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문] "일몰에서 일출까지 달리며 얻은 소중한 희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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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경택 작성일02-07-17 16:54 조회46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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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행복한 완주
1)형형색색 대회장의 선수들
지난 6월 22일 월드컵 4강 진출을 위한 스페인과의 시합이
있는 날, 전반정 경기가 끝날 무렵 대회 장소로 향했다.
장소에 도착하였는데, 대회장은 조용했다. 모두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하여 TV가 있는 장소에 계셨다. 식당으로 가서 후반전 경기를
보는데 비겨서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대회 시작 시간은 다가오는
관계로 대회장에 가 보니 진행요원 몇 분만 보인다. 배 번호를 받아 복장을 준비 하는데, 밤에도 춥지 않으니 마라톤 복장으로 입고 뛰라
한다. 그러면, 스티커는 어떻게 하지? 망설이다 마라톤 복장으로 결정하고 준비를 했다. 경험이 없다 보니 운동화도 결정을 못하고 있는데 대마클 조영근 형님이 고개가 많으니 죠깅화를 신고 뛰라 고 조언을해 주신다. 그러나, 죠깅화는 쿠션이 너무 많고 무게가 있어서 마음에 걸려 마라톤화로 바꾸어 신었다. 대회장인 문의 운동장에 선수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라디오에서는 월드컵 4강을 위한 승부킥이 진행된다. 준비를 중단하고 라디오에 귀를 기울 이는데 대한민국이 승리 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모두다 마음껏 소리치고 좋아 했다. 기분이 대단히 좋았다. 경기가 끝나자 대회에 참가하신 울트라 런너님들이 대회장으로 모이며 대회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형형색색 복장도 다양하고, 완벽한 서바이벌 준비를 하신 분도 계시고 오직 마라톤복만 착용 하신 분도 계시다. 울산의 만자로님, 이용식대표님, 윤장웅님을 비롯한 KU 울트라 런너와 증평의 신치영님, 전국 각지에서 오신 선수분 들의 모습을 보며 대회 가볍게
달려 보며 분위기를 즐겼다. 여기 저기서 기념 촬영도 하시고 스트레칭도 하신다. 얼마나 대단한가? 100km 이상을 잠도 자지 않고 뛰겠다고 신청 하신 것 만으로도 대단 하다는 생각에 종이와 펜을 준비 했다가 참가자 전원의 싸인을 받고자 하는 생각도 해 보았는데, 실행을 못해 못내 아쉬웠다. 전국 각지에서 모이신 124명의 선수와 가족을 보며, 짧은 시간에 우리 나라 울트라 마라톤 발전을 실감 할 수가 있었다.
2)울트라 마라톤은 시작 되었다.
허창원님의 진행으로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대회는 시작 되었다.
6월22일 저녁 7시경에 문의 운동장을 출발 하였다. 출발 후 뒤에서
달리고자 하였는데, 앞으로 나오시는 분이 안계시다. 대청호 옆에 있는 운동장을 벗어나며, 경찰차 뒤로 선두에는 2명의 선수가 보인다. 그렇다고 갑자기 속도를 늦추어 달릴 수도 없고 해서 달리다
보니 시내를 벗어 나는데도 3위로 달린다. 오버페이스 하지 말라며
소리치는 권오성님의 응원에 답례하며 서서히 속도를 늦추고 있으니,
뒤에서 달려오는 선수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4위,5위,6위 계속
뒤로 떨어진다. 조금 있자니 금 년초에 서브-3 하신 장세동님이 추월 한다. 머리에서 순위도 잊어 버리기로 하니, 10위권 밖으로 밀려도 마음은 편했다. 기록 보다는 부상 없이 101.2km를 완주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대청댐 아래를 지날 때는 5명의 그룹이 달려 온다. 더 쳐지게 되면 힘들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함께 합류했다. 생각 보다 달리는 속도가 빠르다.
