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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춥고 외로웠던 풀 코스 첫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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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창식 작성일04-03-08 12:01 조회5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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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 걱정이었는데 막상 경기장에 도착하니 견딜만 하다.
주위달림이들을 보니 맨다리가 거의 없어 어제 준비해둔 직장 유니폼위에 얇은 트레이닝복을 겹쳐입고 같이간 김태* 선생과 함께 충분히 몸을 푼다.

11시 정각 사회자의 안내대로 출발선상에서 대기. 주로가 좁아서 인지 순차적으로 아주 질서있게 출발하고 있다.
우리는 처음의 계획대로 맨 꼴찌에서 출발한다.

뒷바람이 부는데다가 맨 뒤에서 출발한 달림이들의 속도가 너무 늦어 자꾸만 추월하자는 마음이 생기나 처음의 작정대로 추월하지 않는다.
아마도 엑셀레이터 보다 브레이크 밟는 횟수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천천히 뛰다보니 10km를 1시간3분20초에 통과. 계획 보다 6분 정도 늦다.
어차피 4시간 30분 안에만 들어오면 되는것.
돌아올때 만회하기로 하고 느긋하게 그대로 달린다.
반환점에 도착하니 2시간 10분 경과.

근데 뭔 먹을것이 요로코롬 많당가. 마라톤 뛰고 가면 체중 늘겄녀 그랴!
급수대에서도 열심히 먹었지만 혹시 모를 에너지 고갈을 대비하여 순두부, 김밥, 오뎅을 충분히 먹어둔다.
스트레칭을 하며 몸 상태를 돌아보니 별 무리가 없는듯하다.
먹고 스트레칭 하면서 보낸 시간이 10분이 넘었다.

아뿔싸 내가 너무 느긋한거 아냐. 이젠 좀 당겨야 겠는걸.
김태* 선생에게 "먼저 갑니다'하고는 조금 속도를 올린다.
지금부터 Km당 6분을 넘기면 절대 안된다. 그런데 맞바람이 만만찮다.
차가운 바람이 연신 코로 들어가고, 팔이 시려 달리는 중간중간 콧물을 빼내고
팔짱을 끼며 팔을 보온한다.

반환점-32Km : 1:05:00
아직은 자세도 좋고, 힘도 들지 않는다. 100, 200, 300명 무수히 추월하며 달린다.
밀양마라톤에서 만났던 이태재 부부와 반갑게 인사하였다. 아직 컨디션이 좋아 보이니 38Km에서 힘이 남아 있으면 속도를 내보라고 격려해 주신다.

35Km를 통과하면서 급수하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무릎이 뻣뻣하지만 견딜만하다.
다시 속도를 올린다. 저 앞쪽에서 달리는 분이 나와 속도가 비슷하다. 서로 얘기를 주고 받으며 같이 달렸다.
40Km 지나 언덕길을 올라서니 저 멀리 결승문이 보인다. 막바지 힘을 내기 위하여 딸과 아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정인, 병관, 정인, 병관, 진숙... 근데 갑자기 울컥하며 가슴이 복받친다.
이건 뭔 일이당가. 황당한 기분이 들면서도 감정을 추스러고 싶지 않다.
이런 감정이 실로 몇십년만의 일이던가, 많이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는데도 나름대로는
많이 힘이 들었구나.
새벽에 밥지어 먹이고 걱정스런 얼굴로 배웅하던 옆지기의 눈빛...
여러가지 생각들 속에서 흘러 나오는 눈물을 닦지 않고 내버려 둔다.

자 바로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있다.
멋지게 결승테잎을 끊는 장면을 보여야지. 하며 막바지 힘을 낸다. 정인, 병관, 진숙..

32Km- 결승 : 58분 46초
총 4:21:59

주최측에서 신경을 많이 써서 준비한 듯한 결승장면을 멋지게 연출하며 골인,
메달받고, 보온 담요로 몸을 감싸고, 혼자만의 감정에 좀더 젖어 본다.

전 주의 감기몸살 때문에 막바지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아 걱정이 되었으나
첫 풀을 큰 무리없이 완주하였다.
지난 1월과 2월에 200Km 씩 나름대로 열심히 한 훈련의 결과와 함께
서울마라톤의 매끈한 경기 운영, 자봉들의 헌신적 응원과 풍부한 먹거리 등의 덕분이다.

초반에 15분, 반환점에서 5분만 줄였으면. 썹4가 가능할 수도 있었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회복도 빠른 것이 더 좋지 않겠나.
즐겁고 만족한 달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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