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어드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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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선 작성일02-07-12 14:51 조회58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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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초복이었습니다.
점심 먹으러 마포까지 갔습니다.
보신하러 가자는 동료기자들의 요청에 못이겨 갔습니다.
에피타이저로 수육과 소주를 먹고 메인디쉬는 전골로 했습니다.
입사 환영을 한다고 만년필을 통째로 주길래
후식으로 잘 먹었습니다.
집에 있는 애견 토토의 원망스런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 위로 송, 우, 허, 한, 이등등, 낯익은 모습의 견들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몇은 입맛을 다시고 있었고 몇은 인상을 쓰며 멍멍 짓고 있었습니다.
저녁 8시쯤 퇴근 했는데 힘이 뻐쳐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관문 체육공원으로 달려가 트랙을 50바퀴(20킬로)도는 "한여름밤의 하프"를
뛰고서야 간신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요즈음 주식시장에서는 하이닉스가 관심의 초점입니다.
어제도 점심 먹으러 가기 전까지는 10일째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갔다 오니까 하한가로 급반전 되어 있더군요.
혹시 관심이 있으신 달리기 도반께 참고가 될까해서 하이닉스와 관련된 제 컬럼을
옮겨 싣습니다. 좋은 하루들 되시길 빌면서......
[정병선 시장보기]"하이닉스 어드벤처"
“ 야! 종목 하나만 찍어 줘라. 그래도 니는 전문가 아이가”
외환위기가 한창 진행중인 1998년 8월, 어느 증권회사 리서치 헤드로 일하고 있을 때 지방에 사는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당시 금융기관에 종사하던 친구들은 대부분이 구조조정의 비정한 칼날을 피하지 못해 명퇴금이란 절망과 함께 찬바람 부는 거리로 내몰렸다. 처음에 그들은 삼겹살과 소주로 세상에 대한 막연한 분노를 달래다가 하릴없이 주식시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주가가 300선을 아슬아슬하게 기고 있었던 터라 시원한 대답을 주지 못하고 생명보다 더 소중한 돈 잘 지키라는 일반론만 이야기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며칠후 여섯명의 친구들이 서울행 야간열차로 올라 왔다. 점심을 먹으며 나누던 반주가 본격적인 저녁 술자리로 이어졌다. 술이 얼큰한 상태가 되어서도 그들의 절실한 염원은 오직 하나 “괜찮은 종목 하나만 찍어달라”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비장의 카드를 비장하게 뽑아들었다. 퇴출설이 나도는 모증권사의 우선주가 추천종목이었다. 가격은 200원대, 최근 하이닉스가 상승으로 반전했던 가격대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니, 한 때 우리사주로 37,500원에 배정할 때 한 주라도 더 받을려고 아우성쳤던 귀한 주식의 처참한 몰락이었다.
예상대로 친구들은 증오라고 해도 좋을만한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 몇 개의 종금사와 증권사가 퇴출이 되었던 상태라 그들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날 맞아죽을 뻔한 위기를 구해준 사람은 여섯명중 단 한 사람, 그 주식을 산 친구였다. 그해 연말 그 주식은 15,000원까지 올랐고 항상 자식들 교육문제로 고민하던 그 친구는 주식을 처분하고 교육제도와 환경이 좋아 낙원같은 먼 나라로 떠났다.
하이닉스, 절망속에서 몸부림치다가 비관속에서 모험의 배에 올랐고 회의 속에서 닻을 올렸으며 갈등속에서 몇 번이나 구명보트를 내리고 하선을 생각했다. 낙관과 자만속에서 열흘 째 쾌속 항진하다가 탐욕이란 이름의 격랑을 만나 서서히 좌초하고 말았다.
증시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그 주식이 열흘째 상한가행진을 계속하다가 하한가로 급반전한 것이다. 모험에 동참하지 못해 배가 아팠던 사람들은 올 것이 왔다며 손뼉을 치고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감리종목지정을 피하기 위해 모험자들이 기술적으로 공모(共謀)한 결과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주식시장이 조정기나 하락기에 접어들면 관리대상종목이나 우선주가 움직인다. 절대 저가주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이런 주식을 사는 사람은 일종의 모험가들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배수진을 친다. 그래서 그들은 외롭다. 각기 다른 생각을 하면서 같은 배를 타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외롭다. 모험이 원래 외로운 것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거니까 더욱 외롭다. 주가가 올라도 외롭고 떨어지면 더욱 외롭다. 거래량이 폭발하면 외로움도 같이 폭발한다. 곧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떡 사먹은 셈 치지”, “술 한잔 거하게 먹은 셈치지” 아니면 “상장폐지되면 주권찾아 도배지로 쓰지, 뭐” 하는 말들이 그들의 결연한 의지를 표현하는 구호들이다. 투기를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투자수익이라는 것이 어차피 외로움과 위험부담에 대한 보상임을 상기한다면 이들의 모험정신을 무조건 탓할 수만은 없다.
미국의 증권왕, 로브(Gerald M. Loeb)는 그의 명저 “투자생존을 위한 전쟁(The Battle for Investment Survival)”에서 두배, 세배의 큰 수익을 올리려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내의 투기(모험)와 여기에 수반하는 위험부담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여러 쪽에 걸쳐 역설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오를 때나 내릴 때나 항상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 기회를 살리고 못살리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투자자들의 상황 인식태도와 위험수용정도에 달려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은 언제나 다이내믹하고 흥미롭다.
