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는 새겨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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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종생 작성일02-12-19 01:03 조회8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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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여수에서 김종생입니다.
나의 이 이야기는 자칫 "내가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딴지로 들릴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이 문제가 앞으로 우리나라 풀뿌리 마라톤의 발전과 관련하여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목소리를 높이고 싶은 부분이며 또한 된소리를 토하기 전에 다음의 우려를 미리 전하고자 한다.
내가 제기하는 문제가 마라톤과 관계없는 어떤 다른 내용들과 결부되어 동아를 싸잡아 매도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경계하며, 그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그 내용이 아무리 옳고 그름을 떠나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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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5 년 동안, "동아로 가자,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한 번쯤은 동아를 달려야지" 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선동해왔다. 버스를 대절해서 경주로, 서울로 밤길을 재촉해 꾸리꾸리한 러브-텔에서 잠을 설쳐가며 빠짐없이 참가해왔다.
그러나 나는 내년 동아(서울)대회에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기분이 심하게 상했기 때문이다. 참가자를 7000 명으로 줄이고 그나마 참가자 대부분을 자기네들이 개최하는 지방 대회 참가자들로 채우겠다는 "동아야욕"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물론 나 혼자 참가 신청을 않는다고 해서 권위주의에 도취된 그들에게 무슨 자극이 되겠나마는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들은 2000 년 71 회 대회를 경주에서 광화문으로 옮길 때 "동아대회는 본래 서울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서울로 가야한다"고 했고, 나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엘리트 선수들의 신기록 작성을 위해서라도 더더욱 서울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아니, "이것은 옮기는 것이 아니라 회귀하는 것이며, 보스톤, 뉴욕, 런던, 로테르담, 파리처럼 우리도 수만 명의 마라토너들이 도심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세계적인 대회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이러한 대회는 지금까지의 마라톤 역사와 전통으로 보아 당연히 동아만이 할 수 있다"는 정연한 괴변을 늘어놓으며 경주보다 공해가 훨씬 심하고, 시민들의 엄청난 교통 불편을 가중시킬 것이 불 보듯이 뻔한 서울로 옮겨갔다.
나는 그 때 "그나마 몇 개 되지도 않는 지방 대회를 서울로 가져가서는 않된다. 정 필요하다면 서울에 새로운 대회를 하나 더 만들라"며 악을 써대며 반대에 반대를 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을 하면 목이 얼얼하고 침이 마를 정도이지만 당연히 개소리가 되어 묻히고 말았다. 결국 힘없는 놈이 꼬리 내린다고 씁쓸한 기분을 억누르며 "이왕 서울로 옮길 거라면 우리도 제대로 된 굵직한 대회 하나 만들어 달라"며 기꺼이 박수를 쳐주었다.
최소한 내가 아는 한, 자기 대회 참가자들에게 70 퍼센트에 이르는 우선권을 남발하는 이토록 극도의 배타적인 대회는 어디에도 없다. 상업주의의 극치를 보인다는 뉴욕마라톤도 자기네 회원들에게조차 NYRR-SCORE가 9 점이 넘는 사람에게만 참가 우선권을 부여한다. 이건 정말, 오늘날 이 땅의 폭발적인 마라톤 붐을 주도해온 풀뿌리 마라토너를 대상으로 한, 주최자의 폭력이 아니고 무엇인가? 나는 이런 말도 않되는 자기들만의 원칙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미 여러 마라토너들이 언급했듯이 마라톤의 본질에는 다른 어떤 운동보다 진한 공공성이 배어있으며, 더욱이 서울의 심장인 광화문을 가로지르는 국내 유일의 대회를 개최하는 동아는 더욱 묻어나는 공익성을 견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사욕적 대회 개최에 매달리는 모습은 그나마 뿌리를 내리려는 우리나라의 마라톤 미래에 큰 장애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참가 제한 시간을 4 시간 30 분으로 정하고 참가자 수를 7000 명으로 정한 것도 아무리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고 스스로의 관리 한계를 고려한 고육지책이려니 이해하려 해도 탁상행정이요 업무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어차피 마라톤 대회란 것이 시민의 불편 감수에 대한 최소한의 동의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행사임에도 몇 명의 사무국 직원과 최소한의 홍보만으로 시민들을 설득하려 들지는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동아가 가진 모든 유용한 방법을 동원해 전사적이고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의를 받아내는 수준을 넘어서 주로에 나와 박수를 칠 수 있는 단계까지 치밀하게 기획하고 노력할 때 동아가 처음 내세운 세계적인 대회를 위한 서울로의 회귀 논리가 설득력을 갖지 않겠는가?
어차피 내년 대회는 이미 기획되고 단추가 채워지기 시작했다는 차원에서 그렇게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 다음부터는 지금까지 동아가 획기적으로 기여해온 우리나라 마라톤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사욕적 의도를 최소화하고 넉넉한 공익성을 회복하는 건전한 모습을 통해 초우량 세계적 대회로 거듭나길 간절히 바란다.
감사합니다.
히---임.
김종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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