1시간 정도 달리니까 어두워 졌다. 허리띠에 차고 있던 안전램프를
작동 시켰다. 빨갛게 깜박이는 것이 생명체로 보였다. 지나가는 차량
마다 4강 진출에 대한 기쁨으로 대한민국과 파이팅을 소리치며 응원 을 해준다. 옥천을 향해 달리는데, 2시간 정도 지나니 허기가 심해 진다. 고개도 계속되고 힘들게 느껴졌다. 25km 정도 달리니 달리는 일행들이 정차해 있는 승용차로 다가 간다. 트렁크에는 바나나, 방울 토마토등 먹을 것이 보인다. 처음에는 대회 진행 자원봉사자로 착각 했는데, 알고 보니 함께 오신 가족의 일행 이다. 허기는 더욱 심해져 일단 물통에 있는 쥬스와 사탕을 먹었다. 모자를 벗어 허리춤에
꽂으니 저녁 바람이 대단히 시원했다.
3)잠 못 이루는 울트라 자원봉사
많은 고개를 넘어 30km 지점에 도착하니 3시간 정도 걸렸다. 반갑게도 조영근님이 자원 봉사를 하고 계시다. 빵을 먹으니 심한 허기는 사라진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25km 지점부터 시작된 발 바닥의 통증이 35km 정도에서는 더 자주 발생해 긴장을 했다. 가야 할 곳은 먼데,…
이때부터 달리는 자세를 바꾸었다. 예전에 이귀자님이 500km 달릴 적 보은을 넘어 올 때, 서울 KU에서 오신 정해성님이 시범을 보여 줬던 울트라 마라톤 자세(일본 사람들의 자세 라고 설명 했던 기억 이 남)를 떠올려 최대한 사뿐사뿐 뛰는 자세로 달렸다. 자세를 바꾸고 나니 훨씬 좋아졌다. 기분도 좋아졌고, 발 바닥의 통증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물통의 위치도 뒤에서 앞으로 옮겼다. 뒤에 있을 때는 많이 출렁거렸는데, 앞에서는 거의 움직임이 없고 뛰는데 방해를 받지 않았다.
방향을 안내 하시는 자원 봉사자 분들 덕분에 길을 헤메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릴 수 있었다. 마라톤 복장에 비상금을 준비 하신 김민호님과 함께 달리다, 슈퍼에서 김민호님이 사주신 햄을 먹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5~6분 정도 휴식을 하고, 함께 동반주 하며 달리다 보니 큰 국도에서 벗어나 시골길 국도로 들어섰다. 어둠이 짙어지고, 김민호님의 속도에 도저히 맞추어 뛸 수가 없다 보니 점점 뒤로 쳐졌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뒤 모습을 보며 무리 하지 않으며 혼자 달렸다. 주위는 적막하고, 발 소리를 듣고 짖는지 개 짖는 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조금은 움찔하여, 나눠준 휘슬을 확인 하면서 계속 뛰었다. 어둠 속에서 오직 발자국 소리와 숨소리만 들려 왔다.
4)어둠 속에 빛나는 깜박이 불빛
앞에도 사람이 없고 뒤에도 사람이 없다. 오직 혼자서 달리는데,
앞에서 붉은 빛이 깜박 인다. 무척 반갑다. 계속해서 보이는 불빛이
마치 희망의 불 빛으로 보인다. 어부동쯤에 다다르니, 앞에서
천천히 달리는 김민호님이 보인다. 어부동에서 혼자 급수로
자원봉사 하시는 대마클의 박용환님을 반갑게 만났다. 함께 물을
마시고 물을 물통에 채우고, 1차 체크 포인트인 57km 지점을 향해
함께 달렸다. 둘이 달리니 훨씬 힘이 안 들었고, 발이 가벼웠다.
57km지점의 팔각정에 도착하니 미리 도착한 선수와 자원 봉사자 분들로
마치 잔치 집처럼 보였다. 도착 기록을 적다 보니 앞에 여덟 분 이상이
먼저 도착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정구철회원님과 박관수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건네 주시는 전복 죽 한 그릇을 맛있게 비웠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양말을 벗고 바닥에 앉아 의자 위에 올려 놓았다. 전복 죽을 먹고 다시 혼자서 출발 했다. 10분 정도 휴식을 취한 것 같다. 일정한 속도로 3km 정도 달려가니 불 빛을 깜박이며 달리는 한 분이 계셨다. 미안 하지만 “힘!”과 박수로 응원을 해주며 추월하여 달렸다. 선두는 누구일까 궁금해 졌다. 회인 입구에서 장세동님을 만났는데, 초반에 배낭의 무게 때문인지 힘들어 보였다. 자동차에 배낭을 맏기고 천천히 뛰신다는 장세동님을 뒤로
하고 달렸다.
