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로그인




 

만남의광장

반달모임 참가기 (11월 첫째 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희영 작성일00-11-07 15:46 조회1,125회 댓글0건

본문



11월부터는 모임시각이 30분 늦춰져 7시 30분이다. 7시 못미쳐 반달모임의 장소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에 도착했다. 공지사항을 보지 못하셨는 지 벌써 몇 분께서 주변을 서성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강물쪽으로 갔다.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각인데 낚시하시는 분들이 계셨다. 그 동안 반달모임에 나오면서 일요일 아침 한강에는 축구하는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달리기하는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는 데, 내 눈에 벗어난 저기 물가에는 강태공님들이 계시는구나! 이제 남의 눈에 띌 만큼 흰 머리가 듬성듬성 하건만, 세상을 나의 관점에서만 보는 편협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타인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일까?

잠시 후 마라톤용 대형시계와 서울마라톤클럽의 현수막이 설치된다. 현수막 설치를 거들었다. 어느 새 오셨는 지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몰려 든다. 박회장님께 인사를 하고 낯익은 한 분이 하반신에 멋드러진 타이츠(tights)을 입고 계셔서 착용감은 어떠고, 어디에서 살 수 있는 지 등을 물어봤다. 반달에서 알게 된 이팔갑님은 오늘은 달리지 않고, 달리는 우리를 위해 봉사하겠단다. 지난 주 처럼 선주성님이 스트레칭 지도를 하셨다. 내가 참석한 반달의 스트레칭은 딱 한 번을 빼고는 윤현수님이 담당하셨는 데, 님은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보이지를 않는다. 지난 주 제주도에서 시작된 국토종단달리기 때문이리라. 기회가 되면, 능력이 된다면 국토종단달리기의 서울지역 구간인 잠실 - 임진각 구간의 달리기에 나도 참여하고 싶은 데 ......

낯익은 분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서해대교 개통 기념단축마라톤에 참가하셨단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오셨다. 처음 오신 분들이 많아서일까 간단한 절로 그 분들의 소개가 끝나고 출발을 알리는 총성소리와 함께 성수대교를 향해, 영동대교를 향해 또는 잠실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나의 말동무 이팔갑님은 달리지 않고 출발점에서 봉사하신단다. 자연스레 나 혼자 달렸다. 유난히도 빨리 달리는 분들이 많았다. 2주 전 춘천마라톤의 영향일까, 2주 후 있을 중앙하프마라톤 때문일까? 아뭏튼 나도 덩달아 속도가 빨라졌다. 한남대교 못 미쳐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출발 전에 준비운동 삼아 달린 게 후회가 되었다. 지난 7월 SAKA 주최 잠실대회에서 사회자가 출발 전 워밍업을 계속 방송하기에 워밍업을 충분히 한 적이 있었다. 초반 오버페이스가 되어 아주 힘들게 하프를 달린 기억이 있다. 그 후로는 매 번 달릴 때 마다 출발전에는 간단한 스트레칭만을 할 뿐 다른 준비운동은 하지 않는 데 오늘은 너무 빨리 온 관계로 10여 분 달리기를 한 것이 초반 오버페이스를 유도했나보다. 후회막급이었다. 목표거리의 사분의 일도 달리지 못했는 데 벌써 숨을 헐떡이다니. 동호대교 부근에서 뒤에서 달려 오는 분에게 추월당했다. 힘이 들었지만 무리를 해서 그 분 뒤를 쫓아 달렸다. 다른 날에 비해 힘은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잠실의 반환점까지 왔다. 변함없이 박회장님은 온화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 해주신다. 이온음료를 두 잔 먹었다. 뒤에 오신 분이 반환점에서는 도장을 찍지 않냐고 물어 보신다. 아마 반달모임에 처음 참가하셨나 보다. 박회장님께서는 부담없이 편하게 달리라며 대답에 갈음하신다. 다들 빨리 달리는 것 같아요. 오늘은 도무지 즐겁지 않아요. 힘든 달리기에요 하며 대화에 끼어 들었다. 시계를 보니 반환점까지 49분 정도 걸렸다. 개인 신기록이었다. 그래 오늘은 숨차도록 달리는 거다 마음을 다잡으며 돌아 오는 길도 더운 날의 개처럼 헐떡거리며 달렸다. 9월 월례대회나 춘천마라톤에서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지난 5개월의 달리기 중에서 제일 고통스런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출발점에 도착하니 마라톤용 대형시계는 1시간 38분 대를 가리키고 있었다. 1시간 38분 30초에 하프를 달린 것이다. 처음의 1시간 58분 9초가 몇 달 새 이렇게 변하다니. 내색은 안했지만 참 기뻤다. 내내 출발점에서 우리를 맞이 해 주신 이팔갑님이 개인신기록을 축하해 주었다. 기록갱신하려면 초반에 약간 무리해야 하는 것 같아요. 서현미님은 가슴터질 듯 달린다지요. 그래, 기록을 위해서는 가끔은 고통을 감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전 강홍기님이 만남의 광장에 실은 글(게시번호 6577)의 내용이 떠 올랐다. 왜 뛰는가에 대한 님의 대답이다. 일부를 인용해본다.

굳이 말로 표현한다면 - 고진감래(고통이 다한 뒤의 즐거움)
즐거움은 상대적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즐거움의 반대편에 고통이라는 감정이 없다면 즐거움도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거움으로 잘못 알고 있는 무위도식의 경우 그것은 무료함을 즐거움으로 착각하고 있을 뿐, 일시적으로는 즐거움일 수 있으나 영원한 즐거움일 수는 없다. 고통이 다한 뒤의 즐거움을 모두다 알고는 있다. 하지만 그 고통을 감당하기가 귀찮아서 혹은 자신이 없어서 그 고통을 시도하지 않을 뿐이다. 우리는 달리기를 통해서 그것을 시도해 본다. 다른 여러 운동(스포츠)의 경우는 오락성의 가미라는 측면에서 조금은 성격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달리기는 오락적 요소가 철저히 배제된 순수한 고통 후의 즐거움이다. 따라서 그 즐거움은 훨씬 크고 오래 지속된다. 그동안 경험한 최상의 즐거움이기에 우여곡절 끝에 달리기에 입문하고 그것이 바로 종착역이 되는 이유일 것이다.

반달모임의 꾸준한 참가는 알게 모르게 나의 달리기 실력을 성장시키고 있었다보다. 고교 시절 과외나 학원수강 없이 학교 수업에만 충실하고도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많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고. 누군가가 반달모임을 <마라톤사관학교>라고 칭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말이 실감이 났다. 빠지지 말고 참가해야지. 그리고 가끔은 가슴터질 듯 달리리라.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sub-3의 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서울마라톤클럽이 지구상 최고의 마라톤클럽이 되기를 꿈꾸는 남자가.

추천 1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c) 2002 Seoulmarathon club All Rights Reserved. info@seoulmarathon.net
상단으로
M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