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숭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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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8-02-12 16:20 조회1,37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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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아, 숭례문
안녕하십니까,
춘포, 박 복진입니다.
숭례문 화재 현장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600 년이나 되었다는 나라의 보배 제 1 호가 타서 폭삭 주저앉았다는 사실 때문에 가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나라의 어느 상징이 없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이 서러워서 그 잔해를
다 치우기 전에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게 아니라, 600 년 전 그 대문을 지으려고 여기 저기
서 나무들을 나르고, 뚝딱거리고, 쓱싹쓱싹 대패질을 하며 한 쪽에서는 가마솥을 걸어놓고
일군들 먹거리를 짓고 있는 600 년 전의 그 상황을 상상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왜냐면 언제고 그 자리를 지나가며 보았던 완성된 대궐문에서는 그런 장면이 연상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괴한 발상이지만 무너져 폭삭 주저앉은 그 모습에서 저는 그 문을
짓고 있는 조선 시대의 그 당시 그 현장 상황을 연상하고 싶었습니다.
종로의 어느 회사 마라톤클럽에서 공동구매를 해 주신 저희 마라톤화 faab 1500 일차분을
갖다드리고 나서, 사이즈가 작아 한 문대 더 큰 걸로 바꾸시겠다는 두 분의 신발 교환분을
왼손에 달랑달랑 든 체 현장으로 가보았습니다. 지하철 시청역에서 내려 현장을 향해 걸어
가니 심경이 참으로 착잡하더이다. 누군지 모를 대상을 향해 거푸 욕설이 튀어 나오려함을
참기가 어렵더이다.
아, 저기 저 곳에... 있어야 할 그 곳에 그것이 안보이네요.
내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화마가 삼키었다는 표현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삼켜버렸습니다. 멀쩡한 건축물을 통째로 삼켜버렸습니다.
아, 나는 발길을 돌리고 싶었습니다. 어찌해서 짓고 있는 현재 진행형을 보고 싶었는지,
왜 그런 멍충이 같은 생각을 했는지 내 자신을 탓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은 아무런 생각
도 다 사치일 뿐이었습니다. 그저 탄식과 원망과 비탄과 허무와 이 모든 것으로 다 버무려
진 극심한 실망만이 겨울 삭풍으로 인해 이곳, 저곳에 범람하고 있었습니다. 아, 나는 들
고 있던 신발 상자를 땅 바닥에 내려놓고 두 손으로 입 언저리를 가렸습니다. 코도 막았습
니다. 뜨고 있던 두 눈을 실눈으로 바꾸고 망연자실 그냥 그대로 굳어졌습니다.
원망이, 원망이 내 가슴 저 밑에서부터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두뇌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불이 났다. 신고가 들어온다. 출동하는 소방트럭에 본부
에서 지령이 떨어진다. 작동된 컴퓨터 행동양식 그대로 지령이 떨어진다. 최초 발화지점의
도면이 모니터에 쫘르르 펴지면서 어느 지점에 어느 정도의 수압으로, 어느 정도의 물살포
를 몇 번 소방수가 몇 번 동료와 함께 어떻게 진화할지가 모니터에 뚜렷하게 나타나고,
도착된 소방트럭이 멈추기도 전에 화재 진입 작전이 펼쳐지면서 불은 불과 몇 분 만에
진화되고, 그을음이 생긴 곳의 원형복원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단청 전문가는 기다리고
있었다는듯이 도료를 희석시키고 있는 장면....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리의 숭례
문은 다시 멀쩡하니 그곳에 자리하고... 그저 한 번 스치고 지나간 여름 소나기와도 같은 잠시
잠깐의상황, 감히 어느 누가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가 있을까? 더구나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서....
그러나, 그러나,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구나...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꿈을 꾸고 있고나.
저기 저 곳을 보아라, 없어졌지 않는가? 뭐가 있어야 단청을 하던지 분청을 하던지 하지.