5)피반령에서 얻은 희망
피반령 고개 1km 전방에서 KU 이호재님 일행을 만나서
2km 이상을 함께 달렸다. 피반령 고개라고 알려 주니까 페이스 조절을
하신다고 하기에 혼자서 속도를 낮추어 피반령 정상을 향했다. 피반령
중간 이후 부터는 뛰다 걷다를 반복 하였다. 전체 구간에서 가장 힘들 것으로 여겨졌던 피반령 고개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데, 어렸을 때 고향에서 보았던 반디 불을 보았다. 고요한 어둠 속에서 만난 반디 불은 나에게 큰 희망으로 다가왔다. 비록, 미약한 불 빛이 이지만 어둠 속에서는 밝게 빛나며 희망의 상징으로 강한 인상을 받았다. 목표가 있고 충실한 계획과 과정을 거치면 반드시 성공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확신 할 수 있었다. 앞에 주자도 안보이고 뒤 주자도 없이 도로 양면이 산이며, 어두운 곳을 달릴 때 야생 동물로 약간은 섬짓한 공포도 느꼈다. 정상에 다다르니 자원봉사하시는 분이 계셨다. 잠도 안자며 꿀물을 준비하여 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 물통에
물 대신에 꿀물로 가득 채웠다.(충북철인 회원님임을 뒤늦게 알았다.)
한 분이 “선두와 별로 차이가 안 나네.”라고 함께 계신 분과 대화하는
소리를 들으니 조금은 마음이 들떳다. 고맙다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내리막
길을 달리는데, “대~한민국” 경적을 울리며 달리는 택시를 만났다. 인차리
삼거리에서 응원을 받으며, 좌회전하여 달렸다. 1.5 km 이상 시야가 확보
되는데도 선두는 보이지 않았다. 양지모 총무님이 대회 진행을 위해 차량 으로 여러 번 이동하며 “오경택, 힘”을 외쳐 주신다. 약 80km 지점 삼거리
(문의와 보은 분기)에서 승용차 헤드라이트를 켜서 선수들을 유도하며 응원하여 주는 허창원님이 보인다. 한 순간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힘을 내어 좌회전하여 청남대 방향으로 달렸다.
6)1위와 2위 순위가 바뀌어도 서로를 격려함
괴곡리 삼거리를 지나고 3km 정도를 가니, 김진국님이 지나쳐 가신다. 300m 정도 가더니 차가 멈춘다. 차량 빛으로 선두의 모습이 보인다. 순간, 긴장이 된다. 비록 연습주 이고 시상이 없지만 1위라는 영광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초 나의 목표는 회사 경영 정상화를 기원하며 부상 없이 101.2km 완주가 목표임을 확인하며 같은 속도로 일정하게 달렸다. 1.5km 정도를 달리니 선두에 거의 근접했다.
뒤에서 박수를 쳐주며 추월을 하는데, 그 분(인천에서 오신 분)도 함께 박수를 쳐주며 격려를 해 주는게 아닌가? 미안하지만 계속 박수를 치며
추월 하였다. 뒤도 안 보고 앞만 보고 가는데 내리막에서 역추월을 하신다.
내리막에서도 같은 속도로 달리는데, 그 분의 스피드는 대단했다. 짧은
시간에 200m 이상 벌어졌다. 그러나, 아내로 보이는 일행의 동반주에도 언덕을 만나니 걸으신다. 아마, 처음부터 80km 이상을 독주하며 코스를 잘
모르는 관계로 조금은 오버 페이스를 하신 것 같다. 고개에서 다시 추월
하는데, 이번에는 먼저 박수를 쳐주며 격려를 해 주신다. 함께 박수로
서로를 격려하며 추월했다.한번 더 내리막과 오르막에서 추월과 역추월을
반복하고, 달리는데 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뒤도 안 보고 달리는데
2차 체크 포인트인 90km 청남대앞에 도착했다. 기록지에 적으려 하는데
먼저 적은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아는 순간 1위를 알 수 있었다. 기록을
적고, 반환하여 1.5km 이상을 뛰니까 2위 선수가 보인다. 무척 힘들어
보이는데도 박수로 응원을 해 주신다. 함께 박수와 “힘!”으로 서로 격려 하며 뛰는데 마음은 조금 무겁고 미안했다. 85km 선두로 독주하다 1위를 다른 사람에게 내주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은, 훌륭한 울트라 런너임을 확신 했다.
