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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참가기) 마라톤과 함께한 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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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장웅 작성일00-10-30 16:03 조회1,0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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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과 함께한 페이스메이커
( 참 가 기 )

마라톤은 무엇일까?
달린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점점더 심취해 가는 이론적 적용 없이 자기만의 중심적 판단에서 자신의 임의적인 잣대로 자신을 합리화해 가는 뿌린대로 거둔다는 진리가 결코 틀린 진리가 아님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대하고 있는가 보다.
이제 불혹의 중년을 서서히 넘어가는 세대가 되어서 그런지 엇그제만 해도 고속도로 주변의 봄이 오는 농촌풍경을 보면서 그 푸르름에 마음을 빼앗겼는데, 벌써 한해를 정리해 가는 길목으로 접하고 있는 것이 나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듯 하다.

나름대로는 영웅적인 군중심리와 자신감을 가지고, 적지 않은 나이에 해 볼만하다는 평상시의 상식적인 잣대로, 지금까지 참가한 풀 코스는 15회 정도로 달려본 그저 평범한 풀 코스의 기록인 3시간40분대, 20여회 이상의 하프코스 기록인 1시간23분대(비공인)의 기록으로 대회에 참가한 4년이 지나는 싯점에서 주변의 여러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자신의 착각과 욕구를 절제하지 못한 체, 자신의 과대평가와 자신감을 드러내는 틀에 얽매인체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생활들을 해왔던 자신들의 모습 들 속에서 한때의 화려했던 자기도취의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지나쳐 버렸다.
이런 모든 것들이 생활의 한 부분처럼 그저 달리는 것을 좋아하게끔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인생이란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이라는 것과 같이 달리기를 하면서 터득한 "인생은 마라톤이고 마라톤은 인생"이라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가슴에 박으면서 말이다.

한반도횡단을 하면서 거리개념이 많이 사라졌지만, 휴우증으로 인한 몸의 회복은 더디면서도, 욕심속에 풀코스를 두 번 완주를 했고 하프코스 등을 달렸다.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은 금년 초부터 대비하며 적어도 3시간을 목표로 지구력 훈련을 많이하려고 노력을 했고 울트라를 통해서도 적지 않은 훈련을 해서 춘천대회는 은근히 기대를 한 대회였다.
언젠가는 서브-3 명단에 윤장웅이라는 이름 석자를 남길날을 기대하며 말이다
처음에는 마라톤에 대한 상식도 없고 어디에서 자료를 구해야 하는지 한 동안 서점을 찾은적도 있지만, 별 효과도 거두지 못한체 인터벌 연습등 한여름 뙤약볕 햇살아래서도 틈틈히 현기증이 날 정도로 연습을 하였다.

그러던 추석 한가위때 한반도횡단을 마치고 나니 다리는 말이 아니었다.
발목부상과 양발의 발바닥은 진물과 터진 피로 한 동안 고생을 했다.
그래도 하남 대회때는 그리운 얼굴들을 보려고 미사리로 나갔다.
역시 역전의 용사들은 건장했고 그들은 달릴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늘 마라톤관련 인터넷을 검색하면서도 우리의 마라톤 문화가 정착하는 단계로 접어든 만큼 이제는 변해야 하는 과도기적인 싯점에 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수기공모란을 통해 글을 올린적이 있었다.
페이스메이커에 대한 자원봉사모집이 조선일보싸이트에 실렸다.
우리나라 대회중 큰 대회로서 좋은 기온에 따른 기록을 경신할 것인가 아니면 한 번쯤은 봉사를 해야 할 것인가 신중한 생각을 아니가질 수가 없었다.
그래 이번엔 한 번 자원봉사를 해보자 !
헌혈을 통한 이웃사랑도 하고 그 동안의 이웃사랑에 대한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적십자포장인 헌혈유공장 금장을 수상하였는데, 마라톤에 도전하는 동호인을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마음을 비우고 풀뿌리마라톤을 위한 저변확대와 처음으로 도전하는 분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해 보자는 방향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4시간 페이스메이커에 자원을 했다.

4시간의 페이스메이커 이것이 나에게는 무리였는지 연락도 없이 조직위에서는 일단 보류를 한 상태였다.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래도 포기 할 수가 없어 다시 mail을 띄웠다.
4시간30분 페이스메이커로 봉사하겠다는 자신의 뜻을 재 접수를 하고는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내가 진정 페이스메이커가 될 수 있는 위치에 얼마만큼 와 있는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이라면 포기를 하고, 풀뿌리마라톤과 동호인, 대회발전과 진행을 위한 것 그리고 다음세대를 위한 것이라면 기꺼이 동참하되 지금부터라도 디딤돌을 굳건히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하기로 결정을 하고 나니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 질 수가 없었다.

