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달리는 사람 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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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해숙 작성일02-07-09 00:17 조회46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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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3,2,1 출발..
> 드디어 목표로 삼을 사람을 발견.
> 중년의 여자분...
> 처음에 대열의 중간에서 달렸지요.
> 모두들 발걸음도 가볍게 뛰시더군요.
> 옆사람과 도란도란 얘기를 하시면서...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매일 10킬로씩 뛰는 달리기는 날이갈수록 기록 단축이 되는것이 아니라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작년 11월 이후 5월 19일까지 반달 하프를 한번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뛰다가 6월 접어들어 모내기와 결혼식 참석으로 두번 빠져보니 재미가 붙었나 힘든 싸움을 하고 싶지가 않고 시원한 가을까지 쉬는 김에 푸욱 쉬어가자고 마음을 먹었으나 마음 먹은만큼 마음속의 부담은 커다란 짐으로 다가왔다.
매주 토요일 저녁만 되면 "내일 반달 나가? 말아? 이것이 문제로다!!"로 마음이 편칠 않다.
쉬자니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불편했고, 뛰자니 마음은 편하지만 몸은 상당한 고통으로 양자택일의 어려움속에 토요일은 밤이 좋아! 가 아니고 토요일 밤은 늘 갈등으로 온밤을 보낸다.
어려운 시기에도 잘 버티고 뛰었건만 이제 종강도 하고 방학이라고 마냥 즐기고 있으면서도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반달이 나에겐 느을~~~~갈등의 연속이다.
그런데 이런 갈등에 비수를 꽂은 글을 발견했다.
일본 100킬로 울트라 도전글을 올린 양변호사님글과 박희숙님의 글을 읽고 반성에 반성을 하면서 남들은 100킬로도 뛰는데 21킬로가지고 갈등을 겪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6월 29일 토요일은 아무런 갈등없이 잠을 청하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반달을 향했다.
스트레칭을 마치고 출발선에 서 있다가 양변호사님을 뵙고 울트라에 도전하신것을 축하드렸다.
하프 반환점까지 맨뒤에서 양변호사님께서 페이스 메이커를 해주셧다.
나의 사부님은 물당번으로 나를 끝까지 기다려 주실것을 믿고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하프 반환점을 돌고 나니 역시 또 힘에 부치기 시작하였다.
성수대교 쯤 도착했을때 이동윤 원장님께서 걷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같이 뛰어주시는 분의 배려로 보였다.
힘!!을 외치고 뛰어나갔으나 역시 동호대교를 지나니 한계에 이르른다.
양변호사님께 저의 수박을 부탁드리면서 먼저 가시라고 부탁드리고 걷기를 시작하였다.
조금 걷다보니 반달 회원님께서 물을 드시면서 물을 마시고 가라신다.
마라톤하기 전에는 절대 끓이지 않은 물을 먹어본적이 없었다.
이젠 뛰다가 한강고수부지의 수도꼭지는 다 내차지인것 같다.
박하사탕을 한개 입에 넣고 반달회원님께 한개를 권하고 서서히 달리기 시작하였다.
앞에서 젊은 연인같이 보이는 남녀 두분이 걷고 있었다.
한개 남은 사탕을 여자분께 드리고 다시 뛰다 걷다가 반달에 도착하니 양변호사님께서 남겨 주시랬다면서 장군님 사모님께서 바나나 반쪽을 권한다.
반달의 영원한 꼴지주자뒤에 몇분이 더 남아계심을 확인한후 기다렸다가 박수로 맞이해드리고 미사를 위해서 집으로 향했다.
지난주는 꼴지가 아니였다.ㅎㅎㅎㅎ
이번주.....
목표대상자 중년여자분...
아무래도 저인것 같습니다.
이번주도 갈등으로 새벽 4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5시까지 뒤척뒤척하면서 뛰어? 말어? 를 여전히 고민하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샤워하고 달리복으로 갈아입고 그 위에 원피스를 걸쳐입고 성당 가방을 챙겨들고 반포로 향하였습니다.
국립묘지에서 88로 접어드니 날씨 한번 기가막히게 좋아 그대로 미사리로 드라이브를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반성이 일주일밖에 효과가 없다면 너무 한심할것 같아서 반포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반포성당에서 미사를 본후 반달로 향하니 이미 출발직전에 모여있었습니다.
사부님이 계시나 두리번 두리번 찾아 보니 안계시는것 같았습니다.
나이드신 여성주자분하고 인사를 나눕니다.
같이 뛰기로 하였으나 매무세로 보니 자알 달리실것 같았습니다.
늘..
꼴지로 들어오면서 자알 달리시는 분하고 같이 뛰는것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풀코스 3시간 37분 기록 보유자이신 그분은 저보다 10살이나 연상이시분으로 머리가 절로 숙여 졌습니다.
