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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미지에 대한 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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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우 작성일02-07-11 18:11 조회5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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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 접해 본 철인 3종 경기

1. 미지에 대한 동경

새로운 것을 접해본다는 것은 두려움이 앞서지만
미지(未知)에 대한 동경이 무한한 설렘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것은 나를 떠나서 또 다른 자신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
그 만큼 신비로운 환상으로 젖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삶이 유한적이기에
살아가면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세계는 너무 한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참여의 폭을 넓히면서
그 범위를 찾아 나선다면 다양화되어 가는 자신을 문득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유형지처럼 내려진 고정적인 삶의 틀에서 용기 있게 벗어날 수 있을 때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자신의 가치일 것이다.

건강을 위한 새벽 달리기가 마라톤을 생각하게 되었을 때
마라톤 자체가 신비의 대상이었지만
잦은 대회 출전으로 마라톤 완주가 이제 일상 생활의 연장선상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마라톤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은
이미 삶의 일부가 되어 정형화된 틀로 내게 다가왔다.

그렇기에 새로운 것에 대한 어떤 갈증을 느끼고 있을 때
호기심으로 다가온 철인3종 경기는 또 다른 가능성의 언저리를 자극하고 있었다.
새벽 수영으로 시작된 하루가 달리기로 이어지기에
사이클만 다시 연마한다면
여삼추(如三秋)처럼 다가오는 쾌감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가능성에 대한 도전은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지만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기기엔 많은 망설임이 있게 마련이다.
막상 아이언맨들의 사랑방인 KTS 게시판에 트라이애슬론에 대한 문의를 하고 나자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게다가 지타철인클럽의 이형률님이 모든 장비를 빌려줄 테니
7월 7일에 열리는 철원 Irontriangle 대회에 한번 참가해볼 것을 권해왔다.
그래서 막연한 가능성만 생각하고 대회 2주일 전에 참가신청을 해보았다.
하지만 10년 이상을 타보지 않았던 사이클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빌려온 모든 장비를 차에 실어 둔 채,
대회 참가자체를 다시 숙고할 수밖에 없었다.

철원대회는 아이언맨 대회의 하프코스이기에 사이클이 93km라고 했다.
거리낄 것이 없었던 20대 초반,
약 450km 거리의 고향도 국도를 따라 사이클을 타고 왕복했던 기억이 있기에
오직 그것만 믿고 싶었지만, 어찌 운동이 그 옛날 관록으로 만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만 움츠리면 더욱 왜소해질 것 같기에 마음을 굳게 먹고
철인3종 경기에 원로이신 고영우 박사님께 자문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전화를 하자, 원래 워낙 자상하신 분이라 묻지 않는 사항까지도 꼼꼼히 챙겨 답해주시면서
진즉 시작했어야할 사람이 이제야 한다면서 반가와 하셨다.

그러나 대회 날이 가까워질수록
마라톤대회에 처음 참가신청을 해놓고 잠 못 이루던 때와 똑같이
긴장되면서 초조하기만 했다.
하지만 어차피 저질러진 일이라면 당당하게 완주하고 싶어서
걱정이 될수록 새벽 시간을 이용해서 더욱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그렇지만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직접 사이클을 타고 연습할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없었다.
월드컵 성공기념일이라는 지난 7월 1일 한강변 자전거 도로에서
새로 접하게 된 사이클을 천천히 타보면서 간단한 작동법들을 익혀 보았을 뿐이다.
그 중에 예전에 보지 못했던 사이클 전용화의 클립은
상당히 많은 인내를 요하면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완전히 멈추기 전에 양발의 클립을 빼야했는데
옛날 자전거 타던 버릇만 반복되고 있었기 때문에 자꾸 넘어지곤 했었다.

사이클은 그럭저럭 탈 수 있다해도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대회 바꿈터에 대한 생소함이 또 다른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그래서 올림픽 철인클럽 박원요 회장님께 부탁해서 올림픽클럽과 함께 할 생각으로
대회 전날 밤 철원 고석정 근처로 출발하기로 했다.

태풍 라마손의 영향으로 대회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철인클럽 게시판은 날씨 관계로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대회 전날(07/06),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보되었기에 안도할 수 있었다.