이제는 출전일 까지 레이스에 대한 일정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라 생각을 하며, 좀더 과학적인 자료를 준비하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연습과 그동안 사용하였던 심박계를 좀더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고가의 심박계를 구입하게 되었다.

정말 달리는 놈은 미친놈인가?
그 힘든 것을 왜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는 주변사람들의 말처럼 자신도 마약에 중독 된 환자처럼 새벽에 일어나 달리지 않으면 하루의 일과 시작이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대회일이 다가오고 그 동안 풀코스등 하프를 출전하며 실전에서 일정유지를 위한 페이스 조절을 해 보았다.
보통때는 여의도 한강변에서 심박계의 심박수를 165-170, 160-165, 155-160
bpm등으로 지구력 조절을 하며, 페이스를 설정하느라고 달려보고 저장된 자료를 출력시켜 시간과 심박수에 대한 변화, 거리등으로 레이스 유지를 위한 자료를 찾기위한 연습을 했다.
10/3일 통일마라톤때는 심박수를 약간 높게 설정하여 레이스를 펼쳤다가 35km지점에서 갑자기 페이스를 잃고 고생을 한 경험을 되살려 가면서 말이다.
그후 10/9일 하프때는 스피드조절을 위해 심박을 170-175로 설정하여 레이스를 펼치는등 다각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보았다.
여러번의 레이스에서 결론을 얻고 심박계의 일정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심박수를 설정하였다.
대회일이 다가오고 10월 22일 영등포육상연합회원들과 춘천으로 향했다.
경기장 입구는 통제를 했지만 우리는 춘천에 대해서 만큼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주차문제는 걱정을 하지 않고 안락하게 회원들이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장소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경기장안의 스탠드는 전국의 동호회 플랭카드로 물결이 치고 16,000여명의 건각들은 저마다의 자신과의 승리를 위해 밝은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조직위의 안내방송에 따라 페이스메이커들이 모였다.
그러나 실망을 금할수 없었다.
탁자위에 놓여진 페이스메이커와 패트롤의 부장품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모든 일에는 자신을 희생하며 열과 성을 다할 수 있는 배경이 따라 주어야만 달리다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사명감을 갖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어야 했는데, 준비된 것이라고는 풍선과 등에 부착하는 시간대별 표식으로 어떻게 런너들이 그 무리 속에서 식별을 하며 따라갈 수 있겠는가 라는 생각을 하니, 봉사에 대한 배려가 이 정도라면 누가 모든 것을 포기하며레이스를 펼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은 조직위의 실수구나 차기 대회때는 건의를 하여 페이스메이커들이 모든 것을 초월 한 체 자부심을 갖고 레이스를 펼치며 이끌어 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겠다는 조직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을 해 보면서 말이다.
페이스메이커들에게 레이스운영을 위한 페이스시간과 풍선이 지급되고 기념 촬영이 있었다. 출발을 위한 시간은 점점 런너들의 몸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고 시간대별로 정열하고 있는 런너들은 예년과는 다른 무언가 변해가는 모습들 이었다.

염광여고의 축하 밴드 행렬이 있었고 등록선수를 비롯하여 저마다 완주하고자 하는 시간대에 전국의 동호인들은 3시간대부터 5시간대까지 페이스메이커를 중심으로 출발선을 향해 트랙에 시간 순서대로 출발 총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총성을 기다리는 마음!
그러나 마음하나만은 편하게 기록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제일 즐거운 시간이 되는 듯 했다.
4시간30분 페이스메이커인 나를 바롯하여 5명과 그뒤로 많은 동호인들이 레이스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하며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전 11:00시 출발 총성이 울린 것 같았으나 들리질 않았다.
서서히 건각들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하늘에는 헬기가 선회를 하며 경기장내를 촬영하지만 유명선수도 아닌데 이 많은 인원중에 내 얼굴이 나올 리가 있겠는가, 그래도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중에는 내 모습을 찾는사람도 있을텐데 말이다.

