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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참가후기> 한강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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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유통마라톤(김성 작성일03-03-05 09:44 조회6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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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4km가 남았다는 푯말이 시야에 아른 거린다.

마치 개선 장군처럼 두손을 입맞추며 finish line을
통과하고 싶었는데......

두 다리에 느끼는 무게는 이미 내 다리가 아닌듯
통제가 어려울 지경이다.

32km지점에서 만난 60대의 어르신의 주법(走法)에 대한
현장 클리닉을 고통을 감내하며 경청하면서
2km남짓 동반주를 했던게 무리 였던가?

그 어르신(금수산 마라톤)은 점점 멀어져 가고
이젠 보이지조차 않는다.
그 분은 내게 60대에서는 당신께서 꽤 알려진 분이라 하셨다.
과연 말씀대로 내겐 부러운 대상이다.

얼마 남지 않은 거리에서 한계를 느낀다는건
어쩌면 일종의 유혹과도 같은것이다.

걷고있는 주자들을 보며 "그래,너도 좀 걸어라"며
스스로에게 유혹을 받는 순간순간의 영속에 갈수록 느려지는
발놀림 자체가 나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어두운 터널같은 88도로 밑의 후미진 길을 빠져 나오자
한강 철교 위로 흐릿한 63빌딩이 어둠을 밝히는
등대처럼 버티고 서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남근(男根)처럼 불끈 기(氣)를 안고
지칠대로 지친 나에게 마지막 힘을 내라는 수호신 처럼
나를 제촉하고 있는것 같았다.

평소에는 그저 멀건히 보고 말았을 것을,
무심한 도심 한켠의 상징처럼 여기고 말았을 것을,

지금처럼 몸의 모든 기능마저 쇠잔(衰殘)해져
초주검의 상태로 한계상황을 느끼며 지친 몸을
한줌 바람에라도 기대고 싶은 이때
그를 본순간 본능처럼 스치는 마지막 외마디,
"그래, 이제 다왔다! 조금만 더 가자"
" 아! 나의 남근이여~ 불끈 일어나라!!"

구름에 갇힌 도심이 졸리운듯 가물대고
일렁이는 한강의 너울들이 마치 자장가 처럼
포근해서 노근해진 몸을 이제는 차라리 누이고 싶다.

마지막 500m,
finish line 양쪽으로 늘어선 군중들의
힘내라는 응원소리에 몸을 맡긴다.

지금부터는 내 힘으로는 도저히 골인지점을
지날수가 없을것 같아 응원 박수소리에,
환호,함성소리에 나를 맡긴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차마 그럴수밖에 없는 자신이 초라해 진다.

들릴듯 말듯한 진행자의 외침이 스피커를 타고
허공에 흩어진다.
"중앙유통 마라톤 2733번 지금 골인......."

동시에 관중 사이를 뚫고 "아빠~" 하고 외치는
외마디 소리에 아이들을 찾아서 감격의 high five를 나누며
3시간 30분에 가까운 새로운 인생의 첫 맛을
드디어 오늘에서야 보았던 것이다.

2월에 들면서 누적된 조바심은 스트레스처럼
나를 괴롭히고 평소 주중 연습은 거의 안하고
또 할 여유도 없었기에 밀린 숙제하듯 토요일
연습에만 몰두하다 보니 고관절에 이상이 생겨서
2월에 120Km정도로 훈련을 마치고 대회 당일의 아침을
맞이했다.

주위에서 대회 전날까지 훈련은 이렇게 하고,고기랑
음식물은, 또 탄수화물 섭취는 언제하고 등등,
그래서 김치없는 밥을 사흘이나 먹으며 혼자 웃기도
하며 마치 마라톤이 직업이라도 되는것 처럼
얇은 귀로 여기저기 동냥하며
푼수를 떨며 첫 풀코스를 대비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마라톤에 날(生)지렁이가 좋다고 말해준
사람이 없었기 망정이지 농담 으로라도 그랬더라면........

휴일 아침의 도심이 잔뜩 찌푸린 날씨 탓인지
왠지 산만해 보인다.

원효대교를 지나는데 까치 한마리가 가로등 사이를
오가며 아침준비에 한창이다.

예전에는 아침에 까치가 울면 길조(吉鳥)라 해서 좋은
이미지로 여겼는데 요즘에는 그 반대로 애물 취급을 당하니
격세지감이 다 든다.

울 아버지는 시골에서 과수 농사를 짓는다.
노후에 서울의 답답함과 황혼의 향수가 동 하셔서
낙향(落鄕)한 후로 가을이 되면 탐스런 과일을 보내 오시곤 하신다.

그런데 그 시골의 촌로(村老)께서 이제는 그만 과수밭을
갈아 엎으려 하신다.

