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기 마라톤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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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태식 작성일07-08-12 00:00 조회87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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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8시에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열리는 혹서기 대회에 갈 참이지만 근심되는
바가 적지 않다. 온다던 비는 낌새도 보이지 않은 데다 언덕으로 이어지는 코스라니 그
것도 걱정거리요...특히 같은 길을 다섯번이나 왕복해야 된다는 점도 그렇다...그래도
대개 나무그늘 속을 달린다는 점은 다행이고 더욱이 먹거리에선 최다최고 제공자인 서
울마라톤클럽 주최라는 것도 저으기 안심되는 점이 아닌가?
서울촌놈이라더니 옆으로 지나치기만 했지 한번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었던 서울대
공원은 역시 큰 댓자 붙여 놓을 만큼 품이 너르다.알록달록한 뜀복에 가방 하나씩 매고
대회장으로 향하는 동료들의 대열에 선다는 건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배번호 달
고 옷 갈아 입고 짐 맡기는 일은 늘상 이루어지는 거지만 마라톤 비경으로 들어가는 마
치 제삿상 차리듯 엄숙한 의식 절차가 아닐손가? 차근차근 하나씩 음미하며 치른다.
처음 풀코스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잘 될까?>라는 응원 구호를 사회자의 선도에 따라
합창하며 역시 워낙 어려운 관문이니까...공감하는데 마라톤 100회째 완주를 하게 되는
여섯 분에게 <잘 했다...!!!>구호를 외어 드리니 우스꽝스럽지만 정말 대단하신 위업에
적합하다. 그중에는 늘 친하게 지내는 이가 세분이나 되시니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다.
나도 아마 내년 봄 쯤이면 어느 대회에서 저 자리에 서게 될 것이고...
속으로 생각하는데...드디어 출발이다.그리 자신있는 레이스가 아니라서 뒷쪽에서 출
발하는데 벌써 사나운 햇살의 강도를 느낄 수 있다. 오늘 100회를 맞으시는 K님과 함
께 달리는데 70 연세에 칼같이 깔끔하신 성격을 우러러 뵙는 분이신데...무슨 전기계통
회사의 사장님이신줄은 직원쯤 되어 보이는 이들이 들고 나온 플레카드를 보고 처음
알았다. 그뿐 아니라 스스로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중간에 전 달림이에게 음료수도 제공
하시고 김밥과 떡도 제공하시니 모범이 될 만하지 않은가? 평소 떠들썩하게 자축하시는
분들은 많이 보았지만 이런 분은 처음이시다. 그 아이디어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나저나 10킬로쯤에서 처음 반환점을 만나는데 벌써 겁이 덜컥 난다. 이런 상황에서
완주가 가능할까? 자신할 수 없을 정도로 더위와 언덕에 진력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조금 더 달려보자. 포기하더라도 하프 거리는 달려 보고 난후에 결정하는 것
이 옳지 않겠나? 자신을 다독거린다. 중간에 머리에 바가지 물을 끼얹어 주는 자봉들
그리고 목동 마라톤 클럽에서 나오신 농악대들의 연주가 힘을 실어주고...요염한(?) 춤
사위로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팔등신 아줌씨들도 눈을 번쩍 뜨게 해 주지 않던가?
언덕을 오를때 마다 볼 수 있는 무수한 격문들도 참하다...<혹서기 마라톤은 한 여름
최고의 보양식><여보 당신이 최고야...!!!><아빠 사랑해요...> 문구는 정확히 기억나
지 않지만 대충 그런 내용들이 고비마다 힘을 실어주었던 거 같다. 그래도 언덕은 싫다.
천천히 즐기며 가시라는 자봉님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언제부터인지 오르막은 걷기 시
작한다. 그제서야 서서히 페이스가 찾아졌는지 어느듯 하프거리를 넘고 포기라는 단어
를 스르르 지워 버리게 된다. 머리위 케이블카에 가족 단위로 놀러 오신 분들마저 응원
해 주시니 서로가 구경 거리가 되는 셈인가?
어린 아이들 응원에 미소지으며 손 흔들어 준다. 우리 힘들어 하는 모습에 자기들은
이 순간 얼마나 행복한지 쉬 가늠해 볼 수 있을 터인데...실제로 그런 것 같다. 나는 아
직 두 바퀴 남았는데 마지막 바퀴를 달리고 있는 사람이 부러운 거 처럼...행복은 다소
상대적인 개념인지도 모른다. 이러구러 나도 마지막 바퀴가 되니 새로 힘이 솟는다.
음수대를 그냥 지나치며 처음으로 두어 달림이들을 젖혀 본다. 다시 음수대를 지나치
며 대여섯을 추월하고 차츰 가속해 나간다.
달릴 거리가 얼마 남지 않은 게 아쉽다 욕심 날 즈음에 결승점에 다가온 것 같은 느낌
이 온다. 다시 예닐곱을 젖히며 골인...해냈다 약간 자랑스럽다 생각하는데 물 한병에
멋진 메달이 목에 걸리고 어깨를 감싸주는 대형 타올이 의젓하다...나는 골인하고 흡족
해 하는데 그제서야 마지막 바퀴를 달려 나가시는 분들이 눈에 밟힌다. 내가 다시 달려
나가야 한다면...? 상상하기조차 처절하다...존경스럽고 대단하다...느낌이 혼재한다.
마라톤은 그만큼 극한을 오가는 그 무엇이 아닌가?...그랬거나 열무 비빔밥에 시원한
오이냉국...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가는 발걸음...하루가 뿌듯하다...5시간 22분 13초...
