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서 배우는투자지혜(4)- 아! 온 라인(ON-LINE)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병선 작성일02-06-13 16:57 조회512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기왕에 연재를 하고 있는 증시칼럼, "마라톤에서 배우는 투자지혜"는 계속할까 합니다.
이동윤 원장님처럼 자기의 전공분야에서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여러 도반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고, 그 득이 되고 아님을 떠나 적어도 남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이니 참으실만 하실거구요.]
[정병선 증시칼럼] 아! 온 라인(ON-LINE)
마라톤에서 배우는 투자지혜(4)
달리는 의사회라는 모임이 있다. 주요 마라톤대회 때마다 구급장비를 갖추고 레이스 패트롤(Race Patrol)을 하면서 부상자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기도하고 실제로 마라톤을 하면서 얻은 운동의 생리, 병리현상에 대한 경험들을 학술대회 등을 통해 정리하고 다듬어서 진료에 적용하는 의사들의 마라톤클럽이다.
얼마 전 이 모임에서 온라인 마라톤대회를 개최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온라인 마라톤이란 전국의 의사들이 다 모여서 같은 코스에서 대회를 할 수 없는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해낸 것이다. 즉, 각 지역별로 사전에 측정된 마라톤 코스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출발을 하고 완주결과를 홈페이지 전자 게시판에 자율적으로 올려서 결과를 취합하고 간단하게 시상도 한다. 급수, 응원, 응급처치는 물론 기록측정까지 레이스와 관련된 모든 것은 철저하게 자기자신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의 성장과정이나 교육이 자율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일까 참가한 사람의 말을 빌리면 레이스 내내 엄청난 스트레스와 심적 갈등에 시달려야 했다고 한다. 포기라는 유혹과 싸우며 스스로 자기자신을 통제해야하는 낯설고 어려운 경험을 하면서 “마라톤이 자가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스레 절감(切感)했다고 한다.
외환위기 시절 300포인트 언저리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98년 10월경이었고 랠리의 선봉에는 약 2개월 여만에 업종지수 기준으로만 508.5%(증권업지수 460에서 2799까지)상승한 증권주가 있었다. 상승의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99년에 전 세계를 휩쓸었던 IT투자 붐을 앞두고 IT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한 산업이 증권업종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98년 말부터 경쟁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집에서 인터넷으로 주식매매를 할 수 있어 HTS(Home Trading System)라고도 흔히 부르는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이 그것인데 컴퓨터와 같은 정보통신기기의 광범위한 보급과 정보통신 인프라의 확충, 오프라인 매매에 비해 10분의 1수준인 저렴한 수수료, 접근의 용이성등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마침 불어닥친 주식투자 열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그리하여 컴퓨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으면 회사 일을 하는지 주식투자를 하는지 쉽게 분별이 가지 않았고 극히 일부이기는 하나, 교장선생님께는 컴퓨터 기술자를 하나 대동하고 선생님들 컴퓨터를 순회하면서 주식매매프로그램을 삭제하는 난생 처음 해 보는 어려운 업무 하나가 추가되었다.
클릭, 클릭으로 매매결과가 순식간에 화면에 뜨는 그 산뜻한 신속함에 매료되어 정리해고의 날카로운 칼날을 용케 피해 버텨왔던 직장도 헌신짝 버리듯 팽개치면서 데이 트레이딩이라는 신기술로 무장하고 아예 전업투자가로 나서는 비장한 넥타이 부대도 생겨났다. 항상 고객의 불편함을 먼저 찾아 해결해 주려는 서비스정신에 투철한 증권회사에서는 한 술 더 떠서 외근이 잦은 영업사원고객을 위하여 이동간에도 주식매매를 할 수 있는 PDA(개인휴대용단말기)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명실공히 주식매매천국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바쁘면 주식투자를 마는 게 상식이다.
정보통신과 관련하여 우리 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이 놀라는 것이 두 가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다방보다 훨씬 흔한 PC방이고 다른 하나는 요즈음은 개도 하나씩 물고 다니는 휴대전화 보급률이다. 그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과연 한국은 IT강국”이라고 감탄을 늘어놓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90%이상이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고 그중 70%이상은 수업시간에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데 열중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 상황에서, 그럴 리는 전혀 없겠지만 선생님마저 PDA로 주식매매를 하신다면 어떻게 될까? 그쯤 되면 IT강국이 아니라 IT망국이 될게다. 무엇이 이토록 우리를 문명의 이기에 빠지도록 하는 것일까?
상대적으로 발달되고 널리 보급된 IT 기술, 그리고 우리의 조급한 성정(性情)이 온 라인이라는 기막힌 수단을 만나 누구나 손쉽게 주식투자에 나서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접근이 용이한 만큼 무분별하리 만치 잦은 주식매매는 대부분 낭패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혼자 스스로 알아서 달리는 온라인 마라톤에서 치밀한 준비와 적절한 자기통제가 없이는 레이스를 무사히 마칠 수 없듯이 이미 안방 깊숙이 들어와 있는 HTS에 주인이 졸면 스스로 알아서 기생 천관의 집을 찾던 김유신 장군의 애마처럼 눈뜨면 습관적으로 다가가 클릭, 클릭하며 안일하게 하는 주식투자가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마라톤과 마찬가지로 자기자신과의 싸움인 주식투자에서도 절제와 균형으로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는 한 손쉽고 편리한, 어찌 보면 도깨비 방망이 같은 HTS는 멀리는 라스베가스의, 가까이는 강원랜드의 슬롯머신 하나를 안방으로 옮겨 놓은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면 PDA는 뭐냐고? 뭐긴, 그야 휴대용 슬롯머신이지..... ⓒ 머니투데이 경제신문ㆍ㈜머니투데이 2002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