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달리기의 차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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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3-02-03 17:48 조회71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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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설날 연휴로 게을러지고 무거워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누워서 TV와 눈싸움을 하던 중,
충남 서산에 사는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엄기봉님(39)이 출연한
모방송국의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라는 특집방송
후속편을 시청하게 되었다.
엄기봉님은 3급 지체장애우로 신체도 왜소하고,
손도 부자연스럽고 언어구사능력도 자유롭지 못한 분으로,
어렸을 때 뇌성마비로 인하여 장애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님의 얼굴에선 힘든 삶으로 인한 아픔을 전혀
읽을 수 없는 맑은 표정뿐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이봉주선수가 달리기를 통하여
상금도 타고 효도도 한다는 것을 알고는
눈이오나, 비가 오나, 궂은 날씨에도 맨발로
논두렁 밭두렁을 쉼 없이 매일 달리고 또 달린다고 한다.
요즈음 같은 추운 겨울에도 반바지와 조끼 런닝셔츠
하나만 달랑 입고 맨발에 양손엔 운동화를 들고 달린다.
운동화가 아까워 맨발로 달리는 님의 발바닥은
그야말로 곰발바닥처럼 굳게 알이 박혀 있었다.
님이 노모와 단둘이 살고있는 집은 바람만 간신히
막을 수 있는 움막집으로 날마다 땔감을 구해야 하는
어려운 살림으로 이웃들이 음식이라도 담아주면
행여 식을까 꼭 감싸 안고 팔순노모에게 드리려고 달려간다.
그런 엄기봉님이 마라톤대회에 나가 상금을 타서
노모에게 효도를 하겠다고 마라톤대회를 출전하였다고 한다.
지난 2003.1.19 고성군에서 주최한 이봉주 훈련코스마라톤대회에
한끼만의 식사를 한후, 풀코스에 출전하겠다고 하여
주위에서 말리고 또 말려,
하프코스에 출전하여 2000명중 100위안에 골인하여
특별상과 트로피를 받고는 노모에게 달려가 자랑을 하고
상금으로 떡국사서 정성스럽게 끓여 드리는 천진난만하고
스스럼없는 님의 표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하였다.
동네의 모든 분들도 내일처럼 기뻐해주고 장하다고 등을
두드려주니 풋풋한 정이 강추위도 무색하게 녹일것만 같았다.
남들은 긴타이즈에 추위를 이길수 있는 좋은 복장을 하고 달리지만
그저 머리끈 하나에 반바지, 런닝셔츠만을 입고도 추위도 잊은냥
마냥 즐겁게 달리는 그를 보면서 느낀것은 달리는 내내
"런너스하이"에 흠뻑 젖어서 달리는 것 만 같이 보였다.
39세의 엄기봉님이 부자연스러운 발음으로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노모에게 드릴 떡국을 끓이며 부르는 노래와
소금으로 간을 맞추며 "아이 맛있다"라며
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과 노모와 단둘이 앉아
행복하게 먹는 떡국이야말로 그에게는
올해야 말로 가장 의미가 깊은 새해를 맞는 모습같았다.
노모에게 특별상으로 받은 트로피를 안겨드리니
긴가민가하시는 노모께서는
"혹시, 혼자 뛰서, 1등 한거 아녀" 하시고
"히히!! 아녀요" 무지무지 많은 사람들과 같이 뛰었어요오!"
"그리고 상도 받았고요?"
"앞으로 일등해 상 받아 맛있는거 많이 사들릴께요?"하는
엄기봉님의 순진무구한 표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하였다.
방송이 나간 후 많은 분들이 운동화도 보내주고
성금도 보내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메마르지 않는 훈훈한 정을 갖은 분들이
그래도 아직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날이었다.
달리면서 일시적으로 느끼는 "런너스하이" 보다
엄기봉님처럼 어려운 삶 속에서도 즐겁게 살며
마치, 달리는 내내 "런너스하이"를 느끼는 것만 같은...
그런 달리기 였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천/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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