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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1시간30분 | 7월12일 나의 행복한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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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규 작성일15-07-17 14:32 조회1,358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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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이 찌릿하다.
어릴적 시골살때 초여름 어느날,
보리베어낸 자리에 늦은 콩을 심는 데
거친 보리그루터기 이랑위에 콩을  심고 흙돋움을 한다.
강아지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바쁜 농사철.
햇 미나리 데쳐놓은 것처럼 야들야들한 아이들의 맨 발바닥이 여간 아팟을까.
그늘 하나없는 황토밭의 이랑은 어찌그리 길던지.
한나절 괭이질 뒤에 화끈거리는 발바닥을 깊은 우물에서 길어올린 찬물로 식혀주며 
혀를 차던 어머니.

가랑비도 아니고 이슬비도 아닌 안개처럼  흩날리는 이런 비를
 "는개" 라고 부른다지?  
뿌옇게 흐린 밖을 보다간 어쩐지 상암은 멀다는 맘이 들었다.
요 몆주 햇볕이 따갑다는 핑계로 낮에 우면산 그늘을 자주 오르고 내렸더니
언덕달리기가 좀 과했나?
발바닦이 쓰린 느낌이 영 찜찜해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전을 뭉개고 있는 데 빗줄기가 굵어진 오후, 우중주를 제안하는
c형의 전화에 그만 망설임도 없이 나서고 말았다.

깃을 접은 강가의 새들은 하나같이 부리를 동쪽으로 향하고 명상에 잠겼고,
강한 동풍에 날리는 빗줄기는 모래알처럼 따갑다.
얼마나 좋은지.
텅 빈 채 강심을 오르는 유람선을 향해 팔벌려 손이라도 흔들고싶다.
행복한 시간뒤의 끝남은 늘 아쉬운 법.
일렁이는 물결이 고별의 손짓인양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
젖은 운동화를 들고 거실바닥에 물자국을 남기며 욕실로 가면서 언듯 아내의  얼굴을 보니 
혀 차는 소리가 들리네.
뜨신 밥 잘먹고 왜 그러고 다니는데~~

냉동실 찬 얼음덩이를 꺼내어 찌릿거리는 발바닥을 다스리며 ,
내일 시어머니 기일을  준비하는
등 돌린 아내에게
"달린 뒤엔 단백질을 보충해야 되는데..."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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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덕수님의 댓글

박덕수 작성일

한편의 수필을 남기고 가셨군요.
선배님의 연식에 비하면 저는 이제막 출고된 세단인데 과거의 흐름이 저를 본듯한 모습으로 기억을 가물가물 거리게 만드네요.

이중무님의 댓글

이중무 작성일

창규 형님!!!

저도 뜨신 밥 먹고 함 달려 보겠습니다.
형님처럼 고수 될 수 있겠죠??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작성일

덕수형, 행복한 달리기 말고도 머리가 끄떡여지는 추억거리가 있다는 게 좋네요.
중무팀장님, 고수란 말 참 귀에 달지요. 그럴때가 좋은데 점점 무거워지는 건 세월탓인가요??

황인호님의 댓글

황인호 작성일

일반인이 보기엔 달리는 이들이 정상 아닌 짐승으로 볼수도 있어요?????...

그들을 탓하진 않아요...

이상한 행동을 한 ,,,자신이 우스을 뿐입니다...

마음속에선 또 다른 추억 거리 늘었다며 기뻐하지요....

얼마전 빗속 학교운동장을 혼자 달리며 느낀 ,.... 그 느낌 입니다...

그날 단백질 보충은 하셨겠지요,....?????

그리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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