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모임 참가기(10월 마지막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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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희영 작성일00-10-30 14:05 조회1,24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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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15분 집을 나와 차를 몰고 안양 집을 출발하여 반포로 달렸다. 주위는 캄캄하다. 반포쯤에 오니 어둠이 가셨다. 처음으로 반달모임에 참가했던 지난 6월의 아침을 생각했다. 내머리에 늘어 가는 흰 머리에서 가는 세월을 느꼈는 데 오늘은 어둠 속에서 느껴 본다. 6시 45분 경 반달모임의 장소에 도착했다. 벌써 서울마라톤클럽의 현수막이 걸려 있고, 대형시계가 제자리에 놓여 있다. 아침 해는 늦게 뜨는 데도 반달모임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변함없으시구나. 괜히 기분이 좋았다.
박회장님, 고형식님, 한택희님, 신동희님 등 내가 아는 분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이팔갑님을 지난 춘천마라톤에 가는 버스 안에서 알게 된 강홍기님에게 소개를 했다. 선주성님하고도 인사를 했고. 처음에는 살며시 왔다가 살며시 사라졌는 데 어느 새 이렇게 많은 분들을 알게 되었을까?
항상 출발 전 스트레칭을 지도하는 윤현수님이 오늘은 보이지를 않는다. <나는 달린다>의 역자인 선주성님께서 지도를 하신다. 참가인원이 50명을 넘은 것 같다. 사진 촬영을 위해 출발이 5분 정도 연기되었다. 사연인 즉, 동아일보에서 취재를 하는 데 사진기자가 아직 오지를 않았단다. 2주전에는 MBC에서 취재를 한 적이 있었는 데 ...... 나를 취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달리고 있는 반달모임이, 서울마라톤클럽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다고 하니 또 기분이 좋아진다.
처음 나오신 분들의 간단한 소개가 있고 이어서 10월 마지막 주의 반달 달리기는 시작되었다. 기온이 차가와 긴 필에 긴 바지를 입고 달렸다. 일부는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 이용하는 몸에 착 달라 붙는 검정색 옷을 입고 달린다. 겨울철 달리기에는 제 격이란다. 나도 하나 사야지. 뒤 쪽에서 천천히 달렸다. 오늘은 한택희님과 잠실까지 같이 달렸다. 아시다시피, 한택희님은 반달모임과 서울마라톤클럽의 핵심요원이시다. 11월 12일 열릴 서울여자마라톤의 자원봉사자가 부족 등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 울트라마라톤에 대한 지난 여름의 뜨거웠던 토론도 우리의 대화대상이었다. 이야기하다 보니 님의 본심이 남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랄까 서운함이랄까 그런 것을 느꼈다. 사실 만남의 광장에 올라온 님의 글들을 읽으면서 님은 <원칙적이고 냉정한>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 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님은 <원칙적이고 인간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꾸 난다. 님에 대해 가졌던 나의 막연한 판단이 님과의 대화 속에서 잘못임을 깨닫고 내 자신을 꾸짖었다.
우리 앞 쪽에서 달리던 박병대님과 서현미님이 하프 반환점까지 가지 않고 되돌아 온다. 앞에서 언급하지 않았는 데 오늘 반달에는 서현미님이 참가했다. 익히 들어온 이름이지만, 직접 얼굴을 보기는 오늘이 처음이었다.(물론, 통성명을 하진 않았다.) 마라톤계에 유명한 사람들과 같이 달린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서현미님이 자주 반달에 나오면 달리는 인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인터넷 상의 문장가이신 김현우님과 울트라마라톤의 이용식님도 이런 모임에 오셨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프의 반환지점에는 박회장님이 변함없이 우리를 위해 물과 사탕을 준비해 두셨다. 우리 박회장님을 보면 나는 기분이 아주 좋다. 아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아마도 그 분의 봉사정신 때문이리라. 나의 달리기동무가 되어 주던 이팔갑님은 반환점을 돌아 출발점으로 향한 지 오래 되었다. 돌아 오는 중에 오늘 모임에 처음 나온 분을 만나 같이 달렸다. 등산을 자주 한다는 이 분(서로 통성명을 했는 데 이름을 잊었다)은 우연한 기회에 한강에 나왔다가 이 모임을 알게 되었단다. 반달모임과 달리기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출발지점에 돌아 오니 마라톤시계는 2시간 3분을 표시하고 있다. 출발 당시 50여명에 달하던 그 많던 분들은 아마 제 갈 길을 가셨나보다. 간단한 대화라도 하고 싶었던 서현미님도 안 보인다. 박회장님, 송재익님, 강홍기님, 한택회님과 이름을 모르는 두 분(낯익은 분들인 데, 이름을 몰라 죄송합니다.)께서 2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아직도 달려 오고 있을 런너들을 기다리고 계신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나는 차를 타고 올림픽대로로 달렸다.
9시 30분이 넘었건만 하늘은 여전히 그름에 가려 있고, 밖은 차가웠다. 이 차가운 가을의 한강변에서 런너들이 달려올 반포대교 쪽을 말없이 바라 보시던 박회장님 이하 그 분들의 모습이 오래 도록 내 가슴에 남아 있다. 바로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반달모임이 있고, 서울마라톤클럽이 있고, 90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였던 서울마라톤대회가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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