날씨가 흐리기는 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허리춤에 꽂았던
모자를 착용하니 안경에 빗물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 시야 확보는 문제가
없었다. 노출된 어깨로 계속된 차가운 빗물로 조금은 서늘하게 느꼈다.
30km 지점을 달릴 때 언제 새벽이 올까 했는데, 어둠이 점점 걷히고
조용한 대청호에는 새벽이 오고 있었다. 대단히 신기했다. 95km 정도의
공간과 10시간의 시간을 뛰니, 그 일몰과 어둠은 걷히고 희망의 새벽이
일출로 드러났다. 선두를 위해 자전거로 밤새도록 길을 안내하며 자원
봉사하신 조철희님이 비를 맞으면서도 페달을 밟으신다. 고마운 마음 뿐이다.
7)징 소리와 함께 감격적인 완주
왕복 12km 왕복 코스 인지라 맞은편에서 오는 다른 분들을 뵐 수 있었다. 출발 시 못보고 피반령 입구까지 함께 달렸던 KU 이호재님, 김현재님 등과 답례하며 서로의 길을 향해 달렸다. 괴곡리 삼거리 지점을 지나니 KU 서경석님이 오신다. 이 분들은 연습으로 울트라를 즐기는데, 혹시 나는 너무 기록과 순위에 집착 하는 것은 아닌가 순간 혼란스러웠다. 생각도 잠시, "참가소감: 하이닉스 반도체 생존을 위해! 부족하지만 연습주 신청합니다." 라는 거창한 참가소감을
머리에 떠 올리며 최선을 다 하는 자신이 되자는 마음으로 일정하게
달렸다. 이제, 부상에 대한 염려는 없겠다 확신하며 조금 속도를 더 내어 달렸다. 전 날 잠도 못 잤는데, 달리는 전 구간에서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1km 지점을 남겨 놓은 거리에 여러분의 자원봉사자 분의
응원을 받으며 답례하고 남은 거리를 달렸다. 문의 운동장이 보이는데, 진행 하시는 몇분 만이 보였다. 기분 좋게 잔디 운동장을 달려 격려 해주신 분에게 박수를 쳐주며 오른 손을 들고 가슴으로 골인 테이프를 끊으니 커다란 징 소리가 들렸다.
5. 감격적인 완주의 모습
희망을 안고 달리는 과정이 있었기에 완주와 1위라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감격적인 순간 이었다. 상이 필요 없다. “일몰에서 일출까지 달리며 얻은 소중한 희망”은 무엇보다 큰 상이었기에, 1위라는 순위와 다른 어떤 상도 중요하지 않았다. 분명 회사는 국가와 국민에게 필요한 기업으로 영속 될 것이며, 나 자신도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인생을 살수 있음을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나는 분명 1위로는 부족 하다. 단지, 전 코스의 50% 정도를 평소에 뛰었던 코스로 알고 있었다는 점과 가벼운 복장(물 1리터, 사탕)으로
다른 분 보다는 뛰기에 유리 했다는 점 때문에 생각 지 못했던 1위를
하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완주 하시는 선수 여러분의 모습은 감격과 감동의 연속
이었습니다. 잠 안자고 15시간 이상을 뛰어 오신 여러 분의 모습은
모두 감동 이었고, 울트라마라톤 이라는 같은 세계에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6. 감사의 글
멀리 제천에서 와서 자원봉사 하신 이준섭님, 대마클의 조영근형님, 박용환님,허정환님, 충북철인 회원님, 청주시청의 김태동님 그리고 자원봉사 하신 모든 청마회 회원님 들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 드립니다.
함께 뛰신 선수 여러분 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저 보다 더 좋아 하시며 골인지점에서 사진 촬영 하신 강철용 부회장님과 사모님 감사 드립니다.(필름을 사진 뒤에 일일이 붙여 주신데도 감사 드립니다.)
울트라로 자원 봉사하신 모든 분께 “수고 하셨습니다”라는 말과 “고맙습니다.”라는 말밖에 드릴게 없네요.
안 쓰려고 했던 소감문을 나중에 적다 보니 정리가 안되어 내용만
길어진 것 같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2002. 7. 17
청주에서 오경택 올림.
