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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안녕하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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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석우 작성일03-01-28 15:39 조회5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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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슈?
한겨울의 추위가 꽤 매섭군요. 요즘 어찌 지내슈? 뭐 별일 없으시지?
나? 난 시카고에 계신 울 엄니 젓가슴 만지구왔수.
울 엄니 기억하지? 아직 생전에 계십니다.
울 엄니!
시리도록 서글픈 울 엄니!
내 나이 이제 오십 이건만 팔순이 다 되신 쪼그랑 밤탱이 울 엄니는 아직도 이 못난 자식 걱정이 태산이십니다.
이 사람아 길 건널 때 조심하구, 밥은 제대로 먹구 다니는겨?
얼굴이 왜 이리 상한겨? 어디 아프진 안남? 속은 괜찮구?
새끼만 챙기지 말구 먼저 챙겨 먹어야 내자와 새끼도 건사하지.
직장은 별 걱정 없는거지? 윗사람에게 잘 하구 아랫사람들도 잘 챙기구.
너무 모나지 않게 행동하구 그리구 화내지 말구 다들 잘해줘야 좋다구하는겨.
담배는 참말로 끊은거지? 술도 인자 안마시지? 술일랑 당췌 마시지 말어.
아부지 생각혀봐 그노므 간경환지 내 지금도 생각만 허면 억장이 무너지고 미워 죽겄어.
자식 생각허면 절대루 술일랑 멀리 해야혀. 유전은 아니지만 조심해야 한다구혔어.
명심혀. 느이 색시하구 느이새끼 내꼴 안만들려면 명심혀.
엄니! 걱정 안 해두 잘 하구 있어유. 글구 엄니는 엄니새끼 걱정하면서 나보고 새끼 걱정 하지말구 나 먼저 챙기라구 하면 워쩐돼유?
나두 내 새끼니께 새끼먼저 걱정하는 것 당연지사 아님감?
엄니새끼 걱정 하지 말구 엄니 새끼의 새끼를 걱정 하는게 엄니새끼 걱정 덜어주는 것 아님감?
안그류?
그럼 울엄니, 그래도 난 내 새끼가 먼저 걱정 되는걸 워쩌!
엄니 이자 저도 나이가 오십이유,
그래봐짜 내새끼여~
울 엄니 오늘도 자식 걱정이 태산이십니다.
아버지 돌아 가신지 20년도 훨씬 넘었건만 아직도 돌아가신 양반 탓하며 화내시는 건 당신 빈 가슴 채우려는 것 아닐런지요? 그걸 알면서도
엄니! 이제 돌아가신 양반 그만 탓하시구 화푸슈 라고 할라치면
풀긴 뭘 풀어! 그인사 말만해도 난 아적도 화가나 죽것어!
내 새끼덜 고생 하는걸 생각혀봐, 아직도 억장이 무녀져~
잘 나갈 때 지 새끼 걱정은 안허구 남들만 좋은일 시킨 인사여 그 인사가.
나 고생한건 아무렇지도 않어. 하시며 금새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십니다.
아마도 그건 울 엄니 나름대로의 돌아가신 양반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과 사랑방법이구 오랫만에 만난 큰자식에게 토해내는 속정 이심을 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얼른 울 엄니 등 뒤로 가서 엄니를 껴안고 옷 밑으로 손을 밀어 넣어 하나 남은 울 엄니 젓가슴을 만질라치면,
아이구 왜이려? 징그럽게.
아니 엄니! 새끼가 엄니 젓 만지는게 뭐가 징그러워유 그만 화푸슈
난 울 엄니를 와락 더 꽉 껴안습니다. 그리곤 젓가슴 속을 파고들고 엄니 볼을 부벼댑니다. 그럼 울엄니는 꼼짝을 못하십니다.
그리고 귓속말로 엄니! 오래사슈 그래야 보기 싫은 아버지 곁에 낭중에 가지,
그럼 울 엄니는
내가 죽은 그 인사 미워서 그랴? 느이들 고생하는 것이 안스러워서 그러지.
울 엄니 젓 가슴은 외짝입니다.
큰아들 제대하던 초겨울에 오랜 병중에 계시던 울 아버지 서럽게 보내시고 그 한이 왼쪽 가슴에 멍울이 맺히셨는지 석달도 안돼서 한쪽 가슴을 도려 내셨습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그 훨씬 전부터 당신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아시고도 병중에 계신 당신 지아비 때문에 또 군에 있는 당신 새끼들 걱정 할까 봐 아무 말씀 않으시고 혼자 끙끙 앓으시며 참고 참으시다 터진 것이라는 것을 난 알 수 있었습니다.
