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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Ⅴ. 마라톤과의 인연에서 풀코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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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선자 작성일00-10-04 22:16 조회1,6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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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춘천마라톤 대회의 접수가 시작되었다.
"하프코스가 없어졌는데 풀코스를 뛸 수 있겠느냐"고 남편이 묻는다. "일단 풀코스 신청해야지요."라고 말은 했지만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남편은 "꾸준하게 계획을 세워 연습하면 전혀 걱정할 것 없다."며 힘을 준다.
일단 대회전에 30Km LSD와 35Km LSD를 하며 장거리를 뛰어보면 많이 도움이 되니 주말에 시간을 내어 한번 뛰어보자고 했다.
날씨도 무더운 7월 29일 토달에서 30mK LSD를 남편과 같이 했다(3시간 36분)
뛸 때에는 못느꼈는데 뛰고난 다음주는 컨디션이 영 엉망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연습도 꾀가 났다.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쫓아갈테니 조금이라도 뛰라고 하였다. 못 이기는 척하고 6Km를 뛰고 한 주일이 지나갔다. 그리고는 이사준비, 정리등으로 8월은 그렇게 지나갔으나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을 보니 나도 이제 마라톤에 중독되어가고 있나보다. 9월로 접어들어서는 남편을 따라다니며 인천대공원, 남산산책로 등에서 같이 뛰었다. 서울마라톤 9월 월례대회에서는 30Km나 35Km LSD를 할 예정이었으나 춘천대회전에 풀코스를 한번 뛰어 보면 도움이 많이 될거라는 일산의 채수연언니 권유로 풀코스를 신청하였으나 막상 대회날이 점점 다가오자 걱정도 되고 설레이기도 하였다. 더구나 남편은 근무일이었다. 신동희님, 연제환님, 김윤회님등 주위분들에게 부탁을 하는 남편도 은근히 걱정이 되는 눈치다.

대회전날, 까맣게 잊고 있는데 "물을 충분히 먹어야 대회 당일날 수월하니까 계속 물을 먹어서 수분보충을 해야 한다."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루종일 2컵이나 마셨을까...

토달(토요달리기)에서 만나 다음날의 풀코스완주를 걱정하는 나에게, LSD로 천천히 달리면 충분히 완주할수 있다며 반환점을지나 땀을 많이 흘리면 소금사탕으로 보충하라며 녹차사탕, 소금사탕등을 챙겨주셨던 채수연ㆍ김윤회님부부, 초반에 무리는 절대로 금물이라며 메일주신 오태길님, 잘 할수 있을거라고 걱정하지 말라며 힘을 주셨던 신동희님, 연제환님, 황재윤님, 양영우님, 조진만님등... 많은 분들의 격려에도 안심반, 걱정반의 하루를 보냈다.