1)형형색색 대회장의 선수들
지난 6월 22일 월드컵 4강 진출을 위한 스페인과의 시합이
있는 날, 전반정 경기가 끝날 무렵 대회 장소로 향했다.
장소에 도착하였는데, 대회장은 조용했다. 모두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하여 TV가 있는 장소에 계셨다. 식당으로 가서 후반전 경기를
보는데 비겨서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대회 시작 시간은 다가오는
관계로 대회장에 가 보니 진행요원 몇 분만 보인다. 배 번호를 받아 복장을 준비 하는데, 밤에도 춥지 않으니 마라톤 복장으로 입고 뛰라
한다. 그러면, 스티커는 어떻게 하지? 망설이다 마라톤 복장으로 결정하고 준비를 했다. 경험이 없다 보니 운동화도 결정을 못하고 있는데 대마클 조영근 형님이 고개가 많으니 죠깅화를 신고 뛰라 고 조언을해 주신다. 그러나, 죠깅화는 쿠션이 너무 많고 무게가 있어서 마음에 걸려 마라톤화로 바꾸어 신었다. 대회장인 문의 운동장에 선수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라디오에서는 월드컵 4강을 위한 승부킥이 진행된다. 준비를 중단하고 라디오에 귀를 기울 이는데 대한민국이 승리 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모두다 마음껏 소리치고 좋아 했다. 기분이 대단히 좋았다. 경기가 끝나자 대회에 참가하신 울트라 런너님들이 대회장으로 모이며 대회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형형색색 복장도 다양하고, 완벽한 서바이벌 준비를 하신 분도 계시고 오직 마라톤복만 착용 하신 분도 계시다. 울산의 만자로님, 이용식대표님, 윤장웅님을 비롯한 KU 울트라 런너와 증평의 신치영님, 전국 각지에서 오신 선수분 들의 모습을 보며 대회 가볍게
달려 보며 분위기를 즐겼다. 여기 저기서 기념 촬영도 하시고 스트레칭도 하신다. 얼마나 대단한가? 100km 이상을 잠도 자지 않고 뛰겠다고 신청 하신 것 만으로도 대단 하다는 생각에 종이와 펜을 준비 했다가 참가자 전원의 싸인을 받고자 하는 생각도 해 보았는데, 실행을 못해 못내 아쉬웠다. 전국 각지에서 모이신 124명의 선수와 가족을 보며, 짧은 시간에 우리 나라 울트라 마라톤 발전을 실감 할 수가 있었다.
2)울트라 마라톤은 시작 되었다.
허창원님의 진행으로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대회는 시작 되었다.
6월22일 저녁 7시경에 문의 운동장을 출발 하였다. 출발 후 뒤에서
달리고자 하였는데, 앞으로 나오시는 분이 안계시다. 대청호 옆에 있는 운동장을 벗어나며, 경찰차 뒤로 선두에는 2명의 선수가 보인다. 그렇다고 갑자기 속도를 늦추어 달릴 수도 없고 해서 달리다
보니 시내를 벗어 나는데도 3위로 달린다. 오버페이스 하지 말라며
소리치는 권오성님의 응원에 답례하며 서서히 속도를 늦추고 있으니,
뒤에서 달려오는 선수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4위,5위,6위 계속
뒤로 떨어진다. 조금 있자니 금 년초에 서브-3 하신 장세동님이 추월 한다. 머리에서 순위도 잊어 버리기로 하니, 10위권 밖으로 밀려도 마음은 편했다. 기록 보다는 부상 없이 101.2km를 완주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대청댐 아래를 지날 때는 5명의 그룹이 달려 온다. 더 쳐지게 되면 힘들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함께 합류했다. 생각 보다 달리는 속도가 빠르다.
1시간 정도 달리니까 어두워 졌다. 허리띠에 차고 있던 안전램프를
작동 시켰다. 빨갛게 깜박이는 것이 생명체로 보였다. 지나가는 차량
마다 4강 진출에 대한 기쁨으로 대한민국과 파이팅을 소리치며 응원 을 해준다. 옥천을 향해 달리는데, 2시간 정도 지나니 허기가 심해 진다. 고개도 계속되고 힘들게 느껴졌다. 25km 정도 달리니 달리는 일행들이 정차해 있는 승용차로 다가 간다. 트렁크에는 바나나, 방울 토마토등 먹을 것이 보인다. 처음에는 대회 진행 자원봉사자로 착각 했는데, 알고 보니 함께 오신 가족의 일행 이다. 허기는 더욱 심해져 일단 물통에 있는 쥬스와 사탕을 먹었다. 모자를 벗어 허리춤에
꽂으니 저녁 바람이 대단히 시원했다.
