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로그인




 

만남의광장

참가후기] 마라톤에 처음으로 출전하고 나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장욱 작성일04-03-23 12:23 조회584회 댓글0건

본문

2004년 3월 7일 서울 마라톤 하프 코스에 출전했다. 여의도 한강 공원에 도착하니 바람도 세게 불고 날씨도 쌀쌀한 것이 오늘 마라톤이 상당히 힘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옷과 가방 등을 보관소에 맡기고 몸을 잠깐 풀어 준 뒤 하프 코스 시작 준비를 했다.

5km, 10km 등은 먼저 시작하고 풀 코스 전에 하프 코스 출발이 있었다. 하프에만 사람이 약 3000명 정도 참가해서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 시간차를 두고 출발했다. 나는 E그룹에 속해서 11시 10분에 출발했다. 반바지와 주최측에서 나눠 준 기능성 티셔츠를 입었는데 상당히 추웠다. 주최측에서 나눠 준 보온용 비닐을 입고 있었는데 달리기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출발하자마자 벗었다. 그런데 바람이 세게 불어 그냥 입고 뛸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20km를 뛰는 코스라 반환점까지 약 10km는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적당한 속도를 내는 앞 주자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런 식으로 앞 사람을 바꿔가며 반환점까지 달렸다. 바람이 세게 불어 몸이 금방 더워지지 않고 좀 뻑뻑했지만 느낌으로 러닝머신으로 연습하던 대로 약 11km로 달리는 것 같았다. 사실 완주 후 결과를 보니 실제로 11km/h의 속도로 달린 것을 알 수 있었다.

달리면서 보니 회사나 동호회 단위로 나온 분들이 많았다. 기억나는 분들로는 맥콜(응원하시는 분들이 코스 곳곳에 많았다), 조흥은행, 구리마라톤, 88달림이, 삼성, 여러 구청 직원분들이 있었다. 처음 10km는 페이스대로 뛰었는데 대략 3명 정도 추월하면 1명이 나를 추월하는 정도의 페이스였다. 무리하지 않고 반환점까지 달렸다. 인상적인 것은 미군들이 많이 참가했다는 것이다. 아마 미군 장교들인 것으로 보였는데 다들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서 그리 빨리 안 달리는 것 같으면서도 성큼성큼 사람들을 추월해 갔다. 이들이 이렇게 성큼성큼 달리는 것을 보면 확실히 달리기는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야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사실 대회에서 입상하는 상위권 선수들을 보면 보통 체격이거나 오히려 작은 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아마추어 마라톤의 양대산맥인 김형락(이번 대회 풀코스 우승), 신동역씨를 보면 키가 170 이하인 작은 키이고 나이도 42세, 32세 등으로 나이나 신체조건과 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환점에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선두권 선수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날쌘 외모를 가지신 분들이었다. 첫번째로 달려오는 선수는 한국 선수처럼 보였고 두번째로 달려 오는 선수는 가슴에 일본어가 쓰여진 것으로 보아 일본 선수였다. 상위권 남자 선수들이 10여명 달려간 뒤 여자 선수들이 보였는데 보이는 선수 두서너명이 모두 일본 선수였다. 사실 이번 여자 하프 부분에선 일본 선수들이 1,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여자선수들은 달리기를 잘하고 또한 외모도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니 더 예뻐졌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일본에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일본인들을 보면 조금은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친절하고 매너가 좋으면서도 내적으로는 불굴의 의지력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늘날의 일본이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내가 알기로 서울 마라톤에서 역대 각 부분에서 상위권에 일본인들이 상당히 많이 입상했다. 조금 단순화시켜 말하자면 각 부문 5위권 이내에 두세명은 일본인들이 입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이번 하프 남자 부분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해서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프 여자 부문에서 일본 여자 선수들이 1, 2위를 차지했고 하프 남자 2위도 일본 선수가 차지했는데 하프 남자 1위까지 일본 선수가 차지했으면 남의 잔치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반환 코스를 돌자 바람을 등지고 뛰는 것이 되어 체감상 바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날씨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나는 10km 뛰었으니 이제 몸도 다 풀렸을 것이고 이제는 조금 속도를 내 보기로 했다. 앞에서 내 페이스보다 조금 빨리 뛰는 분 몇 분을 따라 달렸는데 약 13km까지 속도가 많이 나 많은 분들을 추월했다. 하지만 이것은 처음으로 하프에 참가한 나의 페이스 조절 실패였다. 나는 지금까지 10km만 뛰어봤고 연습도 10km만 뛰어 봐서 하프 후반에서도 페이스 조절하며 여유있게 들어오는게 나았을 것 같다. 약 13km가 지나자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숨이 차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고관절이 뻑뻑해져서 다리가 원활하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약 17km쯤 가자 발바닥도 아팠다. 나는 러닝머신으로 주로 연습을 했는데 러닝머신에서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불쾌감이었다. 이렇게 페이스가 떨어지자 13km 지점부터 속도가 급격히 떨어져 많은 분들이 나를 추월해 갔다. 시간이 계속될수록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과 속도가 떨어져 거의 완주에 의의를 두는 러너로 전락했다. 15km 정도에서 파인애플과 음료수를 먹었는데 참으로 맛이 있었다. 이것을 먹고 조금 페이스가 올라갔지만 곧 다시 페이스가 떨어져 느린 속도로 달렸다. 계속해서 많은 분들이 나를 앞질러 갔다.

이제 2.5km 남았는데 가도가도 결승점이 쉽사리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쉬지 않고 가니 결국 결승점 아치가 보였다. 나는 이 지점에서는 사진이 찍히니까 너무 살살 뛰지 않고 카메라를 의식하며 속도를 높였다. 결국 골인, 소요 시간은 1시간 53분 0초였다. 이 정도면 당초 목표를 둔 대로 2시간 안에는 들어왔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들었다. 후반에 페이스만 떨어지지 않았다면 1시간 40분 이내에도 들어왔을 것 같았다.

처음으로 참가해 본 마라톤이었다. 또한 처음으로 참가해 본 하프 코스였다. 당초 10km를 뛰려다가 시험삼아 참가해 본 하프였는데 역시 차이점이 있었다. 이번 서울 마라톤 대회는 참으로 잘 조직된 대회였던 것 같다. 많은 자원 봉사자 여러분들이 수고해 주셨다. 나는 아직까지 우리 나라가 선진국들의 수준을 못따라가는 나라라고 생각해 왔는데 자원 봉사자분들이 웃는 모습으로 수고해주시는 모습과 응원해 주시는 모습, 또한 질서정연한 마라토너들의 모습에 우리 나라도 엄연한 선진국이구나 하고 느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10km, 하프 코스에도 계속 참가하고 기록도 향상시켜 우리 나라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에서 되도록 입상권 안에 들고 싶은 작은 소망을 갖게 되었다. 마라톤을 하면서 나름대로 정신수양에 치중해 나의 인생에서도 꼭 성공하고 싶다.

추천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c) 2002 Seoulmarathon club All Rights Reserved. info@seoulmarathon.net
상단으로
M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