분노한 시민들 그 한가운데로 내 몸이 빨리어 들어갔습니다. 불에 타서 없어진 우리의 자존
심, 나라의 보물 제 1 호 숭례문은 시커먼 숯 검댕이 되어 시민들의 가슴 속으로 파고 들어
가 앉았습니다. 그들은 육두문자로 그 숯검댕이를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마지못해 현장에
나타난 관계자들에게 사정없이 시커먼 토사물을 뿌려대고 있었습니다. 그래봐야, 그래봐야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대책이 없었지만, 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질식사라도 할 것 같은
가 봅니다. 쉴 사이 없이 분노의 토악질을 해대고 있었습니다. 어느 분은 지금 모두 이대
로 청와대를 향해 진격하자고 선동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숭례문 생전에 그 문을 볼 때 마다 불쌍해서 고개를 돌리곤 했습니다.
그 문은 원래 거기 그렇게, 고층 빌딩 사이에 끼어 숨죽이고 있을 팔자가 아닌 것입니다.
적어도 반경 500m 정도 이내는 아무 건축물도 있어서는 안 되게 해서 원래의 위엄을 갖추
어줘야 했습니다. 우리나라 보물 제 1 호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했습니다. 파리의 개선문,
중국의 천안문, 그것들은 그 자체의 위엄도 위엄이려니와 그 주위의 공간이, 그것들을 떠
받치고 있는 주변의 무 존재들이 그 위엄을 더 자가발전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대단히 유
감이지만 우리는 우리의 의식이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올림픽 평화의 문은 원래 건축
설계자 도면대로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야했습니다. 평화의 문에서 종합운동장까지 가는 대로
의 중앙 화단에 설치되어있는 스포츠 동상들은 지금보다 최소 5 배 이상씩은 더 커야합니
다. 유치원 놀이마당에 있는 동상보다도 더 작은 지금의 싸이즈데로 발주한 관청의 허가
권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만주의 드넓은 벌판이 원래 우리 조상들이 뛰어놀던 마당
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어찌해서 우리는 우리의 스케일을 자꾸만 쪼그라들게 하는가?
어느 부서의 관계자가 그런 명령을 내렸는지는 모르나, 화재의 현장을 가리는 차양막 공사
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내 앞에 디밀어진 모 TV 사의 카메라 마이크에 나는 울면서
말했습니다. 여보세요, 나라의 보물 제 1호를 태워먹은 국민이 이제 더 이상 무엇이 더
부끄러워 감출 게 있단 말이오? 저 거적을 거두시오. 거두고서 일 년이고 이 년이고 관계
된 자들은 매일 아침 이곳에서 곡을 하고 나서 일과를 시작하게 하시오. 우리는 이 정도의
수준 밖에 안 된다고 세상에 고합시다. 차라리 그 장면을 팔아서 볼 것을 만들어 관광자원
으로 합시다. 구석에 측간처럼 처 박아놓고 푸대접하던 옛날의 숭례문 관광객보다는 그쪽이
더 많을 것이오.
그러고 말이오. 그나마 알량한 자존심이 있어 불타 허물어진 국보 1호가 부끄럽다면, 그래
서 그것들을 감추고 싶다면, 여보시오, 저기 저 거적같은 차양막이 될 말이오? 좀 깨끗하니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휘장으로 가려주시오. 여보시오, 저기 저 차양막 거적 천은 요즈음
시골의 비닐하우스에서조차 쓰지 않는 것이란 말이오. 돌아가신 임금을 멍석으로 덮는 당신
네들은 도대체 어느 사람들이오? 말 좀 해보시오, 제발.... 아, 그래 숭례문이 비록 보물
번호는 1 번이지만 화재 예방 순서가 48 번째라서 그런 것이오? 1 번이면 어떻고 480번
이면 어떻소? 여기 우리나라 심장이며, 나라를 대표할 만한 그럴싸한 것이 없어 입때껏
나라의 상징으로 써 먹은 그 공을 봐서라도 좀, 제발이지 마지막 위엄을 갖춰주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여보시오들.....
