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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평생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울트라마라톤 100km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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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운종 작성일03-11-13 11:09 조회5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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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어느날!
“여보, 배가 너무 나왔어, 임신 8개월 같애”, “아빠, 뱃살 좀 빼세요!”
그리고 며칠 뒤 회사에서의 정기점진 결과 ‘과체증, 고지혈증’ 글짜가 2년연속 찍혀
나왔다! 뿐만아니라 뒷머리도 가끔씩 따끔 거리고, 흰머리도 나고, 무기력증에다가 스트레스가 쌓이고, 시력도 떨어지고, 눈도 충혈되는 횟수가 늘어난다.

이제 겨우 48살, 아직 마음은 청춘인데 벌써 늙어지나 하는 서글픈 생각이 난다. ‘운동을 하긴 해야겠는데, 새벽 6시에 집에서 나와 천안에서 수원가는 기차를 타고 출근하여 퇴근하면 밤 10시, 운동할 시간이 없어!‘ 라고 생각하고 있던 어느 날!

예전에 모셨던 김부장님이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사장님은 새벽 4시에 기상하여 1시간 마라톤 하고, 1시간 학원에 들러 어학공부하고 출근한다“고 자랑하신다. 아차! 그런 방법도 있었구나.

그날 저녁 자명종 시계를 새벽 4시로 맞추어 놓고, 다음날 새벽 시계 우는 소리에 깨어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운동을 나갔다. 운동장까지 가는 500m 남짓거리도 걷기가 쉽지 않다. 가까운 거리도 늘 자가용을 타고 다니던 습관 덕분이다. 운동장을 5바퀴 돌았다. 걷듯이, 뛰듯이, 30분 여분이 걸렸다. 힘이 든다. 그러나 오늘은 대성공이다. 내일은 쉬고 모레하자, 하루 쉬고 이틀에 한번씩, 매일하면 피로가 누적되어 하기 싫어지니까!

2001년 4월 이렇게 조깅으로 시작된 체력관리는 달력에 동그라미 표시를 해가며 열심히 하였다. 시작한지 몇 주간은 졸립기도 하고 몸이 고단하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새로 부임하신 권부장님께서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완주하였다는 얘기가 화제가 되었다. ‘아니, 선수가 아닌 일반인도 마라톤 풀코스를 뛸 수 있단 말인가? 그게 어떻게 기능하지?’

파워넷 검색란에 ‘마라톤’글씨를 조심스레 치고 엔터 키를 눌렀다. 그 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마라톤에 관한 글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렇게 인연이 된 인터넷 사이트는 울트라 마라톤 100km를 완주한 오늘까지 항상 찾아보는 단골 손님이 되었다.

2001년 7월1일 사창립 기념일 10km 완주, 9월 하프(21km) 완주, 10월 춘천 풀코스(42.195km) 완주 그리고 오늘의 울트라 마라톤 100km완주가 성공적으로 성취되었다.

2002년 12월 마라톤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울트라마라톤 100km 완주기’는 풀코스를 겨우 3번 완주한 나로서는 또 다른 세상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완주기를 자세히 읽어 나갔다. 그리곤, 나도 완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그리고 금년 1월 평창에서 열린 '국제 알몸 마라톤대회 10km’완주를 비롯하여 거의 매주 전국의 마라톤대회를 찾아 다녔다. 일요일 날 대회가 없을 땐 5km 저수지주변을 4바퀴씩 약 20km를 매주 뛰었다. 매 바퀴마다 포카리스웨트를 마셔가며...

그리고 3월 서울마라톤 풀코스가 한강변을 따라 완만하고, 먹을 것도 많이 주어 좋다고 써클 동료가 말해주어 가 보았다. 정말로 주로가 편하고, 먹을 것 많고, 응원도 잘해주었으며, 기록도 개인 신기록 4시간 21분! 사진촬영, 메달수여, 대형타올 등 그야말로 달림이를 최대한 즐겁고, 보람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며칠후 편지 한통이 서울 마라톤 클럽에서 날라왔다. ‘풀코스를 4시간 30분대를 2-3번 완주한 경험이 있으면 100km울트라 완주가 가능하다!’ 반신반의 하면서 은근히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각종 울트라 소식과 완주기를 상세히 읽고 프린트해서 모으고, 6개월(5월~10월) 훈련 계획도 세웠다.

