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10분 | 9월을 반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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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해균 작성일15-09-01 08:46 조회819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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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小隱)은 속세를 떠나 초야에 묻혀 사는 것을 말한다. 대은(大隱)은 세상 속에 살면서 절의(節義)를 지키며 자기자신을 잃지 않는 것을 말한다.
도심 속에서 대은(大隱)에 부합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태산처럼 흔들리지 않는 생활 신조가 있어야 한다. 논어 옹야 편에 보면 공자의 제자인 번지가 스승인 공자님께 인(仁)에 대해서 물었을 때 先難而後獲(선난이후획) 이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先難而後獲은 공(功)이나 대가(代價)는 염두에 두지 않고 어려운 것을 먼저 하고 보답을 뒤로 미루는 것을 말한다. 이는 명리(名利)를 밝히는 요즘 사람들의 가치관에 비추어 볼 때 바보 같은 행동 수칙에 가깝다.
지난 일요일아침 반달 8월 마지막 훈련에 참가 해 한 강변을 달렸다. 아직도 늦더위가 남아 소동파(蘇東坡)의 시귀 처럼 “나는 땀을 비오 듯 흘리며 숨을 헐떡거렸다(我自汗流呀氣).” 두 시간 남짓 대기를 가르면서 달리는 동안 내 몸이 선풍기처럼 바람을 일으켜 마음속 번열(煩熱)을 시원하게 식혀 주었다. 달리기와 삶의 유사점이란 어려운 환경을 편안히 여기면서 마음을 정화하는 훈련이 아닌가 싶다.
올해 만해 실천 대상을 수상한 청전 스님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수행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 했다. 달리면서 마음의 때를 벗겨내는 일이야 말로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서 지상선(地上仙)을 추구하는 대은(大隱)의 길이 아닌가 싶다.
가을은 달리기에 좋은 계절이다. 치 달리는 준마처럼 바람을 가르며 마음속 번열(煩熱)을 식히고 선난이 후획(先難而後獲)의 경지를 사유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댓글목록
임인범님의 댓글
임인범 작성일
" 달리기와 삶의 유사점이란 어려운 한경을 편안히 여기면서 마음을 정화하는 훈련이 아닌가 싶다.." 이 말이 가슴에
팍 와닿습니다...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그 자체를 잘 받아들이고 극복할려고 노력하는 그런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씀이겠지요...이 아침에 2시간 10분 게시판에서 잔잔한 가르침 하나 받고 갑니다..고맙습니다..정해균선생님...
박임순님의 댓글
박임순 작성일
정해균선생님, 실로 "9월을 여는 에세이"를 머리에 가슴에 쏙 박히도록 써주셨습니다.
'先難而後獲(선난이후획): 꼭 기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