이유인 즉은,
제 아무리 소일삼아 한다고 하지만 재미가 없어서 란다.
출하시 제값도 값이지만 그 놈의 까치들 때문이라 하신다.
수확기에 접어들면 하루종일 까치와의 전쟁을 치루느라
아무일도 못하신다니,
길조가 흉조로 된 모양이다.

여의도 한강 둔치엔 이른 시간인데도 오색의 무리들로 대회의
열기가 피어오르고 바람한점 없는 한강의 강물 마저
호숫가의 아침의 호젓함처럼 고요를 몰아 축제에
기꺼이 동참을 해주니 이게 바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아닌가 싶다.

자연은 인간이 베푼만큼 되돌려 준다는 사실을 오늘
이 강을 통해 다시 보는것 같다.

한강 살리기에 정성을 들이기를 수년,
떠났던 철새가 돌아오고 사라졌던 참게랑 황복이
돌아오자 그 강은 마치 고마움에 답이라도 하듯
춘삼월의 꽃샘 한파를 이삼일 뒤로 보내며
마음껏 즐기라는듯 무언의 보답을 내어 놓는다.

첫 출전이라 기록이 없어서 F조 배번이 당췌 거슬려
슬그머니 D조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출발신호를
기다리며 오늘의 의미를 음미하며 눈을 감고 긴 호흡으로
긴장을 풀어본다.

작년 하프를 여러번 뛴 경험이 있어 첫 대회와 같은 뇨기(尿氣)의
현상은 없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출발 총성이 울렸는데도 전열은 30초가 다 되도록
미동조차 없다.
오발(誤發)이 아닌가 싶었는데 조금씩 술렁임이 인다.

하늘은 여전히 회색으로 짙게 채색이되어
마치 달리기에 딱 좋을만큼 차양(差陽)을 드리워준
자연의 배려를 또 한번 느끼며 포릇포릇한 강(江)의
봄 내음을 찾아 거슬러 오르기 시작한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병수(竝授)할때 비로서
삶의 질이 제일 높다는 사실도 오늘 이순간을 통해
새삼 느끼며 이 강이 더이상 흉물스런
도심의 악취나 실어 나르는 역할에서 자유로워 질수
있도록 콘크리트 벽 사이로 이제는 수양버들도 심고 싶다.

10Km를 왔는데도 사람 밭이다.
인간띠 라는 표현이 이제 실감난다.
하프를 뛸때완 전혀 다른 감동으로 나를 울렁이게 하는
마라톤,
내가 바로 뛰는 이유다.

너로인해 즐거울수 있고 나로인해 흐뭇해 할수 있다는
땀 방울들의 조화,
바로 내가 뛰는 이유란 말이다.

투둑투둑 떨어지는 땀방울들이 백오리의 포도(鋪道)를
윤회(輪回)하듯 엮어 영글어 내는 환호의 열정!
" 오메! 한강에 홍수 나겠네"

20Km를 지나자 동호회원'주자불로'가 반환점을 돌아 오는게 보인다.
힘~을 외치며 '아! 나도 이제 풀을 뛰는구나'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확인을 해본다.

누군가 그랬다
"하프는 그냥 뛰는 거지만, 마라톤 그것은 인생 입니다"라고

흐린 날씨탓에 서울의 상징인 남산마저 자취도 없이
보이지 않아 강(江)마저 홀로 외로울줄 알았는데
주로를 꽉메운 침묵하는 땀방울들이
서울의 건재함을 울컥울컥 토해 내놓아서
앞으로도 그 강은 절대 외롭지도 또 마르지도 않을 것이다.

그 땀방울을 머금은 강은 젖과 꿀로 다시
우리에게 되돌려 놓을것이다.

오는 봄을 따라
내 비록 연분홍 꽃단장의
새악시처럼 사뿐사뿐 뛰지는 못 할지라도,
춘곤에 겨워 헤프게 다물지 못하는 게으른 자의
느릿한 하품으론 한강의 봄을 맞이할수가 없어서
타닥타닥 , 타. 닥 .타 .닥.
봄바람 따라 뛰지 않고는 못베기는 한나절의
청춘이고 싶기에 그리 그립지도 않은 길인데도
마다않고 뛰는 것인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길을
달려야 하는지 알수도 없다.

허나 왜 달리느냐고 묻는 말에는 답을 한다.

한번 달려 보라고, 왜 사느냐고 묻지말고!

봄을따라 달리다보면 어느결엔가
봄은 와 있고,
만물이 한창 봄기운을 느끼고 있을때
나는 다시 봄을 기다리고 있다.

왜일까????

동호회원 전체가 참가
전회원이 무사히 완주를 해서 기쁨도 두배
중앙유통 마라톤 동호회 힘ㅁㅁㅁ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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