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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먼데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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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재만 작성일02-07-23 05:34 조회5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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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먼데이를 보내며
우울한 하루를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無常"
두 글자만 뇌리에 맴돌다
지쳐 잠에 빠져
"나희덕 시인"에게 구걸해 봅니다.



도끼를 위한 달

-----------------------------------나희덕


이제야 7월의 중반을 넘겼을 뿐인데
마음에는 11월이 닥치고 있다
삶의 기복이 늘 달력의 날짜에 맞춰 오는 건 아니라고
이 폭염 속에 도사린 추위가 말하고 있다
11월은 도끼를 위한 달이라고 했던 한 자연보존론자의 말처럼
낙엽이 지고 난 뒤에야 어떤 나무를 베어야 할지 알게 되고
도끼날을 갈 때 날이 얼어붙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면서
나무를 베어도 될 만큼 추운 때가 11월이라 한다
호미를 손에 쥔 열 달의 시간보다
도끼를 손에 쥔 짧은 순간의 선택이,
적절한 추위가,
붓이 아닌 도끼로 씌어진 생활이 필요한 때라 한다
무엇을 베어낼 것인가,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안의 잡목숲을 들여다본다
부실한 잡목과도 같은 생(生)에 도끼의 달이 가까웠으니
7월의 한복판에서 맞이하는 11월,
쓰러지지 않기 위해 도끼 자루를 다잡아보는 여름날들


(註)
* 위 시는 『제1회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2002,중앙M&B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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