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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오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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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복진 작성일04-05-08 09:27 조회3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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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 8

안녕 하십니까

서울
고덕 달림이
박 복진 입니다

오늘 새벽, 고덕의 에스퍼란자스 한강 변 뜀 길에서입니다

바람은 약간 살랑살랑한 기운을 넘어서 적당히 센 기운으로
강변 쪽을 향한 내 왼쪽 뺨을 계속해서 부딪치고 있었지요

한강 물도 군데군데 잔물결을 이루며 바람이 스칠 때마다
조금은 촐랑 끼를 내 보이며 제법 팔랑거리며 흔들거리고 있었지요

강변 뚝 길, 내 혼자서의 발 디딤 소리와 내 호흡 소리만을 빼면
정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아주 고요하고 편안한 뜀질이
었습니다.

이런 상태가 저는 아주 좋습니다. 출근 시간만
아니면 오늘은 아주 이대로 그냥 하루 종일 달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얼마를 그렇게 조용히 갔을까요

갑자기 저의 신체에 이상한 기운이 감기어 도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정신이 집중 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이, 음성이 보이고,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몇 해 전 작고하신 저의 모친의 낮은 음성이 내 귓가를 스치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왜 그랬었는지요...
저는 분명 들었고, 돌아가신 저의 어머님을 땅에 묻으려고 장지에 이르렀을 때
하느작, 하느작 노랑나비 한 마리가 당신 자식들 주위를 맴돌던 그 때 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눌러 쓴 야구 모자의 차양 그늘에 가린 저의 두 눈에서
별안간에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려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주먹이 불끈 쥐어지고 부상당한 짐승 같은 신음이 새어 나왔습니다

격한 감정을 가라앉혀 보려고 ,
누가 보면 창피하니 어서 빨리 눈물을 거두려고,
달리며, 달리며 고개를 가로로, 위로, 아래로 저어 보았습니다.
모자 차양도 오른 쪽 손끝으로 툭 쳐서 위로 다시 올려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흘러내리던 뜨거운 눈물은 금방 멈춰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 눈물의 온도는 더 뜨거워 져서 내 볼 위에 그냥 얹혀 놓기가
거북스러울 지경이 되어갔습니다 .

내 나이 50 대 중반, 쉰 하고도 넷
무엇이 나를 그렇게 약하게 만들어 , 그토록 뜨거운 눈물을 쏟게 만들었을까요 ?
왜 나는 갑자기 돌아가신 모친의 모습을 떠 올리게 되었을까요 ?

한 바탕의 격한 감정의 파도가 스쳐지나가고,
뜨거웠던 눈물이 점점 가늘어져 타고 내리던 볼 위에 바람에 날아 흩어져 갈 때
저는 달리기의 자세를 바꿔 보통 걸음을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추슬러 보았습니다
하얀 장갑 낀 손등으로 연신 말라버린 눈자위를 훔쳤습니다


아 ! 지금은 안 계신 우리 엄마가 보고 싶어 그랬나 봅니다

5 월의 푸르른 아침 하늘,
오늘은 어버이 날이군요.

지금은 안 계신 어머니가 보고 싶군요
쉰 하고도 넷, 이 나이에 눈물 찔끔,
멀쩡하게 달리다가 이게 무슨 조화인지요...

오늘은, 오늘은,
돌아가신 울 엄마가 보고 싶군요

서울
고덕 달림이
박 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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