광화문에 있는 원자력병원에서 유방암3기 통보 받던 날을 난 잊을 수 없습니다.
보호자가 안계신가? 떠꺼머리 젊은 놈에게 의사 선생님께서 하신 첫 마디였습니다. 제가 보호잔데요.
그래? 유방암일쎄 그것도 겨드랑이로 이미 전이가 되었네 어찌 이렇게까지 무심하게 놔두었나. 당장 입원 수속하고 수술 해야 하네.
귓속이 우렁우렁하고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머리가 하해지며 텅 비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울 엄니 왼쪽 젓 가슴을 겨드랑이부터 왕창 도려내 버렸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양은 세수대야에 도려낸 울 엄니 젓 가슴을 담아 날카로운 핀셋으로 마구 헤집으며 이게 바로 암 덩어리 일쎄 하고 보여주던 그때부터 울 엄니 젓가슴은 하나 뿐입니다.
그 후로 난 가끔씩 울 엄니 하나뿐인 젓가슴을 만져봅니다.
글구 속으로 혼자 말 합니다. 엄니! 엄니 평생 쌓인 한과 울분과 속상함과 서글픔등을 한쪽 가슴에 다 담아 싹둑 도려내 버렸으니 이제 남은 이 한쪽일랑 좋은일만 담으시구려
그러면서도 아직도 울 엄니 맘 편하게 못해드리고 걱정에 걱정만 하시게 하는 난 너무도 못난 자식입니다. 언제나 철이 날까요?
훌쩍 야윈 내 얼굴을 거친 손으로 쓰다듬으시며
애비야? 얼굴이 어찌 이리 반쪽이여? 참말로 괜찮은겨?
엄니! 참말로 괜찮아유. 뜀박질해서 살이 많이 빠져서 그류.
어려서부터 에미 걱정 할까봐 싫은 소리는 않하드만 참말여? 글구 왠 뜀박질이여?
그류, 참말로 괜찮어유. 뜀박질 많이 하믄 나이들어 건강에 좋대유, 해서 살은 조금 빠졌지만 서도 더 건강해졌슈.
참말여? 그려도 나이가 들면 살이 좀 두둑혀야 보기가 좋은것인디… 애비야 참말이지?
에미가 보기엔 썩 좋아보이지 않은디 조금씩만 뗘댕겨, 밥좀 많이 먹구
밥 먹는 내내 옆에 앉으셔서 고기 한점이라도 더 새끼 입에 넣어 주시려고 당신 드시는 것은 뒷전이시고 걱정이 끊이질 않으십니다.
서울 가서도 밥 꼭 챙겨 먹구 담배와 술일랑 당췌 멀리혀.
야! 알었슈. 엄니! 이자 그만 걱정하시구 엄니도 어서 좀 잡수슈.
난 고개를 푹 식탁에 처박고 밥만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두공기나…
젠장맞을. 어이 참… 눈물이 나 혼났습니다.
형!
나 아직 철없음을, 너무 이기적임을, 부모가 자식 걱정하는 마음이 끊임 없음을 새삼 알았구 내가 내 새끼 걱정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울 엄니 아직도 늙어가는 당신 새끼들 걱정에 여린몸 지탱하시며 지내시고 계심을 알고 가슴이 휑 하여짐은 시카고의 시린 바람 때문만은 아니더이다.
미안합니다. 그냥 혼자 서러움에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이제 곧 설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더했나 봅니다.
고향 잘 다녀 오시고 살아계신 부모님들께 자주 찾아 뵙고 안부전화 드립시다.
뛰는 것도 느린 놈이 생각도 느리고 철도 늦게 드는가 봅니다
근데 한가지 물어나 봅시다.
나 이제 어쩌지요?
얼굴 야위었다고 근심 걱정하시는 울 엄니 땜시 내 맴이 맴이 아닙니다 그려.
울 엄니와 같이 있는 내내 밥만 먹고 뒹굴었더니 배가 3개월이 돼버렸습니다.
울 엄니 걱정 하지 않으시게 그만 뛰어 댕겨야 할까요? 아님 계속 뛸까요?
우문에 현답 부탁드립니다. 늘 평안 하시고 건주하십시요.


느~림~보~ 이 석 우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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