준비운동도 없이 바로 뛰어든 달리기는 금방 지치게 만들고 많이 힘들어 지기 시작합니다. 같이 뛰어주시기로 한 그 고수님께 먼저 가시길 권하고 원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서 천천히 달리니 사부님이 앞에서 뛰고 계십니다.
죽기살기로 사부님 옆에 달라붙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마음에 눈인사를 나누고 사부님의 기를 전수 받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매번 무거운 몸은 어쩔수가 없나봅니다.
사부님의 전수는 어느 순간이고 또 다시 힘들어져서 먼저 가심을 권하고 다시 천천히 달리면서 반환점에서 자원봉사자의 차를 타고 오기로 마음먹고 달립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반달 하프 반환점을 나타나지 않고 탄천을 지나니 되돌아오는 주자들로 더욱더 힘들어 지기 시작합니다.
사부님의 모습은 언제부터인지 보이지 않고 서울마라톤 깃발은 더더욱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원봉사자님의 차를 탈 생각을 하고 끝까지 이를 악물고 달립니다.
드디어...하프 반환 깃발 발견....
사부님이 물컵과 바나나 깐것을 양손에 들고 반갑게 맞이하십니다.
반가움에 물을 받으려니 깃발을 돌고 오라고 합니다.
사부님의 한마디 명령에 얼른 반환점을 돌고 와서 물을 먹으면서 자원봉사자님께 차 타 타령을 하였습니다.
우광호님께서 차를 타려면 한 10분 더 돌고 오라고 하십니다.
너무 늦게 반달에 도착하면 기다려 주시는분들께 죄송해서 그런다니까 늦더라고 기다려 주시겠다고 합니다.
다시 도전하기로 하였습니다.
영동대교까지 또...맨뒷 주자가 되어 달려갑니다.
사부님께서 저를 버리고 가시면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나실까봐서 스트레칭을 하시면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이고...먼저 가시지 않으시고?
할수없이..사부님 옆구리에 붙어서 진땀을 흘려가면서 달리고 또 달립니다.
동호대교를 지나 수돗가에 가서 물먹기를 권하여 사부님과 전..양쪽에서 마냥 마셨습니다.
배도 부르고 힘도 들고 걷고 싶지만 감히 어느분 앞에서 농땡이 입니까?
천천히...아주 천천히 달려 봅니다.
한남대교로 다가가니 또 한계에 이르릅니다.
사부님의 눈치를 보면서 천천히 속도를 줄여봅니다.
먼저가시면 슬슬 걷기로 마음을 먹으며서 머리를 굴려봅니다....
우이고....
사부님을 속일순 절대 없는 겁니다,,,
사부님은 제가가 걸을 낌새가 보이자 손으로 어서 가라는 제스쳐를 취합니다.
옛부터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이 있질 않습니까?
그런데 감히 제가 어떻게 사부님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겠습니까?
다시 힘을 내서 뛰어봅니다.
철탑이 나왔습니다....
못뛸것 같았습니다.
다시 속도를 늦쳐봅니다...
사부님은 저의 옆에 서신게 아니라 저를 살짝 비킨 뒷편쯤에 계시면서 무언의 압력을 넣습니다...
그래도 속도를 늦쳐봅니다..
다시 뛰라는 제스쳐가 나옵니다..
히딩크 제스쳐가 문제가 아닙니다...
태극전사들이 히딩크의 제스쳐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주듯이 저 역시 사부님의 손짓하나에 아무런 거역도 하지 못한채 다시 뛰기를 반복합니다.
다시 그넘의 관악산 칼바위같은 반포대교가 나타났습니다.
매번 느끼는 반포대교의 오르막은 늘..관악산 칼바위로 착각하게 만듭니다.
사부님은 한치의 여유도 주시지 않으시고 계속 같은 속도를 유지시키면서 중도포기를 못하게 훈련을 시키십니다.
박하사탕 한개에 저의 몸을 지탱하기엔 역부족인것 같습니다.
다음엔....
정말 다음엔...
마약성분이 좀더 강한 박하향으로 바꾸어 주십시요...
2시간 23분 43초....
걷지 않은 덕분에 제한시간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형중님...
언제 한번 만나면 인사 나누고..
천천히 달리는 사부님 빼고 우리끼리 걷다 뛰다를 반복하여 힘들지 않게 하프 완주 하는날 사부님 모시고 뛰어봅시다..
저..이렇게 매번 갈등에 갈등을 겪고..반성을 하면서도 그 반성이 일주일 못가고..반성함을 후회하면서 안뛰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래도...반달이 기다려 주고...사부님이 안계시면 대타로 사부님 해주시는 많은 분들때문에 꼴지도 마다 않고 달려봅니다...
그래서 반달을 많이 사랑합니다.
같이 꼴지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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