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벼룩 해운대 피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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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3-01-09 23:01 조회50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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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입니다
서울에 벼룩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잘 생긴 남자 벼룩은 매정한 현대 도시에서 살아 남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정말
잘 알고 있었습니다. 도시 사람들은 거의 매일 매일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또 어떤 때는 무슨, 무슨 파티에 간다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어떤 아가씨와
데이트를 한다 하며 한 시간도 못 되어 다시 옷을 갈아입곤 해서 벼룩은 부랴부랴
이 옷에서 저 옷으로 저 옷에서 이 옷으로 봉사 파밭 두드리듯 하며 옮겨 다녀야
했습니다
옛날 시골에서 살 적에는 한번 자리 잡으면 며칠씩은 한곳에서 그럭저럭 안심하고
붙어 살 수 있었는데 이곳 서울로 이사와서 부터는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입니다
그렇지만 이 남자 벼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일년에 한번은 바닷가를 못 잊어
여름 휴가는 꼭 부산 해운대로 피서를 갔습니다. 멋들어진 검정 색안경을 쓰고,
온몸에 올리브유를 듬뿍 바르고, 비스듬히 뒤로 경사진 하얀 해변 의자에 누워
밀려오는 파도의 하얀 포말을 바라보며 과일 쥬스 한잔을 배달시켜 먹는 그 맛,
그러면 지난 일년동안의 긴장된 서울 생활의 스트레스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는 정말 그 멋으로 살았습니다
작년 여름이었습니다.
복 더위가 오자 서울에서 일찍 서둘러, 때 맞춰 이곳 부산 해운대에 내려와 작년 그곳에
자리를 잡고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다시 또 그 쥬스 한 잔을 마시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금방 얼어죽겠다는 듯 벌, 벌, 벌 떨며 숨이 넘어 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벼룩은 쓰고 있던 색안경을 머리 위로 올리며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자기와 같은
남자 벼룩 한 분이 입술이 추위에 새파랗게 질리어 덜덜덜 떨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
그래서 이 벼룩은 그 벼룩에게 물었지요. 같은 동료 의식으로 동정의 눈길을 보내면서..
" 아니, 댁은 뉘시고 살기는 어디서 사시는데 오늘 같은 이 삼복 더위에 그렇듯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단 말이요 ? "
그러자 이 불쌍한 벼룩은 몸이 약간은 추스리어진 듯 턱을 모아 침을 한번 삼키며
말했지요.
" 아, 예 ! 소생은 서울 사는 아무개 벼룩인데 해마다 여름에는 이곳 해운대에 피서를
옵지요. 이번에는 오토바이 타는 어느 젊은이 머리 위에 앉아서 왔는데,
아, 작년과 달리 화이버를 쓰지 않고 죽어라 ! 고속도로를 쥐어 밟는 바람에
추워서 뒈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웬 그 놈의 오토바이 젊은이, 그렇게 무섭게 빨리
달릴 수가 있을까 ? 이곳에 오지도 못하고 그냥 고속도로 위에서 떨어져 나가 딩굴뻔
했다니까요 ! 그 놈 머리카락 끝에 붙어 오느냐고 아조 혼났지요, 아, 아 , 에이 취 ! "
그러자 처음 벼룩이 불쌍한 벼룩에게 가까이 다가가 내년에 다시 올 때는 매년 자기처럼
해보라고 하며 귀에 대고 가만히 그 요령을 속삭여 주었습니다.
금년 여름,
세월은 또 유수와 같이 흘러 삼복 더위가 다가오자 그 잘 생긴 벼룩은
일정을 잘 잡아 부산 해운대에 당도, 하얀 해변 의자에 길게 누워 검정 색안경을 내려
쓰고, 마악 쥬스 한잔을 배달시키려는데 바로 뒤에서 또 어떤 벼룩이 추위에 오돌, 오돌
떨면서 다 죽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벼룩은 썼던 검정 색안경을 머리위로 올리며 고개를 돌리자, 방금 도착한 바로 그
벼룩은 작년에 자기가 어떻게 해서 내려오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세히 설명
해 줬던 바로 그 벼룩이었습니다.