출발선의 시계를 보니 00:00:04초가 되는 것을 보고는 시계를 작동시켰다.
운동장의 빼곡이 걸린 전국의 동호회 플랭카드들이 바람에 펄럭대며 무언의 손짓 응원을 한다.
스피드 칩은 시간에 관계없이 출발선을 지나는데 계속 삑, 삑 소리를 냈다 생각에는 메트리스 감지기를 밟고 지나가는 시점이 시작되는 시간인가 보다 라며 랩타임 을 한 번 눌렀다.
02분59.1초 심박계는 127bpm 시간은 오전 11:06:21.1초를 지시하고 있었다.
인간의 제일 원시적인 달리는 운동에 가슴과 팔목에는 첨단장치인 심박계를 차고 달린다는 것이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러나 서서히 직4문을 빠져나가는데는 시간이 꽤나 소요되는 듯 했지만, 불평을 하는 건각들이나 동호인들을 보지도 못했고, 다만 페이스메이커만 따라가면 이 시간에 완주 할 수 있냐며 질문하는 동호인들이 무척이나 많았다는 점이다.
여느 때 같으면 아무 말 없이 좀더 빨리 달려 나가기 위해, 더 출발선상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서로가 몸을 부딪치며 무언의 항의를 하곤 했는데, 오늘 치러지는 춘천대회는 그야말로 출발부터가 대 성공작이라는 자신과 모두가 확신을 갖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출발을 하여 직4문을 빠져나온 4시간30분대의 건각의 동지들은 제일 선두로 선 나를 중심으로 뒤따라오기 시작했다.
이내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지만 평상시의 보폭보다는 짧다보니 참으로 편하기만 하다.
옆의 어느 건각이 "지금 제 심박은 152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얼마나 되느냐"고 물어본다.
"저는 현재 145정도가 유지됩니다" 했더니 "심폐가 좋은신 모양입니다"라고 되물으며, "언덕은 얼마나 될까요?"라고 묻는다.
"약 2km 정도 되고 그 다음은 계속 내리막길입니다."
"지금 상태가 좋으니 이 레이스를 유지하면 되겠습니다."
4시간30분 파이팅!을 외치니 모두들 파이팅을 외친다.
힘이 절로 솟는다.
언덕을 거의 올라간 올림픽공원에 여기저기 나온 가족들의 어린아이들이 마라톤 흉내를 내며 뛴다.
기온이 조금은 쌀쌀한 편이지만 수채화 같은 오색자연의 아름다움에 섭취해 본다.

런너들의 행렬은 그 어느 대회에서도 보지 못한 일대장관이었다.
왜 이리 진작 이러한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여 마라톤의 후진국이라는 말을 들으며, 조직위나 시민들이 그 멍에를 짊어져야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어느덧 언덕을 넘어 고개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직 5km팻말은 보이지를 않지만 시간은 벌써 30분대를 넘어가고 있었다.
페이스메이커를 알리는 헬륨풍선은 날씨가 흐린 탓인지 올라가지를 못하고 뒤에서 따라오는 주자에게 많은 방해를 주는 듯 했다.
또한 페이스메이커가 달리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옆으로 지나가거나 겨우 풍선을 보면 몇 시간대의 메이커네 라는 정도였으니 분명 차기대회에서는 연구 검토해야할 개선사항이 아니겠는가?
점차 내리막길을 뒤로하며 몸의 진행방향을 이용 약간 페이스를 조금 올렸다.
"내리막길에서는 탄성을 이용하여 몸의 나아가는 방향으로 힘을 들이지 말고 보폭을 조금 넓게 해도 큰 무리가 없으니 참고 하십시요"
라고 함께 달리는 런너들에게 소리친다.
"모두가 파이팅을 외친다."
" 모든 런너들에게 급수대를 통과할때는 필히 물을 마시도록 하십시요"라며 당부를 했다.
5km 팻말 라인을 통과하며 랩타임을 눌렀다.

