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달리는 것도 고도의 테크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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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4-03-03 19:02 조회55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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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의 운송수단과 탈것 중, 가장 으뜸인 것은 자전거였다.
기름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선 꿩먹고 알먹고. 건강도 다진
자전거, 시골서 자란 사람이면 누구나 보았을 것입니다.
외딴 곳 오두막집을 향해 "빨간자전거"에 가죽가방을 앞에 달고
경쾌한 벨을 "찌르릉" "찌르릉" 울리고 달려가는
"우편배달부아저씨"를 말입니다.
좁고 꼬부라진 논두렁과 밭두렁길을 양손을 놓은채
능숙하고 여유롭게 달리며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반짝나는
자전거 바퀴살과 링이 폼나기만 하다.
개울을 건널땐 바지가랑이를 걷어 붙히고 행여나
바퀴가 젖을까봐 여울살을 조심스레 건너
"편지요" "전보요" 하곤 타관객지에 나간 자식들의
희노애락 소식을 전해주는 "우편배달부 아저씨"
"시골운동회"가 되면 마을의 "스타"가 탄생된다
세계만국기가 펄럭이는 시골학교의 운동회가 열리면
오전에는 아이들의 달리기. 오재미던지기. 이어달리기.
구기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그리곤, 점심땐 어렵게 얻은 식권으로 돼지고기
둥둥 뜨는 장국밥 을 맛있게 먹고, 오후는 번외경기인 "기관장"
찾아 이어달리기"가 끝나고, "모래가마니 들고 오래서있기"등
학부형과 동네유지들이 함께하는 경기가 치뤄진다.
그중, 자전거를 타고 빨리달리기의 반대인 가장 늦게 달리기를
하는 종목이 있다. 여기에 출전한 선수들을 면면히 살펴보면
동네에서 자전거께나 탄다는 "자전거포 아저씨"
짐발이 자전거의 명수 "쌀가게집 아저씨"
농촌발전의 기수 빤지르르한 자전거 "농촌지도소 아저씨"
여름내 아이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아이스께끼 아저씨"
막걸리 내음에 푹 절은 막걸리배달의 기수 "양조장집 아저씨"
장터입구의 파수꾼 "백수건달 아저씨"
그리고, 마지막, 마을의 모든 정보를 움켜쥐고 있는
"빨깐 자전거"의 우편배달부아저씨!
출발과 동시 양발은 페달 위에 있어야 하며 한발이라도 땅에 내려
놓으면 반칙으로 곧 실격 처리된다.
출발부터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려고 핸들을 좌우로 돌리며
페달 위의 발은 눈곱만큼만 밟는다.
상대방을 건드려도 않 되며 횟가루 칠해놓은 양쪽 경계선을 넘으면
바로 퇴장이다.
그야말로 런티켓이 가장 중요시되는 대회이다.
100m를 힘껏 페달을 밟으면 순식간에 달리기를 마칠 거리를
가장 늦게 달리는 대회!
삐뚤 빼뚤.... 짐발이 아저씨!
성질나 못참고 쌩! 골인하고 마는 농촌지도소 아저씨!
앞서가는 모든 이들을 여유롭게 지켜보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주로를 멈추어있듯이 달리는 "빨간자전거 우편배달부아저씨"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미 골인을 하고 난 후에도 마치 정지하듯 달리는
"우편배달 아저씨" 운동회가 모두 끝날 즈음에서야 페달을 힘차게
밟으니 마지막 "스타"가 된다.
제7회 서울마라톤대회, 겨울내내 움추렸던 몸을 펴고 한마당
달리기 축제가 다가 옵니다.
마라톤에선 가장 먼저 들어오는 선수가 "스타"일수도 있겠지만
마라톤의 진정한 꽃은 "마지막 주자"가 들어와야 대회가 끝이
난다.
제한시간 없는 금년 서울마라톤대회에선 과연 어느분이 가슴을
울컥게 하는 대미를 장식하며 스텝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동반주하며 마지막 휘니시라인을 멋지게 통과할지.....
달리는 욕망을 잠시 접은채 봉사에 참여하여 주신 "주로의 천사"
동호인들은 마지막 주자 한분까지 소홀히 하지 않고 함께 달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여러분들을 뵙겠습니다.
협소한 주로이기 때문에 우측주행을 하시되, 무리지어 달리시지
마시고 횡대보다는 종대를 유지하여, 교행하는 주자를 배려하여
주시기 바라며, 급수대에 준비되어 있는 음식물들을 고루고루
천천히 섭취하며, 모든 분들이 즐겁게 달리기시를 빕니다.
2004. 03. 03
풀코스 주로총괄 천달사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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