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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샤워장에서 감상해본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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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석 작성일03-01-30 14:21 조회1,2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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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네 사람이 사무실에 모여 대회 준비와 아마연에 관련된 논의를
하다가 0시 25분에 사무실을 나섰다. 새벽 1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으나
6시에 깨어났다. 다소 피곤한 듯 하나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아파트를 나선다.
기온이 금년 겨울 중 가장 낮은 영하 14°, 체감온도는 20°이하라 한다.
추위에 아랑곳 없이 동네 조깅코스를 달렸다. 웬일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기분이 상쾌하고, 느긋함을 느끼면서 12km를 뛰었다. 피로는 말끔히 가신 듯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체감온도는 한 여름을 느끼게 한다.
윈드자켓을 벗으니 면T가 물에 적시기나 한 듯, 땀에 흠뻑 젖어있다.
샤워를 하면서 무심코 시선이 다리로 쏠린다. 곧게 뻗은 다리, 알맞게 이루어진
근육들, 만져보니 탄탄함을 느끼며 내 자신이 봐도 보기가 좋다.
수년 전에 대학 동기가 한 말이 생각난다. 동기 동창회에서 회장이 나보고
달리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라고 졸랐다. 망설이다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모 대학원 원장인 한 친구가 일어서더니,
"여러분! 저 친구 말을 듣지 마시오!" 하면서 저 친구는 타고난 소질이 있는지
모르나, 나는 25년 간 당뇨로 고생하고 있으며 간도 좋지 않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한다. 저렇게 미친 듯이 뛰다가 수일 안에 저 친구 부고장이 날아올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기에 기분은 좋지 않았으나, 헤어지면서 "김 교수 충고 잘
명심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3개월 후 늦은 봄에 한강에서 운동을 끝내고, 한 아파트 단지를
지나오다 잔디밭에서 골프채를 들고 서있는 그를 만났다. "골프연습을 하는거요?"
했더니 대답도 하지 않고 짧은 팬티를 입고 서 있는 나의 다리를 유심히 드려다
보면서 "다리 좀 만져봐도 되겠느냐?"고 한다. 또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려고 하나?
좀 쑥스러웠으나, "만져봐" 했더니, 대퇴부와 종아리를 만지며 하는 말이
"야! 20대 저리 가라네!" 라며 감탄을 한다.
"20년 가까이 뛰었으니 당연하지!" 했더니 내일아침 몇 시에 한강에 나가느냐
물었다.
다음날 아침 7시에 한강에서 만났으나, 아직은 뛰기가 어렵다해서 걸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에 그에게 맞는 새 조깅화가 있기에 갖다주고 운동을
시작해보라고 권했다. 그 후 헬스클럽에 나가기 시작해 처음에는 런닝머신에서
걷다가 조금씩 뛰어 3km 정도를 뛴다고 한다. 한강에서 만난 지 5개월이 지난 무렵
만나자는 전화를 받았다. 안색이 훨씬 좋아지고, 헬스에 가서 운동을 한 후 혈당을
측정해 보면 당이 많이 내려가 기분이 좋다고 하면서 뛰는 요령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그가 걱정해준 나의 부고장은 아직도 유보되고 있지만, 건강을 찾아
좋아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나도 고마움을 느꼈다.

인간의 노화는 다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을 한다. 튼튼한 다리와 기능을
유지하려면 적당한 근육과 원활한 운동신경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근육에는
칼로리를 저장하는 세포와 에너지를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라는
근세포가 있어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게 해주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세포크기와 수가 증가한다고 한다. 아무리 좋다는 보약을
먹는다해도 우리 몸에 근육을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근육은 운동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며 자극에 대한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3일간 계속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은 풀어지기 시작하고, 1주일을 계속해 운동을 하지 못하면 근육이
많이 풀어지게 되며 3개월 간 운동을 못하면 체중증가는 물론이며 운동을 시작할
당시의 근육상태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근육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필요여건을
항상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규칙적인 운동이외는 없다. 근육은 건강한
생활과 적극적인 활동을 위한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 내가 만져보는 나의
다리 근육이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면 매일 규칙적으로 달릴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런데 달리면 너무나 좋은데, 달리지 않을 이유도 없다.

80대가 되고, 90이 되어도 달릴 수 있는 다리의 근육이 유지되어 주어진 삶을
건강하게 살며 생을 밝고, 깨끗하게 마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모습이
영원으로 이어질 수만 있다면...!

즐거운 마라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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