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 마라톤 경주 결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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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우 작성일00-11-07 19:03 조회1,2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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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컨디션은 어떻습니까?"
출발 선상에서 나를 향해 김재왕님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응! 괜찮아."
내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빙긋이 웃으면서
"저, 오늘 상태가 춘천대회때 보다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먼저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가 엿보이자, 이에 질세라
"그래! 13km까지만, 나 추월하는 것을 허용해주지......"
가소롭다는 듯 댓구를 해주고 앞올차기를 하면서 몸상태를 점검해 보았다.
어디 이상을 못 느꼈기에, 이번 시합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부터 승부욕이 달아오르면 오버패이스를 할 것같아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주위를 보자, 배터지는 집의 문정복사장님이 보였다.
다가가서 인사를 하자, 특유의 어눌한 어투로,
"오늘 같은 날은 절대 빨리 뛰지 말고 바다에 있는 고기까지 세면서 달려야 돼!"
마라톤 승부로 점심을 벌려고 독한 마음 먹고있는 사람에게 물고기를 세면서 뛰라니......
출발 총성이 울리자,
서해대교 6차선 도로가 "와!" 하면서, 달리는 4000여명의 행렬로 덮어져 버렸다.
초반 오버페이스를 염려했기에 주자들의 물결을 따라 천천히 달려나갔다.
그러나 조금 지나자 답답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리저리 주자들을 피하면서 앞질러 나가 보았다.
옆에서 같이 뛰던 김재왕님도 덩달아 나를 따르고 있었다.
초반부터 내가 그를 앞선다는 것은 무리인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 날 추월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야 편하게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춘천대회 10km부분에서
그는 초반에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무리한 페이스 운영을 하다가 혼이 난 적이 있었기에
내 옆에 바싹 붙어서 페이스 조절만 하고 있었다.
개의치 않으려 했으나 자꾸 신경 쓰였다.
서해안 고속도로상에 있는 서해대교는
경기도 평택군 포승면 내기리에서 시작하여
충남 당진군 송악면 복운리를 연결하는 길이 7.31Km의 동양최대 사장교 다리이다.
서해안 시대를 대비해서 1993년 11월에 착공하여 7년여 동안,
공사비만 무려 6,777억원이 들어갔다.
2000년 11월 18일날 개통에 앞서 갖가지 완공행사 중 하나로
다리 위를 왕복하는 15km와 편도 7.5km 단축마라톤대회가
[일생에 단 한번의 기회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1월 5일날 열리게 되었다.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어느 정도 서로가 속도를 내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때아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보따리를 들고뛰고 있었다.
'누구에게 주려고 저리도 바삐 뛰고 있을까?'
무엇을 들고 달려가고 있음에도 그를 따라가기가 힘들 정도였다.
옆에서 김재왕님은 여전히 내 발길에 속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저 앞에 배터지는 집, 문정복사장님이 보였다.
바싹 옆으로 다가가서
"물고기가 안보여요!"
"너무 높아서 그래!"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앞서 달리자,
여유 있는 자세로 김재왕님이 이제 나를 추월해 갔다.
괘념치 않기로 했다. 10km만 넘으면 지구력부족으로 내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월 3일, 변산 대회에서 함께 하프마라톤을 뛰었는데,
4km지점에서 유유히 날 추월해 가다가 14km 지점에서 내게 다시 추월 당해
약 5분정도 늦게 골인 한 적이 있다.
또한 9월17일 하남하프마라톤 역시 막판에 내게 추월 당해,
지금까지 그는 내게 통산전적 2패를 안고 있다.
그래서 가시 거리에 그를 두고 달리면 언제든지 다시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앞에는 사장교 첫 번째 주탑이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바다 위에 아스라이 높이 세워져 470m 간격으로 나란히 이웃하고 있는
두개의 주탑중 하나가 먼저 주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주탑까지 약간의 오르막 이였지만, 달리는 데에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주탑에서 주로로 눈길을 옮기자,
눈에 익은 유니폼이 보였다. 전주마라톤클럽 회장님 이였다.
변산하프마라톤에서 서로 정답게 인사를 나눈 적이 있어 다가가 인사를 하고
힘날세상 정광모님의 안부를 물으면서
먼저 간다는 인사만 남기고 추월해 갈 수밖에 없었다.
마라톤으로 점심을 벌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가지 않아 반환점이 보였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선두주자를 보자 약간의 전율감을 느꼈다.
어찌도 저리 뛸 수 있을까?
무서운 속도였다. 2위와는 약 10m정도를 앞서고 있었다.
'내가 만약 저리 뛴다면 가슴이 콩닥거려 넘어지고 말텐데......'
한없이 부러운 눈빛의 여운을 남기며 반환점에 다가가자,
오늘의 맞상대 김재왕님이 약 50m을 앞서서 달려가고 있었다.
'그래 저 정도 속도면 12km이후 내가 충분히 잡을 수 있지! 기다려 주길.....,'
그런데 탄천검푸 마라톤 강자 강호님이 안보였다.
