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새겨진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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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석 작성일03-12-15 16:17 조회1,39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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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눈이 제법 내려 주변은 하얗게 물들러진 한 폭의 그림으로 변해있었다. 눈을 보니 동심으로 돌아간 듯 신나는 기분으로 '첫 눈 속을 달려야지!' 하며 아파트를 나서니 3cm정도 쌓였고, 눈송이가 그리 탐스럽지는 않지만 계속 내리고 있다. 동네 조깅코스를 달리기로 하고, 서서히 달려나갔다. 시야가 이렇게 깨끗할 수가 있을까! 지저분한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정돈된 새로운 질서를 접하는 듯 내 마음도 한결 맑고 깨끗해지는 것 같아 속이 시원하고 유난히도 상쾌하고 즐겁다.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판의 역겨운 추태들, 질서보다 무질서가 더 극성을 부리는 한심한 사회의 모습, 선함보다는 악함이 판을 치는 위험한 삶의 모습들, 천하를 준다해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헌신짝처럼 짓밟아버리는 잔인한 이라크사태, 이런 상황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 모든 것을 깨끗한 눈으로 덮어버리고, 합리적인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깨끗한 눈에 덮인 풍경처럼 인체의 내부 각 조직과 기관들도 깨끗하고, 건강한 기능을 유지해야 함에도, 건강을 위해 달린다지만, 과음으로 어지럽히고 흡연으로 오염시키는 병 주고 약주는 불합리한 습관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선택은 자유라지만...
눈부시게 희고, 깨끗한 눈 속을 달리면서 반사적으로 공연한 생각들이 스쳐간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달려간다. 토요일에 국종달 첫 출발지인 제주도에 내려가, 오르막 내리막 코스를 20km 가까이 달렸더니 오른쪽 무릎이 약간 거북했으나, 푹신한 눈을 밟는 착지는 훨씬 부드럽고, 무릎의 부담을 덜어준다. '뿌드득 뿌드득' 눈 밟는 소리가 마치 만선의 꿈을 안고 새벽 어항을 출발하는 어선의 동력소리처럼 들리며 내가 살아있음을 실감나게 한다.
첫눈에 그려진 발자국을 유심히 살펴본다. 20여 년 전에 "마라톤의 과학"이라는 일본 책에서 본, 착지하는 발의 형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직선을 따라 중심에 가까이 평행을 이루어야만 역학(力學)적으로 효율적인 이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발의 움직임이 약간 팔자였던 나는 오랜 세월을 평행을 이루도록 노력해왔다. 나이가 들어 뇌신경의 노화가 균형감각을 흩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내가 달려온 발자국은 거의 만족스러울 정도로 직선을 따라 평행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 발자국이 반갑고 고마웠다. 내게 있어 달리기가 없다면 삶이 무의미하리만큼 소중하고 좋아하는 달리기를 부상 없이 오래오래 지속하려면 달리는 기법과 요령에 더 많은 배려를 해야할 것 같다.
시간이 없어 7km만 뛰었다. 땀으로 옷은 젖었지만, 혈액순환으로 인한 신진대사로 머리는 맑아지고 몸은 날아갈 듯 가뿐하다.
징글벨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는 듯 너무나 상쾌하다.
아무도 밟지 않는 눈 위에 새긴 보기 좋은 발자국처럼 오늘 내게 주어진 삶의 백지에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서울마라톤 박영석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판의 역겨운 추태들, 질서보다 무질서가 더 극성을 부리는 한심한 사회의 모습, 선함보다는 악함이 판을 치는 위험한 삶의 모습들, 천하를 준다해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헌신짝처럼 짓밟아버리는 잔인한 이라크사태, 이런 상황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 모든 것을 깨끗한 눈으로 덮어버리고, 합리적인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깨끗한 눈에 덮인 풍경처럼 인체의 내부 각 조직과 기관들도 깨끗하고, 건강한 기능을 유지해야 함에도, 건강을 위해 달린다지만, 과음으로 어지럽히고 흡연으로 오염시키는 병 주고 약주는 불합리한 습관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선택은 자유라지만...
눈부시게 희고, 깨끗한 눈 속을 달리면서 반사적으로 공연한 생각들이 스쳐간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달려간다. 토요일에 국종달 첫 출발지인 제주도에 내려가, 오르막 내리막 코스를 20km 가까이 달렸더니 오른쪽 무릎이 약간 거북했으나, 푹신한 눈을 밟는 착지는 훨씬 부드럽고, 무릎의 부담을 덜어준다. '뿌드득 뿌드득' 눈 밟는 소리가 마치 만선의 꿈을 안고 새벽 어항을 출발하는 어선의 동력소리처럼 들리며 내가 살아있음을 실감나게 한다.
첫눈에 그려진 발자국을 유심히 살펴본다. 20여 년 전에 "마라톤의 과학"이라는 일본 책에서 본, 착지하는 발의 형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직선을 따라 중심에 가까이 평행을 이루어야만 역학(力學)적으로 효율적인 이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발의 움직임이 약간 팔자였던 나는 오랜 세월을 평행을 이루도록 노력해왔다. 나이가 들어 뇌신경의 노화가 균형감각을 흩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내가 달려온 발자국은 거의 만족스러울 정도로 직선을 따라 평행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 발자국이 반갑고 고마웠다. 내게 있어 달리기가 없다면 삶이 무의미하리만큼 소중하고 좋아하는 달리기를 부상 없이 오래오래 지속하려면 달리는 기법과 요령에 더 많은 배려를 해야할 것 같다.
시간이 없어 7km만 뛰었다. 땀으로 옷은 젖었지만, 혈액순환으로 인한 신진대사로 머리는 맑아지고 몸은 날아갈 듯 가뿐하다.
징글벨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는 듯 너무나 상쾌하다.
아무도 밟지 않는 눈 위에 새긴 보기 좋은 발자국처럼 오늘 내게 주어진 삶의 백지에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서울마라톤 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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