이 굼뜨다고 백성은 또 목이 베여 현해탄 파도 위에 던져 졌을 것이다
이 아름다운 섬진강 물길을 따라 이유도 없고, 원인도 모르고, 단지 나라가 약해
침략을 당하고 있다는 통분만을 삼킨 채, 이 길 위의 조선백성은 눈을 뜨고 있다하여
목이 베이고, 눈을 감고 있다 하여 또 목이 베이고, 왜인의 승전 축배에 가락을 못
맞춘다하여 옷이 벗겨지고 배가 갈리었을 것이다.
이 아름다운 강산에, 이토록 예쁜 섬진강 물 길 옆에 잘려나간 수급이 골짜기를 덮고
그 피가 냇가를 넘쳤을 것이다.
얼뜨기 서울 뜀 객은 간다.
왜인의 목을 찾아 복수의 장검을 빼들고 따닥따닥 게다짝 소리를
쫓아 복수의 검을 가슴에 품고, 이 얼뜨기 서울 뜀 객은 달려간다.
하늘이 아름다워, 들이 아름다워, 산이 아름다워, 굽이굽이 금 비늘 같은 물 반짝거림으로
환장하게 아름다운 섬진강 물길 따라 엉! 엉! 통곡하며 얼뜨기 뜀 객은 달린다.
몇 놈 뒈져 나자빠지게도 징하게 좋고 또 좋은 섬진강 물 길 따라서
이 얼뜨기 서울 뜀 객은 달린다.
서울
고덕 달림이
박 복진
덧붙임: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섬진강 마라톤 코스를 달리며 저는 이 강산에 피를 부르며
그곳의 수많은 조선백성 목을 베여간 임진년의 왜인 침략자들을 떠 올렸습니다.
다시는 나라가 힘이 없어 그런 꼴을 또 당해서는 안되겠지요
안녕하십니까.
서울
고덕 달림이
박 복진 입니다.
섬진강이라? 곡성이라? 그리고 심청이라?
그래서 왈, 곡성 심청 섬진강 마라톤이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을 가보자는 욕심과, 심청이 주는 아련한 고전적 냄새와
그리고 섬진강이 주는 뭔지 모를, 방금 빨아서 빨랫줄에 휘영휘영 널어놓은 하얀
광목 포 빨래 같은 덜 세련된, 담백함이 버무려져 있는 그 곳 곡성. 그래, 가보자!
지금 열차가 들어오고 있으니 승객 여러분은 한 걸음 물러 서 있으라! 라는 짜증나는
소음 수준의 지하철 스피커 소리, 승강기의 손잡이를 꼬옥 잡으라는 애정 없는 녹음된
방송, 죽어라고 현관 문짝에다 갖다 붙여대는 거머리 같은 학습지 ( 우리 집은 학습지
를 받을 만한 어린 학생이 없다 ), 동네 튀김 닭 집, 중국집 요리 스티커들의 잡다하니
현기증 나는 아파트 도시, 서울을 뒤로 하고,
토요일 오후 나는 간단한 뜀 꾼 군장을 갖추고서 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려오고 있는
고속도로를 달려 남녘으로, 남녘으로 내려간다. 마라톤을 찾아 괴나리 봇짐 하나를
어께에 둘러메고, 칼싸움을 찾아 검 하나 들고 삿갓 모자에 더부룩 턱수염 날리며
강 가 갈대숲을 바람처럼, 뱀처럼 움직이는 검객 흉내를 내며, 나 홀로 남녘으로 간다.
아-싸 하니 바람에 실린 파스 냄새를 찾아서, 비릿한 피 냄새를 찾아가는 검객 흉내를
내며 이 얼뜨기 서울 뜀 객은 간다.
금새 어둑해진 얕은 산 구릉 너머, 목 베인 장검 위에 마르다 만 인혈처럼 짙고 붉은
핏빛 같은 석양 노을은 이 얼뜨기 뜀 객의 검객 흉내에 기 막히는 장단을 보태준다.
......
섬진강에 아침이 밝았다.
내 컴퓨터 모니터 위, 옆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3M 메모 스티커보다 더 노오란 색이
들판 나락 논에 가지런히 예쁘장하게 널러져 있고, 그 위를 질 좋은 망사 같은 새벽안개가
널어놓은 홑이불처럼 얕으나 넓게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그 망사 홑이불 밑에 눈이
시리게 맑은 섬진강이 흐르고 있고,
나는 달린다. 강을 따라 달린다.
등 뒤 어께에서 가슴으로 장검 하나 달랑 메고 스사사삭! 갈대 숲 헤집고 강변으로 다가
가는 검객의 흉내를 내며 이 얼뜨기 서울 뜀 객, 숨소리 삼키며, 구비구비 섬진강
을 거슬러 모래톱 밟으며 바람처럼 간다. 마라톤이 달린다.
길 가 코스모스는 시집가는 날 새색시의 연지 곤지 색보다 더 곱다.
