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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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엄우용 작성일00-10-05 17:15 조회1,2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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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베란다에서 구름과자(?)를 맛있게 피우다 보니 회사 앞 은행나무가 우연히 눈에 들어옵니다. 한 여름의 강한 파란색 잎이 어느덧 누르스름을 약하게 머금은 모습을 보니 가을이 깊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가을을 느끼면 좀 그럴싸하게 고독이나 인생이라던지 암튼 뭔가 철학적인 것이 생각이 나는 것이 정상일 것도 같은데 왜 "하필이면" 춘천 마라톤 생각이 나는지 제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고독, 인생.. 이런 주제하고는 가을이 아니라도 원래 거리가 먼 사람이기는 합니다만 ^_^).
춘천 마라톤 생각을 하자니, 아직도 정상적으로 달릴 수 없게 만드는 무릎과 발목이 원망스럽고 마치 내일 시험인데 공부를 하나도 안해 조바심을 치는 수험생의 심정처럼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제는 3주도 채 남지 않았네", "이래가지고 완주나 할 수 있을까", "기록이 작년 보다는 좋아야 할텐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스트레스 풀고 재미있게 살자고 하는 달리기 때문에 (부상으로 인한 금전적, 정신적 손해는 옆으로 슬쩍 밀어놓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으니 이만 저만 손해가 아닙니다. 이젠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셈이 되어버렸습니다.
주위분께서 달리다가 부상을 입게 되면 "무리하지 마십시오", "시간이 지나면 다 나으실 수 있습니다", "올해만 달리기하시고 그만 두실 것 아니시잖습니까" 등등 이런 말씀을 자주 하게됩니다만, 막상 부상이 남의 문제가 아니고 "나"의 문제가 되면 다른 분들께 드렸던 말씀을 제게 적용시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아니, 불가능합니다..^_^). 늘 "FUN RUN"이니 "남을 의식하지 않는 달리기"를 이야기하다가도, 막상 대회를 눈앞에 두면, 또 대회에서 달리게 되면 "어떻게 하든 1초이라도 빨리",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을 추월하여" 달릴 것을 자연스럽게 염두에 두게 되니 이 정도면 저도 이만저만한 위선자가 아닌 셈입니다.
경쟁과 스피드를 지향하는 사회에 살다보니 그런 사상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버렸는지 아니면 원래 마음씀씀이가 그 정도의 크기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괜한 스트레스로 저 자신을 몰고 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잘 달린다"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빠르게", "멀리" 달리는 것이 잘 달리는 것일까요? 요쉬카 피셔 독일 외무 장관처럼 "나 자신을 찾기 위한 달리기" 쯤은 해야 잘 달리는 축에 속할까요?
"빠르게", "멀리"라는 단어 속에는 남과의 비교가 포함되어 있고, 그리고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으니 언젠가는 좌절할 수 밖에 없는 목표가 되어버릴 것이고, "나 자신을 찾는다" 라는 주제로 달리기에는 제게는 엄청스럽게 부담스러운(?) 주제니 감히 상상도 못하게 되고, 아무래도 위의 양 끝 사이의 적당한 부분을 찾아야 할텐데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평생 달리기를 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나중에 어떻게 될 지는 몰라도 지금 생각으로는 저도 그렇구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많고 많은 운동과 취미가운데에서도) 마라톤을 평생동안 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의문입니다. "건강", "성취감" 등등 마라톤을 찬양하는 온갖 단어들을 듣게 되지만 마라톤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들은 다른 것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음이 분명하니, 마라톤만의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 무엇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평생 달리기를 하게 되더라도 찾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하긴 좋아서 하는 마라톤이니 복잡하게 이것 저것 따져가면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그저 달려서 좋으면 그 뿐이지 다른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요? 다만 달리는 일로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는 피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가을은 마라톤이 아니라도 좋은 계절입니다.
그런데, 가을을 느끼면 좀 그럴싸하게 고독이나 인생이라던지 암튼 뭔가 철학적인 것이 생각이 나는 것이 정상일 것도 같은데 왜 "하필이면" 춘천 마라톤 생각이 나는지 제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고독, 인생.. 이런 주제하고는 가을이 아니라도 원래 거리가 먼 사람이기는 합니다만 ^_^).
춘천 마라톤 생각을 하자니, 아직도 정상적으로 달릴 수 없게 만드는 무릎과 발목이 원망스럽고 마치 내일 시험인데 공부를 하나도 안해 조바심을 치는 수험생의 심정처럼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제는 3주도 채 남지 않았네", "이래가지고 완주나 할 수 있을까", "기록이 작년 보다는 좋아야 할텐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스트레스 풀고 재미있게 살자고 하는 달리기 때문에 (부상으로 인한 금전적, 정신적 손해는 옆으로 슬쩍 밀어놓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으니 이만 저만 손해가 아닙니다. 이젠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셈이 되어버렸습니다.
주위분께서 달리다가 부상을 입게 되면 "무리하지 마십시오", "시간이 지나면 다 나으실 수 있습니다", "올해만 달리기하시고 그만 두실 것 아니시잖습니까" 등등 이런 말씀을 자주 하게됩니다만, 막상 부상이 남의 문제가 아니고 "나"의 문제가 되면 다른 분들께 드렸던 말씀을 제게 적용시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아니, 불가능합니다..^_^). 늘 "FUN RUN"이니 "남을 의식하지 않는 달리기"를 이야기하다가도, 막상 대회를 눈앞에 두면, 또 대회에서 달리게 되면 "어떻게 하든 1초이라도 빨리",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을 추월하여" 달릴 것을 자연스럽게 염두에 두게 되니 이 정도면 저도 이만저만한 위선자가 아닌 셈입니다.
경쟁과 스피드를 지향하는 사회에 살다보니 그런 사상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버렸는지 아니면 원래 마음씀씀이가 그 정도의 크기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괜한 스트레스로 저 자신을 몰고 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잘 달린다"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빠르게", "멀리" 달리는 것이 잘 달리는 것일까요? 요쉬카 피셔 독일 외무 장관처럼 "나 자신을 찾기 위한 달리기" 쯤은 해야 잘 달리는 축에 속할까요?
"빠르게", "멀리"라는 단어 속에는 남과의 비교가 포함되어 있고, 그리고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으니 언젠가는 좌절할 수 밖에 없는 목표가 되어버릴 것이고, "나 자신을 찾는다" 라는 주제로 달리기에는 제게는 엄청스럽게 부담스러운(?) 주제니 감히 상상도 못하게 되고, 아무래도 위의 양 끝 사이의 적당한 부분을 찾아야 할텐데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평생 달리기를 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나중에 어떻게 될 지는 몰라도 지금 생각으로는 저도 그렇구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많고 많은 운동과 취미가운데에서도) 마라톤을 평생동안 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의문입니다. "건강", "성취감" 등등 마라톤을 찬양하는 온갖 단어들을 듣게 되지만 마라톤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들은 다른 것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음이 분명하니, 마라톤만의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 무엇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평생 달리기를 하게 되더라도 찾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하긴 좋아서 하는 마라톤이니 복잡하게 이것 저것 따져가면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그저 달려서 좋으면 그 뿐이지 다른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요? 다만 달리는 일로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는 피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가을은 마라톤이 아니라도 좋은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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