매주 하프 마라톤대회에 나가고, 태조산 산악 마라톤 4시간 3번, 추석 전날 새벽에 30여km 언덕 마라톤, 그러다 새벽에 아스팔트 길을 뛰다, 뒤에서 오는 자동차를 피해 옆길로 가다 삐끗해서 삔 오른쪽 발목 부상, 얇은 마라톤화를 신고 하프를 뛰고 난뒤 발가락이 아파오는 부상이 생겼다. 술자리에서 약속하며, 이미 신청된 울트라대회 날짜는 자꾸만 다가오고,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가며, 낳기를 기다리는 데, 한의사 선생님 말씀이 “마라톤을 더 하고 싶으면 울트라마라톤은 포기하세요, 아니면 평생 고질병이 됩니다.”라고, 또, 대회날은 일직근무 차례가 되었고, 시제일도 겹치고, 회사에서 가는 산악회 금수산 등반모임도 겹쳤다. 게다가 집사람도 한몫 “이번 울트라는 제발 좀 뛰지 마세요, 발가락이 욕합니다“라고,

고민 스럽다. 연습도 스케줄대로 잘 되지 않았고, 게다가 발목이며, 발가락 통증이 완전히 가시질 않았다. 다행히 일직은 김부장님께서 감사하게도 대근해 주신단다. 시제는 집사람한테 축문을 써달래서 큰 형님께 전해 드렸다. 등산은 마라톤을 미리 신청해놔서 미안하게도 못 간다고 양해를 구했다. 집사람한테는 뛰는 데 까지 뛰어보고 문제가 생기면 회수 차량에 타든가 하기로 어물거렷다.

D-day 2주전 일요일, 중학교 동창들 가을체육대회가 있었다. 운동 잘한다고 배구, 축구며 이어 달리기 반바퀴를 뛰고 나니 온몸이 1주일 내내 쑤셔 회복이 안된다.

그리고 다음주 일요일 춘천마라톤 풀코스 대회날이 되었다. 작년에 울트라마라톤 100km를 좋은 성적으로 완주한 김명철선수께서 하프만 뛰던지 아니면 풀코스를 평시보다 1시간 늦도록 아주 천천히 뛰라고 귀뜸해 주신다

D-day 1주전 10월19일 일요일 춘천마라톤 풀코스 대회날! 출발 때 부터 힘이 든다. 뒤에 오던 선수들이 모두 나를 추월해 간다. 그래도 하는 수 없다. 천천히 뛰려는 게 아니고 온몸이 아파 더 달릴 수가 없다. 30km를 지나니 겨우 몸이 풀린다. 1시간을 빠르게 달리니 또 아파온다. 4시간 55분! 골인! 금년 3월 개인 신기록 4시간 21분보다 34분 늦은 기록이다.

대회 3일전 (10월 23일 목요일) 회사 가을 체육대회가 있었다. 영광스럽게도 단상에 올라 관절풀기와 스트레칭 시범을 보였다. 그리고 이어서 운동장 반바퀴 릴레이 이어 달리기가 있었다. 그런데 아뿔사 오른쪽 장단지 양측면 근육통이 일어났다. 시범보이다 정작 본인 스트레칭은 소홀이 한 것 같다. 그리고 대회가 끝날 즈음 단거리마라톤 운동장 10바퀴돌기 대회가 있었다. 처음엔 숨이 가팠으나 5바퀴가 지나고 좀 풀려 최종 바퀴에서 스파트하여 4등을 하였다. 마라톤과 육상 달리기에 사용하는 근육이 다른가 보다.

그 이튿날(10월 24일 금요일) 근육통이 풀리지 않아 퇴근후 백두산 목욕탕을 찾았다. 그리고 거금 4만원을 주고 온몸스포츠 맛사지를 받았다. 장단지 근육통으로 인하여 주먹을 힘껏 쥐고, 이를 악물고 마사지의 고통을 이겨내야 했다. 그리고 뜨뜻한 물에 몸을 푹 담갔다. 이제야 좀 근육통이 풀린 듯 하다.

