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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모임중 살며시 빠져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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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재봉 작성일03-12-20 22:20 조회6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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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모임중 살며시 빠져 나온 이유

정말로 발이 떨어 지질 않았다.
이 정겨운 자리를 중간에 떠나야 한다니...
모처럼 만난 많은 달림이들과 한잔 술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는데
다음 모임약속때문에 서둘러 일어 서야 한다니...
......

2003년도 광화문마라톤모임 송년회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중
월요일 근무중에 평소 존경하는 어떤 분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고 **님 핸드폰이죠?"
"네, 전데요."
"저, **모임 ***입니다. 금주 금요일 저녁 8:30에 부부동반 송년회가 있습니다.
이번 모임에는 아내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가 있으니 조그마한 선물을 가져 와야 합니다"
"중요한 선약이 있는데..."
"늦게라도 오셨으면 합니다."

수화기를 내려 놓은 후,
다른 남편들이 선물을 주는 모습을 보며 쓸쓸해 할, 아내의 모습을 그려 보니
달리기도 좋지만 그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섭섭은 하지만 광화문 사람들은 종종 보는 사람들이니...

아내에게 뭘 선물할까를 생각했다.
비싸지 않으면서 의미있는 선물, 오랫동안 그 향기가 간직될 그런 선물을...
회사 지하의 쇼핑몰에 갔다.

한참을 고민하다 화장품 코너에 섰다.
"어서 오세요"
"40을 갓넘은 여성에게 줄 선물인데요."

아내와 비슷한 나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점원은 자기 일인양 신나서
이것, 저것 내어 보이기 시작했다.
"요새 잘 나가는 상품이예요. 값도 저렴하고..."

아내의 모습을 떠 올렸다.
시어머니 수발들랴, 세아이와 남편 보살피랴, 또 누가 그러라고 한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 교회봉사를 나서서 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운 아내,
요새는 큰딸과 막내아이의 코수술때문에 많이 속상해 하던데...
눈가의 주름이 클로즈업되어 뇌리를 스쳤다.

Eye Cream에 눈길에 간다.
"그래...이거야!"
"곱게 포장해 주세요"

불경기라지만 강남의 네온사인은 휘황찬란했다.
벌써 송년회장인 강남 그린포크에는 이층이 넘칠 정도로 전국 달림이들이 많이 모여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광양, 진해, 대구, 대전, 청주 등 멀리서 오신 귀한 분들이 눈에 띄였고,
미국으로 떠나시는 분의 못내 아쉬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준섭코디님은 아쉬운 듯 했지만 그 형수님은 사랑하는 남편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려 받는다는 느낌이었는지 얼굴이 밝아 보였다.
수고하신 코디진들에게 한잔씩을 권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드디어 선물 개봉시간이 되었다.
향수를 뿌린 자그마한 봉투가 어둠속에서 은은한 향기를 발하며 아내에게 건네 졌을 때,
아내는 새색시처럼 부끄러워 했다.
자기도 요새 눈가의 주름때문에 고민을 했단다.
사고는 싶었는데 참았단다.
흐믓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오늘, 아내와 둘이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을 보았다.
어둠속에서 아내의 따뜻한 손길이 전해져 왔다.

광화문마라톤모임 No. 105
영광 고재봉 올림

p.s. 허구 헌날 달리기한다고 새벽밥 해주는 달림이들의 아내,
남들 집은 남편이 아이들 데리고 놀이공원이다, 관광이다 많이들 데리고 간다는데
애들 보기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구는 달리기하는 사내들의 아내.

송년에 잦은 모임때문에 많이 바쁘겠지만 잠시 눈을 아내들에게 돌려 보심이
내년을 위해 좋을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서툰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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