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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외롭고 힘든 뜀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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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청수 작성일04-01-27 16:17 조회5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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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시샘하는 듯 맹위를 떨치던 추위의 끝자락이 남아서인지 여전히 서늘한 날씨에 한강 주로에 나섰다. 설 연휴기간동안 날씨를 탓하며 방콕으로 일관한 탓인지 찌부등한 몸이 여느 때와 달라서였다. 애초에는 뒤늦게 공지된 반달에 참가코자 하였으나 게으름으로 참여치 못하고 오후 늦게(16시 경) 홀로 나서게 된 것이었다.

집부근에 있는 보라매 공원을 몇바퀴 돌자고 나섰으나 마침 여의도 행 버스가 오는지라 무조건 타고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에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 여느 때에는 긴팔 티에 쫄바지 차림이었으나 오늘은 그 위에 추리닝을 한 겹 더 받쳐 입었다. 특히 뚜껑(모자) 있는 추리닝으로 골라 입었다. 여차하면 덮어쓸 요랑으로였다.

매서운 추위와 명절이 겹쳐 고수부지에 노니는 인파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잠시 망설이다가 주로를 가양대교 방향으로 잡았다. 첫째는 잠실방향은 아직껏 얼어붙은 노면으로 주로 사정이 좋지 않을 듯 해서 였으며, 둘째, 반환점을 돌아 오는 시각이 밤인지라 처음에 바람을 안고 달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였다.

간단한 스트레칭 후 16시 15분 정각 출발하였다. 바람이 예사롭지가 앉아 선경지명을 뿌듯해하며 뚜껑을 덮었다. 5일 여의 휴일가간 중 쉬어서인지 내딛는 발걸음이 둔탁스러웠다. 게다가 눌러쓴 뚜껑으로 목 주위가 조여져 숨쉬기조차 쉽지 않았다. 하여 1km 남짓 달린 후 뚜껑을 벗어버렸다. 물론 온 얼굴과 귓 볼이 거센 맞바람에 얼얼하기까지 하였으나 달리기는 한결 부드러웠다.

가끔씩 마주치곤 하던 달림이들은 다들 어디로 숨어들었는지 도통 보이지를 않았다. 그야말로 뒷 북 치는 형상이 되고 말았다. 어쨋던 나선 길이니 기본(10km)은 하여야 한다는 생각에 성산대교 부근에 이르렀다. 예서 돌아갈까 하였으나 내친 김에 몇 발자욱 더 가기로 하여 다시 앞으로 향하였다, 7km 표지판을 지나치니 오른쪽에 위치한 한강의 꽁꽁 얼어버린 모습이 근자의 추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입증하고 있었다. 그대도록 순탄하던 주로 사정도 녹지 않고 쌓여 있는 눈더미로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었다. 출발할 때 하늘을 가득 뒤덮었던 먹구름이 급기야 눈발로 흩날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시야를 가릴 정도만 아니라면 차라리 운치를 더할 것도 같았다.

가양대교 밑 9km 표지판에서 가쁜 숨을 잠시 돌린 다음 다시 여의도로 향하였다. 이제는 왼쪽 엉덩이 부근마져 조금씩 뒤틀리고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달리기를 게을리하였는지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었다. 어디 매점에서 급수를 핑게 삼아 좀 쉬고 싶었으나 이미 날은 어둑 어둑해진지라 올 때 열었던 몇 군데 매점마저 이미 철시한 후였다. 심한 갈증을 느끼는 가운데, 이 정도 거리로 걸을 수는 없다는 알량한 자존심이 점점 무거워만 가는 몸을 끌다 싶이 하며 천신만고 끝에 출발점에 원위치시켰다.

다소 느린 속도(반환점 휴식시간 포함 정확히 KM당 6분 페이스)였건만 추운 날씨와 그동안의 게으름이 시니지 효과를 나타낸 결과이었다. 외부로 솟는 땀방울은 거의 없었으나 속옷은 알게 모르게 젖었는지 옷 사이로 스미는 찬기운이 서늘하기까지 하였다. 비록 어렵고 힘든 뜀박질이었으나 그래도 얼굴을 훔치는 손끝에 느껴지는 매끄로움은 나서길 잘했음을 일러주고 있었다.

한국산업은행 마라톤동호회 "달리는 사람들" 김청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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