토요일(10월25일) 오전 휴무날이어서 쉬는 날이라, 내일 시제를 못지내니 미리 선산에 성묘를 했다. ‘내일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합니다. 조상님 들이시어 힘을 주소서!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게 해주십시요.’

오후 3시 천안을 출발하여 교육문화회관에 도착하니 벌써 전야제가 시작되었다. 선수등록을 하고 배번호 4개에 비닐봉투 2개를 받고, 행운권 추첨결과 마라톤 장갑을 선물로 받았다. 유명한 가수들 노래가 끝난 후 박영석 서울마라톤클럽 회장님의 안내로 일본 선수들이 소개되고 일본말로 통역이 된다. 대회가 국제친선규모로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내일 새벽 출발등 안내와 주의사항 등이 전달되고 끝으로 부페식사가 준비되었다. 음식이 모두 맛있다. 탄수화물만 먹으려다 골고루 다 먹었다.

예약해 놓은 교육문화회관 호텔에 도착, 샤워를 하고 나누어준 Ultra Members 기념 긴팔티 앞뒤로 배번호룰 붙이고, 제1관문인 53km에서 갈아입을 어깨 패인 티 앞뒤에도 배번호를 붙이고, 제1관문에서 사용할 수건, 맨소랜담, 바세린, 비타민 알약들, 양말, 한방파스, 근육밴드 그리고, 운동화 2켤레(얇은 선수용과 1주일전에 산 NB 마라톤화) 분리해 노란색 글씨 봉투에 넣고 나머지는 다른 봉투에 넣어 잘 묶어 두었다. 아직도 오른쪽 발가락과 발뒤꿈치 뼈가 좀 시리다. 그리고 일행중에서 준 칼슘비아그라(?) 2알을 먹었다. 호텔 카운터에 새벽 3시에 깨워달라고 전화로 부탁하고 일찍 9시에 잠자리에 모두 누었다.

새벽 1시반쯤 ‘어머니께서 여러 사람에서 큰 쟁반에 음식을 잔뜩 담아 주시는 꿈을 꾸다가 깨어났다.’ 몇 년만에 어머니 얼굴을 꿈에서 뵈니 반갑기도 하면서 걱정이 된다. 혹시 내가 뛰다가 완주를 못해서 어머니께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에 잠이 오질 않는다. 일행들은 코를 골며 열심히 자고 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가 호텔 모닝콜에 모두 일어나 준비를 하였다.

화장실에 차례로 들러 큰 것 작은 것 모두 버리고 면도하고 세수하고 바나나와 찹쌀떡 몇 개로 요기하고 양치질하고 최종적으로 마라톤복장으로 갈아 입었다. 긴팔 티에 짧은 팬티(동아시아 마라톤대회에서 기념품으로 준 핸드폰과 간단한 물건들이 들어 갈 수 있는)를 입고 발바닥 발목 전체에 맨소랜담을 바르고, 발바닥, 겨드랑이, 젖꼭지, 사타구니 그리고 항문에 바셀린을, 얼굴엔 선틴을 발랐다. 근 1년을 사용한 NB마라톤화(RT820WN:바닥이 달아 헝겊이 약간 보이고 쿠숀이 조금 없어진)를 신고, 춘천마라톤대회때 얻은 S모자와 모자위에 ‘한전’글씨가 새겨진 파란색 풍선(완주하면 영광이요, 중간 탈락이면 망신(?) 과의 고민끝에 그냥 달고 뛰어, 가는데 까지 만이라도 선수, 도움이, 응원나온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드리자고 생각하고)을 달고, 어제 받은 마라톤장갑을 꼈다. 바깥이 새벽녘이라 추워서 호텔 로비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대회장에 나가서 물건을 맡겼다. 따뜻한 물 한모금을 마셨다.

