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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후기] 식이요법과 '가을의 전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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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형성 작성일00-10-25 12:57 조회1,2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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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춘천마라톤, 저의 9번째 풀코스 완주가 끝난 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완주 후에도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음에 감사하며 대회후기를 올립니다.(춘천대회 후기를 서울마라톤 게시판에 올려도 별 문제 없겠죠? ^^;) 글은 1-2편으로 나누어 올리며 제1편은 처음 시도했던 식이요법에 대한 경험담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해서 올리며 실제 대회후기는 제2편입니다.

* * * * *

"체질적으로 식이요법이 맞는 사람은 10명중 1명 정도인 것으로 안다. 케냐 선수들은 식이요법을 하지 않고도 잘 뛰지 않느냐?"

올 봄 동아마라톤의 안내책자에 실린 김이용 선수의 말입니다. 1주일간의 식이요법 기간에 그의 말을 여러차례 떠올렸을 정도로 식이요법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체질에 맞지도 않는 것을 괜히 시작했다" 하는 후회, 그리고 컨디션이 나빠져 괜히 벼르고 별렀던 춘천마라톤에서 본전도 못건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수도 없이 엄습했습니다.

마라톤교실에 있는 식이요법 관련자료 및 예전에 프린트해두었던 나금풍님, 손수돈님 등의 경험담을 참고로 했고 미국에 계신 양현묵님께 몇차례 메일을 드려 조언을 구한 후, 대회 1주일을 남겨둔 월요일부터 식이요법에 착수했습니다. 월-수 3일동안, 아침식사로는 삶은 계란 2개, 그리고 점심과 저녁은 철저하게 육식위주로 했습니다. 식단표를 보면...

월요일 : 아침(계란 2개), 점심(순두부), 저녁(양념한 돼지고기)
화요일 : 아침(계란 2개), 점심(소불고기), 저녁(소등심)
수요일 : 아침(계란 2개), 점심(소등심), 저녁(소등심)

식단에서 알 수 있듯, 처음엔 소프트 카보로딩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기왕 시작한 것..."하는 욕심이 생겨 화요일 저녁 이후 거의 FM대로 식단을 짰습니다. 물론 사흘동안 밥은 단 한톨도 먹지 않았습니다. 월요일 점심의 순두부도 순두부찌게에서 오로지 순두부만 건져 먹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 끼니마다 물을 많이 먹었고 반찬은 물론, 삶은계란 1-2개 외에는 간식도 전혀 먹지 않았습니다.

늘 복용하던 비타민C도 잠시 끊었습니다. 그리고 체내에 남아있는 탄수화물을 고갈시키기 위해 화요일에는 12km를 50분에 뛰는 템포런을 헀고 수요일에는 10km를 천천히 달렸습니다. 그 결과 수요일 저녁, 식이요법 사흘만에 체중은 평소(56kg)보다 2.5kg이 줄어든 53.5kg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먹는 즐거움'이 없으니 참 세상살기가 힘들어지더군요. 오죽하면 (제가 좋아하는) 칼국수를 다른 사람들이 먹는 걸 침흘리며 보고만 있는... 그런 꿈까지 꿨지 뭡니까. 게다가 화요일 저녁 이후 반찬, 소금도 없이 구운 소등심만을 먹고있자니 제 자신이 조금은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식이요법 기간중 전신에는 무기력증이 팽배했고 소화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수요일에는 갑자기 귀가 멍~해지는 증상이 왔었고 현기증도 여러차례 있었으며 신경이 예민해져 사소한 일로 말다툼까지 했습니다.(여보옹~ 미안) 급기야 목요일 새벽에는 휘청~하고 쓰러질 뻔 하기까지...

고통의 시간이 끝나고 이제 목요일이 왔습니다. 고통은 정말 끝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 목요일부터는 새로운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 고갈된 탄수화물을 비축해야한다는, 조금은 조급한 마음이 들기 시작해 정신없이 먹어대야 했습니다. 매 끼니, 국수 또는 밥에 김, 꿀로 볶은 멸치 등을 위주로 식사를 했으며 끼니 중간중간에 간식을 많이 먹었습니다. 특히 이 기간중 운동은 완전히 쉬었고 수분보충을 위해 1.5리터 이온음료를 매일 2-3병씩 먹어치웠습니다.

목요일부터 3일간은 과중한 음식물 섭취로 항상 배가 더부룩한 상태였습니다. 그것도 참 못할 노릇이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매 끼니 식사 외에도 하루 연양갱 4-5개, 바나나 4개, 종이컵 1-2개 분량의 건포도, 과일 등을 이온음료와 함께 끊임없이 먹어야 했으니까요. 그것도 대부분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말이죠.

그 결과, 목요일 하루 포식(?)한 이후 체중이 아침에서 저녁... 불과 10 여시간 만에 4.5kg 늘어나는(53.5→58) 불가사의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체중은 57-58kg을 유지, 평소체중을 1-2kg 웃돌았지만(식이요법 과정에서는 이게 정상이라고 함) 컨디션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월-수 3일동안의 극심한 영양 불균형 때문인지 체내의 면역기능이 약해진 탓으로(비전문가인 제 개인적인 소견) 몸에 이상이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현기증, 손저림, 소화불량이 계속되었고 심지어 멸치를 씹을 때는 치아까지 부실해진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대회 하루 전날에는 극심한 편두통으로 거의 온종일을 누워있다시피 했습니다.

자동차로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식이요법은... 자동차로 보면 연료를 더 많이 싣기 위한 과정으로 비유됩니다. 즉, 차를 개조해서 연료통을 하나 더 설치한다면 물론 평소보다 2배의 연료를 싣을 수 있고 그만큼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겠죠. 하지만 차를 개조하는 과정에서 연료통을 다는 것에만 신경쓰고 정작 정비에 소홀했다면 차에 다른 잔고장이 생길 수 있을 겁니다. 식이요법 중의 제가 바로 이런 상태였다고 봅니다.

식이요법을 통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탄수화물(연료)을 비축할 수는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의 준비부족(정비소홀)로 몸 컨디션이 극도로 좋지않은 상태(잔고장 발생)가 된 것입니다. 제 몸에 몇 달에 한번씩 나타나는 이상(편두통, 현기증, 소화불량 등)이 이때 한꺼번에 나타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겁니다. 이러한 점은 앞으로 보완해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특히 월-수 3일동안의 영양부족에 대비해 단백질 외에 반드시 섭취해야할 음식에 대해 알아봐야 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식이요법은 끝났고, 대회일이 되었습니다.
컨디션은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 왠지 몸의 이상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대회가 있는 날 새벽에 항상 트레드밀에서 2-3km 정도 가볍게 몸을 풀곤 하는데 아무래도 새벽이라 그런지 빠른 스피드로 달리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시속 16km로 달려도 그냥 장난하는 것 처럼 느껴질 정도... 더 빨리 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리면서 "이게 식이요법의 위력인가?"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제서야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2편에 계속)



이봉주와 키, 몸무게가 똑같은 <제2의 이봉주>
서울마라톤 No.38 김형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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