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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자! 운동화를 빨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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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2-07-26 09:07 조회7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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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검정고무신 신고 억수같이 쏱아지는 장대비속을 뚫고
등교길을 가려면 우산의 가림은
조그마한 몸뚱이를 보호해 주지 못한다.
더구나, 여름철에는 양말도 신지 않은 검정고무신은
진창속에 빠지기라도 하면 한참을 끙끙대야 끄집어 낼수 있다.
조그마한 개울을 몇개 건너고 빗물에 넘친 논두렁길을 지나
으시시한 성황당 느티나무 고목을 지나
밤나무가 있는 교장선생님계신 관사를 지나면....
"학교종이 땡땡친다 어서 모이자"
흠뻑맞은 빗물 체온과 소란스러움이 한테 엉켜
비릿함이 교실에 가득 차 있다.

알록달록 지정된 교복도 아닌 난닝구와 나이롱빤쓰는
잠옷. 수영복을 동시에 소화하는 전천후로
여름한철을 무난히 보낼수 있는 옷이다.
그래도 형편이 나은 집 아이들은 발목위까지 올라오는
검정장화를 신고 비닐우비를 입고
빗물고인 웅덩이를 자랑스럽게 철벅철벅 거리며 등교를 한다.

장대같은 빗줄기가 더욱 거세어 지고
교실뒤편 급식소에선 노오란 옥수수빵이 익어갈 즈음...
담임선생님께서 먼곳에서 등,하교하는 아이들을 손을 들게 하시곤
3교시 수업이 끝나고 마을별로 상급생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고
인솔케 하여 집으로 먼저 돌아가게 한다.

이미 이때쯤이면 산골의 마을과 마을을 연결해주는
지름길 물살이 약해지는 강어귀에 솔가지를 켭켭이 쌓아
흙으로 다져만든 나무다리는 황토물살에 떠내려가고 없다.
큰시멘트다리를 건너 산기슭을 돌고 돌아 집으로 가야 한다.

교실에 남아있는 아이들은 3교시만 마치고 돌아간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옥수수급식 빵을 먹고, 남은 공부를 하려하지만
싱숭생숭하기만 하고 장대비는 그칠줄 모른다.

함석지붕과 홈통을 넘쳐 흘러 유리창을 때리는
빗물소리와 천둥소리, 낙뇌에 아이들은 움찔거리고
번쩍하는 번개후 속으로 "하나" "둘" "셋" 꽈과꽝!
자연시간에 배운 낙뇌 떨어진 거리를 제어본다.

"야" 국기봉위에 피뢰침이 번개를 먹어치운데....
"야" 비오고 번개칠때는 나무밑에 가지말래......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종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뚝방길 큰시멘트 다리위로 달려간다.
강가에는 어른들이 족대로 물가로 피해 나온
물고기를 잡기에 여념이 없고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망태기에 잡은 고기를 담는 형들이 보인다.
한켠에는 떠내려오는 나무등걸을 꺼내어 땔깜으로 쓰려고
건져내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용트림하며 흘러가는 황토물살을 다리위서 내려다 보면
가만히 있는 내가 물살위로 달려가는 착각을 일으킨다.
한참을 그러고 있노라면 어질어질하여
하늘도, 앞산도, 뒷산도, 모두가 뜀박질하는 것 같다.

어린마음에 은근히 겁이난다.
온 산과 들, 그리고 집들을 집어삼킬듯이 쏱아지는
장대비는 마을을 막아주는 뚝방 계단을 차 오르며
불어나는 황토물이 묻혀져가는 계단을 헤아리게 한다.

어둠이 내리는 들길에는 가래삽으로 물꼬를 트이게하고
돌아오시는 동네어른들께서
"아이고 10년만의 장마야?"
"아니 이사람아! 이런 빗줄기는 내사 난생 처음일세 그려"
주고받는 말속에 1년 쌀농사 걱정이 배어있다.

저녁상엔 김치썰어 고추장풀어 만든 장떡부침게가 있어
조선간장에 찍어 먹는 맛은 오랜만에 먹어보는 들기름맛이다.
저녁상을 부엌에 같다 놓고 다시 검정고무신을 신고
물이 줄었는가 친구들과 뚝방계단을 세러 가보지만
물살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집으로 돌아와 등잔불을 끄고 초가지붕 봉당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뒤척이다 이내 골아 떨어진다.

구멍뚫린 문창호지 사이로 아침햇살이 비쳐 들어와
부신눈을 부비고 일어나니 장대비는 어느덧 사라지고
빗살에 씻겨간 마당의 흙위로 잔돌들이 엉켜있다.
수건과 세수비누를 들고 뚝방길을 올라가니
계단을 중간쯤까지 점령하였던 황토물은 줄어들고
흠뻑젓은 들풀들이 물살에 잠겨 휘둘리고 있다.

간신히 살아남은 피라미떼가 약한 물살을 찾아 숨어 있다.
앞산의 안개는 가득히 산허리를 돌고 천천히 올라간다.
비맞은 몸을 털어내는 산비둘기는 꾸국~~ 꾸국~~`
막 포란을 끝낸 뻐꾸기새끼는 자기 몸보다 열배나 적은
어미에게 식탐을 보채고 진짜 내새끼인 줄로만 아는
멍청한 종달새의 몸놀림이 부산하다.
물위를 가볍게 차고 오르는 제비의 날렵함에
낮게 날던 잠자리 때가 놀라 흩어진다.

어제만해도 모두 흠뻑 졌어 숨죽이고 있던
산과 들은 생기와 기쁨에 가득 찬 것 같다.

시원한 강물에 세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한켠
우마가 지나간 길, 움푹파인 발자욱에 고인
물속에는 소금쟁이 몇 마리가 한가롭게 놀고있다.
어린 마음에도 녀석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아
살그머니 돌아서 집으로 간다.

장마뒤 무르기만 하였던 땅은 더욱 굳어지고
풍성한 가을이 어느사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여러분! 달리는 여~~러~~분!
장마가 끝나 갑니다.
운동화던, 런닝화던 곰팡이 털어내고
묵은때 벗겨내고, 깨끗히 빨아 말려
장마로 더욱 굳어진 땅!
대지를 박차고 힘차게 뛰어 봅시다.

2002. 07. 25

즐거운달리기가되시길...........
천/천/히/달/리/는/사/람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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