5km지점, 랩타임이 31분04.1초 심박은 150bpm을 지시하고 있다.
예정시간을 정확히 유지했으나 후반을 고려해 약간 속도를 줄였다.
"현재까지는 잘 들 뛰시고 계십니다. 초반이니까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조금 내려가면 의암호가 한 눈에 들어 올겁니다.
이렇게 좋은 계절 강원의 단풍과 함께 달린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그런데 런너중 한 사람이 질문을 한다.
"우리가 출발할 때 시간이 늦었는데 출발시간은 어찌되는 건가요?"
" 예! 저도 잘은 모르지만, 스피드 칩 발판을 통과할 때 삑! 하는 소리가 났잖아요. 아마 그때부터가 체크가 되었을 겁니다"라고 말은 했지만 확실한 내용을 알수가 없었다.
의암호가 보이기 시작하며 또 다른 런너들과 대화를 한다.
저 건너편 달리는 주자들은 자신과의 약속을 어떻게 하며 달리고 있을까?
다른때 같으면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대화를 하면서 풀코스를 뛴다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 솔직히 부담이 가기도 했지만, 오로지 페이스메이커란 자부와 자신의 기록과는 무관한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나고 즐길수 있다는 것과 또 한가지는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되 풀뿌리 동호인들과 함께 105리를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한 부담이 되었다.
의암호 다리를 건너가는데 서울마라톤의 박영석회장님과 김윤태, 신동희님이 함께 레이스를 펼친다.
가까이 다가가며 인사말을 전했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힘내시고 천천히 즐기시며 뛰십시오!
늘 박회장님이 하신 말씀을 오늘은 내가 회장님께 전해드린다.
고희를 넘기신 연세임에도 달리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서울마라톤을 창설하셨고, 각종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싸이트를 개설 한국의 대중적인 풀뿌리달리기 문화를 널리 확대하는데 많은 공헌을 하고 계시며, 또한 울트라마라톤의 정착을 위해 금년 10월에는 일본 고지현에서 개최된 100km 울트라마라톤에 참가 대회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기법을 도입하여 내년에 개최 예정인 국내 100km울트라마라톤의 시금석을 정립하고자 열정을 쏟고 계신다.
의암호 다리를 건너 평지를 달린다.
약간의 페이스 조절이 필요해 속도를 조금 높였지만 런너들은 눈치를 채지 못했는지 열심히 따라온다.
그 중에 여자 한 분이 갑자기 내 옆으로 다가와 줄곧 옆에서 레이스를 펼치기 시작한다.
얼핏 보니 처음은 아닌듯 한 자세에 나보다는 키가 약간은 커서 조금은 마음이 상했지만, 어디 키가 대수랴!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를 벗 삼아서 함께 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심박계를 보니 165를 상회하여 거의 169-170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어느덧 의암호를 바라보며 달리다보니 10km 전방인 급수대 500m라는 팻말이 보인다.

10km지점, 랩타임이 28:13.5초 심박수는 169bpm을 지시하고 있었다.
약간 빠른 레이스임을 알았지만 함께 하는 런너들에게 "좋은 레이스입니다.
이 상태로만 유지하면 아마도 4시간 20분전에는 골인할 수 있을 겁니다."
계속 옆에 따라서 붙은 여자분은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앞을 보니 남자 한 분이 약간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다.
얼굴은 보지를 못했지만 등에는 박순용이라는 이름이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뒤를 바라보니 무척 많은 행렬이 길게 늘어서서 오는 것이 이제는 마라톤의 중흥과 함께 누가 이러한 장관을 보고 생소한 운동이라고 말하겠는가 라고 반문 하고픈 충동이 생겼다.
누가 이렇게 힘든 운동 아니 왜 어렵고 고통스러운 달리기를 하느냐고, 재미도 없고 그 많은 운동중에 하필이면 왜 달리는 운동을 하냐고 질문도 받지만, 달리는 것만 큼 인생과 기까운 것은 없다며, 예찬론을 펴 본다.
그래도 올림픽의 꽃은 마라톤이요, 세계사의 승전보를 전하고 전사한 어느 한 병사의 목숨을 기념하기 위한 마라톤의 역사가 있지 않은가?
15km지점을 향해 달린다.
10km 랩타임이 빨랐다는 것을 알아차린 자신은 레이스의 속도를 줄였다.
거의 170대의 심박수를 160을 상회하는 정도로 유지를 했다. 호수가의 바람이라고 해야할까 아님 이제사 다가온 가을을 밀어내려는 겨울의 질투인가 머리에 달은 풍선은 바람으로 인해 머리를 뒤로 젖히게 한다. 꼭 뒤에서 누군가 풍선을 잡아 당기는 듯 달리는데 불편함이 따랐다.
호수건너 멀리 춘천시내 아파트가 보였다.
호수를 바라보며, 이 호수를 가로질러 갈 수만 있다면 향후 100년간은 세계기록을 유지하며 유명 마라토너로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할지도 모를텐데 라는 생각이 스쳤다.
옆에서 줄기차게 붙어 달리는 이 여자분 번호표도 보이지를 않아 몇 번인지 몰랐다.
여러명이 이제는 주위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강아지가 뛰어놀 듯 레이스를 즐긴다.
정말 이러한 레이스는 처음으로 겪어보는 듯 했다.
그저 4시간30분이라는 같은 둘레로서 함께 뛰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레이스를 재미있게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일까?
마라톤의 선진국인 미국, 일본 등의 참다운 모습이 아니겠는가 ?
구간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아이미디어 사진기자들의 활동이 대단하다.
그런데 예약한 사람들만 촬영을 하는가 보다라며 전혀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마도 알았다면 주로상에서 멋진 폼을 잡으며, 촬영을 했을텐데, 아쉽다.
그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혼신을 다해 뛰는 주자들의 모습을 찍느라고 여념이 없어 보이는 것이 아름다웠다.
아마도 다른 대회에서 또한 찾아 볼 수 없었던 주자들에 대한 조직위의 배려가 대다수의 동호인들에게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 하였을 것 이라고 자부해 본다.

