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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아침, 이 작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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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3-01-07 11:48 조회8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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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아침, 이 작은 생각


안녕하십니까 ?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입니다

날씨가 매우 춥습니다.

새벽에 한강변에서 매서운 칼바람을 안고 달음질을 하니 몸에 와 닿는 추위는
제법 많은 인내심을 달라 합니다. 반대 급부 적으로 평소 뛰던 거리의 생략 없이
왼 거리를 다 뛰면 성취감 내지는 자기 스스로의 만족감은 더 하겠지만 요.

뭐, 남들은 춥다고 하고 웅크리고 못 나왔는데 나는 나와 다 뛰었다, 그러므로 오늘
나는 약간은 좀 특별하게 보아도 무리가 없겠다. 하는 그런 종류의 조금은 유치한
그런 감정 말이지요. 숨길 것도 없지요, 뭐 .

반환점에 이르러 아직도 솟지 않은 아침해를 아쉬워하며 어께에 걸친 베낭을
내려서, 장갑을 벗고 물병 마개를 돌려 따서 물 한 모금을 먹습니다.
아침에 가져온 물 병 꼭대기가 벌써 얼어서 얼음이 서그럭 서그럭 하는군요.

잠깐 물 한 모금 먹는 사이 장갑 벗은 손가락이 벌써 차갑게 얼어 옵니다.
서둘러 베낭을 다시 걸치고 오던 길을 돌아갑니다.
아직 손가락이 제 온도를 찾지 못해 얼얼하니 언 상태라
한참은 장갑 낀 손을 주머니에 넣고 뒤뚱뒤뚱 달려봅니다.

그러자 요즈음 내가 자주 목격하는 , 정말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이 머리에
떠올라 가슴이 조금은 답답합니다. 정말 이해가 쉽게 안되는 안따까움 입니다.

그 상황은 이렇습니다.

요즈음, 추운 바깥 거리를 걷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많은 사람들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목은 목도리로 감싸고 , 목을 잔뜩 웅크리고 서둘러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데 보통 수동 미닫이 식이나 여닫이 식 현관문을 만나게됩니다.

한 걸음 정도 조금 앞서 들어가던 나는 문을 밀치면서 들어가 밀고 들어온 그 문을
그냥 놔 두어 닫히기 전에 내 뒤에 바로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있는지 꼭 뒤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내 뒤에 다른 분이 따라 들어오면 내 발걸음을 잠깐 멈추고
밀고 들어온 그 문이 닫히지 않게,
그 분이 별도로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지 않고도 들어오실 수 있도록
문 귀퉁이를 잡고 잠시 기다려 주며 뒤 따라 들어오시는 그 분을 보살펴 드리는
제스처를 보여 드립니다.

우리보다 앞서 간다고 하는 선진 외국에서는 이런 친절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며
친절이라고 이름을 붙이기에도 낯간지러울 정도의 기본 자세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뒤 따라 오시는 분이 여성분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이럴 경우, 내가 경험한 서양의 모든 나라에서는,

- 앞서 들어가서 문을 잡아 주고 서 있는 분도 얼굴에 가벼운 미소를 실어
뒤따라 들어오시는 분에게 가벼운 눈웃음이나 목례를 해 드리고

- 뒤에서 들어오시면서 그 친절을 받으시는 분도 역시 그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 문을 잡고 서서, " 추운데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라 " 하며 서 있는 그 분에게
감사를 표시합니다
눈웃음도 되고, 가벼운 목례도 하고 또 그럴 경우, " Thanks ! " 라는
인사를 빼먹지 않습니다. 수줍은 사람은 하는 말이 들리지는 않지만
입 모양은 너무나도 분명하고 또렷합니다

혹은 기다려 주시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고 느껴지거나 요즈음 같이 혹한의
추위로 그 고마움이 정말로 절실했다 하면 " Thanks very much indeed ! "
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좀 더 사교적인 사람은 같이 웃음을 터뜨릴 가벼운
농담까지도 곁들이기도 하지요. 예를 들면,
" 우 ! 날씨가 엄청 춥네요. 내복 장사 마누라들 적금 하나 더 들겠어요 ! "

- 그러면서 또 자기 뒤에 또 어느 분이 따라 들어오는가 뒤를 돌아보는 제스처를
취하지요. 방금 받은 친절을 이제 남에게 돌려 줄 차례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 현실은 조금은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옛날 보다 많이 좋아
졌지만 아직도 이런 식의 친절을 베풀지도, 받고 나서의 감사 인사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주위에는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문을 잡고 기다려 주면 빙상 경기의 스케이트 선수가 얼음 위를 지칠 때처럼
갈지 자로 그 문틈 사이로 얄밉게 빠져 들어오며, 그 문을 잡고 기다려 주고 있는
사람은 거들떠도 안보고 그냥 자기 볼일을 보러 엘리베이터만 두리번거리고
찾는데 열중합니다. 정말 그래서는 안 되는데 말입니다.

자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낯모르는 사람이 자기를 위해 문이 닫히는 것을
닫히지 않게 붙잡고 서서 기다려 주는 그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고 알아 차렸으면서도,
마치 자기는 태어날 때부터 그런 친절을 받아야만 하는 운명의 소유자인양,
거들먹거리며 유유자적, 손끝 하나 까딱없이 걸어 들어오는 사람들...

바로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있음을 분명히 알건만 자기만 쏘옥 들어가며
육중한 현관문을 탕 ! 하고 닫고 들어가는 사람들...

새해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달리기를 사랑하는
우리 달림이들 만이라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즈음 들어 삶의 질, 삶의 질을 많이 거론하는데 바로 이런 작은 친절, 작은 감사의
토양 아래서 우리의 다음 단계의 삶의 질이 논의 돼져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매일 아침 달리기 길, 나의 에스퍼란자스 ( 희망. 스페인어 )길이 이제 거의
끝나가고 아파트 단지 입구가 보이는 길까지 다 와 가는군요. 오늘 새벽은 정말
아주 추운 날씨입니다

감사합니다

서울
고덕 달림이
박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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