마을 동구 밖에 나와 박수 쳐 주는 할머니의 빛바랜 꽃무늬 몸빼 바지,
부끄럼 모르고 환하게 웃는 잇속에 달랑 하나 남은 앞 이빨.
할머니는, 할머니는 서울 얼뜨기 뜀 객의 눈물을 훔치는 재주가 있나보다.
뛰던 길 멈추고 나는 몸빼 할머니에 덥썩 안겼다. 그러자 하나 남은 앞 이빨 사이로
헛바람과 함께 마라토너 내 귀로 전달되는 할머니의 사랑,
“ 어여 가! 어여 가! 다들 버얼써 갔어! ”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은 바라보기가 미안 할 정도로 푸르렀다.
콧속의 날숨은 들숨 보다 더 상쾌해서 달리는 내 몸뚱이에 무자비한 질주 욕구를 쏟아
퍼 붓는다. 아, 섬진강 ! 내 조국 내 강토에 이렇듯 정토된 강과 들이 있었다니!
이렇듯 바라보기 조차도 아까운 하늘이, 들쉬기가 아까운 공기가, 먹지 않아도 배부른
너른 들이 있었다니....
너무나 아름다워 나는 이 순간이 탈취될까 두렵다.
누군가가 이 강산, 이 가을을 앗아갈까 무섭다.
아니, 이미 앗아갔었던 그 자들에게 분노의 활줄이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진다.
어깨에서 장검을 쑤욱 빼들고 있을지도 모를 침입자를 찾는다. 침략자를 찾아 두 눈을
번득인다. 눈이 시리게도 아름다운 내 조국, 내 강산을 유린했던 왜인의 잔당을 찾아
역사를 거슬러 쉬지 않고 달린다. 복수의 칼이 청명한 가을 햇살에 튀어오른 연어의
비늘처럼 번득인다. 왜놈들아 ! 여기가 어디라고, 이 땅이 어디라고 감히 쳐들어
왔더란 말이냐 ?? 니노옴이 정녕 이 토록 아름다운 이곳에 더러운 게다짝을 딛었더란
말이냐 ?
나 뜀 객은 달린다. 가을에 취해 역사의 비극에 취해 이성 잃고 달린다.
임진년 란을 피운 짐승 같은 왜인의 목을 향해 장검 들고 역사를 거슬러 달린다.
그 때도 내 조국, 내 강산은 이렇듯 아름다웠을 꺼다. 도깨비 뿔 같은 투구를 뒤집어
쓰고 금수만도 못한 훈도시 하나 달랑 차고 남해안을 상륙, 섬진강 이 물길을 따라
왜구는 말을 몰고 수레를 끌었을 꺼다. 거쳐 가는 동네마다 부녀를 유린하고, 수레를
끄는 백성은 바퀴에 깔리고 창검에 찔리고 왜구는 신이나면 검을 휘둘러 이 땅의 조선
백성 목을 베었을 것이다. 그리고 베인 조선백성의 목을 전리품으로 나무궤짝에 담아
굵은 소금을 뿌려 배에 실어 왜놈 포구로 노를 저었을 꺼다. 포로로 끌려가며 노젓는
동작이 굼뜨다고 백성은 또 목이 베여 현해탄 파도 위에 던져 졌을 것이다
이 아름다운 섬진강 물길을 따라 이유도 없고, 원인도 모르고, 단지 나라가 약해
침략을 당하고 있다는 통분만을 삼킨 채, 이 길 위의 조선백성은 눈을 뜨고 있다하여
목이 베이고, 눈을 감고 있다 하여 또 목이 베이고, 왜인의 승전 축배에 가락을 못
맞춘다하여 옷이 벗겨지고 배가 갈리었을 것이다.
이 아름다운 강산에, 이토록 예쁜 섬진강 물 길 옆에 잘려나간 수급이 골짜기를 덮고
그 피가 냇가를 넘쳤을 것이다.
얼뜨기 서울 뜀 객은 간다.
왜인의 목을 찾아 복수의 장검을 빼들고 따닥따닥 게다짝 소리를
쫓아 복수의 검을 가슴에 품고, 이 얼뜨기 서울 뜀 객은 달려간다.
하늘이 아름다워, 들이 아름다워, 산이 아름다워, 굽이굽이 금 비늘 같은 물 반짝거림으로
환장하게 아름다운 섬진강 물길 따라 엉! 엉! 통곡하며 얼뜨기 뜀 객은 달린다.
몇 놈 뒈져 나자빠지게도 징하게 좋고 또 좋은 섬진강 물 길 따라서
이 얼뜨기 서울 뜀 객은 달린다.
서울
고덕 달림이
박 복진
덧붙임: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섬진강 마라톤 코스를 달리며 저는 이 강산에 피를 부르며
그곳의 수많은 조선백성 목을 베여간 임진년의 왜인 침략자들을 떠 올렸습니다.
다시는 나라가 힘이 없어 그런 꼴을 또 당해서는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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