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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잡은 방법 1. (전차수교수님과 문하생님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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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석기 작성일02-07-15 16:39 조회8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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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수교수님 문) 뜀박질로 꿩을 잡을 수 있능교?
어린 뜀꾼 답) 가능하다(사례에 의하면).(4가지 사례종합 + 조류 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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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 꿩이란 놈은 맛으로, 그 자태(姿態)로, 그리고 우매함으로 우리네 사람에게 알려져 온 것같다.

그런데 내가 살아오면서 접한 꿩들은 때론 역시 우매함으로 때론 진한 모성애로, 그리고 뜨거운 부부사랑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아래 내용은 실제 경험한 소이이므로 그들의 실체와 크게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니 꿩잡는 방법을 구하는 님들의 전략수립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단무지 어린 꿩

시골 텃밭엔 으레히 채소나 약초가 자리잡고 있기마련이다. 우리동네도 예외는 아니어서 도회지로 떠난 쥔 잃은 너른 밭엔 마을 주민들이 번갈아 갖가지 채소를 길러 먹곤 했었고 한 뙤기엔 약초로 익숙한 익모초(약모초)가 어른키높이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숲안엔 또 하나의 사회가 존재하고 있었으니 노고지리, 할미새 등 각종 텃새들이 집짓고 짝짓고 알까고 새끼키우는 각자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고 있었다. 이들은 제 역할을 다할때까지 숲이 존재하는 덕을 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애써 지은 자식농사가 사람농사 때문에 안타까운 마감을 보기도 한다.

익모초가 어느 정도 자라면 채취가 시작되고 더 이상 수확꺼리가 없으지면 다음 작물재배를 위해 갈아엎는 쟁기질이 이어지는데 이 때가 바로 때를 맞추지 못하는 새들의 비극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동네 꼬마들은 신나는 놀이가 벌어지는 자리이기도 하고.

그 해 익모초 밭갈이 때에는 동네꼬마들은 운좋게도 꿩삐가리 사냥이 벌어졌다. 밭갈이가 한창인 익모초고랑 사이로 달음박질하는 어린 놈을 쫓다 보니 몇몇의 멍청한 꿩삐가리를 잡는 전과를 올리곤 했는데 그 과정이 이러하다.

세상이 뒤집어지는(밭갈아 엎는) 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어린 꿩을 따라가는 철없는 꼬마들의 걸음이 그리 빠른 것이 아닌데 웃기는 꿩들은 얼마간 도망가다가 구멍(!)이 보이면 그 속으로 대가리(그래, 대가리)를 콱 쳐박고는 꼼짝을 않는 것이다. 뒤따르던 우리들은 그냥 줍기만 하면 되는 이상한 사냥.

그 때 난 처음으로 속담 혹은 마을 어른들의 말씀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실체적 경험으로 확인했다.

마실 어르신 가로되 "꿩이란 놈들은 단순해서 말이야, 지 눈에 안보이면 괜찮은 줄 알아, 무서운 것이 나타나면 그냥 땅속으로 대가리를 쳐박고는 난 괜찮아 하거든"

꿩들이 인간에게 전하는 가르침
=> 두 눈 똑바로 뜨고 살아야 하느니, 특히 심안(心眼)을

2. 목숨보다 귀중한 자식사랑, 내가 죽더라도 내 새낀 내가 지킨다 => 엄마꿩

뽕!
뽕밭!

유비엄니가 업으로 삼아 유명했던 누상촌보단 이미숙의 침삼키는 소리와 파르르 떨던 손끝의 자지러짐이 더 와 닿는 뽕밭도 꿩과 우리 동네 꼬마들의 생사와 전과를 건 놀이는 어김없이 벌어지곤 했다.

어느 해 늦 봄, 보리걷이가 한창일 때쯤일까? 소꼴(소먹이용 풀)하러 나왔던 동네 꼬마들은 마침 잘 익은 오디를 따먹느라 손이며 얼굴이 온통 검붉은 물감칠이 되곤 했다.
와중에 달아나는 장끼의 화려한 색상에 놀란 아이들은 "여기 꿩이 사나 보다. 우리 꿩알 찾아 보까?" 누군가의 한마디에 풀뜯는 것도 오디먹는 재미도 잠시 잊고 고랑과 이랑을 넘나들며 꿩알 줍기에 나섰다. 그러다 들리는 뿌뜰이(낳은 애가 자꾸 죽으니 꼭 붙잡으라고 붙들이라 이름 지음=> 개똥이, 소똥이처럼 막지은 이름은 귀신이 안잡아간데나 우짠다나)의 외마디. "저기 꿩있다!" 뿌뜰이의 손이 가리키는 곳엔 정말 까투리가 앉은채로 두눈을 멀뚱 멀뚱하며 우리를 보고 있는게 아닌가?

우린 다가 서면서도 이제나 날아갈까? 저제나 도망갈까? 노심초사했지만 그 놈은(아니 그 ?는)달아나기는 커녕 움쭉달싹도 하지 않았다. 저것이 사람을 놀리나 싶기도 하고
언제쯤 움직이나 우리네 가슴은 꽁닥이다 못해 무너질 듯 쿵쾅거렸지만 글쎄 그?는
고스란히 뿌뜰이의 손아귀에 잡히고 말았다.

차지만 날개죽지를 가다듬고 들어올린 그 ?의 밑에서 아직 어미꿩의 체온이 남아있는 꿩알 8개가 순간 나의 가슴을 어지럽히고 헷갈리게 한다.

"바보같이 그냥 도망가지, 알은 또 낳으면 되잖아?"(이런 무서운 발상을)

엄마꿩이 목숨바치며 전하는 메시지
=> 이 몸은 버릴 수 있어도 귀여운 내새낀 절대 안돼!"


"
전교수님

달리기로 꿩을 잡을 수 있냐구요?

진짜 꿩이랑 달리기한 이야기 해 드리겠습니다. 2편에서


<< 요즈음 임신 8주째 접어든 쉬리에게서 끊임없이 듣는 설교>>


"오빠, 아빠될 준비하고 있나?, 전혀 안하고 있는 것같아"

"두고봐라 지금부터 애한테 다 일러줄거야, 얼만큼 신경안쓰는지, 태어나는 순간부터 걘 내편이야, 둘이서 복수할꺼야"

엄마 아부지한테 받기만하고 아직 마누라나 태어날 애기한텐 주지 못한 사랑.

그 것을 드려야겠다.

꿩(님)보다 못한 쉬리의 빛돌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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