춘포
박 복진
안녕하십니까,
춘포, 박 복진입니다.
숭례문 화재 현장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600 년이나 되었다는 나라의 보배 제 1 호가 타서 폭삭 주저앉았다는 사실 때문에 가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나라의 어느 상징이 없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이 서러워서 그 잔해를
다 치우기 전에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게 아니라, 600 년 전 그 대문을 지으려고 여기 저기
서 나무들을 나르고, 뚝딱거리고, 쓱싹쓱싹 대패질을 하며 한 쪽에서는 가마솥을 걸어놓고
일군들 먹거리를 짓고 있는 600 년 전의 그 상황을 상상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왜냐면 언제고 그 자리를 지나가며 보았던 완성된 대궐문에서는 그런 장면이 연상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괴한 발상이지만 무너져 폭삭 주저앉은 그 모습에서 저는 그 문을
짓고 있는 조선 시대의 그 당시 그 현장 상황을 연상하고 싶었습니다.
종로의 어느 회사 마라톤클럽에서 공동구매를 해 주신 저희 마라톤화 faab 1500 일차분을
갖다드리고 나서, 사이즈가 작아 한 문대 더 큰 걸로 바꾸시겠다는 두 분의 신발 교환분을
왼손에 달랑달랑 든 체 현장으로 가보았습니다. 지하철 시청역에서 내려 현장을 향해 걸어
가니 심경이 참으로 착잡하더이다. 누군지 모를 대상을 향해 거푸 욕설이 튀어 나오려함을
참기가 어렵더이다.
아, 저기 저 곳에... 있어야 할 그 곳에 그것이 안보이네요.
내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화마가 삼키었다는 표현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삼켜버렸습니다. 멀쩡한 건축물을 통째로 삼켜버렸습니다.
아, 나는 발길을 돌리고 싶었습니다. 어찌해서 짓고 있는 현재 진행형을 보고 싶었는지,
왜 그런 멍충이 같은 생각을 했는지 내 자신을 탓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은 아무런 생각
도 다 사치일 뿐이었습니다. 그저 탄식과 원망과 비탄과 허무와 이 모든 것으로 다 버무려
진 극심한 실망만이 겨울 삭풍으로 인해 이곳, 저곳에 범람하고 있었습니다. 아, 나는 들
고 있던 신발 상자를 땅 바닥에 내려놓고 두 손으로 입 언저리를 가렸습니다. 코도 막았습
니다. 뜨고 있던 두 눈을 실눈으로 바꾸고 망연자실 그냥 그대로 굳어졌습니다.
원망이, 원망이 내 가슴 저 밑에서부터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두뇌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불이 났다. 신고가 들어온다. 출동하는 소방트럭에 본부
에서 지령이 떨어진다. 작동된 컴퓨터 행동양식 그대로 지령이 떨어진다. 최초 발화지점의
도면이 모니터에 쫘르르 펴지면서 어느 지점에 어느 정도의 수압으로, 어느 정도의 물살포
를 몇 번 소방수가 몇 번 동료와 함께 어떻게 진화할지가 모니터에 뚜렷하게 나타나고,
도착된 소방트럭이 멈추기도 전에 화재 진입 작전이 펼쳐지면서 불은 불과 몇 분 만에
진화되고, 그을음이 생긴 곳의 원형복원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단청 전문가는 기다리고
있었다는듯이 도료를 희석시키고 있는 장면....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리의 숭례
문은 다시 멀쩡하니 그곳에 자리하고... 그저 한 번 스치고 지나간 여름 소나기와도 같은 잠시
잠깐의상황, 감히 어느 누가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가 있을까? 더구나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서....
그러나, 그러나,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구나...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꿈을 꾸고 있고나.
저기 저 곳을 보아라, 없어졌지 않는가? 뭐가 있어야 단청을 하던지 분청을 하던지 하지.