이윽고 새벽 5시 정각! 울트라 100km에 도전하는 500여명의 울트라 선수들이 함성과 함께 힘차게 출발하였다. 서울마라톤클럽 박영석회장님께서 가르쳐주신 울트라주법(허리상체 비중 5 : 팔동작 3 : 발동작 2로 미끄러져 가듯, 붕떠가듯, 사사사, 온몸으로)으로 달린다.
양재천 불빛을 밟으며 마라톤 도로를 따라 3렬 종대로 줄맞추듯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우리 일행 5명도 정답게 이야기를 하면서 모두 완주를 하자면서 웃는 환한 얼굴로 달려가고 있었다. 5km지점을 자니면서 풀코스 3시간때 뛰는 동료들중 2명이 서서히 앞서가기 시작하고, 나머지 2명도 물마시는 동안에 앞서가기 시작했다. 결국 1시간 못 뛰어 홀로가는 신세가 되었다. 읽어본 완주기들 중에 혼자 뛰지 말고 누군가와 같이 뛰라고 하길래, 뒤에서 비슷한 속도로 추월해 가는 5명으로 구성된 무리를 따라가기로 했다. 10km지점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출발하였다. 새벽날이 밝아 오자 냇가의 물안개가 자욱히 올라 아름다운 새벽을 연다. 얼나를 가자 U턴해오는 발빠른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며 지나간다. 내가 U턴을 하고 보니 내 뒤에도 여러 명이 더 있다. 아직 꼴찌는 아닌 것 같다. 가는 길에 포항, 인천에서 오신 선수와 이야기를 하면서 서울종합운동장 옆을 지난다.
이 운동장을 2년2개월전 처음으로 10km 건강달리기를 하면서 8km지점부터 힘이 들어 고생하던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냇가 물위로 새들이 아침운동을 하며 날아다닌다.
날씬하게 생긴 여자 선수를 만났다. 나와 속도가 거의 비슷하다. “잘 뛰십니다”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달려갔다. 이윽고, 한강변에 닿았다. 지난 3월 서울마라톤 풀코스때 지났던 낯익은 길이다. 천호대교가 지나고 암사동에서 다시 U턴 한다. 강 건너 워커힐이 보인다. 서울 한강 주변경치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나? 가을 단풍과 어울어져 등산 온 기분이다. 일본 아주머니 선수가 앞서간다. 씩 웃으면서. 앞에서 페이스메이커를 해주던 선수들이 12시간 30분대 목표로 뛴다고 한다. 14시간 완주 목표로 하는 내개는 따라가기가 좀 무리인 것 같다. 다리가 아파 스트레칭 하는 동안 10km마다 스트레칭 하는 선수들이 먼저 가버린다. 혼자 떨어지게 되어 열심히 달리니 다시 만나게 됐다.

그렇게 하여 제1관문에 6시간 경과하니 제한시간 7시간 10분을 1시간정도 일찍 통과한 셈이다. 출발전에 맡긴 노랑색 봉지를 찾아 탈의실에서 수건에 물1컵을 부어 적신후 발바닥과 온몸을 씻어냈다. 시원하다. 발바닥, 발등에 맨소랜담을 바른후 바세린을 듬뿍 발랐다. 양말을 갈아 신은 후, 마라톤화가 발가락과 발뒷굼치가 조금 아픈 느낌이 있어 새 마라톤화(M832WN:기존에 신던 마라톤화보다 쿠숀은 더 좋으나 약 250g정도 더 무겁다)로 갈아 신었다. 잔디밭에 10분정도 누워서 달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니 근처에 있는 도움이께서 다리 전체를 주물러 주고 스트레칭 해준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간이 화장실에 들러 소변을 보고 혼자서 천천히 출발을 하였다. 그런데 아뿔사! 새 신발이 쿠손은 좋은데 뒷굼치가 높아져 발바닥의 평형이 깨진것 같다. 1시간내내 신발과 발바닥간의 싸움이 있은 뒤 평온을 되찾았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지난다. 혼자서 달려가니 도움이 아가씨들이 배번호와 명단을 찾아 “여운종씨 힘내세요”라고 응원을 해준다. 힘든 줄 모르고 달려간다. 전복죽 주는 장소를 지난다. U턴지점이 3km정도라서 갔다와 먹기로 하고 달린다. U턴하고 돌아오는 길에 클럽 동료를 만났다. 좀 절룩대는 것 같다. 어디가 아픈 모양이다. U턴하고 달려와 만나보니 왼쪽 무릎이 아파서 걸어가고 있다. 완주를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걱정이 된다. 천천히 걷듯이 하다. 전복죽 주는데 도착했다. 전복죽을 한그릇 금방 비웠다. 맨소랜담을 찾으니 다 떨어졌단다. 천천히 가는데 구급차가 오고 있다. 무릎이 아프다고 하니 맨소랜담을 바르고 붕대를 감아준다. 좀 낳다고 한다. 걷다가 뛰다가 한다. 시계를 들여다 보며 걱정을 한다.“이대로 가면 완주를 할 수 있을까요?”,“아직은 시간이 충분합니다”