서해대교 마라톤 대회는 이벤트 형식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기록을 체크할 수 있는 스피드 칩이나 시계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 둘 보다 실력이 훨씬 앞선 강호님이 먼저 골인한 후,
누가 이겼는지 봐주기를 원했었다. 어쩔 수 없이 심판 없는 경주를 할 수밖에......
반환점을 돌아서 달려가자
뒤따르는 수많은 주자들이 가쁜 숨을 내쉬며 달려오고 있었다.
'저들도 점심내기 하나?'
멀리 사장교 주탑이 보였다.
나란히 둘이서 다리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은
바다 신이 인간세상을 위해 거대한 지게를 받쳐 놓고 있는 것 같았다.
일렬로 달리고 있는 선수들 사이로 노란 모자를 쓴 김재왕님이 보였다.
여태까지 예라면, 이제 지칠만한 시간이 되었는데, 여전히 스피드가 줄지 않고 있었다.
'내가 작전을 잘못 짠 것일까?'
'바싹 따라 붙어 힘을 빼도록 유도했어야 했는가?'
매 대회 때마다 지구력부족으로 항상 고생하더니
그 동안 산삼만 먹고 지구력을 원없이 키웠는지 계속해서 펄펄 날고 있었다.
'그래 저 주탑까지만 이 상태로 가자, 그 이후에 승부를 걸자!'
그러나 갈수록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대단한 스피드 였다.
골인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뒤돌아보는 여유까지 누리면서 달리고 있었다.
그래도 최소한 간격을 좁혀 보려고 마지막 스퍼트를 해보았다.
주로 옆에서 사람들이 골인점을 향하는 런너들을 보고 등위를 말해주고 있었다.
나를 가르키며 110등이라고 했다.
지쳐있는 주자 7명정도를 더 제치고 골인했으나(01:02:00)
먼저 들어온 노란모자는 빙긋이 웃으며 힘들어하는 네게 물병을 건네주었다.
내 주제에 마라톤에서 돈(점심)을 벌겠다고 벼렸던 것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깨닫게 하는 순간 이였다.
누에는 뽕잎을 먹고살아야 되고
송충이는 솔잎만 먹고살아야 되나 보다.
근사한 완주기념메달로 서해대교 마라톤을 만족할 수밖에......
뒤따라 온 ultrarunner 이용식님이 심판을 봐주었다며 자신의 몫까지 사라고 했다.
이것을 고상한 마라톤 전문용어로 피박에 멍박이라고 하는가?
그런데 분당에 도착하자, 이용식님이 사모님까지 모시고 나오셨다.
아니, 이건 흔들었잖아!
"형, 힘날세상 정광모님에게도 또 사야돼!"
"그래 광박까지 씌워라!"
송파세상 김현우
출발 선상에서 나를 향해 김재왕님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응! 괜찮아."
내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빙긋이 웃으면서
"저, 오늘 상태가 춘천대회때 보다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먼저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가 엿보이자, 이에 질세라
"그래! 13km까지만, 나 추월하는 것을 허용해주지......"
가소롭다는 듯 댓구를 해주고 앞올차기를 하면서 몸상태를 점검해 보았다.
어디 이상을 못 느꼈기에, 이번 시합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부터 승부욕이 달아오르면 오버패이스를 할 것같아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주위를 보자, 배터지는 집의 문정복사장님이 보였다.
다가가서 인사를 하자, 특유의 어눌한 어투로,
"오늘 같은 날은 절대 빨리 뛰지 말고 바다에 있는 고기까지 세면서 달려야 돼!"
마라톤 승부로 점심을 벌려고 독한 마음 먹고있는 사람에게 물고기를 세면서 뛰라니......
출발 총성이 울리자,
서해대교 6차선 도로가 "와!" 하면서, 달리는 4000여명의 행렬로 덮어져 버렸다.
초반 오버페이스를 염려했기에 주자들의 물결을 따라 천천히 달려나갔다.
그러나 조금 지나자 답답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리저리 주자들을 피하면서 앞질러 나가 보았다.
옆에서 같이 뛰던 김재왕님도 덩달아 나를 따르고 있었다.
초반부터 내가 그를 앞선다는 것은 무리인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 날 추월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야 편하게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춘천대회 10km부분에서
그는 초반에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무리한 페이스 운영을 하다가 혼이 난 적이 있었기에
내 옆에 바싹 붙어서 페이스 조절만 하고 있었다.
개의치 않으려 했으나 자꾸 신경 쓰였다.
서해안 고속도로상에 있는 서해대교는
경기도 평택군 포승면 내기리에서 시작하여
충남 당진군 송악면 복운리를 연결하는 길이 7.31Km의 동양최대 사장교 다리이다.
서해안 시대를 대비해서 1993년 11월에 착공하여 7년여 동안,
공사비만 무려 6,777억원이 들어갔다.
2000년 11월 18일날 개통에 앞서 갖가지 완공행사 중 하나로
다리 위를 왕복하는 15km와 편도 7.5km 단축마라톤대회가
[일생에 단 한번의 기회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1월 5일날 열리게 되었다.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어느 정도 서로가 속도를 내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때아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보따리를 들고뛰고 있었다.
