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응모> "킬리만자로의 표범" 제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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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삼 작성일03-11-08 18:37 조회47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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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떠어라 해야 떠어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고운 해에야 모든 어둠 먹고 애띤 얼굴 솟아라~~~"
아침 끗발 상 끗발.
아침에 텐트를 치지 않는 넘들은 모두 한강에 투신하라.
떠오르는 햇살의 정기를 받으니 온몸에 열기가 뻗친다...
내 비록 감기로 인해 일주일간 감기약과 죽밖에 먹은건 없지만
언제는 뭐 잘 먹고 살아온 인생이였던가.
농군의 자식으로 어릴적부터 풀뿌리 먹고 잡초처럼 살아온 나의 인생.
그리하여 내가 좋아 노래도 너훈아의 "잡초"며
마라톤클럽 역시 풀뿌리 클럽의 명가 "일산호수마라톤"
사는 꼬라지도 풀뿌리 민주시민이다 이 말씀...
아이고, 지랄.
또 쓸꺼 없으니 씰데없는 소리 질질 짜고 앉았다.
잠실대교 지나고 올림픽...천호대교...를 지나는데 발등이 아프다.
끈을 좀 졸라 매었나 싶어 느슨하게 풀어 다시 뛰었지만 내내 아프다.
아픈만큼 성숙한다지만 이놈의 마라톤은 아픈만큼 퍼지는 법...
갈길은 멀고 해는 지는데...우야꼬... 아, 아직 해 질려면 멀었구나.
"지금 기분이 어떠신지..."
홍보팀 직원이 아예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따라 오면서 촬영한다.
저놈의 오토바이를 내가 타는 험한 꼴은 없어야 될텐데...
"머 이제 80키로 밖에 안남았네요. 아직 괜찬네여...히죽"
그럼, 100키로 뛰는데 이제 20 뛰고 안괜찮으면 그기 울트라냐.
그래도 생각이 얼매나 긍정적이냐.
80씩이나가 아닌 80밖에 안남았다고 말하는 저 자라의 긍정적 사고.
자라, 홧팅!
그러나 나중에는 에이씨~ 아직도 20이나 남았네. 죽여라 죽여...
그랬던 것이었습니다.
중간에 뛴건 뭉텅뭉텅 건너 뛰고...(별로 쓸 이야기 없음)
55키로 첫관문, 여의도에 들어 오니 회원들이
"우와~~ 자라 살아 왔다. 자라 빨리 물 멕여라"
나원참....내가 죽으러 갔다 왔냐. 내가 무슨 라이언 일병인가.
하긴 자라가 울트라 완주한다는데 대해 자신한 사람 한명도 없었으니깐.
에라이, 열받아서라도 완주 해야지.
내가 누구게...지렁이...왜...밟으면 꿈틀하잖아.
미모의 자라 언니 민경씨의 후끈한 포옹을 받고 나니 어떤 마사지,
어떤 스트레칭보다 헐 났다.
앞으로 자라에게 힘을 줄 때는 자라부인 또는 자라언니들의
찐한 포옹을 부탁해어어어어어~~
이젠 전복죽이 있다는 60키로 지점을 향해 돌격 앞으로...
서울 울트라마라톤 최고의 간식. 전설의 전복죽이 있다는 가양대교로...
국회의사당을 지나는데 갑자기 무지 힘이 솟는다.
이거 왜 이러지. 아...여기 지력이 좋쿠나. 국회의사당이 보통 땅이냐.
힘이 뻗쳐 주체를 못하는 인간들이 워낙 많은 곳인지라
발 밑으로 기운이 용트림하는지 발걸음이 졸라 빨라진다.
1위 선수가 반대편에서 뛰어 가신다. 우와 나하고 그럼 얼마나 차이 나는건가.
(그분과 시간을 따지니 내가 6시간을 더 뛰었더군...같은 울트라 맞어?)
우와 죽이다, 전복죽. 근데 안준다.
"조기 8백미터만 더 가면 반환점인디 후딱 갔다 오이소"
무슨 넘의 8백미터는 왜이리 멀어. 죽 먹으려다 죽겠네.
다리밑에서 죽한그릇씩 먹은 울트라 전사들...
패잔병들 처럼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다.
에고 나도 모르겠다.
바닥에 누워 벽에 맨발을 붙이고 있으니 고마 일어나기 싫타.
뒤에서는,
"에이 전복이 아니잖아. 에이 죽이 다 퍼졌잖아..."
궁시렁궁시렁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참말로 아즉 힘이 남았는 갑다. 런다의 우즈 장재덕이와 누워서
" 우즈야, 우리 먹은거 전복죽 맞제? 전복 껍데기 저그 있는디"
"형, 신경 쓰지마. 전복 아니면 먹지 마라 그래. 걱정도 팔자다.
울트라는 전복죽 묵으려 왔나 뭐"
키들키들... 내가 웃고 있는 그새
"행님요, 먼저 갑니더..." 그카더니 '행' 가버린다. 나쁜 넘. 더 있어 주지...
전복죽도 먹었겠다...가세 가세 가보세. 나도 가야지.
성산대교.양화대교.서강대교.마포대교...
서강에서 마포대교까지 1.8키로 밖에 안되는데
이건 18키로는 더 되는거 같다. 에이 열여덜열여덜...18.18.18.에이틴에이틴...
다시 여의도로 들어 왔다. 기다리던 회원들 눈을 동그랑땡으로 나를 쳐다 본다.
"저 시끼...저...저 자라시끼가 돌아 왔다"
아니 저 인간들이 돈 내기를 했나. 내가 포기하는 쪽으로 몰빵을 질렀나...왜저래.
한강물에 칵 빠져 죽어줄까. 아, 자라는 한강에 빠져도 안죽지. 그럼 칵 새끼줄을 매?
"자라야, 니 괘않나" "괘않타"
"힘들면 기냥 여그서 푹 자라" "아이다. 내 갈란다"
왠만하면 디비져 잤으면 하는 얼굴들을 뒤로 하고 씩씩하게 일어났다.
"에고, 좆됐네. 이제 안갈 수도 없고..."
어이야 디이야 우리님 가신 길에 흰국화 만발해라 어이야 디이야~~
이거 진짜 이러다 낼 아침 내 책상 위에 흰국화 올라 오는거 아이가.(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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