3)잠 못 이루는 울트라 자원봉사
많은 고개를 넘어 30km 지점에 도착하니 3시간 정도 걸렸다. 반갑게도 조영근님이 자원 봉사를 하고 계시다. 빵을 먹으니 심한 허기는 사라진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25km 지점부터 시작된 발 바닥의 통증이 35km 정도에서는 더 자주 발생해 긴장을 했다. 가야 할 곳은 먼데,…
이때부터 달리는 자세를 바꾸었다. 예전에 이귀자님이 500km 달릴 적 보은을 넘어 올 때, 서울 KU에서 오신 정해성님이 시범을 보여 줬던 울트라 마라톤 자세(일본 사람들의 자세 라고 설명 했던 기억 이 남)를 떠올려 최대한 사뿐사뿐 뛰는 자세로 달렸다. 자세를 바꾸고 나니 훨씬 좋아졌다. 기분도 좋아졌고, 발 바닥의 통증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물통의 위치도 뒤에서 앞으로 옮겼다. 뒤에 있을 때는 많이 출렁거렸는데, 앞에서는 거의 움직임이 없고 뛰는데 방해를 받지 않았다.
방향을 안내 하시는 자원 봉사자 분들 덕분에 길을 헤메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릴 수 있었다. 마라톤 복장에 비상금을 준비 하신 김민호님과 함께 달리다, 슈퍼에서 김민호님이 사주신 햄을 먹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5~6분 정도 휴식을 하고, 함께 동반주 하며 달리다 보니 큰 국도에서 벗어나 시골길 국도로 들어섰다. 어둠이 짙어지고, 김민호님의 속도에 도저히 맞추어 뛸 수가 없다 보니 점점 뒤로 쳐졌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뒤 모습을 보며 무리 하지 않으며 혼자 달렸다. 주위는 적막하고, 발 소리를 듣고 짖는지 개 짖는 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조금은 움찔하여, 나눠준 휘슬을 확인 하면서 계속 뛰었다. 어둠 속에서 오직 발자국 소리와 숨소리만 들려 왔다.
4)어둠 속에 빛나는 깜박이 불빛
앞에도 사람이 없고 뒤에도 사람이 없다. 오직 혼자서 달리는데,
앞에서 붉은 빛이 깜박 인다. 무척 반갑다. 계속해서 보이는 불빛이
마치 희망의 불 빛으로 보인다. 어부동쯤에 다다르니, 앞에서
천천히 달리는 김민호님이 보인다. 어부동에서 혼자 급수로
자원봉사 하시는 대마클의 박용환님을 반갑게 만났다. 함께 물을
마시고 물을 물통에 채우고, 1차 체크 포인트인 57km 지점을 향해
함께 달렸다. 둘이 달리니 훨씬 힘이 안 들었고, 발이 가벼웠다.
57km지점의 팔각정에 도착하니 미리 도착한 선수와 자원 봉사자 분들로
마치 잔치 집처럼 보였다. 도착 기록을 적다 보니 앞에 여덟 분 이상이
먼저 도착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정구철회원님과 박관수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건네 주시는 전복 죽 한 그릇을 맛있게 비웠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양말을 벗고 바닥에 앉아 의자 위에 올려 놓았다. 전복 죽을 먹고 다시 혼자서 출발 했다. 10분 정도 휴식을 취한 것 같다. 일정한 속도로 3km 정도 달려가니 불 빛을 깜박이며 달리는 한 분이 계셨다. 미안 하지만 “힘!”과 박수로 응원을 해주며 추월하여 달렸다. 선두는 누구일까 궁금해 졌다. 회인 입구에서 장세동님을 만났는데, 초반에 배낭의 무게 때문인지 힘들어 보였다. 자동차에 배낭을 맏기고 천천히 뛰신다는 장세동님을 뒤로
하고 달렸다.
