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탕! 셋이먹다 둘이 죽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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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3-01-08 15:26 조회69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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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엄청 많이 온 한겨울!
쨍쨍! 겨울아침은 온통 산야에 덮힌 흰눈으로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리다.
눈위는 아침햇살로 진주같이 영롱한 빛들이 반사하여
빤짝!빤짝! 빛을 발한다.
몇날을 온세상을 덮을 듯 내린 눈을 넉가래로
한사람 간신히 지나갈듯한 터널을 뚫고 뒤들이어
싸리빗자루가 뿌러지록 쓸어 동구밖 논두렁길까지
조그만 눈길을 뚫어놓는다.
시골의 겨울은 하루해가 길기만 하다.
깊은 강도 꽁꽁얼어 잔솔나무 숲이 빽빽한 앞산을 손쉽게 건널수 있다.
잔솔나무와 싸리나무. 칡넝쿨. 갈뚝지 나무가 엉켜
숲이 우거진 앞산은 산토끼와 장끼(꿩)가 많이 사는곳이다.
겨울이 되면 젊은이들이 토끼몰이를 자주 가는 곳이기도 하다.
대게 토끼는 산중턱 험한곳 바위틈에 굴을파 집을 짓고
산허리를 돌며 먹이를 취하는데
눈녹은 양지바른 곳에 가랑잎이나 잔솔잎을 먹기 위해
굴에서 나와 눈녹은 가지밑에서 숨어 가랑잎을 먹는다.
빨간눈에 귀를 쫑끗! 오물!오물! 하는
잿빛털을 한 산토끼는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는 길어
산을 내리 달리기 보다는 위로 달리기에 적합하여
토끼몰이할때 에는 필히 산아래로 내리 몰아야 한다.
아침을 먹고 동네를 돌면서 친구들을 모아 토끼몰이 준비를 한다.
지게작대기나 몽둥이를 도구로 하고 바지가랭이는 양말속으로
집어넣고 신발은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새끼줄로 서너번을 감아 칭칭동여 메고 개털모자로 무장을 한다.
양지바른 곳이나 평탄한 곳을 피해 산등성이로 조용조용
일열로 발자욱을 아끼며 산꼭대기까지 올라간다.
눈위에 발자욱을 많이 남기면 토끼몰이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산꼭대기에 올라와 토끼가 있음직한 곳을 향해 횡대로 서서
몽둥이와 지게작대기를 휘두르며 눈이 쌓여 휘어진
나무가지를 밑을 살피며 조심스레 산아래로 내려간다.
양지바르고 낙옆들이 듬성듬성 들어나 있는 곳에
토끼똥이라도 발견하면 방금 배설한 것인지 며칠전에 것인지
확인을하고 가슴을 조이며 더욱 조심스럽게 살피며 내려간다
야! 토끼다! 저... 옆으로 튄다.
야! 위로 못올라가게 막아...막아!!!
우와!!!
뭉둥이와 지게작대기를 휘두르며
폴짝!폴짝! 달아나는 토끼를 산아래로 몰아보나
토끼도 이미 지형을 알고 있는 터라
산위로... 옆으로... 달아나려 한다.
온 산에 토끼몰이하는 고함소리가 울려퍼지고
쫓고 쫓기는 숨박꼭질이 계속되고 새끼동여맨 발자욱과
산토끼발자욱이 엉키면서 몇 번의 조우와 숨이 턱까지 차오를 즈음.
토끼도 치쳤는지 자주 몸을 드러내보이면서 추격의 간격이 좁아진다.
그러길 몇번끝에 산아래로 내리 몰리던 토끼가 결국은
눈웅덩이속에 빠지면서 몽둥이와 지개작대기 세례를 맞고
끝내는 쫑끗한 두귀를 힘없이 내어주고 만다.
"와! 잡았다."
"야! 어디보자! 히히!!!"
서로 만져보는 토끼의 몸통이 아직 따듯하다.
득의양양!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찌어도 아픈줄 모르고
한달음에 산을 내려와 잡은 산토끼를 자랑하듯 마을한바퀴를 돌고
코아랫부분 인중을 면도칼로 그은 다음
서서히 가죽을 벗겨 내면 빨간알몸이 들어난다.
토끼가죽은 잘 벗겨내어 귀마게로 쓰려고
싸리가지나무로 사방 양쪽을 고정하여 말리고
내장을 손질하고 몸통을 뼈채로 잘개 토막을 내어
어머님께 드리면 무우와 감자를 듬성듬성 썰어넣고
마늘과 생강도 다져 넣고 매운 고추가루를 듬뿍 넣어
얼큰하게 자작자작 끓인다.
그러면 쫄깃한 살과 뼈가 씹히는 토끼탕이 빈속을 유혹한다.
맛나게 푹 삶아진 무우와 감자는 토끼고기맛와 양념이 베어
젊은이들의 소주잔을 자주 들게한다.
산중시골 겨울의 최고일미 꿩고기! 그 다음이 토끼탕 먹거리다.
풀을 먹는 산토끼는 봄이면 새 풀을 먹어 누린내가 많이 나지만
한겨울엔 누린내도 않나고 귀한 고기 맛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산골젊은들에겐 토끼몰이는 단백질도 섭취하고 재미있는 놀이인것이다.
대병소주 한 병이 바로 없어지고 토끼탕의 냄비도 바닥이 나면
따듯한 아랫목에 서로 발을 집어넣고 토끼 잡은 무공(武功)을
서로 우기다보면 한겨울의 해는 중천에 걸리고
초가지붕 처마끝에 커다랗게 달려있는 수정고드름이 떨어지며
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눈속에 흠뻑빠져 젖어버린
옷가지와 신발도 어느새 말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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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산토끼 구경이라도 해볼까? 해서
시골친구녀석에게 전화해 보았더만
요즈음 시골의 산에도 들고양이로 인해
산토끼 구경을 해본지가 오래전이라고 합니다.
천/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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