" 아니, 당신은 작년에 내가 어떻게 하라고 요령을 알려 줬는데 그대로 하지 않고
당신 고집대로 또 그렇게 했단 말이요 ? 내가 그랬쟎소 ? 뭐 하러 고속도로로
오는 사람들에게 묻혀 오느냐고 ? 김포공항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거기 들어오는
탑승객 한 사람에게 옮겨 붙으면 편안하게 비행기 타고 오고, 시간도 한 시간이면
되고... 그게 뭐 그리 어려워서 또 고속도로로 왔단 말이요 ? "
그러자 그 불쌍한 서울 벼룩은 아직도 추위와 공포에서 덜 깨어난 듯 몸을 후두둑 떨며
도대체 아직도 어찌된 영문을 모르겠다는 투로 말했습니다.
" 아, 했지요 ! 선생님이 일러준 대로했지요. 우찌 우찌 간 곳이 김포공항 화장실인데
아마 숙녀 화장실 이었나봐요. 좌우지간 일러준 데로 찬스가 되어 폴짝 옮겨 붙었는데
어찌나 포근하고 좋던지 그냥 스르르 잠이 들었나 봐요. 그런데 얼마를 잤을까요 ?
태풍보다 더 쎈 바람에 정신이 들어 깨어보니 제가 또 고속도로 위를 나달아
가는데 이게 또 웬일입니까 ? 어찌된 일인지 저는 작년 그 오토바이 바람둥이 폭주족
그 젊은이 콧수염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지 뭡니까 ?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 이 이야기는 저의 사업 파트너 스콧틀랜드 사람, 스튜어트 와들씨가 저녁 식사 후
저에게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한 겨울에 들어 보시는 해운대 피서 이야기로 추위를
잠시 잊어보세요.
이 글은 글쓴이의 칼럼, " 박복진의 마라톤 이야기 " ,
러너스코리아 ( www.runnerskorea.com )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입니다
서울에 벼룩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잘 생긴 남자 벼룩은 매정한 현대 도시에서 살아 남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정말
잘 알고 있었습니다. 도시 사람들은 거의 매일 매일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또 어떤 때는 무슨, 무슨 파티에 간다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어떤 아가씨와
데이트를 한다 하며 한 시간도 못 되어 다시 옷을 갈아입곤 해서 벼룩은 부랴부랴
이 옷에서 저 옷으로 저 옷에서 이 옷으로 봉사 파밭 두드리듯 하며 옮겨 다녀야
했습니다
옛날 시골에서 살 적에는 한번 자리 잡으면 며칠씩은 한곳에서 그럭저럭 안심하고
붙어 살 수 있었는데 이곳 서울로 이사와서 부터는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입니다
그렇지만 이 남자 벼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일년에 한번은 바닷가를 못 잊어
여름 휴가는 꼭 부산 해운대로 피서를 갔습니다. 멋들어진 검정 색안경을 쓰고,
온몸에 올리브유를 듬뿍 바르고, 비스듬히 뒤로 경사진 하얀 해변 의자에 누워
밀려오는 파도의 하얀 포말을 바라보며 과일 쥬스 한잔을 배달시켜 먹는 그 맛,
그러면 지난 일년동안의 긴장된 서울 생활의 스트레스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는 정말 그 멋으로 살았습니다
작년 여름이었습니다.
복 더위가 오자 서울에서 일찍 서둘러, 때 맞춰 이곳 부산 해운대에 내려와 작년 그곳에
자리를 잡고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다시 또 그 쥬스 한 잔을 마시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금방 얼어죽겠다는 듯 벌, 벌, 벌 떨며 숨이 넘어 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벼룩은 쓰고 있던 색안경을 머리 위로 올리며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자기와 같은
남자 벼룩 한 분이 입술이 추위에 새파랗게 질리어 덜덜덜 떨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
그래서 이 벼룩은 그 벼룩에게 물었지요. 같은 동료 의식으로 동정의 눈길을 보내면서..
