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급한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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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부영 작성일02-07-26 13:51 조회36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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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도 여느날처럼 주섬주섬 챙겨서 집을 나섰다.
특별히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꿈자리가 어수선하여 나의 전용코스를
포기하고 운동장으로 천천히 걷고있는데, 뒤쪽에서 여러 마리의 급박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온다.
이곳에 말(馬)이 있을 리는 없고, 순간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면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뒤를 돌아보았다.
(찰라간, 얼마 전에 놀랐던 작은 개들의 무리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간절히.....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순간!
나의 애처로운 기대는 해변가의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어둠이 물러가는 시간이라 선명하지는 않지만, 가당찮은 작은 놈들의
무리가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나도 모르게 원래의 진행 방향으로 빠르지만 조심스럽게
나의 머리가 돌아왔다.
다음 순간,
급박한 위기상황에서 본능적(동물적 감각^^)으로 허리 쌕의 칼로 손이 가고,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등산용 칼의 잠금을 열고 사용할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요란하던 말발굽 소리가 나의 옆에서 멈출 줄이야,
(바람처럼 지나가길 조상님들께 간절히 기도했는데...)
조심스럽게 나의 주위를 확인하는 순간!!
쥐가 날 정도로 힘있게 잡고 있는 칼을 잡은 나의 손에서 풍선에
바람 빠지듯 한순간에 힘이 빠져나가고,
위대한 신의 피조물 앞에 선, 너무나 나약한 나를 발견함과 동시에
그 동안 나의 무서운 밤길을 지켜주었던, 은빛 선명한 등산용 칼이
한없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이 칼을 잘못 사용했다가는 영원히 달리기 못할 것 같아서)
나는 숨조차 쉬지 못하고 굳어버린 다리를 움직여야 한다는 본능의
소리에 상체는 미동도 않고 다리만 조금씩 움직여 간다.
벌써 마음을 들켜버렸음을 알지만, 그래도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혼이 빠진 나의 모습을 감추어보려고,
무겁게 밀고 내려오는 "눈꺼풀"밀어 올리듯 발걸음을 옮긴다.
아주 짧았겠지만,
너무나 길게 느껴지는,
타의로 이 땅에 옴을,
인간으로 태어남을,
한강변에 살 수 없음을,
처절하게 원망하는
바로 이 때 !!!!
어디선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새벽의 정적을 깨는 두어 차례의 "휘파람"
소리가 남과 동시에, 현재 상태를 확인조차 못하고 녹슨 기계처럼 움직이는
나의 옆에서 예의 그 요란한 말발굽소리를 흩날리며 바람처럼 사라져간다.
그 기나긴 시간 동안 나의 곁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알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게 "위대한 신의 피조물"은 나의 곁에서 긴 여운을 남기고 사라져갔다.
같은 하늘아래 공존할 수 없는 그와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우리들의 만남은
이렇게 막이 내려졌다.
얼마간의 "회복기"를 거쳐 "반정신"이 돌아 왔을 때, 되돌아보니 그 두려움의
기나긴 시간을 보냈던 그 거리는 놀랍게도.........
보통 걸음으로 다섯 걸음 정도였다.
이 장면에서 한번 더 놀랐다.
너무도 놀라서 운동장까지의 짧은 거리를 가는 동안, 혹시나 다시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 올까봐 빠른 걸음을 옮긴다.
마음속으로 운동장에만 도착하면 운동장 담벼락이나,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정글집 또는 나무에라도 올라가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며 "안전지대"를 향한다.
아내가 출산할 때도 이처럼 조마조마하지 않았던 것 같다^^
..............................
출근을 해서 동료 직원들한테 이야기를 하고 저승사자와 동급인 자에
관한 인상착의(머리가 작고, 몸매가 날씬하면서, 다리도 긴, 털은 짧고
매끈한 듯 - 사실 나의 몸매와 많이 닮은 듯 하다^^)를 설명해도 그 자를
아는 분들이 없기에, 인터넷에 "사냥개" 등으로 검색을 해보았으나 실력이
부족해서 인지 확인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나의 냄새를 빨리 잊어주길 바랄 뿐이다.^^
지난달 강릉의 경포 바닷가 횟집에서 "송방달"님께 들은 정보^^에 따라
근처 총포사에 갔더니 전자충격기는 8만원 정도, 소형 개스총은 쓸만한
운동화 한 켤래 정도의 가격인 15만원 정도로 안전을 생각하면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걱정이 된다.
충격기는 근접시 사용이 가능하기에 물렸을 때 사용을 하면 나까지
동시에 기절을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고,
또한 총은 무게가 조금 무거운 350g정도이며 사거리가 2m정도인데,
겨울철 들판에 불어오는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망설여진다.
참으로 허망한 것은,
달리기하는데 개스총을 차고 한다니.....(운동화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 아닌가 말이다.
하긴 제 놈들이 원인 제공자면서 말이다.
더욱이 울트라맨도 아니면서.............
아마 총을 구입할 것 같다.
지난날 헌병시절 권총도 다루어 보았으니 말이다^^
오늘 저녁은 전골에 소주 한잔하고 입가심으로 진국 한 그릇 해야겠다.
아내 처음 만났을 때 혼자서 이렇게 먹는 나를 보고 놀라서 기절할
뻔했단다^^
(사실 국물은 조금 남겼다^^)
인과응보인가, 업보인가^^ 김부영올림
추신 ;
"먹는 것 많이 주는 대회만 갈란다"에 답글을 주신 인상 좋은 이중식님,
강번석님, 광화문 게시판에 답글을 주신 안개등 이정환님 그리고
"우리동네 운동장 모습"의 글에 쟁쟁한 목문동을 통해서 답글을 주신
꿈이야기의 나강하님과 고영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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