15km지점 랩타임 27:47.9초 심박수 162bpm을 지시하고 있다.
이제 양쪽 구간으로는 아주 풍요로운 농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예전에 한창 배추가 황제자리에 올랐을땐 저 배추가 김치가 되어 김치가 아닌 금치 였는데 오늘은 한가로이 가슴을 벌리고 춘천을 찾은 달리  모든이들에게 소리없는 함박웃음을 선사하고 있지 않은가?
아직 건재하다. 함께 달리는 주자들에게 아주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큰소리로 외쳤다.
또 한 주자가 옆에서 따라붙으며 말을 건넨다.
" 나는 철인3종경기를 했는데 마라톤 풀코스 타입이 아니라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라고 자세를 보니 절대로 마라톤은 못 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며, 그런데 지금 풀코스를 뛰고 있지 않느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생각이란 이렇게 개념의 차이가 커서 답을 쓰기가 묘한걸! 씁쓸한 생각만 들었다.
그래도 열심히 뛰면서 근육경련에 대한 예방법을 나름대로 얘기를 해 주어 고맙게 생각을 하며 달렸다.
이제 여자분도 열심히 뛴다. 그런데 처음이란다.
하지만 하프에서는 1등도 한 번 했다는 말을 살짝 건넨다.
이럴때는 또 무엇이라고 해야할까?
아군인지 적군인지! 알수도 없고 !
그런데 YMCA에서 에어로빅 강사를 한단다. 그럼 그렇지!
여자치고는 종아리나 다리의 근육이 일반인들하고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레이스를 펼치며 종일 느낀 것은 전구간에 걸쳐 동호인들이 아예 줄을 서서 뛰고 있다는 것과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연속적으로 달리고 있는 것이 처음으로 목격하는 대회의 아름다운 광경 이였다.
이번 대회에서 또 한가지 특징은 5km 구간 전인 500m에 급수대를 설치하여 정확한 랩타인을 측정할 수 있었던 점이 작년과는 또 다른 대회운영이었지만, 금년 10/3일 개최하였던 통일마라톤은 매5km구간마다 급수, 매 2.5km 구간마다 스폰지를 공급하여 보다 원활한 대회가 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20km 하프 출발지역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2차선의 길들이 하프인원으로 인하여 복새통을 떨었던 재작년 생각이 났다.
계속 옆에서 뛰고 있는 여자분에게 저기가 하프 출발지라며 알려주고, 잠시후 20km지점을 통과하면 서서히 긴 언덕이 있다고 말하고는 너무나 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고 했다.
다시 한 번 4시간30분의 레이스를 파이팅했다.
목소리가 아직도 건재들 하다. 한 번 둘러보니 지친 기색도 없이 페이스가 모두들 고르다.
순간적으로 약간 페이스를 높일까 말까 망설였지만, 이 페이스를 유지 하기로 했다.

