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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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홍기 작성일00-10-07 10:41 조회1,36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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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전제로 만든 다큐이어서 약간은 어색한 느낌이었지만,
오히려 뜻을 이루지 못한 한 마라토너의 좌절과 실망을 통해
애초와는 다른 빛깔의 정경을 연출하였다.
애뜻한 모심, 순수한 절망, 사랑, 그리고 다시 시작...
한 순간의 영광이 오랜기간의 훈련과정을 압도할 만한 절대적인 가치를 갖는 것인가?
치열한 준비과정도 없이 분에 넘치는 결과를 향유하는 어설픈 모습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가.
건강한 다리가 훈련의 강도를 짐작케 한다.
금메달이 유일한 목표였다면 넘어지는 순간 더 이상 달릴 이유도 없었건만
끝까지 완주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일어나 달린 것이다.
아무도 환호해 주는 이 없다. 환호해줄 이유도 없다.
환호는 어디까지나 영웅의 몫이니까.
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영웅의 과장 보다는 한 발짝 뒤처진 이의 겸손이,
재기넘치는 천재의 가벼움 보다는 끝없이 노력하는 평범한 이의 깊게 패인 주름살을
우리는 사랑한다.
순수함을 지켜가고 있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달린다. 언제까지 달릴 지 아무도 모른다. 스스로가 아니 우리가 먼저
"이젠 그만 달려도 돼 봉주야"라고 할 때가 선수로서의 은퇴가 아닐까.
그순간 아무도 이루지 못한 영광스러운 은퇴를 우리는 진정으로 환호해줄 것이다.
그리고 한 마라토너의 잔상이 우리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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