70km를 지날 무렵 동료 또 한분이 다리를 절며 걸어가고 있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양쪽 발바닥에 물집이 생겨 주사기로 물을 빼내었는데 또 물집이 잡혔단다. 잠시 벤치에 3사람이 앉아 쉬었다. 그러다 두 번째 만난 동료가 “아파도 먼저 갑니다!” 하면서 앞서 뛰어간다. 제2관문 83km가 얼마 안 남았다. 그런데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 잘못하면 제한시간에 못들어갈 것 같다. 미안 하기는 하지만 내 발걸음이 조금씩 조금씩 앞서가기 시작한다. 동료는 2번째로 울트라를 도전한 젊은 친구를 만나 같이 오고 있다.

드디어 제2관문에 제한시간을 10분 남겨놓고 도착했다. 과일과 음료수를 먹고 양말을 벗고 앉아 기다린다. 얼마후 동료가 도착했다. 그런데 30초를 남겨놓고 나이 많으신 분이 뛰어오신다. 모두 박수를 치면 응원한다. 3초를 남겨놓고 도착한다. 여러 사람이 붙어서 그분의 몸을 풀어 드린다. 다시 동료와 달리게 되었다. 뛰어가다 걸어가다를 반복한다. 스트레칭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단 음료수와 음식이 싫어진다.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었나보다. 그리고 갈수록 배 오른쪽 맹장부분이 살며시 아파온다. 그 위에 손을 대면 좀 나아진다. 너무 먹어 창자가 계속 흔들려서 그런가 보다. 90km지점을 통과하니 1시간 30분이 남았다 한다. 이대로 가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고 얘기해 준다. 그냥 걸어도 될 듯 싶다. 그렇지만 걷느니 조금씩이라도 뛰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어느새 날이 어두어 진다. 캄캄한 새벽에 달린 길을 다시 캄캄한 저녁에 달려간다. 앞서가던 선수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골인지점이 점점 가까워 진다. “거의 다왔습니다. 힘내세요!” 같이 가던 동료가 골인지점을 앞두고 힘이 나는 모양이다. 나를 앞질러 간다. 따라 갈려고 해보았으나 힘이 부친다. 내 페이스대로 가는 게 좋은 듯하다. 소나무 숲을 지나 골인지점이 다가온다. 멀리서 응원하는 소리가 나더니 눈앞에 빨간색 양탄자가 쫙 깔려있고. 양쪽에 죽 늘어선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를 해준다. “천천히 오세요” 두팔을 높이 들고 결승테이프를 끊는다. ‘찰깍!’ ‘야호! 울트라마라톤 100km를 완주했다!, 13시간 38분!’

고통으롤 치면 2001년 10월 춘천 풀코스 처녀출전이 100%이고, 2002년 금수산 산악마라톤풀코스(21km) 4시간 30분 완주가 90%정도, 2003년 겨울철 국제알몸마라톤대회(10km)완주 60% 그리고 이번 울트라 100km 완주는 70%정도 된 듯 싶다.