20km지점 랩구간 타임 29:19.0초 심박수 166bpm을 지시한다.
구간 기록이 일정하기는 하지만 약간은 빠르다는 느낌을 가지며 스피드칩에서 측정하는 하프지점의 메트리스를 힘차게 밟으며 통과한다.
삑! 삑! 삐삐삑! 박자를 맞추면 노래가락이 하나 나올 듯 싶었다.
길가에 간간이 응원 나온 아이들 할머니, 동네 어른들이 박수를 치며 힘내라고 열성이다.
아직도 옆에서 함께 달리는 몇몇 런너들은 줄기차게 기차처럼 함께 달리고 있다.
칙∼폭 칙 칙∼ 폭 폭! 기차길옆 오두막집 아기아기 잘도 잔다 !
노래를 불러가며 달린다.
런러중 어느 한 분이, 4시간30분 페이스야 !
너무 빨리 가는 것 아냐!
그 말을 받으며, 아닙니다. 지금 레이스가 4시간30분의 정상적인 페이스예요.
그럼 우리가 늦었잖아 우리가 4시간 완주를 목표로 하는데 4시간 페이스는 벌써 앞에 갔겠네!
멀리 춘천댐이 보인다.
런너들에게 이제는 서서히 약간 오르막길이 됩니다.
이 춘천댐만 통과를 하면 내리막길이고 이제는 언덕이 거의 없습니다.
현재의 페이스로만 간다면 4시간 20분경에 골인할 수 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모두가 열심히 합시다. 다시한 번 ! 파이팅 !
모두가 또 한 번 파이팅을 외쳤다.
갑자기 소변이 보고 싶어졌다.
여러분 제가 조금 바쁜일이 있어서 저 먼저 갑니다.
옆에 있던 여자분 에게 내가 먼저 뛰어가서 볼일 보아야 함께 또 달릴수 있다며 귀뜸을 하고는 치고 나갔다..
영문도 모르는 주위의 런너들이 어! 어!
4시간30분 페이스가 막 뛰네 !
휴 ! 시원하다. 이렇게 시원할 수가 ! 몸이 가벼움을 느낀다.
그래도 저만치 가버린 함께 하는 런너들 여자분은 계속 뒤를 힐끔 힐끔 쳐다본다.
그렇다고 속도를 낼 수는 없고 길게 뻗은 춘천댐을 오르는 길의 연실 움직이는 런너들의 오색물결이 가을의 청명함, 주변의 단풍과 맞물려 참으로 아름답다.
힘든 발걸음을 옮겨보지만 발걸음마다 스쳐 지나갔던 얼굴들 이 거리에 서서 응원을 하고 있는 어린아이들 모두가 사랑하는 우리의 동생들이요 형제들 아닌가?
순박하다 못해 착하게만 보이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 아닌가 했다.
춘천댐을 지나며 여자분과 함께 했던 일행들과 다시 합류를 했다.
약간 언덕을 지난다.
다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하며 25km 지점을 향해 달리며 길가에 나온 동네주민들에게 응원의 보답으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작년에는 이러한 것이 고마워서 내년에도 꼭 오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약속을 지킨 것이다.
동네 어귀에 버스가 정차해서 기다리고 있다 승객은 몇 분되지 않았지만 기사아저씨도 운전석에 앉아 응원을 하며 본분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지나가며 "아저씨 우리들 때문에 운행 못해서 죄송합니다 ! "
그 기사아저씨 웃으며 손을 다시 한 번 흔든다.
웃음, 그리고 손짓 그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작은것이지만 감동시키는가 그리고 감사함을 느끼지 않는가!
호반의 도시!
호반의 사랑!
다시 옛날로 돌아 갈수만 있다면..........
" 참가기 난을 빌어 기사분 아저씨께 감사합니다 라고 진심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
급수대 에서 물을 마시며, 런너들에게 여유가 있으니 물을 천천히 마시고 쵸코바도 하나씩 들고 정, 급하면 걸으면서 먹고 마시세요라고 전한다.
물은 필히 마시도록 하십시요!
나도 물을 마셨다.
초창기 풀코스 두어번 도전때 32km 지점을 지나며 근육경련 때문에 무척 고생을 한적이 있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더 썼다.
레이스를 펼치며 여러 부류의 런너들을 본다.
키도 작은데 다리는 두터운 어느 여자분 무척 잘도 달린다.
무슨 운동으로 연습을 했길래 저리 잘 달릴까?
소양인이라고 말할수 있는 아주 호리한 청주마라톤의 한 여성이 사뿐사뿐 달린다.
아주 마라톤에 적합한 사람들을 보고 여자분께 말을 건네니, 금새 토라진다.
나는 그럼 못 뛴다는 얘기예요?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저런 분들이 마라톤에 맞는 체격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설명을 했다.
그러는 사이 25km 구간을 향해 달려갔다.
일정시간을 유지하며 달린다는 것이 무척 힘이 든다는 것을 알았다.
추월하고 싶은 충동도 생겼지만, 저들은 나만 바라보고 달리는 런너들이 아닌가!
도중에 몇 몇 사람들의 고통스런 모습을 보았다.
페이스메이커가 아니었더라면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었으리라 !
그러나 그냥 지나칠수 밖에 없었던 보다큰 임무가 있었기에 고통을 받았던 주로상의 런너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지나쳐야 했던 점 진심으로 미안함을 전한다.
그 고통 누가 알랴!
황영조의 말이 생각이 난다.
차라리 버스에 치여 죽고 싶은 생각이었다는 마라톤은 정말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인지, 나도 다시 반문하고 싶다.
한반도횡단을 한 것이 생각이 난다.
315km도 무박 68시간동안 계속해서 달렸는데 이 정도의 거리는, 그러나 정신력은 오늘은 여기까지가 한계다.
신은 누구에게도 평등하게 아무때나 발휘하도록 남용하지 않는 조절 능력을 주시지 않았는가. 사람이 아닌 로봇이라면 몰라도...............