5)피반령에서 얻은 희망
피반령 고개 1km 전방에서 KU 이호재님 일행을 만나서
2km 이상을 함께 달렸다. 피반령 고개라고 알려 주니까 페이스 조절을
하신다고 하기에 혼자서 속도를 낮추어 피반령 정상을 향했다. 피반령
중간 이후 부터는 뛰다 걷다를 반복 하였다. 전체 구간에서 가장 힘들 것으로 여겨졌던 피반령 고개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데, 어렸을 때 고향에서 보았던 반디 불을 보았다. 고요한 어둠 속에서 만난 반디 불은 나에게 큰 희망으로 다가왔다. 비록, 미약한 불 빛이 이지만 어둠 속에서는 밝게 빛나며 희망의 상징으로 강한 인상을 받았다. 목표가 있고 충실한 계획과 과정을 거치면 반드시 성공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확신 할 수 있었다. 앞에 주자도 안보이고 뒤 주자도 없이 도로 양면이 산이며, 어두운 곳을 달릴 때 야생 동물로 약간은 섬짓한 공포도 느꼈다. 정상에 다다르니 자원봉사하시는 분이 계셨다. 잠도 안자며 꿀물을 준비하여 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 물통에
물 대신에 꿀물로 가득 채웠다.(충북철인 회원님임을 뒤늦게 알았다.)
한 분이 “선두와 별로 차이가 안 나네.”라고 함께 계신 분과 대화하는
소리를 들으니 조금은 마음이 들떳다. 고맙다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내리막
길을 달리는데, “대~한민국” 경적을 울리며 달리는 택시를 만났다. 인차리
삼거리에서 응원을 받으며, 좌회전하여 달렸다. 1.5 km 이상 시야가 확보
되는데도 선두는 보이지 않았다. 양지모 총무님이 대회 진행을 위해 차량 으로 여러 번 이동하며 “오경택, 힘”을 외쳐 주신다. 약 80km 지점 삼거리
(문의와 보은 분기)에서 승용차 헤드라이트를 켜서 선수들을 유도하며 응원하여 주는 허창원님이 보인다. 한 순간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힘을 내어 좌회전하여 청남대 방향으로 달렸다.
6)1위와 2위 순위가 바뀌어도 서로를 격려함
괴곡리 삼거리를 지나고 3km 정도를 가니, 김진국님이 지나쳐 가신다. 300m 정도 가더니 차가 멈춘다. 차량 빛으로 선두의 모습이 보인다. 순간, 긴장이 된다. 비록 연습주 이고 시상이 없지만 1위라는 영광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초 나의 목표는 회사 경영 정상화를 기원하며 부상 없이 101.2km 완주가 목표임을 확인하며 같은 속도로 일정하게 달렸다. 1.5km 정도를 달리니 선두에 거의 근접했다.
뒤에서 박수를 쳐주며 추월을 하는데, 그 분(인천에서 오신 분)도 함께 박수를 쳐주며 격려를 해 주는게 아닌가? 미안하지만 계속 박수를 치며
추월 하였다. 뒤도 안 보고 앞만 보고 가는데 내리막에서 역추월을 하신다.
내리막에서도 같은 속도로 달리는데, 그 분의 스피드는 대단했다. 짧은
시간에 200m 이상 벌어졌다. 그러나, 아내로 보이는 일행의 동반주에도 언덕을 만나니 걸으신다. 아마, 처음부터 80km 이상을 독주하며 코스를 잘
모르는 관계로 조금은 오버 페이스를 하신 것 같다. 고개에서 다시 추월
하는데, 이번에는 먼저 박수를 쳐주며 격려를 해 주신다. 함께 박수로
서로를 격려하며 추월했다.한번 더 내리막과 오르막에서 추월과 역추월을
반복하고, 달리는데 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뒤도 안 보고 달리는데
2차 체크 포인트인 90km 청남대앞에 도착했다. 기록지에 적으려 하는데
먼저 적은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아는 순간 1위를 알 수 있었다. 기록을
적고, 반환하여 1.5km 이상을 뛰니까 2위 선수가 보인다. 무척 힘들어
보이는데도 박수로 응원을 해 주신다. 함께 박수와 “힘!”으로 서로 격려 하며 뛰는데 마음은 조금 무겁고 미안했다. 85km 선두로 독주하다 1위를 다른 사람에게 내주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은, 훌륭한 울트라 런너임을 확신 했다.