'누구에게 주려고 저리도 바삐 뛰고 있을까?'
무엇을 들고 달려가고 있음에도 그를 따라가기가 힘들 정도였다.
옆에서 김재왕님은 여전히 내 발길에 속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저 앞에 배터지는 집, 문정복사장님이 보였다.
바싹 옆으로 다가가서
"물고기가 안보여요!"
"너무 높아서 그래!"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앞서 달리자,
여유 있는 자세로 김재왕님이 이제 나를 추월해 갔다.
괘념치 않기로 했다. 10km만 넘으면 지구력부족으로 내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월 3일, 변산 대회에서 함께 하프마라톤을 뛰었는데,
4km지점에서 유유히 날 추월해 가다가 14km 지점에서 내게 다시 추월 당해
약 5분정도 늦게 골인 한 적이 있다.
또한 9월17일 하남하프마라톤 역시 막판에 내게 추월 당해,
지금까지 그는 내게 통산전적 2패를 안고 있다.
그래서 가시 거리에 그를 두고 달리면 언제든지 다시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앞에는 사장교 첫 번째 주탑이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바다 위에 아스라이 높이 세워져 470m 간격으로 나란히 이웃하고 있는
두개의 주탑중 하나가 먼저 주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주탑까지 약간의 오르막 이였지만, 달리는 데에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주탑에서 주로로 눈길을 옮기자,
눈에 익은 유니폼이 보였다. 전주마라톤클럽 회장님 이였다.
변산하프마라톤에서 서로 정답게 인사를 나눈 적이 있어 다가가 인사를 하고
힘날세상 정광모님의 안부를 물으면서
먼저 간다는 인사만 남기고 추월해 갈 수밖에 없었다.
마라톤으로 점심을 벌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가지 않아 반환점이 보였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선두주자를 보자 약간의 전율감을 느꼈다.
어찌도 저리 뛸 수 있을까?
무서운 속도였다. 2위와는 약 10m정도를 앞서고 있었다.
'내가 만약 저리 뛴다면 가슴이 콩닥거려 넘어지고 말텐데......'
한없이 부러운 눈빛의 여운을 남기며 반환점에 다가가자,
오늘의 맞상대 김재왕님이 약 50m을 앞서서 달려가고 있었다.
'그래 저 정도 속도면 12km이후 내가 충분히 잡을 수 있지! 기다려 주길.....,'
그런데 탄천검푸 마라톤 강자 강호님이 안보였다.
서해대교 마라톤 대회는 이벤트 형식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기록을 체크할 수 있는 스피드 칩이나 시계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 둘 보다 실력이 훨씬 앞선 강호님이 먼저 골인한 후,
누가 이겼는지 봐주기를 원했었다. 어쩔 수 없이 심판 없는 경주를 할 수밖에......
반환점을 돌아서 달려가자
뒤따르는 수많은 주자들이 가쁜 숨을 내쉬며 달려오고 있었다.
'저들도 점심내기 하나?'
멀리 사장교 주탑이 보였다.
나란히 둘이서 다리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은
바다 신이 인간세상을 위해 거대한 지게를 받쳐 놓고 있는 것 같았다.
일렬로 달리고 있는 선수들 사이로 노란 모자를 쓴 김재왕님이 보였다.
여태까지 예라면, 이제 지칠만한 시간이 되었는데, 여전히 스피드가 줄지 않고 있었다.
'내가 작전을 잘못 짠 것일까?'
'바싹 따라 붙어 힘을 빼도록 유도했어야 했는가?'
매 대회 때마다 지구력부족으로 항상 고생하더니
그 동안 산삼만 먹고 지구력을 원없이 키웠는지 계속해서 펄펄 날고 있었다.
'그래 저 주탑까지만 이 상태로 가자, 그 이후에 승부를 걸자!'
그러나 갈수록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대단한 스피드 였다.
골인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뒤돌아보는 여유까지 누리면서 달리고 있었다.
그래도 최소한 간격을 좁혀 보려고 마지막 스퍼트를 해보았다.
주로 옆에서 사람들이 골인점을 향하는 런너들을 보고 등위를 말해주고 있었다.
나를 가르키며 110등이라고 했다.
지쳐있는 주자 7명정도를 더 제치고 골인했으나(01:02:00)
먼저 들어온 노란모자는 빙긋이 웃으며 힘들어하는 네게 물병을 건네주었다.
내 주제에 마라톤에서 돈(점심)을 벌겠다고 벼렸던 것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깨닫게 하는 순간 이였다.
누에는 뽕잎을 먹고살아야 되고
송충이는 솔잎만 먹고살아야 되나 보다.
근사한 완주기념메달로 서해대교 마라톤을 만족할 수밖에......
뒤따라 온 ultrarunner 이용식님이 심판을 봐주었다며 자신의 몫까지 사라고 했다.
이것을 고상한 마라톤 전문용어로 피박에 멍박이라고 하는가?
그런데 분당에 도착하자, 이용식님이 사모님까지 모시고 나오셨다.
아니, 이건 흔들었잖아!
"형, 힘날세상 정광모님에게도 또 사야돼!"
"그래 광박까지 씌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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