25km지점 랩타임 30:42.5 심박수 170bpm을 기록하였다.
어느정도 달렸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처음 완주에 도전하는 런너들에게도 서서히 어려움이 다가오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어떠냐고 물으니 아직 괜찮다고 말들을 하는 것이 달리는 모습은 역시 주루상에 많은 런너들로 인하여 페이스가 동화된 덕에 힘의 소모가 상당부분 감소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직위의 시간대별 출발 대회운영에 대하여 또 한 번 찬사를 보낸다.
아직도 대열은 흐트러지지 않은체 정속 주행을 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메이커인 자신은 진정 페이스 운영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아니 할 수가 없었다.
간혹 엠블런스가 황급히 가고 또 주로상에 쓰러진 런너들을 보니 마음이 더더욱 아프다.
함께 달리는 런너들에게 아무런 생각을 하지 말고 보지도 말며 달리라 했다.
고통받아 앉아 있고 힘들어서 걸어가는 주자들을 보면, 자신도 그러한 생각에 빠져들기 십상이니, 마라톤에서 만큼은 최선을 다하는 방법외에는 없다고 말이다.
그들에게도 포기는 죽어도 못할 것이고 지나며 쳐다보는 그 많은 눈동자들을 의식하고 있을텐데 도와주지는 못하고 얼마나 고통에 겨워하고 있는 주자들의 슬픈 자신의 모습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차라리 지나가는 엠블런스를 타라고 할걸 !
나도 한때는 저 들과 같은 모습을 한 적이 있었는데 무엇이 다를까?
아! 포기하고 싶은 마음 고갈되어 가는 에너지 힘이 빠져 휘청거리는 몸, 그래도 완주를 해야 겠다는 마라톤에 대한 오기와 세상을 살면서 처음으로 겪어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무너지는 처참함 !
아마 아무도 없는 땅거미라도 깔리는 어둠이 오면 하염없는 사나이의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를일이 아니겠는가?

30km지점 랩타임 29:06.6초 심박수 171bpm 오후14:02:34.7을 지시한다.
그러는 사이에 벌써 30km 라인을 통과했다. 포카리를 한잔 천천히 마셨다.
그리고는 한 잔을 더 마셨다.
정말 오늘 날씨는 기록을 경신하기에 더할나위 없는 좋은 날씨라는 생각에 이렇게 큰 대회에서 기록경신을 해야 하는 건데..............
여기저기 물통과 컵들이 나뒹굴고 있다. 아마도 이제는 힘이 들때가 되었고 체력도 많이 떨어져 가리라 생각을 했다.
그래도 힘을 내라고 소리친다.
건너편을 바라보니 아직도 많은 런너들이 달려오고 있다.
아마도 족히 거리가 6∼7km는 되리라, 우리가 뛰면서 지금 이 거리를 호수 건너편에서 쳐다보았을 때 모르는 런너들은 잠깐 이었는줄 알았겠지만, 이렇게 멀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작년 이대회에서 선두가 뛰는 모습을 호수 건너편에서 따라가며 착각했던 일들!
선두가 건너편을 가니 자신도 엄청나게 빨리 온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을 가지고 레이스를 펼쳤는데 그 거리가 그렇게 먼 거리일 줄이냐 누가 알았으랴!
코 웃음이 나왔다. 언제나 자신은 저런 선두그룹에 끼여 티브의 중계방송에
나올수 있을까?
이제 불혹의 나이하고도 벌써 산허리를 넘어가는데 뛰는놈의 소원이었겠지!별 무리없이 지금까지 너무도 잘 레이스를 펼치고 왔다. 이제 12km는 그리 먼 것이 아니다라고, 여자 319번 그리고 2857번 이들 두분은 특히 내곁에서 열심히 함께 레이스를 펼치며 말은 많이 하지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힘을 배가 해 준 남, 녀 런너들이 아닌가!
정신이란 이렇게 오묘해서 육체를 지배하는 신비가 있는 듯 계속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35km지점 랩타임은 30:54.8초 심박수는 170bpm을 지시하고 있다.
다시 물 컵을 집어들었다.
이제는 전열이 많이 흐트러짐을 느꼈다.
잠시 멈추어 서서 물을 마시며 대열들을 둘러보았다.
급수대는 역시 아수라장인 것 같았다. 엉키고 설키고 그래도 달리는 런너들은 변함이 없어 보였다.
힘들어하는 모습들이 역력했지만 아직은 레이스상의 시간이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그렇다고 걸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 모른 척 하고 물을 한 컵 더 마셨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가졌다.
저들이 없었으면 달리던 주자들이 일일이 물을 따라 마셨어야 하는 건데 무엇이 저들을 오늘 이 자리에 서 있게 했을까?
훈훈한 정을 느끼면서 나는 무엇인가, 생각을 해 보지만 아무런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
다시 달린다. 만일에 해라도 나서 그나마 햇빛이 내리쬐면 이렇게 좋은 레이스를 펼치기가 어려웠으리라 생각을 했다.
그러는 사이 319번과 몇몇 런너들은 몇십미터를 훌쩍 나가버렸다.
계속 일정한 레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심박계에 많이 의존을 했다.
이제는 거리가 1km 단위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한결 거리에 대한 공포증을 덜어주는 듯 했다. 아마도 런너들에게 무척 도움이 되었으리라 여겨진다.
점점 40km를 향해 시내직선 도로쪽으로 향한다.
모두들 일정한 페이스로 따라 붙어주었다.
40km를 향해 가는 도중 영등포연합회 회원들을 몇 명 만났다.
처음 도전하는 분도 계셨다. 힘을 주려고 힘내세요! 소리를 외쳐본다.
뒤를 돌아보니 더욱 많은 런너들이 나를 향해 돌진해 오는 것 같은 느낌을 일시적으로 받았다.
갑자기 넓어진 아스팔트도로 런너들이 받는 위압감이 무척 클텐데 여기가 주로상에서 최대 고비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를 늦춰야 할 것 같았다.
자! 다들 속도가 조금 빠르니 천천히 속도를 줄여요!
39km를 지나 전체 달린 시간이 3시간50분이 지나간다.
40km팻말이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시야에 들어왔다.
조금 빨리 왔나 싶어 런너들에게 천천히 레이스가 빠르다며 옆으로 빠지며 전열을 보았다.
이제는 다왔다.
런너들은 이제 앞으로 서서히 나갔다.
여기까지가 페이스메이커가 이끌어 주어야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을 하고 나머지 2,195km는 최선을 다해 달리라고 런너들에게 소리쳤다.
319번 여자분과 주위의 런너들에게 지금부터는 여러분들의 시간이니 40km지점에서 물을 마지막으로 마시고 힘을 다해 기록을 내도록 해 보십시오.
힘든 분은 걸어서 가도 25분, 4시간 20분전에 골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걸으셔서는 안됩니다.
지금부터는 여러분들의 시간입니다.