날씨가 흐리기는 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허리춤에 꽂았던
모자를 착용하니 안경에 빗물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 시야 확보는 문제가
없었다. 노출된 어깨로 계속된 차가운 빗물로 조금은 서늘하게 느꼈다.
30km 지점을 달릴 때 언제 새벽이 올까 했는데, 어둠이 점점 걷히고
조용한 대청호에는 새벽이 오고 있었다. 대단히 신기했다. 95km 정도의
공간과 10시간의 시간을 뛰니, 그 일몰과 어둠은 걷히고 희망의 새벽이
일출로 드러났다. 선두를 위해 자전거로 밤새도록 길을 안내하며 자원
봉사하신 조철희님이 비를 맞으면서도 페달을 밟으신다. 고마운 마음 뿐이다.
7)징 소리와 함께 감격적인 완주
왕복 12km 왕복 코스 인지라 맞은편에서 오는 다른 분들을 뵐 수 있었다. 출발 시 못보고 피반령 입구까지 함께 달렸던 KU 이호재님, 김현재님 등과 답례하며 서로의 길을 향해 달렸다. 괴곡리 삼거리 지점을 지나니 KU 서경석님이 오신다. 이 분들은 연습으로 울트라를 즐기는데, 혹시 나는 너무 기록과 순위에 집착 하는 것은 아닌가 순간 혼란스러웠다. 생각도 잠시, "참가소감: 하이닉스 반도체 생존을 위해! 부족하지만 연습주 신청합니다." 라는 거창한 참가소감을
머리에 떠 올리며 최선을 다 하는 자신이 되자는 마음으로 일정하게
달렸다. 이제, 부상에 대한 염려는 없겠다 확신하며 조금 속도를 더 내어 달렸다. 전 날 잠도 못 잤는데, 달리는 전 구간에서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1km 지점을 남겨 놓은 거리에 여러분의 자원봉사자 분의
응원을 받으며 답례하고 남은 거리를 달렸다. 문의 운동장이 보이는데, 진행 하시는 몇분 만이 보였다. 기분 좋게 잔디 운동장을 달려 격려 해주신 분에게 박수를 쳐주며 오른 손을 들고 가슴으로 골인 테이프를 끊으니 커다란 징 소리가 들렸다.
5. 감격적인 완주의 모습
희망을 안고 달리는 과정이 있었기에 완주와 1위라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감격적인 순간 이었다. 상이 필요 없다. “일몰에서 일출까지 달리며 얻은 소중한 희망”은 무엇보다 큰 상이었기에, 1위라는 순위와 다른 어떤 상도 중요하지 않았다. 분명 회사는 국가와 국민에게 필요한 기업으로 영속 될 것이며, 나 자신도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인생을 살수 있음을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나는 분명 1위로는 부족 하다. 단지, 전 코스의 50% 정도를 평소에 뛰었던 코스로 알고 있었다는 점과 가벼운 복장(물 1리터, 사탕)으로
다른 분 보다는 뛰기에 유리 했다는 점 때문에 생각 지 못했던 1위를
하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완주 하시는 선수 여러분의 모습은 감격과 감동의 연속
이었습니다. 잠 안자고 15시간 이상을 뛰어 오신 여러 분의 모습은
모두 감동 이었고, 울트라마라톤 이라는 같은 세계에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6. 감사의 글
멀리 제천에서 와서 자원봉사 하신 이준섭님, 대마클의 조영근형님, 박용환님,허정환님, 충북철인 회원님, 청주시청의 김태동님 그리고 자원봉사 하신 모든 청마회 회원님 들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 드립니다.
함께 뛰신 선수 여러분 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저 보다 더 좋아 하시며 골인지점에서 사진 촬영 하신 강철용 부회장님과 사모님 감사 드립니다.(필름을 사진 뒤에 일일이 붙여 주신데도 감사 드립니다.)
울트라로 자원 봉사하신 모든 분께 “수고 하셨습니다”라는 말과 “고맙습니다.”라는 말밖에 드릴게 없네요.
안 쓰려고 했던 소감문을 나중에 적다 보니 정리가 안되어 내용만
길어진 것 같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2002. 7. 17
청주에서 오경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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