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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한강에서 전설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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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변 영심 작성일07-11-20 18:48 조회8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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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가 심상치 않다. 대회날이 다가올수록 기온이 점점 떨어진다는
예보가 마음을 불안케한다.
늘 따뜻한 남쪽나라에 익숙해져있는 우리 부부로서는 걱정이 아닐수 없다

아니나다를까 숙소에 도착하니 세찬 비바람이 시작되고 추위가 느껴지기시작했다.
대학연구실 행사가 있어 상경한 아들과 청주에서 대학생활하고 있는 딸아이까지 온식구가 서울에서 만났다.

엄마아빠가 서울에서 울트라 참가한다는 소릴듣고 아들녀석이 자기동생을 서울로 불러들였다. 덕분에 서울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아침일찍자고 있는녀석들에게 아침에 일어나 둘이서 아침식사 해결하고 잘챙겨서 자기자리로 돌아가라 당부해놓고 행사장을 향하는데 저절로 아이쿠 ..하는소리가 튀어나온다.

간단하게 컵라면으로 요기하고 배고플까봐 김을두른 주먹밥 두어개 주어먹고 출발선에선다.
지레겁을 먹고 단단히 각오하고 완전무장하고 나온터라 그런지 그래도 이쯤이야하고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착각이란걸 알게되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런걸 서울의 추위라하는건가? 이제까지 마라톤을 하면서도 이런복장을 해보긴 처음이었다. 껴입고....뒤집어쓰고...영락없이 밭메러가는 아낙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별수없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나로서는 추위를 이기는 수단을 동원할수 밖에없지 않은가
유난히 땀이많아 아무리 추워도 여름복장으로 운동을 하는 옆지기도 꽁꽁 동여메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은 너무 추워서 어떨까하는 생각에 새삼 미안한마음과 감사한마음이 휘리릭스쳐 지나간다.

옆지기 출발후 얼마 되지 않아 옆구리가 이상하다며 두들겨주기도하고 멘소레담도 발라주며 오늘도 완주하기는 글렀구나하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괜찮아졌다고 해서 반쯤의 거리를 잘 달려왔다. 50키로 지점에서 물한모금마시고 밥몇게 주워먹고 아무생각없이 달리는 주자를 따라가다보니 60킬로란다. 이건왠일이야? 뭔가 잘못됐다고 옆지기와 돌아서서 따라오는 주자에게 물어봤더니 저쪽을 한바퀴돌아서 와야한다네. 1미터가 아쉬운판에 100여미터를 갔다왔다 생각하니 아깝기 그지 없었다.

돌아서서 50킬로 지점에서 55킬로 반환점을 돌아오는데 그때부터는 거리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반환점까지 가는 5킬로가 너무 멀어보였다.
그러면서 정강이 통증이 오기시작한다. 65킬로 지점에서 전복죽 한그릇먹고 맛사지를했다. 옆지기도 관절과 허리쪽 통증이 계속되었는지 맛사지하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출발했는데 그때부터 자신과의 싸움의 시작인것이었다.

70킬로쯤왔을때 옆지기 마음을 훔쳐보니 이건 포기하기 일보직전이었다. 나역시 마음속에선 그만뛰자고할까?아니면 오기로 그냥 입다물고 뛰어볼까 머리 굴리고 있는데 옆지기 마음을 읽고나니 아무렇지도 않은것처럼 가는데까지 가는거지 여기까지 와서 포기한다는건 말도 안된다는 얘기를했다. 갑자기 오기가 생겼다.처음부터 옆지기보고 울트라는 신청하지 말자고 했었다.

한번 뛰어봤으면되지 그렇게 힘들게 도전을 해야하는거냐고 처음 부산비치울트라 갔다가 부상으로 그렇게 고생을 하고도 또 울트라 신청하냐고 하지 말자고 했는데도 우겨서 신청한대회다.
처음 울트라 어떻게 했느냐고요? 부상입어 70킬로이후 걷다시피 들어와걸을수도 없어 공항에서 짐싣는 카트에다 태우고 식당에 밥먹으러도 가고 휠체어불러 비행기타고 온 경험이 있거든요.

포기? 아무나 하는거지만 그럴 용기도 없었다. 미련을 떨고 있었던것이다. 포기란 단어를 생각하자마자 갑자기 아들딸모습이 그려진다. 힘들다고 포기해서 아들딸들에게 무슨말을 할까? 힘들어 포기했다하면서 앞으로 너희들이 살아가면서도 힘들면포기하라고?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운동하면서 무리수는 두지 않고 포기하는것도 용기라고 이건 다른경우라고하면 말이되고 이해가 될까?
이제 성인이된 아이들이라 이해는 한다고 하지만 모양새가 아닌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생각을 하면서 5킬로를 더왔다.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남은 25킬로를 가야하는 숙명인것이다. 그런데 80킬로까지 5킬로는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거리만큼이나 길게 느껴진다.

잠깐 마음이 흔들렸던 탓이리라. 이젠 거리를 생각치말고 뛰자 시간이 해결해준다. 그리고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자. 이런 추위에 고생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분들,그리고 대회 관계자분들 ,주로에서 만나 격려해주던 같은주자분들, 멀리 제주에서 왔다고 기념사진찍어준다면 부지런히 챙겨주시던 hi-잠실 회원님들 먼저 만났던 인연있다고 특별히 따뜻한 국물 더 챙겨주시는 광화문회원님들 모두모두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제가 제주 대회 있을때 오십시요 제가 받은걸 몇배로 대접하겠습니다.
올해 제주대회때 자원봉사해본 경험있어 다음엔 더욱더 잘할수 있을겁니다. 이런생각을 하며 땅거미진 후 가로등이 켜져있는 올림픽공원을 들어서며 겉에 입었던 바람막이를 벗어던졌다. 힘들고 어렵게 달려온 거리인만큼 내 이름과 배번을 골인하는 장면에 남겨놓고 싶었다.

250리의 기나긴 여정이 끝났다.
매번 서울을 오면서도 차창밖으로만 내다보던 한강을 두발로 맘껏 밟아봤다. 추운것 빼고는 너무도 아름답고 환상적인 한강을 가까이서 느껴봤다. 제주의 바람이 무섭다하지만 서울 한강의 바람에 비할바가 아니다.
후후~~난, 제주의 바람에 익숙해져 있나보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회신청해서 같이 동반주하며 고생한 옆지기에게 다시한번 고마운마음 전하며 큰 부상이 없었기에 완주할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완주후 옆지기의 변은 이렇습니다. 지난 수해때 물난리 작업하느라 충분한 LSD 연습부족탓이랍니다. 수해때 한달정도 작업하고도 시간은 남았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빌어 수해때 많은 도움주신 전국의 모든분들에게 제주의 달림이를 대표해서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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