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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나 홀로 반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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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희영 작성일03-02-23 02:05 조회5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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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5시 54분. 지난 해 9월 초이래 처음 찾아 온 반달 출발지에 다시 섰다. 비의 영향일까 아무도 보이지 않는 한강변에 홀로 섰다. 많는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달리는 사람들로 붐비던 일요일의 반달모임에 익숙해져 있는지라, 비는 내리고 어둠은 점점 깊어가는 토요일의 반달은 약간은 무섭기도 했다.

반포대교와 한남대교 사이에 있는 철탑 부근에서야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분이 있었다. 자연스레 손인사를 건네는 그 분의 동작에서 원숙한 러너임을 느낀다.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에 나도 재빨리 손을 들어 답을 한다. 얼마 안가서 또 한 사람을 만났다. 그래도 달리는 사람들이 있구나!

만남의광장에 올라 온 이동윤님의 [서울마라톤은 변해야 한다?]와 허창수님의 도전적인 글들이 밤길을 달리는 내 작은 가슴에 다가왔다. 그 분들의 글을 읽고 난 후 내 마음은 웬지 편하지가 않았다. 허창수님이 건의한 3월 2일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은 한 장도 보이지 않았다. 그 건의가 좋아 나도 추천 단추를 꾹 눌렀었는데......

안양쪽 관악산 자락을 이틀에 한 번 꼴로 달린다고는 하지만, 달리는 거리가 충분하지 않았기에 반달의 반환점까지 오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부터는 등산으로 말하면내려가는 길이다. 힘이 솟는다.

그러나 내 인생 또한 내리막길이라 생각하니, 반포로 가는 걸음이 순간적으로 주춤거려진다. 어쩌다 이렇게 나이가 들었나! 열심히 산다고 발버둥쳤건만, 이루어 놓은 것은 없고.

되돌아 오는 길, 탄천교에는 잠실로 달려 가며 그토록 찾았건만 찾지 못했던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3월 2일 서울마라톤대회 보다도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사고를 예방하는 글자들이 더 크게 적혀 있었다.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그 현수막에는 서울마라톤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차 있었다고.

잠실로 달려오며 느꼈던 서울마라톤에 대한 마음 속 실망감이 두 다리의 생동감으로 바뀌었다. 청담대교 지나 토끼굴 부근에서 또 하나의 현수막을 보았다. 입가에 웃음이 돈다. 이 비용은 누가 부담해야 하나!

21킬로를 달리는 동안에 만난 사람들은 오가며 마주친 원숙한 러너 외에 세 명의 달리는 사람들과 일곱 명의 산책나온 분들에 불과했지만, 가까이 혹은 저 멀리 있는 셀 수 없었던 가로등들은 내 젊은 날 나이트 클럽의 빨간 스커트을 입은 웨이트리스가 되어 다음에도 오라며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밤 8시가 넘어 혹시나 하고 서울마라톤클럽 사무실에 들렸다. 윤현수 조직위원장은 대회 당일 각종 코멘트를 상대방에게 개인 휴대폰으로 불러주고 있었다. 얼마 안 있어 박회장님, 송진우님, 신동희님, 김명호님, 김미영여사께서 오셨다. 저녁을 드시고 오시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주일 남은 대회 준비로 분주하신 거였다. 얼마 안 있어 정영철님도 나타나셨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묵묵히 맡은 바 일을 다하는 분들의 일부를 오늘도 보았습니다.
9시가 다 된 시각에 저녁도 먹지 않고 각자의 집을 향해 도망치듯 사라지는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요원들을 보았습니다.
저녁을 대접하지 못해 안절부절하시며 주차장 이곳 저곳을 다니시던 박회장님을 보았습니다.
혹시나 하고 공짜 밥을 먹으려고 이 분들이 다 사라지도록 현장에서 서성거린 박희영이라는 못된 사람도 보았습니다.

다시 남태령을 넘어 집으로 옵니다.

박회장님이 언급하신 [서울마라톤을 자신의 사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한 분이 의도적인 비난과 모함을 하고 있기도 하나 .....] 부분이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백오리 길을 달리는 사람들은 여타의 사람들과 다를 줄 알았는데 똑 같다며, 조직내의 갈등을 아쉬워하며 떠난 걸까, 이 곳 만남의 광장에 반년이 넘도록 그 풍성한 글 한 줄 올리지 않는 sub -3의 사나이가 못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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