비가 오락가락한 상태에서 대회 전야제가 열리는 고석정에 도착하자
박원요 회장님이 다정다감한 형님처럼 다가와
나의 3종 경기 첫 입문을 반가워하시면서 배식소에서 밥 먹는 것까지 챙겨주셨다.
약 2개월 전에 올림픽공원 수영장 앞에서 우연히 뵙게 되었을 때
내게 철인 3종 경기를 권해왔지만, 당시 별 생각 없이 지나쳐버렸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생각은 3종 경기는
아주 특별한 분들만 하는 운동으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곧이어 나타난 울산의 만자로 김재식님이 또띠나 오일환님과 함께 다가오면서
철인 경기에 쌘삥 촛짜가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달리기 10km)도
거치지 않고 건방지게 하프(수영 2km, 사이클 93km, 달리기 23km)부터 출전한다며
엎드려 받쳐 얼찰을 명령해왔다.
세상이 아무리 짠밥순이라 해도 그렇지
군사문화도 아니고 즐기는 운동경기까정 그럴 수야 있겠는가 싶어
"그래! 고참 좋아한다. 그대 고참이라 했제! 두고 봐라! 촛짜가 내일 경기에서
그대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버릴 테니, 그 때가서 은퇴할 준비나 해라!"
라고 큰 소리로 되받아 쳤다.
그러자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올 6월, 철인 경기에 입문한 런너스클럽 황제 황재윤님이 미소로 다가오더니
갑자기 만자로님을 동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철인들에게도 군번처럼 입문 순서에 따라 계급이 있는 줄 알았다.

서로 웃으면서 캔 맥주를 주고받은 즐거운 시간들이 흘렀지만
내일 경기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각자 숙소로 아쉬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클럽 철인들과 함께 한 숙소는 포근하기만 했다.
처음 뵙게 된 회원들이 낯 선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원요 회장님이 바꿈터 행동요령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어
처음 접하는 3종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 같았다.

대회 당일 수영경기장인 금연저수지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검정색 슈트를 입고 대회에 임할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회 본부로 가 선수 등록을 기다리고 있던 중,
서울마라톤 고통 고형식님을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마라톤 대회 때마다 사회 보기 바빠 정작 대회 출전은 뜸한 것 같았는데,
뜻밖에도 철인대회에서 뵙게 되니
마라톤과 3종 경기의 연관성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 등록 후, 배번 187번을 수령 받았다.
이번 대회는 기록체크를 위해 전자칩을 사용하지 않고 팔목에 채우는 바코드로 대신한다며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 같은 팔목밴드를 주었다.
수영을 하다 떨어져 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모두가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기에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사이클을 바꿈터의 번호대에 걸어두고 수영을 위해 슈트(잠수복 일종)를 입어야 했다.
슈트를 입으려 하자, 이것을 처음 착용하고 수영장에서 벌어졌던 해프닝이 떠올랐다.

철인 3종 경기에 대해 고영우 박사님께 자문을 구하자
대회 이전에 반드시 슈트를 착용하고 적응 훈련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렇지 않으면 대회 당일 답답해서 얼마가지 못해 수영을 포기하고 말 것이라며
두 번에 걸쳐 따로 각별한 전화를 주셨다.
그래서 자유 수영하는 날을 택해 생애 처음으로 슈트를 입고 수영장에 입장하자
평소 함께 수영하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분들도 수영복만 착용하고 수영을 해왔기 때문에
슈트에 대한 어떤 상식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들은 내가 어떤 전문 수영에 접해가려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괜히 우쭐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기분을 살려 멋진 입수로 시작해서 자유형을 우아하게 해보았다.
그러나 착용할 때부터 콱 막히던 목 부위가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처음으로 그것을 입으면 숨쉬기 힘들 거라는 충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영을 하면 할수록 목이 조여들어 호흡조차 곤란해졌다.
내 인내의 한계를 실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아무리 야외수영 이라지만
이렇게 불편한 것을 꼭 착용하고 수영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저수지의 급작스런 수온변화를 염려해서 슈트 착용이 필수라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대회에 참가하려면 꾹 참고 적응훈련을 할 수밖에 더 있겠는가?
그래서 고개를 숙이지도 못하고 머리를 들고 수영을 해보았다.
조금 나아진 것 같았지만 여전히 목 부위가 불편하기만 했다.
그런데 그때 옆에서 부러운 눈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던 주위 사람들이
감이 어떤지 내게 물어왔다.
적응이 안돼 목이 조여 아프지만, 몸은 더 뜨는 것 같다고 말해주곤
더 이상 수영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난감한 마음으로 샤워실에 나와 슈트를 벗기 앞서
옆에 있던 수영 코치님께 다가가
슈트 착용으로 목이 아픈데 무엇 때문에 그런지 물어보았다.
잠시 나를 찬찬히 훑어보던 코치님은
"슈트가 앞뒤가 바뀌었네요! 지퍼 부분이 뒤로 가야 합니다."
오잉, 그게 뭔 소리여! 앞뒤가 바뀌다니!
다른 사람들이 착용한 슈트를 한번도 보지 못했던 나는
평소 잠바 같은 것을 입을 때만 생각하고
슈트 지퍼를 앞쪽에서 잠그게 입고 수영 적응훈련을 했던 것이다.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송파세상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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