드디어 울트라마라톤100km 도전에 성공한 것이다. 목에 완주메달을 걸어 준다. 메달이 엄청나게 크다. 대형타올로 몸을 감싸주신다. 기다리던 동료 4명이 반겨준다. 두 사람은 완주 못하는 줄 걱정했단다. 월계관을 쓰고 완주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선수처럼! 기분이 묘하다.

뜨거운 국물에 밥을 말아먹고 집사람한테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집사람 왈 “당신은 사람이 아니고 신이야!” 옷을 찾아 갈아 입은 뒤 봉고차 뒷자리에 몸을 싣고 천안으로 내려왔다. 차에 올라 의자에 앉아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금새 잠이온다. 천안에 도착하여 잠이 깼다. 집에 도착하니 아들과 서울에 가서 공부하는 여대생 딸이 반겨준다. 메달을 벗어 건네주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풀코스 메달보다 2.5배는 크고, 독수리상이며 별이 세 개 조각돼 있다. 스타가 된 기분이다.

샤워하고 감기몸살 약을 먹은 후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8시간이 지났다. 고단했던 모양이다.

다음날 회사에 정상 출근하여 완주메달와 완주패를 들고 차장님께 자랑을 하니 “와! 수고했어, 사업소 소식에 게재해“, 그리고 직원들 모두가 놀라는 표정이다. 더구나 지난주 춘천에서 풀코스를 완주했는데 1주일 만에 울트라 100km를 뛰다니? 사람이 아니야! 대단해! 울트라맨! 여기 저기서 전화가 온다. 완주메달과 완주패를 점심시간에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전시를 했다. 모두 놀라워 하고 축하를 해준다.

사진관에 가서 메달을 목에 걸고 완주패를 들고 양복차림에 기념촬영을 했다. 아무래도 가보로 남겨야 할 것 같다. 이때의 내 모습을 사진으로도 남기고,

‘수원전력, 여운종과장 울트라마라톤 100km 참가’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함께 기사가 사업소 소식에 게재됐다. ‘울트라맨! 울트라 과장! 완주를 축하합니다’ 등 메시지가 죽 이어진다. 모두가 고맙다. 큰 일을 하긴 한 것 같다.

월요일 오후 퇴근시간이 되니 갑자기 어지러운 증세가 나타난다. 중국집에 얼른 짬뽕을 주문해 먹고 나니 괜찮다. 에너지가 갑자기 바닥이 났던 모양이다. 수요일이 되니 모든 근육통이 사라졌다. 영양결핍증세를 빼고는.

그리고 일요일 새벽 목에 커다란 완주메달을 걸고서 매주 달리던 단국대 안서저수지 주변 두바퀴 10km를 달렸다. 길옆과 병원에 있던 사람들이 커다란 메달을 자꾸 쳐다본다. 천안마라톤 클럽 회원들을 만났다. 울트라 마라톤 100km 완주 했다고 모두 놀라워 한다.

또 시제에 가서 친척들에게 자랑을 했다. “우리 집안에 마라톤 한 사람이 없는 데, 와! 대단해”

집에서 울트라마라톤 완주메달과 그동안에 모아온 각종 메달을 한데 모아 작품사진을 찍었다. 메달을 세어보니 풀코스 메달 9개, 하프 메달 22개, 10km 메달 2개 총33개이다.

마라톤을 시작한지 2년6개월! 165cm키에 62.5kg, 모든 잔병이 다 없어지고 10년은 젊어진 느낌이다.

마라톤으로 체력품질을 혁신한 덕택으로 회사내 직무제안 천안상 수상(2002.12), 전국품질경진대회 대통령상 금상 수상(2003.9)등 부가상을 받았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튼튼한 몸을 주신 부모님, 조상님들 그리고 마라톤을 가르쳐주신 권영완 부장님, 나승철울트라님, 김명철 울트라님, 박창기 울트라님, 김동현울트라님, 서울마라톤클럽 박영석회장님과 봉사자 여러분과 이 영광을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요!


2003. 11. 10

Beyond the Horizon Ultra Dream 2003 Seoul 100km Ultra Members

한전 수원전력마라톤동호회 총무 여운종
(전화 031-230-4393, 019-286-3917 yeaoj@kep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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