" 아니, 댁은 뉘시고 살기는 어디서 사시는데 오늘 같은 이 삼복 더위에 그렇듯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단 말이요 ? "
그러자 이 불쌍한 벼룩은 몸이 약간은 추스리어진 듯 턱을 모아 침을 한번 삼키며
말했지요.
" 아, 예 ! 소생은 서울 사는 아무개 벼룩인데 해마다 여름에는 이곳 해운대에 피서를
옵지요. 이번에는 오토바이 타는 어느 젊은이 머리 위에 앉아서 왔는데,
아, 작년과 달리 화이버를 쓰지 않고 죽어라 ! 고속도로를 쥐어 밟는 바람에
추워서 뒈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웬 그 놈의 오토바이 젊은이, 그렇게 무섭게 빨리
달릴 수가 있을까 ? 이곳에 오지도 못하고 그냥 고속도로 위에서 떨어져 나가 딩굴뻔
했다니까요 ! 그 놈 머리카락 끝에 붙어 오느냐고 아조 혼났지요, 아, 아 , 에이 취 ! "
그러자 처음 벼룩이 불쌍한 벼룩에게 가까이 다가가 내년에 다시 올 때는 매년 자기처럼
해보라고 하며 귀에 대고 가만히 그 요령을 속삭여 주었습니다.
금년 여름,
세월은 또 유수와 같이 흘러 삼복 더위가 다가오자 그 잘 생긴 벼룩은
일정을 잘 잡아 부산 해운대에 당도, 하얀 해변 의자에 길게 누워 검정 색안경을 내려
쓰고, 마악 쥬스 한잔을 배달시키려는데 바로 뒤에서 또 어떤 벼룩이 추위에 오돌, 오돌
떨면서 다 죽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벼룩은 썼던 검정 색안경을 머리위로 올리며 고개를 돌리자, 방금 도착한 바로 그
벼룩은 작년에 자기가 어떻게 해서 내려오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세히 설명
해 줬던 바로 그 벼룩이었습니다.
" 아니, 당신은 작년에 내가 어떻게 하라고 요령을 알려 줬는데 그대로 하지 않고
당신 고집대로 또 그렇게 했단 말이요 ? 내가 그랬쟎소 ? 뭐 하러 고속도로로
오는 사람들에게 묻혀 오느냐고 ? 김포공항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거기 들어오는
탑승객 한 사람에게 옮겨 붙으면 편안하게 비행기 타고 오고, 시간도 한 시간이면
되고... 그게 뭐 그리 어려워서 또 고속도로로 왔단 말이요 ? "
그러자 그 불쌍한 서울 벼룩은 아직도 추위와 공포에서 덜 깨어난 듯 몸을 후두둑 떨며
도대체 아직도 어찌된 영문을 모르겠다는 투로 말했습니다.
" 아, 했지요 ! 선생님이 일러준 대로했지요. 우찌 우찌 간 곳이 김포공항 화장실인데
아마 숙녀 화장실 이었나봐요. 좌우지간 일러준 데로 찬스가 되어 폴짝 옮겨 붙었는데
어찌나 포근하고 좋던지 그냥 스르르 잠이 들었나 봐요. 그런데 얼마를 잤을까요 ?
태풍보다 더 쎈 바람에 정신이 들어 깨어보니 제가 또 고속도로 위를 나달아
가는데 이게 또 웬일입니까 ? 어찌된 일인지 저는 작년 그 오토바이 바람둥이 폭주족
그 젊은이 콧수염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지 뭡니까 ?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 이 이야기는 저의 사업 파트너 스콧틀랜드 사람, 스튜어트 와들씨가 저녁 식사 후
저에게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한 겨울에 들어 보시는 해운대 피서 이야기로 추위를
잠시 잊어보세요.
이 글은 글쓴이의 칼럼, " 박복진의 마라톤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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