바가 적지 않다. 온다던 비는 낌새도 보이지 않은 데다 언덕으로 이어지는 코스라니 그
것도 걱정거리요...특히 같은 길을 다섯번이나 왕복해야 된다는 점도 그렇다...그래도
대개 나무그늘 속을 달린다는 점은 다행이고 더욱이 먹거리에선 최다최고 제공자인 서
울마라톤클럽 주최라는 것도 저으기 안심되는 점이 아닌가?
서울촌놈이라더니 옆으로 지나치기만 했지 한번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었던 서울대
공원은 역시 큰 댓자 붙여 놓을 만큼 품이 너르다.알록달록한 뜀복에 가방 하나씩 매고
대회장으로 향하는 동료들의 대열에 선다는 건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배번호 달
고 옷 갈아 입고 짐 맡기는 일은 늘상 이루어지는 거지만 마라톤 비경으로 들어가는 마
치 제삿상 차리듯 엄숙한 의식 절차가 아닐손가? 차근차근 하나씩 음미하며 치른다.
처음 풀코스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잘 될까?>라는 응원 구호를 사회자의 선도에 따라
합창하며 역시 워낙 어려운 관문이니까...공감하는데 마라톤 100회째 완주를 하게 되는
여섯 분에게 <잘 했다...!!!>구호를 외어 드리니 우스꽝스럽지만 정말 대단하신 위업에
적합하다. 그중에는 늘 친하게 지내는 이가 세분이나 되시니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다.
나도 아마 내년 봄 쯤이면 어느 대회에서 저 자리에 서게 될 것이고...
속으로 생각하는데...드디어 출발이다.그리 자신있는 레이스가 아니라서 뒷쪽에서 출
발하는데 벌써 사나운 햇살의 강도를 느낄 수 있다. 오늘 100회를 맞으시는 K님과 함
께 달리는데 70 연세에 칼같이 깔끔하신 성격을 우러러 뵙는 분이신데...무슨 전기계통
회사의 사장님이신줄은 직원쯤 되어 보이는 이들이 들고 나온 플레카드를 보고 처음
알았다. 그뿐 아니라 스스로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중간에 전 달림이에게 음료수도 제공
하시고 김밥과 떡도 제공하시니 모범이 될 만하지 않은가? 평소 떠들썩하게 자축하시는
분들은 많이 보았지만 이런 분은 처음이시다. 그 아이디어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나저나 10킬로쯤에서 처음 반환점을 만나는데 벌써 겁이 덜컥 난다. 이런 상황에서
완주가 가능할까? 자신할 수 없을 정도로 더위와 언덕에 진력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조금 더 달려보자. 포기하더라도 하프 거리는 달려 보고 난후에 결정하는 것
이 옳지 않겠나? 자신을 다독거린다. 중간에 머리에 바가지 물을 끼얹어 주는 자봉들
그리고 목동 마라톤 클럽에서 나오신 농악대들의 연주가 힘을 실어주고...요염한(?) 춤
사위로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팔등신 아줌씨들도 눈을 번쩍 뜨게 해 주지 않던가?
언덕을 오를때 마다 볼 수 있는 무수한 격문들도 참하다...<혹서기 마라톤은 한 여름
최고의 보양식><여보 당신이 최고야...!!!><아빠 사랑해요...> 문구는 정확히 기억나
지 않지만 대충 그런 내용들이 고비마다 힘을 실어주었던 거 같다. 그래도 언덕은 싫다.
천천히 즐기며 가시라는 자봉님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언제부터인지 오르막은 걷기 시
작한다. 그제서야 서서히 페이스가 찾아졌는지 어느듯 하프거리를 넘고 포기라는 단어
를 스르르 지워 버리게 된다. 머리위 케이블카에 가족 단위로 놀러 오신 분들마저 응원
해 주시니 서로가 구경 거리가 되는 셈인가?
어린 아이들 응원에 미소지으며 손 흔들어 준다. 우리 힘들어 하는 모습에 자기들은
이 순간 얼마나 행복한지 쉬 가늠해 볼 수 있을 터인데...실제로 그런 것 같다. 나는 아
직 두 바퀴 남았는데 마지막 바퀴를 달리고 있는 사람이 부러운 거 처럼...행복은 다소
상대적인 개념인지도 모른다. 이러구러 나도 마지막 바퀴가 되니 새로 힘이 솟는다.
음수대를 그냥 지나치며 처음으로 두어 달림이들을 젖혀 본다. 다시 음수대를 지나치
며 대여섯을 추월하고 차츰 가속해 나간다.
달릴 거리가 얼마 남지 않은 게 아쉽다 욕심 날 즈음에 결승점에 다가온 것 같은 느낌
이 온다. 다시 예닐곱을 젖히며 골인...해냈다 약간 자랑스럽다 생각하는데 물 한병에
멋진 메달이 목에 걸리고 어깨를 감싸주는 대형 타올이 의젓하다...나는 골인하고 흡족
해 하는데 그제서야 마지막 바퀴를 달려 나가시는 분들이 눈에 밟힌다. 내가 다시 달려
나가야 한다면...? 상상하기조차 처절하다...존경스럽고 대단하다...느낌이 혼재한다.
마라톤은 그만큼 극한을 오가는 그 무엇이 아닌가?...그랬거나 열무 비빔밥에 시원한
오이냉국...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가는 발걸음...하루가 뿌듯하다...5시간 22분 1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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