분노한 시민들 그 한가운데로 내 몸이 빨리어 들어갔습니다. 불에 타서 없어진 우리의 자존
심, 나라의 보물 제 1 호 숭례문은 시커먼 숯 검댕이 되어 시민들의 가슴 속으로 파고 들어
가 앉았습니다. 그들은 육두문자로 그 숯검댕이를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마지못해 현장에
나타난 관계자들에게 사정없이 시커먼 토사물을 뿌려대고 있었습니다. 그래봐야, 그래봐야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대책이 없었지만, 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질식사라도 할 것 같은
가 봅니다. 쉴 사이 없이 분노의 토악질을 해대고 있었습니다. 어느 분은 지금 모두 이대
로 청와대를 향해 진격하자고 선동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숭례문 생전에 그 문을 볼 때 마다 불쌍해서 고개를 돌리곤 했습니다.
그 문은 원래 거기 그렇게, 고층 빌딩 사이에 끼어 숨죽이고 있을 팔자가 아닌 것입니다.
적어도 반경 500m 정도 이내는 아무 건축물도 있어서는 안 되게 해서 원래의 위엄을 갖추
어줘야 했습니다. 우리나라 보물 제 1 호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했습니다. 파리의 개선문,
중국의 천안문, 그것들은 그 자체의 위엄도 위엄이려니와 그 주위의 공간이, 그것들을 떠
받치고 있는 주변의 무 존재들이 그 위엄을 더 자가발전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대단히 유
감이지만 우리는 우리의 의식이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올림픽 평화의 문은 원래 건축
설계자 도면대로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야했습니다. 평화의 문에서 종합운동장까지 가는 대로
의 중앙 화단에 설치되어있는 스포츠 동상들은 지금보다 최소 5 배 이상씩은 더 커야합니
다. 유치원 놀이마당에 있는 동상보다도 더 작은 지금의 싸이즈데로 발주한 관청의 허가
권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만주의 드넓은 벌판이 원래 우리 조상들이 뛰어놀던 마당
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어찌해서 우리는 우리의 스케일을 자꾸만 쪼그라들게 하는가?
어느 부서의 관계자가 그런 명령을 내렸는지는 모르나, 화재의 현장을 가리는 차양막 공사
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내 앞에 디밀어진 모 TV 사의 카메라 마이크에 나는 울면서
말했습니다. 여보세요, 나라의 보물 제 1호를 태워먹은 국민이 이제 더 이상 무엇이 더
부끄러워 감출 게 있단 말이오? 저 거적을 거두시오. 거두고서 일 년이고 이 년이고 관계
된 자들은 매일 아침 이곳에서 곡을 하고 나서 일과를 시작하게 하시오. 우리는 이 정도의
수준 밖에 안 된다고 세상에 고합시다. 차라리 그 장면을 팔아서 볼 것을 만들어 관광자원
으로 합시다. 구석에 측간처럼 처 박아놓고 푸대접하던 옛날의 숭례문 관광객보다는 그쪽이
더 많을 것이오.
그러고 말이오. 그나마 알량한 자존심이 있어 불타 허물어진 국보 1호가 부끄럽다면, 그래
서 그것들을 감추고 싶다면, 여보시오, 저기 저 거적같은 차양막이 될 말이오? 좀 깨끗하니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휘장으로 가려주시오. 여보시오, 저기 저 차양막 거적 천은 요즈음
시골의 비닐하우스에서조차 쓰지 않는 것이란 말이오. 돌아가신 임금을 멍석으로 덮는 당신
네들은 도대체 어느 사람들이오? 말 좀 해보시오, 제발.... 아, 그래 숭례문이 비록 보물
번호는 1 번이지만 화재 예방 순서가 48 번째라서 그런 것이오? 1 번이면 어떻고 480번
이면 어떻소? 여기 우리나라 심장이며, 나라를 대표할 만한 그럴싸한 것이 없어 입때껏
나라의 상징으로 써 먹은 그 공을 봐서라도 좀, 제발이지 마지막 위엄을 갖춰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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