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나를 보셔(함석헌선생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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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영철 작성일02-07-24 16:53 조회43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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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이여, 그대는 내 발을 보지 마셔요
거기는 흙이 묻었어요
벗이여, 그대는 내 손을 잡지 마셔요
거기는 피가 묻었어요
흙 보고 정이 떨리실까 봐
피 보고 진저리를 치실까 봐
흙 속에 나 흙 속에 사는 사람
어딜 가면 흙 아닐 것 있어요?
먹고야 사는 인생, 생으로야 낳는 생
무엇을 붙잡으면 피 없을 것 있어요?
이보오 벗, 내 손발 가는 곳 보지 말고
내 눈 가는 곳 보아주셔요
손발을 늘여도 길이 한 있고
솟고솟아 오르는 눈의 쏜 살만 끝이 없어요
푸르고 푸른
저 까만 하늘
은하를 건너
깜실깜실
따르는 눈 눈물에 잠긴 후에도
쉴 줄 모르고 닫는 그 살을 말이요
이보오 벗, 내 눈 건너다보지 말고
내 말을 들어주셔요
말만 들어주셔요
맘만 말이야요
들어도 소리를 말고
울림에 귀를 기울이셔요
들어도 귀청으로 말고
혀 아래 맛을 들으셔요
울려 울려ㅛ
속에서 우러나오는 울림을
그대는 푸른 시내 건너는 늙은이 아니 보셨나?
긴 다리에 드리우는 그 흰 수염 물 어디 들던가?
그대는 새벽 연못에 웃고 나오는 처녀 아니 보셨나?
옥 같은 얼굴에 피어오르는 향기 어디 더럽는 일 있던가?
벗이여 오시어
나를 보시어
내 손발 말고 내 눈을 보아주시어
내 차림차림 말고 내 말을 들어주시어
벗이여, 밝고 알뜰한 맘의 벗이여
얼굴엔 수건을 가리우시고 입을 맞춰 주시어
거기는 흙이 묻었어요
벗이여, 그대는 내 손을 잡지 마셔요
거기는 피가 묻었어요
흙 보고 정이 떨리실까 봐
피 보고 진저리를 치실까 봐
흙 속에 나 흙 속에 사는 사람
어딜 가면 흙 아닐 것 있어요?
먹고야 사는 인생, 생으로야 낳는 생
무엇을 붙잡으면 피 없을 것 있어요?
이보오 벗, 내 손발 가는 곳 보지 말고
내 눈 가는 곳 보아주셔요
손발을 늘여도 길이 한 있고
솟고솟아 오르는 눈의 쏜 살만 끝이 없어요
푸르고 푸른
저 까만 하늘
은하를 건너
깜실깜실
따르는 눈 눈물에 잠긴 후에도
쉴 줄 모르고 닫는 그 살을 말이요
이보오 벗, 내 눈 건너다보지 말고
내 말을 들어주셔요
말만 들어주셔요
맘만 말이야요
들어도 소리를 말고
울림에 귀를 기울이셔요
들어도 귀청으로 말고
혀 아래 맛을 들으셔요
울려 울려ㅛ
속에서 우러나오는 울림을
그대는 푸른 시내 건너는 늙은이 아니 보셨나?
긴 다리에 드리우는 그 흰 수염 물 어디 들던가?
그대는 새벽 연못에 웃고 나오는 처녀 아니 보셨나?
옥 같은 얼굴에 피어오르는 향기 어디 더럽는 일 있던가?
벗이여 오시어
나를 보시어
내 손발 말고 내 눈을 보아주시어
내 차림차림 말고 내 말을 들어주시어
벗이여, 밝고 알뜰한 맘의 벗이여
얼굴엔 수건을 가리우시고 입을 맞춰 주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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