하이닉스는 계속 침몰할 것이가를 주목한다. ⓒ 머니투데이 경제신문ㆍ㈜머니투데이 2002
점심 먹으러 마포까지 갔습니다.
보신하러 가자는 동료기자들의 요청에 못이겨 갔습니다.
에피타이저로 수육과 소주를 먹고 메인디쉬는 전골로 했습니다.
입사 환영을 한다고 만년필을 통째로 주길래
후식으로 잘 먹었습니다.
집에 있는 애견 토토의 원망스런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 위로 송, 우, 허, 한, 이등등, 낯익은 모습의 견들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몇은 입맛을 다시고 있었고 몇은 인상을 쓰며 멍멍 짓고 있었습니다.
저녁 8시쯤 퇴근 했는데 힘이 뻐쳐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관문 체육공원으로 달려가 트랙을 50바퀴(20킬로)도는 "한여름밤의 하프"를
뛰고서야 간신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요즈음 주식시장에서는 하이닉스가 관심의 초점입니다.
어제도 점심 먹으러 가기 전까지는 10일째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갔다 오니까 하한가로 급반전 되어 있더군요.
혹시 관심이 있으신 달리기 도반께 참고가 될까해서 하이닉스와 관련된 제 컬럼을
옮겨 싣습니다. 좋은 하루들 되시길 빌면서......
[정병선 시장보기]"하이닉스 어드벤처"
“ 야! 종목 하나만 찍어 줘라. 그래도 니는 전문가 아이가”
외환위기가 한창 진행중인 1998년 8월, 어느 증권회사 리서치 헤드로 일하고 있을 때 지방에 사는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당시 금융기관에 종사하던 친구들은 대부분이 구조조정의 비정한 칼날을 피하지 못해 명퇴금이란 절망과 함께 찬바람 부는 거리로 내몰렸다. 처음에 그들은 삼겹살과 소주로 세상에 대한 막연한 분노를 달래다가 하릴없이 주식시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주가가 300선을 아슬아슬하게 기고 있었던 터라 시원한 대답을 주지 못하고 생명보다 더 소중한 돈 잘 지키라는 일반론만 이야기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며칠후 여섯명의 친구들이 서울행 야간열차로 올라 왔다. 점심을 먹으며 나누던 반주가 본격적인 저녁 술자리로 이어졌다. 술이 얼큰한 상태가 되어서도 그들의 절실한 염원은 오직 하나 “괜찮은 종목 하나만 찍어달라”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비장의 카드를 비장하게 뽑아들었다. 퇴출설이 나도는 모증권사의 우선주가 추천종목이었다. 가격은 200원대, 최근 하이닉스가 상승으로 반전했던 가격대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니, 한 때 우리사주로 37,500원에 배정할 때 한 주라도 더 받을려고 아우성쳤던 귀한 주식의 처참한 몰락이었다.
예상대로 친구들은 증오라고 해도 좋을만한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 몇 개의 종금사와 증권사가 퇴출이 되었던 상태라 그들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날 맞아죽을 뻔한 위기를 구해준 사람은 여섯명중 단 한 사람, 그 주식을 산 친구였다. 그해 연말 그 주식은 15,000원까지 올랐고 항상 자식들 교육문제로 고민하던 그 친구는 주식을 처분하고 교육제도와 환경이 좋아 낙원같은 먼 나라로 떠났다.
하이닉스, 절망속에서 몸부림치다가 비관속에서 모험의 배에 올랐고 회의 속에서 닻을 올렸으며 갈등속에서 몇 번이나 구명보트를 내리고 하선을 생각했다. 낙관과 자만속에서 열흘 째 쾌속 항진하다가 탐욕이란 이름의 격랑을 만나 서서히 좌초하고 말았다.
증시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그 주식이 열흘째 상한가행진을 계속하다가 하한가로 급반전한 것이다. 모험에 동참하지 못해 배가 아팠던 사람들은 올 것이 왔다며 손뼉을 치고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감리종목지정을 피하기 위해 모험자들이 기술적으로 공모(共謀)한 결과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주식시장이 조정기나 하락기에 접어들면 관리대상종목이나 우선주가 움직인다. 절대 저가주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이런 주식을 사는 사람은 일종의 모험가들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배수진을 친다. 그래서 그들은 외롭다. 각기 다른 생각을 하면서 같은 배를 타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외롭다. 모험이 원래 외로운 것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거니까 더욱 외롭다. 주가가 올라도 외롭고 떨어지면 더욱 외롭다. 거래량이 폭발하면 외로움도 같이 폭발한다. 곧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떡 사먹은 셈 치지”, “술 한잔 거하게 먹은 셈치지” 아니면 “상장폐지되면 주권찾아 도배지로 쓰지, 뭐” 하는 말들이 그들의 결연한 의지를 표현하는 구호들이다. 투기를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투자수익이라는 것이 어차피 외로움과 위험부담에 대한 보상임을 상기한다면 이들의 모험정신을 무조건 탓할 수만은 없다.
미국의 증권왕, 로브(Gerald M. Loeb)는 그의 명저 “투자생존을 위한 전쟁(The Battle for Investment Survival)”에서 두배, 세배의 큰 수익을 올리려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내의 투기(모험)와 여기에 수반하는 위험부담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여러 쪽에 걸쳐 역설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오를 때나 내릴 때나 항상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 기회를 살리고 못살리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투자자들의 상황 인식태도와 위험수용정도에 달려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은 언제나 다이내믹하고 흥미롭다.
하이닉스는 계속 침몰할 것이가를 주목한다. ⓒ 머니투데이 경제신문ㆍ㈜머니투데이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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