40km지점 랩타임 30:24.7초 심박수 169bpm
마지막으로 물을 마셨다.
마음속으로 정말 다왔다는 안도의 한 숨과 어제 조카 결혼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술을 마신 것이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는 내 위치에서 열과 성을 다한 29∼30분대의 일정한 구간별 레이스를 유지했다고 생각을 했다.
거기다 코감기까지 3∼4일정도 자신의 몸을 조절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되었고 더욱 좋은 레이스를 펼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경기장입구 예전 같으면 결혼식으로 붐비고 한창일 시간대 였을텐데 우리들로 인해 번잡한 시내가 조금은 한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춘천시민들에게 우리의 마라톤을 위해 자신들의 시간을 기꺼이 할애 해주신점에 대하여 또한 감사드린다.
경기장으로 들어선다.
두줄로 늘어선 인파에 두손을 번쩍 들면서 자연스런 폼을 내 본다.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4시간30분 페이스메이커중 제일 먼저 운동장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이렇게 자연스런 폼을 내 보는것도 경륜이라고 할까?
사진의 모습이 어색하면 그렇게 속이 상 할수 밖에 없었던 예전을 생각하며 319번에게 말을 건넸다.
골인 할 때는 자연스럽게 폼을 잡고 같은 런너가 있을때는 양보하든지 아니면 먼저 결승점을 몇 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골인 하라는 얘기를 해 주었다.
여전히 319번은 내곁에서 좀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제가 완주하며 여기까지 달릴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 주셨는데 어찌 제가 먼저 골인할 수 있냐며,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겠다는 것이다.
그 마음이 고마웠다.
트랙으로 들어섰다.
많은 환호를 받으며, 나는 319번 런너와 함께 결승점을 향했다.
결승점의 카메라맨에게 손가락으로 촬영을 요청했다.
삐익, 삑. 삐익! 결승점을 4시간13분53초로 통과한 것이다.

42.195km 결승점 랩타임 13:22.8 심박수 175bpm으로 Stop.
우리는 둘이서 완주에 대한 기쁨으로 포옹을 했다.
그리고는 정말 고생했다며 축하한다고 격려하고는 다음 대회에서 만나기를 기약하며 완주문진을 수령하러 운동장안으로 들어갔다.
4시간30분이라는 페이스메이커로서 책임을 완수했다는 사명감과 기쁨, 나를 믿고 따라준 런너들에게 정말 감사한다. 완주의 기쁨을 모든 춘천마라톤 참가자들과 또한 처음으로 도전에 성공한 완주자들께는 기쁨과 그리고 실패한 런너들에게는 격려를 보내며 모두의 달리기 우정을 함께 나누고 싶다.
아울러 여느 대회와는 달리 대회운영을 성공리에 추진하신 조선일보 마라톤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내년 대회에서는 부족하였던 점들이 충분히 반영되어 자원봉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최고의 마라톤대회로서 우뚝서 있기를 기원합니다.


'2000. 10. 29


영등포육상연합회 윤장웅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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