대회당일 5시 45분에 기상하여 간단히 조반을 챙겨먹고 얼굴에 기미라도 생길까봐 썬크림과 메이크업을 열심히 덧발라 화장을 하고는 "남편이 있었다면 더 의지가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안고 씩씩하게 여의도로 향했다. 버스 기다리는데 20분이상을 허비한 나는 버스안에서 꼼꼼하게 반창고(하프이상 달릴때면 항상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는데 반창고를 붙이면 거의 그런 증상이 없다)를 발바닥과 발가락에 돌아가며 붙이고 설레이는 마음을 달래가며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여의도에 도착하여 배번호를 수령하면서 보니 서울마라톤에서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다. 마라톤주자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아무 걱정없이 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채수연님과 유덕희님, 윤이준님, 정연희님, 조진만님등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바세린을 바른후 스트레칭을 하고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와 함께 달려나갔다. 예정시간은 5시간. 천천히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달렸다. 임상호님이 템포를 맞춰주셨다. 뒤에서 "바람(남편의 닉네임)님은 안오셨어요."하는 소리에 "예. 그래서 제가 힘이 조금 부족한데요. 이따가 저를 보시면 꼭!! 힘을 실어주셔야 해요."하고 보니 최철호님이시다. 콩쥐 윤이준님과 팥쥐 정연희님이 같이 지나간다. 같이 속도를 맞췄다. 5Km를 지날때쯤 시간을 보니 29분이었다. "아니 어떻게 된거야, 천천히를 외치며 달리는데 평소보다 더 빨리 가고 있지 않은가 천천히 가야해 천천히, 나중에 지쳐서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면 어떻게 하려고..."하며 나 자신을 컨트롤하면서 10Km 지점을 통과하고 있었다. 다리가 좋지않다는 콩쥐 윤이준님에게 춘천대회를 위해 무리하지 말라며 탄천교15Km지점을 지났다. "다리 2개만 지나면 반환점입니다."하는 조진만님(참한 아가씨 있으면 중매서고 싶은 사람이다.)을 뒤로하고 올림픽대교를 지나 천호대교, 그리고 광진교, 드디어 반환점(2시간12분)이다. 박영석회장님과 서울여자마라톤의 김학자회장님, 그리고 여자한분이 계셨다. 여성만 준다며 스포츠음료를 박영석회장님이 따라주셨다. 가다가 체력이 떨어지면 안된다며 바나나를 꼭 먹고 가라며 챙겨주시는 김학자회장님, 두 분의 마라톤 사랑은 눈물겹다. 처음 풀코스 기록치고는 정말 잘 뛴거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두분회장님을 뒤로하고 2시간 20분에 반환점을 출발하였다. 27Km지점(3시간)의 탄천교를 지나 31.5Km지점(3시간34분)쯤의 급수대까지 왔다.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바닥 쿠션이 전혀 없는 마라톤화(신지 않은것처럼 정말 가벼웠다)를 신었더니 발바닥이 계속 마찰이 되어 발바닥이 제일 아팠다. 허벅다리 안쪽도 뻐근했다. 오른쪽 무릎의 동그란뼈도 시큰거리는 것 같았다.
"반포까지는 5Km 남았다." 하며 이를 악물고 달렸다. 가다보니 잠원의 토끼굴에서 차량통제를 하고 계시던분들 중에 김재남님과 송재익님이 "정말 풀코스 뛴 것 맞느냐?"며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기뻐하셨다. 가다보니 앞에 걸어가는 런너들이 보였다. "오잉?" 거리의 풍운아 구자춘님이 아니신가(나중에 알고보니 형님페이스를 맞추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반포대교를 지나 동작대교 급수지점까지 왔다. 그냥 자리에 주저앉아 3컵이나 물을 마셨다. 물은 목을 축일 정도로만 마셔야했는데... 자제가 되지 않았다. 쉬고만 싶었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수는 없는일, 일어났다.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이쿠! 이런!! " 물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옆구리가 땡겨 뛰지를 못하겠으니...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는일, 마지막 5K를 남겨두고 걸어야만 했다. 여의도 63빌딩을 바라보며 "조금만 더 가면 골인 지점인데..." 아쉬웠다. "물만 조금 덜마셨어도 4시간 30분대에 들어갔을텐데..." 하며 시간을 보았다. "지금부터라도 뛰면 40분대는 들어가지 않을까."하며 다시 뛰기 시작했다. 2.5Km쯤 남기고 갑자기 허기가 느껴진다. 비상식량으로 가지고 있던 초코바를 씹으며 허기를 보충했다. 드디어 골인지점의 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시계는 4시간 49분을 지나 50분을 향해 가고 있었다. 55초, 56초, 57초에 골인지점을 통과했다.
아들이 정면에서 "엄마"를 외치고 있었다.
남편과 같이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잘뛰고 있느냐고 자원봉사하는 연제환님과, 뛰고 있는 신동희님에게 몇번씩이나 전화한 남편의 마음이 느껴져 애써 아쉬움을 접었다.

여의도에서 광진교까지 왕복해야 하는 풀코스 42.195Km를...
예정시간인 5시간보다도 10여분 앞당긴 4시간 49분 57초에 드디어 완주했다.
지난 6월 서울마라톤 월례대회때 일산의 채수연언니 부부가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을 보고, 자칭 왕초보인 김향숙언니가 7시간만에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을 보고 인간승리를 느꼈었다. 인간승리란 무엇인가, 곧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분들이 자기자신과 싸우는 시간의 2배만큼 자기자신과 싸워 승리한 언니들이기에 더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언니들!! 파이팅!!

P.S
제가 마라톤과 인연을 맺기 시작할 때부터 풀코스를 완주하기까지 느낀점을 적었습니다.
처음 5Km도 걸어서야 완주했던 내가 풀코스를 완주하기까지 작게는 마라톤이지만 크게는 인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시간이 얼마만큼 걸리는 것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해 낼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시간이 없으십니까? 상황이 안되십니까? 하고자 하는 마음이면 됩니다.
노력하십시오. 자신을 위해서 투자하십시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노력하면 됩니다. 반드시 해 낼수 있습니다.
느낄수 있을 것입니다. 변해가는 자신을... 그리고 만족하실 것입니다.

◎ 나에게 있어 마라톤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얻은 것들을 대강 정리해보았습니다.
1. 남편과 취미를 맞추다보니 대화시간이나 대화내용이 향상되었으며
2. 권태기를 느끼지 못할정도로 원만한 부부관계를 지속할 수 있었고
3. 달고 살았던 감기증세도 뜸하거니와 이제는 건강(정신과 육체)에 믿음이 생겼습니다.
4. 다이어트도 효과적이었으며(57.5Kg까지 나가던 체중이 현재 51.5~52.5Kg을 맴돌고 있음)
5. "나도 할수있다."는 인간승리의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이 있었으며
6. 목표를 설정하고 그목표를 향해 추진하는 멋진 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상은 힘들 때, 게으름을 피우고 나태해질 때 저에게 제가 하고싶은 말들을 적었습니다.
워낙 글재주가 없다보니 두서없는 글들이 되었지만 마음은 있으나 망설이시는 여성들께, 마라톤을 하는 남편을 두신 부인들께 감히 이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맨발의 여전사 박선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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